르포] 자라도 방 뺐다...강남 ‘패션성지’에서 슬럼가로 몰락한 가로수길
가로수길, 4층짜리 공실이 수두룩... 엔데믹 효과 없어
30여개 점포가 공실... 딥디크·아미 매장 열었지만 ‘썰렁’
“전성기보다 임대료 30~40% 내렸지만, 문의 없어”
김은영 기자
입력 2023.02.08 06:00
전 층이 비어있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건물. /김은영 기자
“임대료를 떠나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어요. 통임대는 아예 문의가 들어오지 않아 시세를 말하기도 어렵네요.” (신사동 A 공인중개사 사장)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사역 8번 출구 인근에서 현대고등학교까지 약 700m 길이의 도로에 늘어선 가로수길 상가들은 절반가량이 비어 있었다.
이곳의 명물이던 카페 커피스미스는 2021년 7월 이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문이 닫혀 있었고,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가 있던 건물은 ‘폐업처분’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화장품 좌판이 벌어졌다.
스페인 인디텍스 그룹이 운영하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자라도 지난달 31일부로 3층 규모의 매장을 닫았다. 이 회사는 앞서 가로수길에서 운영하던 자라 홈과 마시모두띠의 매장도 철수했다.
엔데믹(풍토병화)과 마스크 해제 등으로 주요 오프라인 상권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강남의 대표 상권인 가로수길은 여전히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폐점한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 매장. /김은영 기자
부동산 자문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간한 ‘2022년 4분기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로수길의 공실률은 31.5%로 3분기(29.5%)보다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36.4%)과 비교하면 공실률이 소폭 줄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한 공실률은 이보다 더 컸다. 중앙 도로에 인접한 1층 점포 중 비어 있는 매장은 총 30여 개로, 한 집 걸러 한 집이 비어있었다. 3~4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비어 있는 경우도 허다했다. 문 연 곳 중에선 애플스토어만이 손님으로 북적였다.
최근 들어 H&M 그룹의 최상위 브랜드 아르켓,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 신 명품 브랜드 아미 등이 가로수길에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를 내며 ‘패션 성지’로서 위상을 되찾는 듯했으나, 상권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드나드는 이들이 없어서다.
가로수길에서 40여 년간 공인중개업을 해온 심문보 동방컨설팅 대표는 “7~8년 전 불어 닥친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의 후폭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물리며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성 있는 패션 매장과 카페가 띄운 가로수길에 들어오려는 대기업들이 건물 임대료를 500~1000% 올려놓으며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됐고, 이후 코로나19로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상권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임차인을 구하고 있는 가로수길의 한 점포. /김은영 기자
실제 가로수길에 매장을 낸 한 대기업은 계약 기간이 남았는데도, 매장을 접고 수년간 임대료만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대표는 “한 달에 2000만~3000만원 하던 임대료가 갑자기 2억~3억원까지 치솟으니 작은 브랜드는 살아남기 어려웠다”며 “지금은 전성기 때보다 임대료가 30~40%가량 내렸지만, 들어오려는 임차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로수길의 흥망성쇠는 최근 부상한 성수동 상권과는 대조적이다. 성수동은 상권이 뜨면 뒤따르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프랜차이즈 입점을 금지하고, 건물주와 임대료 안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이 유입되는 와중에도 지역 색을 지켰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가로수길은 글로벌 제조유통일괄화(SPA) 브랜드와 대기업 브랜드들이 무차별적으로 장악하면서 고유의 색을 잃었다. SPA 브랜드 중 현재 남아있는 매장은 H&M, 에잇세컨즈 정도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 진원창 이사는 “가로수길의 1층 매장들은 소위 말하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한 요소가 부족하다”라며 “성수, 한남동이 패션 성지로 부상한 데다 집객 콘텐츠라 할 만한 식음(F&B) 매장도 인근의 압구정 로데오 거리로 옮겨가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again 가로수길" 가로수길의 부활을 염원하는 듯한 한 건물의 임대 안내 현수막. /김은영 기자
"again 가로수길" 가로수길의 부활을 염원하는 듯한 한 건물의 임대 안내 현수막.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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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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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순
2023.02.08 08:25:25
비즈니스개념을 실제로 목도할 수 있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케이스이다. 좀 장사가 된다하면 임대료를 올려대는 근시안적인 행태에 높은 임대료가 통쾌하게 보복한 사례이다. 합리적 가격과 만족할만한 품질과 기분 좋은 서비스가 결합되어 손님을 끌고 그로부터 붐비는 최고상권으로 발돋음하며 임대료는 평균지역보다 20~30% 높게 책정되어 잘 되는 장사이문을 부동산소유자들도 나눠받는 협업이 되어야 함을 가르쳐주는 사례이다. 비정상적인 높은 임대료가 고객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건물소유주들의 현명함이 중장기 지속적인 임대료수익을 보장함을 배워야한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닌가한다. 과유불급 !!! 서로 나누어 이득이 되지 않으면 적게 받는 쪽, 희생을 강요당하는 쪽이 딜(거래)을 깨게 되어있다. 이득을 취한 쪽은 쪽박이 깨지는 것이니 모름지기 합리적인 이득의 배분이 되도록 늘 신중히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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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2023.02.08 14:44:11
동감 입니다~!
