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솜사탕 by 네미시스
(비쥐엠 나오죠?ㅠㅠ안나오나?ㅠㅠ)
오늘의 랜덤돋는 표지 세장! ♡
미모터진현승님께서 선물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D
묘미님께서 선물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D
아린님께서 선물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D
그래서 준성은 라무르에서 일을 시작했다.
“열심히 할게요!”
열흘 동안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열심히 일한 준성은 정말 라무르의 매출 세배를 올릴 수 있었고, 라무르의 직원들은 그에 ‘우와’라고 찬사를 내뱉었다. 준형은 준성을 뿌듯하게 여겨 용돈을 쥐어주고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라무르의 직원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
끗.
L'amour 完.
...는 훼이크.
ㅋㅋㅋㅋㅋ죄송해요! 장난입니다!
이제 진짜 시작할게요!
05
준형의 말에 따르면 준성은 소믈리에로 일주일간 라무르에서 일을 했다가 2배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라무르가 개업하고 얼마 되지 않은 날, 잠시 도와주러 온답시고 혼자서 소믈리에 일을 자처했다더라.
준성은 머리가 좋기 때문에 뭐든지 금방금방 배운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갑자기 소믈리에를 하고 싶다고 엄마에게 칭얼대던 준성은 용돈 끊기기 싫으면 대학 좋은 곳이나 붙으라는 엄마의 협박을 받았고, 결국 악착같이 공부하여 명문대에 들어선 준성은 또 다시 엄마에게 소믈리에 학원을 보내달라고 칭얼거렸단다―소믈리에학과 지원하려던 걸 어머니가 알아서 그날 엄청 혼나, 결국 경영학과로 지원했다고― 어쨌든 아들이 자랑스럽게 명문대에 들어갔으니, 엄마도 기분이 좋아 소믈리에 학원에 들여보내주었는데, 몇 달 정도 배우고 나더니 질린다며 준성은 금방 학원을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준성은 학원에서 배운 지식들을 집에 있는 와인들로 꾸준히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쩌다가 뛰어난 소믈리에가 되었고―전문직은 아니다.― 라무르에서 일하는 모습을 본 준형도 그런 준성의 능력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현승은 준성이 얼마나 대단한 소믈리에인지 궁금했다. 사장님이 인정할 정도면, 믿어도 된다는 건데……. 그러나 준성이 했던 ―단 이틀이지만―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냥 집에서 문제만 일으키는 어린 동생일 것만 같았다.
“오늘부터 잠시 저희 라무르에서 일하게 될, 소믈리에 ‘용준성’씨입니다.”
조례를 ―오랜만에― 시작하며 사장 준형은 준성을 소개했다. 사람들은 환호하며 준성을 환영했다. 준성은 그 반응이 썩 맘에 들었는지 환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열흘 동안 잘 부탁드릴게요, 형님누나들!”
준형과 똑같은 웃음을 짓는 준성을 향해 박수를 짝짝 치며 현승 또한 환영했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한 이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준성을 소개하는 준형의 표정도 조금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부터 준성의 일이 시작 되었다.
“어서 오십시오.”
라무르가 오픈을 하고, 손님들이 천천히 들어서기 시작했다. 가르송들과 가르시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주방도, 베이커리도 분주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16번 테이블, 블루베리 타르트 둘이요.”
“오케이.”
바쁘게 반죽을 만드는 현승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잠시 숨이라도 돌릴 겸 기광에게 주문을 맡기고, 현승은 홀로 눈을 돌렸다. 행복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과 그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가르송들, 그리고……
“특별히 까뤼아드 드 라피드는 과일 향과 달콤한 아로마 향이 굉장히 짙어서 그 향이 입안에서 오래가요. 그래서 스테이크 종류의 식사를 하실 때 입맛을 더 돋울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 우아한 분위기를 낼 때도 제격이구요.”
