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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에두부마을>
소요산역 근처 조용한 동네에 있는 아담한 음식점이다. 손길만은 소담하게 간 음식이 정갈하게 나오는 밥상을 차려준다. 찬 하나마다 담긴 솜씨와 맛이 어느 음식에 뒤지지 않는다. 대접받는다는 느낌으로 깊은 맛 담긴 음식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1. 식당 얼개
상호 : 산들에두부마을
주소 : 경기도 동두천시 평화로 2922번지 6
전화 : 031) 867-0147
주요음식 : 두부전골, 두부찌개, 파전, 콩국수
2. 맛본음식 : 두부짜글이 9,000원
맛본날 : 2020.5.27.
3. 맛보기
두부짜글이, 음식 이름이 재미있다. 김치짜글이는 일찌기 알려졌지만, 지금은 두부짜글이에 감자찌글이까지 심지어 스팸짜글이까지 알려져 있다. 사실 짜글짜글 끓여 먹으면 짜글이니 그렇게 끓여 맛이 나는 재료가 있다면 어느 재료나 가능한 음식이다.
짜글이는 짜글짜글 끓인다는 말에서 온 이름이다. 아직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이름이다. 충청도 전라도 언저리에서 많이 해먹는 음식으로 김치짜글이가 원조로 보인다. 김치를 끓일 때는 보통 돼지고기와 함께 하므로 돼지짜글이라고도 한다.
김치를 짜글짜글 국물이 조금만 남도록 바특하게 끓여서 비벼먹기도 하고, 짤박짤박 국물이 흠뻑 배인 건더기 맛을 즐기기도 한다. 짜글이는 국물을 졸였으므로 건더기에 간이 많이 배여 건더기 맛이 진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점에서 두부짜글이는 참 적절한 조리방법이다. 두부찌개를 먹을 때 간이 덜 배인 두부가 서운한 경우가 많은데, 진한 두부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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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글보글 짜글짜글 끓인 덕분에 두부에 간이 적절하게 배였다. 국산콩 두부의 밀도 짙은 두부 결 덕분에 깊은 곳까지는 배지 않아 짜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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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반찬으로 제격이다. 밥과 반찬을 분리하여 찬을 반찬으로 먹는 우리 밥상에 참으로 맞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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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곁반찬은 하나하나 옹골차게 솜씨가 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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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로 담근 무 장아찌다. 짜지 않고 약간 새콤달콤하지만 담백하면서도 무 고유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얼마나 경륜이 쌓이면 이런 무 장아찌가 나올까. 여유가 있다면 그리고 허락해 준다면 곁에서 지켜보며 배우고 싶다. 색깔도 깔끔하여 품격마저 갖췄다.
하지만 뭣보다도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재료 선택이다. 무를 알무, 즉 알타리무를 썼는데, 무 밀도가 매우 높아서 단단하고 씹는 맛이 좋다. 좋은 식재료 선별안이 솜씨 절반은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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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반찬의 하이라이트는 신선초무침이다. 아직은 생소한 신선초를 직접 재배하여 찬으로 올린다. 손님들 반응이 좋아서 늘 상에 올리고 싶은 마음에 씨를 구해 심어 직접 재배하여 뜯어다 조리한다. 가족기업이다. 가족이 모두 동원되어 식재료 공급과 조리와 서비스를 함께 한다.
식당 옆 주차장의 담벼락을 둘러친 게 모두 신선초다. 시골의 특권이다. 넓은 공간, 청량한 공간을 가진 특권으로 질좋은 음식을 만들어 상에 올려 손님들과 행운을 나눈다. 그래도 핵심은 솜씨, 신선하고 깨끗한 재료가 묵은 솜씨를 만나, 귀하고 맛난 음식을 만들어냈다.
삶아 무친 신선초 특유의 향과 맛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신선초 특유의 쌉쏘롬한 맛은 신선초가 지닌 엄청난 효능을 생각하면 약 맛으로 느껴질 정도다. 두부에 신선초에 그야말로 식약동원의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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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젓갈을 적게 넣고 청량한 맛을 살렸다. 양념이 단촐해 배추 제맛을 앞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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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인 무무침이다. 한 상에 무가 둘이나 오른 것이 식탁 구성에는 흠결이 되었으나, 이 또한 맛만은 나무랄 데가 없다. 별로 짜지 않으면서 살캉거리는 것이 무의 육질은 그대로 살리고 물기만 조금 빼냈다. 귀한 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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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먹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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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에서 직접 키우는 채소가 정겹다. 이중 담벼락을 둘러싼 채소가 신선초다. 세 손가락같은 잎사귀가 겹으로 내려오며 커지는 모양이다. 쌈밥집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신선초,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할 수 있지만 추위에 강해서 북쪽이 더 좋다. 어린 나무잎을 나물로 먹는다.
