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림의 시 세계 ‘세월’과 ‘삶’의 동질성과 시적 진실 김 송 배 (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1. 삶의 궤적과 시간의 함수관계 우리 현대시의 흐름이나 경향은 대체로 삶의 궤적(軌跡)에서 재생하는 상상력의 근원에서 시적인 구도를 형성하거나 주제를 투영(投影)하는 특성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시를 창작하고 시집을 발간하는 연령대가 고령층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본령(本領)은 시인 자신의 삶에 대한 상상력을 재생하여 자아(自我)를 인식하게 되고 인식되어진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이 성찰(省察)이라는 심리적인 대변혁을 일으키지만, 여기에는 현실과의 갈등과 고뇌가 동반하는 시인들의 정서를 이해하게 된다. 여기 정장림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러한 기본적인 담론을 먼저 적시(摘示)하는 것은 그의 작품의 구도나 시적 정황(sitution)이 이와 같이 인생 체험을 원류로 해서 그의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간과(看過)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절절하게 읊어대는 삶에 관한 애환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사유(思惟)의 평행선을 달려가지만, 정장림 시인의 ‘삶’은 더욱 간절하고 염원하는 내적 지평을 형상화하는 언어의 함축으로 현현되고 있음을 이해하게 한다. 부딪치며 물에 젖어 함께했던 징검다리 이제 남은 삶 챙겨둔 채 다른 운명으로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영혼을 위해 달빛을 가린 먹구름은 빗물 되어 징검다리 아래로 한없이 미끄러져 내린다 우선 이 작품「강남 간 제비 다시 오려나」 첫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제 남은 삶 챙겨둔 채’와 ‘시간이 흐르면’이라는 시적 화자(話者)의 어조(語調)에서 우리는 그의 삶이 언제나 시간과 동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보편적인 우리들의 평상심에서 새로운 가치관의 투사(投射)로 시적 진실을 탐색하는 것이지만, ‘찾아오지 않을 영혼을 위’한 간절한 별리(別離)의 순정적 이미지가 흐르고 있다. 정장림 시인이 삶에 대하여 천착(穿鑿)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행로가 바로 삶이라는 전제를 하나의 순리(順理)로 수용하면서 생로병사(生老病死)나 행불행(幸不幸) 등 우리가 인지(認知)하고 그 현실적 갈등과 고뇌를 융합(融合)하고 화해(和解)하는 것이 통상적인 인생이라면 우리 시 정신에서도 이러한 차원 높은 지적인 정서의 발현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이 대단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 삶에 지친 듯 풀어지더니 / 엿장수 장단에 흥이 난다(「끈 떨어진 연」중에서) - 말은 그렇게 하면서 / 발로 자근자근 밟으니 / 삶은 그렇게 / 아프게 부서지는 것이라고 / 발을 밀어낸다(「지우개」중에서) - 인간살이 살다보면 / 능력 때문에 건강 때문에 / 넘어지고 서는 것의 연속이다--중략-- 넘어진 나무가 / 집이 되고 다리가 된다는 것을 알면 / 넘어졌다고 지친다고 / 삶을 포기 할 수는 없는 일 / 넘어지는 것은 일어서기 위한 / 준비 과정이다(「넘어지면서 바로 서 는 삶」중에서) - 밟혀도 마음 아프지 않고 / 상처받지 않는 민들레 / 한 세상 그렇게 / 고이 살다 가려 한 다(「민들레」중에서) 정장림 시인의 삶은 이처럼 다양한 현실적 실제 삶(real life)을 그의 혜안(慧眼)으로 승화하고 있는데 이는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체험에서 추출한 이미지가 그의 사유와 합일하면서 잠언(箴言)과 같은 어조로 공감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다시 ‘해지도록 밟고 서서 / 밤이 와야 한숨 돌릴 수 있는 나 / 세상 살기 힘들다고 / 짜증내고 괴롭혀 봐도 / 알아줄 리 없다(「신발이 사람에게 말을 한다」중에서)’거나 ‘참다못해 현기증이 난다며 / 내게도 100m 접근법이 있으면 / 좋겠다고 / 편히 살게 내버려 달라고 / 나무가 사람에게 수화를 한다(「나무가 수화를 한다」중에서)’와 같은 체념의 언어로 자성을 하지만, 삶에 동반한 애환과 간구(懇求)가 동시에 복합적으로 창출된 시적 발현이다. 