특유의 눈웃음을 살랑살랑 내 비추며 와인을 추천하는 준성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그런 준성의 모습을 손님들이 좋게 보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와인 잔을 손에 쥐고서 와인을 시음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곧 그 와인이 마음에 들었는지 손님은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 준성의 모습에 현승은 의외였는지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저 웃음이 저렇게도 쓰이는 구나. 손님이 그 와인을 선택했는지, 준성은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허리를 숙였다. 꽤나 정갈하고 숙련된 모습에 현승은 조그맣게 감탄을 내뱉었다. 괜찮은데?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격조 있게 말을 하며 그 테이블을 떠나는 준성을 보고 현승은 새삼 감탄했다. 꽤 괜찮네? 어리광만 부리는 것 같고, 사고만치는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그런 것을 익살스럽게 써먹는 준성은, 꽤나 괜찮아 보였다.
“어우, 완전 가식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광도 현승처럼 준성을 보고 있었는지, 갑자기 투덜대는 말투로 입을 쭉 내밀었다. 얼레, 얘는 왜 이래? 답지 않게 투덜대는 기광의 모습에 현승은 ‘잉?’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기광을 쳐다보았다. 케이크 틀을 가져다 놓으며 홀을 한 번 째려보는 기광의 모습에 현승이 ‘허’하고 허공에 한숨을 뱉었다.
“왜 그래.”
“네?”
“질투 나냐, 준성씨한테?”
“아, 아니거든요!”
말도 잘 하고 서글서글해서 예쁨을 받는 준성의 모습에 투덜거리는 기광의 모습은 현승이 보았을 때엔, 그저 질투를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도 그렇고. 어쨌든 현승의 말에 소스라치게 반응하며 ‘질투는 무슨……!’이라고 말하던 기광은 형까지 왜 그러시냐며 툴툴거렸다. 내가 뭘? 흥.
“아아― 따분해.”
그런데 열심히 케이크 반죽을 만들고 조심스럽게 반죽을 틀에 넣고 있는 현승의 곁에 다가와 농땡이를 피우는 한 가르송, 요섭이 있었다. 얘는 만날 찾아와. 심심할 때 마다 베이커리를 기웃거리는 요섭은 오늘도 따분하다며 베이커리 바에 두 팔을 기대어 현승과 기광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지금 홀은 바빠 보이는데.”
“별로 안 바빠요―.”
“근데 우린 바쁘거든.”
“……”
“도와 줄 거 아니면, 저리 가라.”
“매정해!”
괜히 장난을 치는 현승과 기광에 요섭은 둘을 째려보았다. 그런 요섭의 반응에 쿡쿡 웃으며, 현승은 기광에게 반죽을 오븐에 넣으라고 말했다. 현승은 한숨이라도 돌릴 겸, 라무르 내부를 죽 돌아보았다. 홀에는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이를 돌아다니는 웨이터들이 보였다. 그런데 유독 라무르 한 구석에서 가르시아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것이 보였다.
“저 여편네들 또 일 안한다.”
“에? 누구요?”
현승이 쯧쯧 혀를 차며 고개를 내젓자, 요섭이 누구냐며 두리번두리번 찾아대었다. 현승이 ‘저기.’라며 라무르 구석을 가리키자, 요섭은 ‘아.’라며 별 것 아니라는 듯 시선을 바로 떼었다.
“일도 안 하고 농땡이 피우네.”
“그러게요.”
“마치 너처럼.”
“씨이……”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지? 현승이 말하자, 입을 내밀고 현승을 째려보았다. 열을 내는 요섭을 보며 킥킥 웃던 현승이 요섭에게 ‘너도 저기 껴서 얘기해―.’라고 말했지만, 요섭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가면 똑같은 얘기 하겠죠.”
“무슨 얘기?”
“남자 얘기요.”
요섭이 혀를 끌끌 차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누나들이 뭐 다른 얘기 하겠어요? 다 남자얘기…뭐 그런 거겠지. 감흥 없다는 듯 바(Bar)위에 팔꿈치를 올려놓으며 말하는 요섭이었다.