양재복
2023.02.08 08:51:53
턱없이 상승한 임대료 탓...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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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일
2023.02.08 07:17:19
슬럼거라니....?! 기자는 뜻이나 제대로 알고 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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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일
2023.02.08 17:54:35
후진거리가 슬럼가 이군요?
이동희
2023.02.08 17:37:56
상가 공실에 쇼핑을 위한 유동인구도 별로 없는 후진 거리가 됐는데 딱 맞는 말 아닌가요?
김준기
2023.02.08 09:06:36
장사야 원래 흥망성쇠가 있지만 이건 건물주의 과한 욕심이 낳은 나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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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2023.02.08 10:44:59
가로수길은 정말 턱 없이 비싼 임대료.... 아직도 매출 대비 턱없이 비싸네요... 임대가 안나가도 건물주들이야 상관 없겠지만 제발 상인들 등치며 살지말자. 가로수길 건물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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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욱
2023.02.08 11:31:56
.. .. “한 달에 2000만~3000만원 하던 임대료가 갑자기 2억~3억원까지 치솟으니 작은 브랜드는 살아남기 어려웠다”며 “지금은 전성기 때보다 임대료가 30~40%가량 내렸지만, 들어오려는 임차인이 없는 상황”.. 음.. 오늘 점심에 한번 가봐야 겠군.. 그렇게 임대료를 많이 올렸었나..? 압구정 상권은 계속 억망인데.. 좀 제대로 된 큰 뷔페도 다 없어지고.. 요상한 천박한 한우전문점이나 들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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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녕
2023.02.08 09:28:04
부산의 가장 번화가였던 광복동 거리도 폐허화 되어가고 있다.자동차의 보급.비싼 임대료,소비패턴의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옛날의 번화하던 모습이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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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연
2023.02.08 15:50:18
우리나라는 자영업 비중이 너무 많아 .. 미국 6% 독일 8% 일본 10% 에 비해 26% 임 .. 조개구이집이 잘된다 싶으면 너도 나도 시작해서 결국 조개구이집이 전부 망해버리는 .. 부동산중개소 치킨집 등도 포화상태라면서 .. 예를 들어 서울의 식당 수가 2020년 기준 87.000개 이니 서울 인구 100명당 1개라고 .. 노인 갓난아이 어린이 환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등을 빼면 식당 이용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 이러니 코로나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정부 지원비가 투입되고도 힘들다고 하는거지 .. 가로수길 임대료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보도를 봤지만 ..미국 뉴욕의 번화가도 온라인 쇼핑에 밀려 빈가게가 부지기수이다 백화점 천국인 일본 도쿄도 백화점이 반정도 폐점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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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2023.02.08 10:38:16
욕심이 화를 자초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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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복
2023.02.08 13:14:48
거위의 배를 가르면 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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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권
2023.02.08 19:06:55
ㅎㅎ 역세권 도 쫌 멀고, 그렇다고 운전 이나 주차가 편한 것도 아니고, 뭐 딱히 갈 일이 있나 ?? 하도 뽐삥 해 대니, 도대체 뭔대 하고 한두번 가보고 뭐 별로 라고 판단하고 안 갈 뿐이쥐.. ㅎㅎ 코인 이나 주식 이나, 부동산 이나, ㅋㅋㅋ 모두 뽐뿌 앤 담뿌 ㅋㅋㅋ.. 코인 이야 세계적으로 대장 코인 부대장 코인 온갖 잡 코인 뺑뺑 돌아가면서 순환 뽐삥 하고 담뿌 하고, 뽐뿌 하고 담뿌 하고, ㅋㅋㅋ 수시로 기회가 오지만, 부동산 은 뽐뿌 도 쉽지 않고, 담뿌 도 쉽지 않고 ㅋㅋ 한번 물리면 조 되는겨.. 물론 안정적인것 한번 빨대 꽂으면 평생 함포고복 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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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회
2023.02.08 13:42:33
자본 주의 는 성장과 도태가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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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2023.02.08 18:39:30
최근 30년 동안 변하지 않은 상권은 강남역 하나. 역시 교통이 중요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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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운
2023.02.08 17:28:29
몰락하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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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기
2023.02.08 13:57:53
저기를 누가 간다고 ... 눈길 조차 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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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언
2023.02.08 13:06:43
머 마소처럼 뛰다가 돈몇닢벌어 집세내고 종업원딧바라지하다가 생을마감할판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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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2023.02.08 10:44:17
나중엔 관리비 때문에 망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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