그러다 지쳐 돌아보면 세월 따라 저만치 달아나는 행복 세월만 묶어둔 채 개미허리처럼 채워지지 않는 행복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면 행복은 뒷걸음으로 저 멀리서 아직도 멀었어 힘내라고 말을 흘린다 --「행복을 꿈꾸며」중에서 여기에서 우리는 ‘세월’이라는 시간성을 읽게 되는데 삶과 시간의 함수(函數)관계가 적나라(赤裸裸)하게 표출되어 삶의 영위에는 시간(세월)이 생활공간의 중심축을 형성하여 우리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오랜 세월 가슴속 / 깊은 곳에 숨어서 있어 / 버리지 못한 말들이 // 생명을 빼앗아가기도 하고 / 부리놓은 사람에게 / 다시 돌아와 가슴을 파고 들어 / 힘들게 살아가기도 한다(「말」중에서)’는 어조가 우리들에게 적시하는 메시지는 인간의 삶과 시간의 조화가 어려운 현실의 극복(克服)에 중간 연결의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2. ‘그리움’의 해석-모정의 소통 정장림 시인에게서 다시 감명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리움’이다. 이 ‘그리움’은 주로 ‘어머니’라는 시적 화자에 대한 애절한 모정의 정감으로 소통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상도 우리들의 생활(삶)에서 보편성을 지니는 심리적인 현상이다. 뿌리와 잎들이 꽃 피우려는 노력 계속하는데 한 달이 못되어 꽃향기 내려놓고 아카시 향보다 진한 어머니 향기 세상에 올 때부터 온몸에 배어 있는 조건 없이 쏟아내는 그윽한 향기 백 번을 울어도 더해만 가는 사랑의 향기 내 그 자리에 오르니 더욱 그리워 옴 몸으로 맡으려 애써본다 자식의 고통과 잘못을 대신 지려는 곱게 피어 전해오는 어머니의 향기 --「어머니 향기」전문 그렇다. 그의 그리움의 진원지는 ‘어머니의 향기’이다. 시인들이 ‘어머니’를 테마로 해서 많은 작품을 창작하는데 언제나 등장하는 주제는 사랑이며 그리움으로 숭화한다. 대체로 ‘어머니’에 대한 이미지는 모태(母胎)로서 한 생명의 탄생이라는 존재의 생성을 의미한다. 정장림 시인도 이러한 모정을 시적 원천으로 하여 많은 작품을 구사하고 있는데 ‘끝 없이 타오르는 엄니 생각 / 사십 평생 / 울고 넘던 박달재 / 노래를 부르면서도 / 한이 서린 엄니의 고통을 잊고 / 살아왔기에 더욱 눈물이 쏟아진다(「울고 넘는 박달재」중에서)’거나 ‘눈물 쏟으며 제 몸 태워 / 얼어붙은 몸과 마음 녹여주며 / 잠자리 덥혀주던 묵직한 장작개비 / 우리 어매를 닮았다(「장작불」중에서)’는 ‘엄니(혹은 어매)’에 대한 그리움의 간절한 호소로 공감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그리움은 ‘고향집’과도 연관성이 있는데 ‘목화송이 / 늦가을 산비탈 가득 / 하얗게 널려진 / 추억속의 고향집(「잊어지지 않는 추억」중에서)’이며 ‘시 한 소절 바위 위에 / 새겨 놓고 / 조용히 기다려주는 / 고향집(「고향집」중에서)’ 그리고 ‘많은 세월이 밟고 가도 / 나이를 먹지 않은 / 나의 고향--중략--그 시절 고향을 / 그리워할지도 모른다(「함께 했던 날들」중에서)’에서도 그의 그리움을 지속되고 있다. 하늘도 땅도 볼 수 없는 백발의 노모 성냄도 욕심도 다 잊고 세상을 외면한 채 삼키고 비우는 일이 노모의 전부 긴 세월 누워 당신 몸 하나 가누지 못해 삶은 무너져 내리고 --「내 손이 내 손이 아니다」중에서 그러나 이와 같은 그의 정서에는 작품「잘 살아야 잘 늙는다-치매요양원」와「노인요양원-치매병동」등에서 ‘인정 많고 눈물 많은 어머니’, ‘남 위해 살아온 어머니’ 그리고 ‘한평생 장사만 한 어머니’로 남아 있으나 ‘애정과 인정은 변하지 않았는데 / 기억은 어디 머물고 있기에 // 우리는 늘 이렇게 속으로 울고 / 겉으로 웃는다’는 어조와 같이 요양원에서의 투병을 통한 절대적인 그리움의 표상으로서의 순박한 시정(詩情)을 엿보게 하고 있다. 3. ‘빈자리’의 인식과 별리의 정감 정장림 시인은 삶에 대한 진정한 성찰과 인생의 진솔한 가치관의 철학이 무엇인가를 작품 속에서 탐색한 후에 자아를 인식하게 되는데 그의 의식에는 ‘빈자리’에 관한 개념이 시적인 전개를 지향하고 있어서 인식의 근저(根底)에는 어쩐지 별리에 대한 정감의 언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온몸으로 북풍을 막아선 단풍나무 힘든 탓인지 병들어 시름시름 앓다가 정든 집 떠나고 빈자리 볼 적마다 가슴 속에 살아 올봄도 마음 아리게 한다 --「나를 지켜주는 나무」중에서 어쩌지 못하는 운명 앞에 입을 막고 잊은 듯 살지만 풀꽃 지는 소리에도 그의 얼굴 떠올라 --「빈자리」중에서 이러한 그의 의식 내면에는 항상 비어있는 존재가 상존(常存)하고 있다. ‘그 얼굴이 떠’오르거나 ‘정든 집 떠’난 상황 그리고 ‘빈자리 볼 적마다’에서 문득 상기되는 그 ‘빈자리’에 대한 사유의 진폭(震幅)은 크게 발현되고 있다. 