“오늘 그 소믈리에 왔잖아요.”
“준성씨?”
“네. 그 사람 얘기 엄청 하고 있을 거예요.”
키도 좋다느니, 얼굴도 귀염상이라느니 준성에 대한 얘기만 늘어놓을 것이라는 요섭의 말에 현승이 ‘호오…’라며 입술을 오므렸다.
“아까 사실 껴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새로 온 사람 얘기하느라고 완전 정신없더라고요.”
“그래?”
“쳇, 난 잘 모르겠던데. 잘 생겼다고 엄청 난리에요.”
“……”
“사장님 동생이라면서요? 완전 닮았던데.”
피는 못 속이는 건가. 요섭의 말에 기광이 ‘아, 그러네. 진짜 똑같다.’라고 중얼거렸다. 현승은 요섭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조그마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장님 닮아서 좀 잘 생기기는 했지만, 사장님이 더 잘 생겼지? 아무래도 가르시아들이 ‘잘 생겼다.’라고 말하니 준형도 잘 생겼다고 말하는 거라 생각하는 현승이었다. 아, 근데 사장님한테 잘 생겼다고 다 사장님한테 빠지면 안 되는데. 현승이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기광과 요섭은 준형에 대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뭔가 여시같이 생겨서 마음에 안 든다느니, 키도 그렇게 크지 않다느니―그럼에도 자신들의 키를 생각하지 않는 둘이었다.― 카사노바일지도 모른다느니. 준성의 출근 첫 날일 뿐인데도 둘은 그렇게 험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야, 오늘 첫 날인데 벌써부터 그렇게 얘기하면 어떡하니, 이것들아.”
“에, 형은 그렇게 생각 안 하세요?”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서 판단하면 안 되는 거야.”
“그건 그렇지만…….”
조금 더 지켜보고 욕 하려면 욕하라는 현승의 말에 요섭과 기광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해했다.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현승은 어젯밤의 일로 진득하게 깨달아 버렸기에, 노련한 말투로 아이들에게 충고를 던져주었다. 순진하게 생겼어도 속은 그렇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버렸지. 현승은 새 보울을 꺼내며 생각했다. 현승이 새로운 반죽을 만들려 재료를 꺼내는 동안, 멀뚱히 바라보던 요섭은 또 다시 말을 꺼내었다.
“며칠정도 있으려나?”
“열흘.”
무의식적으로 현승은 박력분을 탈탈 털어 넣다가 대답을 했다. 현승이 대답하자마자 ‘어떻게 알았냐.’는 기광의 눈빛이 현승에게로 쏠렸다.
“어떻게 아셨어요, 형?”
“아까 열흘이라고 자기 입으로 그랬잖아.”
“아…… 아, 그랬나.”
자신도 모르게 현승을 의심하는 버릇이 생긴 기광은 현승을 대신해 대답해준 요섭의 말에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례 때 졸았냐? 현승이 기광의 옆구리를 쿡 찔렀고 기광은 아니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요즘 이기광이 정신을 훅 빼놓고 다닌단 말이야.”
“그러게, 무슨 일 있어, 너?”
“아, 아무 일도 아니에요!”
아씨, 양요섭은 왜 이상한 말을 해가지고……. 요즘 들어 이상하다며 무슨 일 있냐고 묻는 현승에게 아무 것도 아니라며 손까지 내저어 보이는 기광은 요섭을 흘끔 째려보았다. 요즘 계속 현승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 하루도 빠짐없이 준형과 현승이 함께 출근 하는 것도 요즘엔 다르게 보이고 ―현승이 전에 준형과 집이 같은 쪽이라며 거짓말을 했다.― 어쩌다가 준형 얘기가 나오면 현승을 무의식적으로 보게 되고. 그럴 때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며 자신을 타일렀지만, 그래도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요섭아, 너 얼른 가봐야 되지 않을까?”
“손님도 없는데, 심심하다니까요.”
