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동김씨(舊安東金氏) 의성군(義城郡) 점곡면(點谷面) 서변리(西邊里, 사촌, 沙村)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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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안동김씨(舊安東金氏) 의성군(義城郡) 점곡면(點谷面) 서변리(西邊里, 사촌, 沙村) 마을

고을 이름 의성(義城) 그 이름답게 바로 의로운 사람들이 지켜온 고장이다. 그 이름만큼 의로운 선비가 많았고, 반촌마을이 많은 곳인데, 그 중에 구안동김씨(舊安東金氏)와 풍산류씨(豊山柳氏)와 안동권씨(安東權氏)들이 집성촌을 이룬 사촌(沙村) 마을이란 곳이 있다. 이 마을은 유학(儒學)의 연원이 깊은 마을이요, 선비정신이 전해 오는 마을이며, 항일의병에 앞장 선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안동김씨(安東金氏)는 김은열(金殷說)의 둘째 아들 김숙승(金叔承)을 시조로 하는 세칭 ‘구(舊)안동’과 고려 태사(太師) 김선평(金宣平)을 시조로 하는 ‘신(新)안동’의 두 계통으로 나뉜다. 이 두 ‘안동’은 조선시대에 정승 19명, 대제학 6명, 왕비 3명을 배출하였다.
〈구안동김씨〉 중시조는 고려 원종 때의 시중(侍中) ·삼중대광첨의중찬(三重大匡僉議中贊) 김방경(金方慶)이다. ‘구안동’은 김방경의 아들과 손자대에 크게 중흥하여 아들 김선(金侁)은 밀직사부지사(密直司副知事), 김흔(金忻)은 찬성사, 김순(金恂)은 삼사판사(三司判事), 김윤(金倫)은 밀직사지사(密直司知事), 김선의 아들 김승용(金承用)은 대제학, 김승택(金承澤)은 평장사, 김영돈(金永暾)은 유명한 무장(武將)이며, 김영후(金永煦)는 우정승을 지내 모두 명신·충신으로 이름났었는데, 특히 김영후의 후손이 조선 전기에 세력을 크게 떨쳐 사실상 ‘구안동’의 주축이 되었다.
‘구안동’의 세계(世系)는 김방경의 현손대에서 21파로 분파되어 그중 13파만이 현존하고 있으며, 13파 중에도 영후의 손자들인 김익달(金益達)의 제학공파(提學公派), 김사렴(金士廉)의 안렴사공파(按廉使公派), 김사형(金士衡)의 익원공파(翼元公派) 등 3파가 ‘구안동’ 인구의 60∼70%를 차지하여 통칭 ‘제안익(提按翼) 3파’로 불린다. 이밖에 군사공파(郡事公派:士陽)·대사성공파(大司成公派:九容)·도평의공파(都評議公派:九鼎)가 그에 버금한다. 좌의정을 지낸 김사형의 익원공파에서는 좌의정 김질(金礩), 영의정 김수동(金壽童), 이조판서 김찬(金瓚) 등이 나왔다.
그러나 이렇듯 세를 떨치던 ‘구안동’은 인조 때 영의정 자점(自點)이 역모죄로 처형되면서 꺾이게 되었다. ‘구안동’의 인물로는 이밖에 임진왜란 때 순절한 원주목사 김제갑(金悌甲)과 그의 조카 김시민(金時敏)·시약(時若) 형제, 판서를 지낸 청백리 김시양(金時讓)과 그의 아들 이조판서 김휘(金徽), 숙종 때의 시인 김득신(金得臣:참판), 무장(武將)으로 영의정이 추증된 김응하(金應河)와 훈련대장 김응해(金應海) 형제, 훈련대장 김중기(金重器)가 있으며, 현대 인물로는 독립운동가·정치가 백범(白凡) 김구(金九)가 있다.
이 마을의 역사는 신라 중엽 나천업(羅千業, 고운 최치원의 장인) 정승의 고총(古塚)이 뒷산(紫霞山)에 있는 것으로 보아 1000년이 넘을 것이라 짐작이 되지만 고려 중기 출장입상(出將入相)의 훈신(勳臣) 상락군(上洛君) 충렬공(忠烈公) 김방경(金方慶)의 후예인 감목공(監牧公) 김자첨(金子瞻)이 안동 회곡(檜谷)에서 1392년 이곳으로 입향한 기록이 있으니 지금으로부터 벌써 620여 년이 되었다. 중국의 사진촌(沙眞村)을 본따 마을 이름을 사촌이라 하였으며, 송은(松隱) 김광수(金光粹, 1468-1563), 행정(杏亭) 권식(權軾), 만취당(晩翠堂) 김사원(金士元), 천사(川沙) 김종덕(金宗德), 만동(만동) 김양범(김양범), 우강(雨岡) 김호직(金浩直), 병촌(屛村) 유태춘(柳泰春), 민산(閩山) 유도수(柳道洙), 자계(紫溪) 유도희(류도희) 등 많은 유현(儒賢) 들이 세거한 반촌이며 임란 때와 병신(丙申, 1896)년 의병을 주도한 마을이기도 하다. 특히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도 이곳 외가 안동김씨 종택에서 태어나 탄생에 앍힌 재미있는 설화가 전한다. 이곳 사촌마을에서 태어나 대과에 급제한 사람이 18명, 소과에 급제한 사람이 31명이었다고 한다. 이밖에 향시에 힙격한 인사와 문집과 저서를 낸 유학자가 90여 명에 이른다.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에는 이 마을에 3명의 정승이 태어난다고 하며 벌써 신라에 한 명, 조선에서 서애가 태어나 이미 두 사람 정승이 났는데, 앞으로 한 명이 더 태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여 마을 어른들은 출가한 딸네들이 친정으로 돌아와 아이를 낳는 것을 원치 않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마을 북편은 송림이 뒤덮인 자하산이며 서편에는 안동김씨가 사촌으로 입향할 때 조성한 남북방향으로 길게 놓은 의성 사촌리의 가로숲(천연기념물 제405호)이 방풍 겸 경관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의 문화재로는 퇴계문인 김사원(金士元)이 선조 15년(1582)부터 3년간에 걸쳐 완성하여 자신의 호를 딴 만취당(晩翠堂), 경상북도 지방유형문화재 제169호)과 그 옆에는 수령 약 500년 된 의성 사촌리 향나무(경상북도 지방기념물 제107호)가 만년송이라는 별명이 붙여져 있으며, 송은 김광수가 연산군 때 관직을 버리고 은둔생활을 하며 학문에 전념하기 위해 지은 영귀정(詠歸亭,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재234호)이 있고, 후산정사, 유자정, 민산정, 자계정과 수십 채의 전통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다. 만취당의 만년송은 소나무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응 소나무가 아닌 향나무다. 김사원의 증조부이자 서애의 외조부인 김광수공의 송은이라는 호도 바로 이 만년송에서 나왔다고 한다. 만취당은 대청마루와 온돌방을 갖춘 대형 건물로 현판 글씨는 명필로 잘 알려진 한석봉의 글씨이다. 마을 앞 기천 점곡2교를 건너면 보이는 왼쪽 언덕에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잇는 영귀정 이라는 정자가 있다. 송은 김광수가 건립한 정자로 김광수는 이곳에 은거하여 살다가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