그의 구체적인 언술은 작품「핸드폰」에서 스토리로 재현되고 있는데 ‘쌓인 이야기 전하고 싶고 / 달라진 우리 집 보여주고 싶어 / 018-515-4460 돌려봐도 // 텅빈 벨소리만 / 메아리 되어 퍼지고 / 길었던 시간 여운으로 남는다’는 간절한 그리움으로 승화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그는 계속해서 ‘곁에 있을 때 받들지 못해 /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는 이름 /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얼굴’이기에 평소에 ‘좋아했던 술 한 잔 / 묘 앞에 부어놓고 / 멍하니 서서 / 본드로 붙인 듯 / 입을 뗄 수가 없다 // 지난 세월 곱씹으며 / 복받치는 눈물만 안겨주고 / 석양을 안고 돌아선다’는 일련의 스토리가 ‘빈자리’에서 절감할 수 있는 시적 정황이다. 정장림 시인의 별리에 대한 어조는 지금까지의 삶과 인식 등에서 창출한 시간성과 더불어 그리움의 근원을 탐구하면서 거기에서 획득한 인생관으로서의 인연의 축을 심도(深度) 있게 현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어질 수 없는 인연」이라고 작품에서 결론을 적시하고 있다. 해뜰 무렵부터 해넘이 까지 해살 가득한 당신의 집 눈물도 상처도 잊으려고 당신을 찾지 않았는데 함께했던 세월이 뒷길로 물러 갈 줄 모르고 여닫는 문고리에서 한 잔의 물에서 아련히 스쳐갑니다 이렇게 상심과 울분이 점철된 그리움의 전모(全貌)가 예비하는 인생의 별리를 메시지로 전하는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영혼이 있다면 / 남 위해 평생 살았기에 / 하늘나라 갔을 테고 // 세속인이 말하는 / 신이라면 / 일초에 수만리를 보고 / 달리는 신이 // 집을 지척에 두고 / 산속에 혼자 지낼 리 / 없다는 생가 / 버리지 못해 / 자잔한 잡념에 빠진다오’라는 영원한 ‘인연’의 갈구가 현시되고 있다. 그는 이처럼 우리 인간들의 인연을 두고 떠나버린 화자가 그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이승과 저승이 갈리는 순간 / 아프다는 말 / 한 마디 입에 담지 못하고 / 홀로 두고 떠나 미안하다는 말 눈빛으로 보이며 / 외로움과 그리움 / 품에 넣어주고 떠난 사람(「추석 전야」중에서)’이 바로 그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시적 사유의 대상이며 영적인 진실을 교감하고 있다. 삶은 제각기 다르고 어느 순간에 너와 나 사이 너무나도 멀어지고 벌어져 다른 세상 살아가는 인고의 세월 꽃과 열매만큼이나 다른 모습 --「힘들면 쉬어가라」중에서 정장림 시인이 전해주는 시적 메시지는 최근 자신의 관념과 심원(心願)의 일단으로 정리되고 있다. 삶에 관한 궁극적인 가치와 철학이 이승과 저승이라는 ‘다른 세상’의 ‘다른 모습’이 결론적으로 ‘너와 나’라는 실체를 적시하고 있어서 그가 ‘노년의 세월’을 영위하는 순정적인 자아가 실재(實在)하고 있다. 그는 다시 마지막 이별의 순간을 예비하는 언술로 ‘이제 머지않아 헤어질 시간이 / 한발 한발 다가서고 // 홀로 살아가야 할 세상이 두려워 / 아픔을 참고 흐르는 눈물이 / 그의 어깨 위로 방울방울 떨어진다(「금붕어 한 쌍」중에서)’고 모든 현실적인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우리의 순수한 순리의 긍정이며 수용이다. 인생의 별리는 한 생명의 생멸(生滅)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며 순박한 진리의 포괄(包括)이다. 정감적인 어조가 현실적인 실생활의 애절함을 더욱 적절하게 분사하고 있다. 4. 자연 섭리의 수용과 서정시학 정장림 시인은 어쩔 수 없는 서정 시인이다. 그것도 자연 서정에 흠뻑 취해 있다. 그가 이미 ‘작가의 말’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자연은 곁에 있기만 해도 마음 편하고 / 세속을 잊게 하며 겸손을 가르친다 / 식물이 만들어낸 산소를 마시며 /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 늘 자연 앞에 숙연해지고 / 화사한 꽃과 아름다운 나무를 보기만 해도 / 가슴 떨리며 솟구치는 힘은 / 기쁨의 원천이고 시를 쓰는 자원이다’라고 말했듯이 그는 만유(萬有)의 자연과 대화하며 교감하고 있다. 