“손님이 있건 없건 간에 너는 지금 나가야 할 판인데.”
“왜 계속 저를 보내시려고 하세요.”
흐엉, 형 너무해. 심심한 자신을 놀아주지도 않을 거냐며 요섭이 울상을 짓자, 현승은 그 모습에 인상을 팍 찡그렸다. 요섭아, 지금 흐엉 거리면서 울상 지을 때가 아니야. 내가 지금, 저기 멀리서, 우리 라무르를 총괄하고, 큰 흰자를 가진 눈의 날카로운 눈총을 받았거든? 내가 혼나는 것도 혼나는 거지만, 너의 미래가 더 걱정된다. …… 그리고 요섭아.
“지금 저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니.”
눈총에 이어 쿵쿵 라무르를 울릴 것처럼 들려오는 발걸음에 현승은 걱정된다는 듯 말했고, 그 소리를 들은 요섭도 몸이 굳어 삐거덕거리는 몸짓으로 옆을 바라보았다.
‘일 안 해? 죽고 싶어?’
딱 이 메시지를 담은 눈빛과 비장한 표정으로 멀리서 걸어오는 두준을 보자마자 요섭은 ‘히익―!’이라며 놀랐고, 곧 이어 아무 짓도 안 했던 것 마냥 요섭은 재빨리 반대편으로 돌아 걸어갔다. 굳은 걸음을 옮기는 요섭은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두준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는 소리가 들리자 ‘으악!’이라는 소리와 함께 두두두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갔다. 베이커리 앞에 씩씩거리며 멈춰선 두준은 ‘아유, 저걸.’이라며 요섭이 간 쪽을 노려보았다.
“쟤 다시는 여기 못 오게 해. 알았어?”
오면 보내버리고, 안 가면 나 불러. 딱밤을 한 번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두준이 양 옆구리에 두 손을 올리고 후우― 하고 깊게 한 숨을 내뱉었다. 저 멀리 기둥 뒤에 숨어 빼꼼히 두준의 눈치를 보던 요섭은 두준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힉―!’하고 놀라 다시 기둥 뒤로 숨었다. 어이, 거기 금발머리. 다 보이거든?
그러니까, 지금은 쉬는 시간도 아니고, 점심시간도 아니고.
“뭐하냐.”
“응? 휴식.”
지금 분명히 근무시간인데 준성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작스럽게 사장실로 들어와 기지개를 쭉 펴더니 피곤하다며 준형의 앞자리에 털썩 앉고는 계속해서 일하는 준형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시하면 가겠지, 싶어 준형은 그런 준성을 본 척도 하지 않은 채 일에 집중하는데 거의 30분이 넘도록 사장실에서 농땡이를 치는 준성에 짜증까지 날 것 같아 고개는 밑에 서류로 두고 눈을 치켜뜬 준형이 준성을 째려보았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하는 준성에 준형은 이게 뭔가 싶어 다시금 물었다.
“일 안 해?”
“응? 해야지.”
좀만 더 쉬고. 30분이면 충분히 많이 쉰 것임에도 불구하고 준성은 계속 더 있겠다며 말했다. 할 말 있냐고 물어봐도 없다고 고개를 내젓고, 뭐 필요하냐고 물어도 없다고 하고. 자신만 빤히 쳐다보는 준성에 준형은 귀찮고 답답하기까지 했다.
“야.”
“응, 형.”
“나가.”
그리고 지금이 아니라, 아침 오픈시간에 잠깐 들어와서 사장실 내부를 한 번 쑥 훑어보고 나가고, 오픈이 되고 형 뭐하나 궁금하다며 불쑥 사장실에 들이닥치고, 그리고 오늘 점심은 나가서 먹자며 사람 간 떨어지게 문을 벌컥 열고. 그리고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사장실로 와서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 휴식을 취하는 준성이었다. 예측을 할 수 없는 준성의 행동에 준형은 짜증까지 날 지경이었다.
“왜― 좀 쉬자.”