신선초는 명일엽(明日葉)이라고도 한다. 어린싹을 자르면 바로 다음날 새싹이 자라날 정도로 빠르게 자라므로 붙은 이름이다.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일본의 장수촌인 팔장도라는 섬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 섬의 사람들은 평생동안 신선초를 먹으며 사는데, 학자들은 이것을 장수의 비결로 지목하기도 했다.
'하늘이 내린 약초'라는 의미로 신선초라고 부른다고 하나, 신선초 자체에는 신선의 풀이라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혹자는 일본에서 들여오면서 유통상인이 '하늘이 내린 약초'라고 하며 '신선초'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고도 한다. 명일엽이라는 명칭도 항간에 많이 쓰이는데, 공식적인 명칭에서는 명일엽이 더 많이 쓰인다. 이외 신립초, 선립초, 선삼초(仙蔘草) 등으로도 불린다. 잎이 인삼과 비슷해서 붙은 이름들이다.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많아 항암작용, 게르마늄 성분으로 노폐물을 배출하여 간보호 해독작용, 비타민 성분으로 젖산 분비 억제로 피로회복 등의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빈혈, 당뇨 등에 좋고 혈관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과식하면 배탈 설사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신선초는 녹즙으로 많이 마시며, 고기 쌈채소로 많이 먹는다. 특히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채소로 알려져 있다. '생명의 원소'라는 게르마늄과, 적혈구를 만들고 기억력을 증진시키며 성장호르몬 생성을 촉진시키는 비타민 B12가 이처럼 많은 식물이 없다. 이 때문에 건강식품의 대명사이자 스태미너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신선초도 널리 먹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1970년대에 들어와 1990년대에 널리 퍼졌다. 이제는 쌈밥집의 채소로 빠지지 않는다. 그 동안 우리 식재료가 다양해지고,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증진 효능이 높은 신선초는 더 빨리 보편화된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고기를 채소에 싸먹는 식습관, 쌈밥의 보편화 등도 신선초의 유행을 촉진시켰다.
한식이 맛있는 음식을 넘어 건강한 음식이 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식품과 밥상을 만났다. 신선초는 확실한 약식동원의 식품인데 거기다 두부가 만났으니, 운좋게도 어중간한 소도시에서 시골 토속 건강밥상을 만난 것이다. 한 끼 드셔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하지만 전라도의 화려한 밥상 수준은 기대하지 마시라. 소박한 밥 한 끼에 대한 기대는 확실히 충족될 것이다.
소요산에는 조금만 힘든 거리에 자재암이 있고, 인근은 온통 원효와 요석공주의 흔적과 설화가 도배를 하고 있어, 민심과 역사를 한꺼번에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좋은 음식 먹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의 살을, 역사와 설화로 마음의 살을 찌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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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포합니다: 이 글을 읽고 이 집을 찾아가지 않는 사람은 한국사람이 아니다.
한국사람인데 왜 한국사람이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다시 말합니다: 한국사람의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한국사람이다.
연경 선생의 글솜씨가 경지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글을 읽는데 짜글짜글 끓는 소리가 귀에 맴돌고 짤박짤박한 촉감이 혀에 감깁니다. 선뜩하고 상쾌한 오월이 달아나기 전 달려갈 생각입니다.
너무 기대는 마세요. 그냥 소박한 시골밥상입니다. 개운하고 따듯한 정성이 담긴 밥상이니 편안한 집밥으로 생각하시고 드시면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글솜씨에 대한 칭찬은 과분합니다. 감사합니다.
먹고나서 두부를 사오려고 했으나, 두부 판매는 모자라서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손으로 만들어 대량으로 만들지는 못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 음식으로만 맛있게 들고 오셔야 합니다.
그런데 소요산이 가장 좋은 계절은 단풍철이랍니다. 동두천의 문화재가 한산한 편인데 이곳이 있어서 빛이 나는 거 같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