우리의 서정시(lyric)는 악기에 맞추어 노래하는 리듬을 중시했으나 지금은 자연이나 다른 사물(physical)에 대한 이미지를 추출하는 우리 문학의 한 장르로 발전하였다. 이는 그 시인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정서나 경험을 노래하는 시로 개념이 약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들꽃처럼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침을 연다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이른 아침 잠시 멈춰선 시간 봐주는 이 없는 들꽃처럼 스스로 포장된 삶을 깨부수고 아름다운 꽃을 보는 마음 물처럼 맑고 백합처럼 희어 온유와 인내를 침묵으로 배운다 --「들꽃」중에서 그렇다. 이 ‘들꽃’을 통해서 감응(感應)된 메시지는 자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그가 염원하는 인생관을 더욱 정립하려는 시적 욕구가 넘친다. 일찍이 프랑스의 사상가 B. 파스칼은 그의 「팡세」에서 ‘자연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고 신학(神學)까지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그로부터 배우는 사람들이야말로 자연을 깊이 존중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듯이 ‘온유와 인내를 침묵으로 배우’는 것이야말로 자연 친화이며 교감으로 시적 진실을 탐구하는 길이다. 그의 서정에는 ‘눈물도 고난도 / 아름다운 때가 있다고 / 넌지시 알려주는 백장미(「백장미」중에서)’도 있고 ‘산수유 진달래 가만 두어도 / 저 홀로 피어 / 하사한 드레스 펼쳐 입고 / 봄바람에 사르르 떨며 / 낮은 목소리로 수다를 떠는(「산수유」중에서)’ 정경도 안온과 평화를 제공하는 자연의 선물이다. 마음이 무거운 날 이곳에 찾아와 땅속 깊숙이 안테나를 꽂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세찬 바람에 부러지는 큰 나무보다 죽은 듯 누워있다 배시시 웃으며 고개 드는 연약한 풀의 지혜 세상은 지혜로 살아간다. --「풀의 지혜」중에서 이러하듯이 자연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연약한 풀’만이 아니다. ‘봄비’와 ‘꽃샘바람’, ‘나비’ 등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함께 생존하는 만물이 그의 혜안(慧眼)으로 응시(凝視)한 시적 형상화이다. 우리 시의 본령이나 위의(威儀)는 서정성을 기초로 한 다양한 형태의 시형(詩形)과 시법(詩法)으로 분화(分化)하고 있다. 이 서정 중에서도 자연 서정은 우리 인간들과 밀접한 상관성으로 생존하기에 더욱 감화(感化)를 위한 시인들의 접맥(接脈)이 치열한 것이다. 정장림의 이 시집에서는 삶과 시간의 동행에서 창조한 실생활의 애환과 그리움 그리고 인간의 별리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추적하는 인본주의(humanism)의 실현을 위한 열정과 함께 자연 서정을 통해서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교감을 적시하는 일련의 실생활상을 목도(目睹)하는 감회로 나타나면서 시적인 진실을 탐색하고 있다. 다만, 작품「시를 찾는 바람」중에서 언급했듯이 ‘아름다운 시를 써 /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 나를 안겨 / 가슴 저리도록 뜨겁게 / 향기와 맛 / 감동을 전하고 싶다’는 기원과 같이 투철한 시 정신의 발현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프랑스의 유명한 시인 볼테르의 말과 같이 시는 더욱 위대하고 다감한 영혼의 음악이므로 읽는 사람의 영혼을 마음대로 흔들 필요가 있으며 뜻대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 우리 시인들의 숙명적인 과제가 항상 남아 있다. 그는 이미 수필집 『야생화의 꿈』을 상재한 바 있어서 앞으로 자연과의 친화를 축으로 한 작품이 우리의 서정시 창작에 활성화하기를 여망하면서 축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