“돈 안 벌고 싶어? 먼지 나게 쳐 맞고 쫓겨나고 싶지?”
“……아, 아니야! 사실은 할 말이 있어서.”
“그럼 간단하게 말하고 나가.”
할 말은 개뿔, 그냥 놀러온 거겠지. 사실은 할 말이 있다는 준성의 말에 준형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그래봤자 ‘음…음…’이라며 할 말을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준성이 의자를 더 끌어 준형에게로 더 가까이 와서 말을 걸었다.
“형.”
“왜.”
“애인 있어?”
예상치 못 한 질문에 준형이 서류를 보던 눈을 들어 준성을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눈빛이 아니라 진짜로 궁금한 것 같은 준성의 눈빛에 준형은 잠시 그 눈을 바라보다가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다.
“그건 왜.”
“아니… 이제 형 나이도 나이니까.”
“네 걱정이나 해.”
“난 뭐, 여자가 차고 넘쳐서 상관없어.”
자랑하는 거냐? 어깨를 으쓱대며 말하는 준성을 한번 째려보고 준형은 다시 눈길을 돌렸다. 저 쓸데없는 근자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나가서 일이나 해.”
“형, 근데 나 월급은 안 주나?”
뭐? 준형은 갑작스럽게 이상한 질문을 하는 준성을 무척이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지금 지 잘못도 모르고 저런 소리가 나와? 준형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서류로 준성의 머리를 한 대 콱 쳤다.
“악! 아파!”
“월급 같은 소리하고 있네. 매출 세 배 올릴 생각이나 해.”
“에이씨! 형 완전 재미없어! 돈 밖에 모르는 돈 쟁이! 에이, 난 가서 일이나 해야지.”
그래, 얼른 가버려라. 불쑥불쑥 사무실로 들어와서 실없는 소리나 하고선 준형이 재미가 없다고 툴툴대는 준성에 준형은 손을 휘휘 저으며 ‘가, 빨리.’라며 준성을 내보냈고, 준성은 심술 난 다섯 살 꼬마마냥 쿵쿵 거리며 문으로 다가섰고, 문고리를 잡고서 잠시 준형을 쳐다보더니,
“헹, 돈 벌다가 결혼 못 하는 노총각이나 돼버려라.”
저게 형한테. 준형이 발끈하여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려하자, 준성이 혓바닥을 베에― 하고 내밀었고, 준형이 ‘너 이제 들어오지 마!’라며 소리치자, ‘싫은데!’라며 똑같이 소리치며 사장실 문을 벌컥 열고 뛰쳐나가는 준성이었다. 저 멍청한 게 진짜. 첫 날부터 스트레스 받게 하네. 어린 행동을 하는 준성에 준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자세를 고쳐 앉고, 의자 등받이에 편히 몸을 기대었다. 서류를 책상위에 툭 올려놓고서 피곤한 두 눈을 두 손바닥으로 꾹 눌렀다.
…… 결혼. 문득 준성의 ‘나이도 나이.’라는 말에 ‘결혼’이라는 단어를 상기해낸 준형이었다. 나이도 서른을 바라보고 있고, 이제 결혼 할 사람을 찾아야 할 시기라는 걸 자신도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딱히 결혼을 할 생각이 없기에 그저 묻어두고 있을 뿐. 거기다가 지금은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있으니 결혼 생각을 해본 적은 아직 없었다.
결혼은 무슨 결혼. 아직 서른이 넘지 않았으니 천천히 생각해도 된다는 생각에 준형은 곧 결혼이란 단어를 접었다. 나중에 생각해야지, 지금은 장현승 생각만. 노곤한 몸을 쭉 기지개를 펴주자, 책상 위에 핸드폰이 띠링― 하고 메시지를 알렸다.
「사장님많이바빠
요?」
오늘 하루 종일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사장실에 계속해서 죽치고 앉아있던 준성 때문에 현승을 못 본 준형이었다. 거기다가 요즘 할 일도 조금 많고, 준형의 엄마 김 여사의 회사 측근들의 미팅이 라무르에 있을 거라는 소식도 들어 조금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많아 현승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좀 있으면 점심시간이니까.
「응조금바쁘네미
안.그리고용준
성이계속들어
와서.」
……너무 무뚝뚝했나. 미안한 마음을 담아 보낸 문자가 어찌 보니 조금은 무뚝뚝해 보이긴 했지만, 이미 보낸 문자, 현승은 이해해 줄 거라는 생각에 빙긋 웃어 보이며 준형은 핸드폰을 손에 꼭 쥐었다. 그리고 곧 빠른 답장이 왔다.
「저는괜찮아요!
ㅋㅋ사장님힘
내시고좀있다
가뵈요!!보고
싶어요!」
나도 진짜 보고 싶어. 나름 애교가 가득 들어있는 문자를 보며 준형은 입가에 가득 미소를 지었다. 현승이 정말로 보고 싶어 자신의 핸드폰 사진첩을 연 준형은 케익 만들기에 열중인 현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우리 현승이랑 결혼할까. 다음 사진을 넘기니 입술을 앙 다물고 있는 현승의 귀여운 모습에 준형이 이가 환하게 보이도록 웃었다.
헤헷. 알고보니 라무르의 숨겨진 회장. 헤이비스트입니다....(마치 드라마 Past*의 김산 알렉스 사장님....헷..)
죄송해요 제 정줄이 어디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입니당..허허 훼이크까지ㅋㅋㅋㅋㅋㅋㅋ갑작스럽게 훼이크.....드립을 하고 싶어서....여러분 돌 내려놔 주세요.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안 그러겠습니다. 흑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늦게 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어디서 턱 막혀버려서 갈피를 못잡다가 겨우 길찾아 왔달까요...(여긴어디 나는 누구)..아무튼 돌아오기는 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많이 찾으셔서 저도 허겁지겁 달려왔는데, 뭔가 이번 편은 요오오상하긴하네요. 아무튼 늦게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요즘 저도 사정상 빠른 연재가 불가피 해진 상황이라 여러분들께서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제가 학기중이기도 하고.. 또 제가 연재를 멈출 것도 아니니까 여러분들 걱정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셨으면 정말정말 힘을 다해서 빨리 올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말만 잘하는 저이기에 지키지 못 하는 약속이 너무 많아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릴게요.
더욱 열심히 하도록 노력하는 정직한 헤이비스트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기다려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구요!
오늘은 발렌타인데이네요.
Happy Valentine's Day!
*업쪽이 정말 필요하시면 업쪽 달라고 꼭 말씀해 주시길 바랄게요♡
업쪽 달라고 하셨던 분들은 제가 보내드렸어요~
ㅍㅅㅌ저좋아했어요ㅋㅋㅋ 아역시재밌어요!!ㅎㅎㅎ이거보면서막 현승이오빠가 케잌만드는모습상상되고있어요ㅎㅎ진짜너무귀여운 용현이네요~~
잘읽고가요!!
하.... 정말달달해서돌아가실것같아요 ㅠㅠㅠ 어쩜이렇게달달하게글을잘쓰시는지 ㅠㅠ 존경스럽습니다!! 저는폭풍으로다음편읽을게용-
완전 공감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헤이비스트님은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재밌네요 ㅠㅠ 준성군때문에 뽀뽀도 못하고 흑흑
아 정말 달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는.. ㅠ.ㅠ 하... 역시나 이 달달한 분위기.... 너무너무 좋아요 !!!!
다라달다라달다랃랃랃랃 설탕같은 팬픽이어요 ..
처음에 급작스럽게 완결나기에 동화책읽는줄알았답니다 히히 준성군이오고나서 용현이들이맘편히붙어있을 낱이없네요 ㅜㅜ
재밋어요! 다음편보러갈께용
ㅜ 용현이들 ㅠ 괴롭히지마!들... ㅎ 담편보러가요 쓔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