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관광지☏ [재래시장 순례]충남 강경 젓갈시장

[하늘자리]

Ⅰ. 시장의 연혁
강경은 19세기 평양, 대구와 함께 조선의 3대 내륙시장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국내 무역선뿐만 아니라 중국의 무역선도 곧바로 금강 뱃길을 따라 이곳에 들어왔다. 당시 강경 장날에는 뱃사람들, 봇짐장수, 등짐장수, 우마차를 끌고 온 농부들로 포구 바닥은 장사진을 이루었다.
1890년대초 전라북도의 군산항이 개항되면서 서울-인천항, 평양-남포항의 관계처럼 더욱 번성하기 시작하여 경부선과 장항선이 놓이기 전에는 군산항에 들어오는 수입잡화의 약 80%가 강경장을 통해 내륙으로 갔다. 그 당시에는 인근의 청주, 공주, 전주 등지에서 강경장을 통해 일용잡화를 사갔고, 서해에서 잡히는 각종 해산물들이 강경장에 집하 되었다. 또 당시 강경은 중국에서 실어 나른 암염을 가공하는 암염가공(岩鹽加工)공장으로도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1905년 경부선과 1912년의 군산선, 1914년의 호남선의 부설로 인해 강경장은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에는 옛 자취는 거의 사라졌고 강경 포구를 중심으로 매월 4일, 9일로 끝나는날 5일장이 대흥동 주변에서 열리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1996년 이후부터 염천·태평리의 상점가를 축으로 대흥리 및 중앙리 방향으로 젓갈점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강경의 젓갈시장은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이곳에 대형도매업소와 중소업소가 성업중이며 다양한 종류의 젓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강경 젓갈이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된 이유는 대둔산 자락의 토굴 속에서 섭씨 10-15도에서 발효시켜 다른 지역의 젓갈보다 영양이 많고 맛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토굴의 저온 속에서 적당히 숙성, 발효된 강경 젓갈은 감칠맛이 좋아 직접 먹을 수도 있고 김치 등의 부원료와 자연조미료로써 널리 이용되고 있다.

Ⅱ. 시장 현황
국내 젓갈류의 연간 생산은 1980년대 중반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1990년에 19,000톤 수준에 이른 후 1996년에는 24,000톤으로 증가하였다. 젓갈의 종류별로는 새우젓, 명란젓, 멸치젓의 생산 비중이 전체 젓갈류의 약 77%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특히 오징어젓, 명란젓과 같은 고가품의 생산증가가 현저해지고 있다.
1995년까지만 해도 강경 시장에는 해산물 판매업체수가 가장 많았으나 1996년 말부터 젓갈류 판매업체수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기 시작하여 매년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강경장내의 수산물 판매업체는 총 55개 업체이며, 이 중 젓갈류 판매업체가 25개 업체로 전체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또 강경장내의 상인 수에 있어서도 전체 118명의 상인 중 젓갈류 판매에 종사하는 상인이 73명으로 전체상인 수의 60%를 상회하고 있다. 사업체당 매출액은 해산물 업체의 매출액이 약 7,400만원, 그 다음 젓갈류 판매업체 매출액이 5,40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1997년도 기준)
강경장내의 이들 젓갈판매 점포는 시장주변의 대흥리에 9개 업체, 염천리에 10개 업체, 태평리에 5개 업체, 황산리에 1개 업체가 들어서 있으며 최근 이들 숫자가 늘어나면서 강경 젓갈 판매업체의 지역적 분포도 광범위해지고 있다.

Ⅲ. 볼거리·먹거리· 살거리
1920년대의 강경장은 수산물은 물론 농산물 시장, 포목 시장으로서도 호남·충청지방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었고, 장날이면 전국의 상인 2∼3만 명이 몰려와 성시를 이루었다. 이때만 해도 강경 장터에서는 다양하고 신기한 볼거리와 먹거리, 살거리가 많았으나 지금은 옛 정취가 거의 사라지고 몇 가지의 풍물만이 옛날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내에서 볼 수 있는 풍물은 여느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만 남아 있고 먹거리로는 황복, 우여, 메기탕 등이 유명하다. 강경포구의 황복은 예로부터 독성이 없으면서 바다복어가 지닌 맛을 충분히 내고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입맛을 돋구고 있다. 본디 ‘웅어’라고 불리어지는 우여는 멸치과에 속하는 물고기로서 내장을 빼내고 회를 쳐서 고추장과 파·마늘 따위로 양념하여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또 강경장에는 일용잡화를 비롯하여 많은 살거리가 있지만 제일 유명한 물산은 뭐니뭐니해도 젓갈이다. 서울의 마포나루와 견주었을 만큼 이곳 강경 역시 충청·전라도로 내다 파는 새우젓의 최대 집산지였다. 따라서 강경장의 주요거래 품목은 새우젓, 황석어젓, 멸치젓, 멸치액젓 등의 젓갈류이다.

Ⅳ. 강경전통 맛깔젓 축제
옛 전국 3대시장의 명성을 맛깔축제로 재현하고 강경 맛깔젓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강경 되살리기 운동 활성화 및 시민들의 애향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 1997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한 강경 전통 맛깔축제가 올해로 4회째 개최되었다. 지난 10월14일부터 22일까지 강경 금강 유원지에서 개최된 이 축제는 민속공연, 민속경기, 시민화합마당, 맛깔젓 할인판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많은 사람들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맛깔젓 협의회와 논산시가 공동 주최한 이 축제는 고장의 역사와 전통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다른 지역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비성 이벤트를 열지 않아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외래객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행사로 성공 가능성이 많은 축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듣기도 하였다.

Ⅴ. 재래시장의 활성화 방안
강경장의 옛 명성을 되찾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며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즐겨 찾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최근 각 지방 자치단체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개최하고 있는 각종 축제 및 이벤트를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즉, 현재 이 지역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강경 전통 맛깔젓 축제의 기존 프로그램에 외래방문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축제 기간동안 다양한 젓갈관련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된다. 뿐만 아니라 축제 상징로고 및 마스코트를 개발하여 축제에 참여하는 관광객들에게 친근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강경지역에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유적, 자연경관, 레저공간을 강경장터와 연계하여 놀거리와 볼거리를 개발함으로써 지역이미지를 제고시켜야 한다.
셋째, 매년 강경 전통 맛깔젓 축제 기간동안 운행되고 있는 관광열차의 운행시간을 늘리고 여행사를 대상으로 축제참가 상품 설명회를 개최하여 방문객 유치홍보를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넷째, 맛깔젓 판매를 늘려 상인들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대형포장의 값비싼 상품보다는 1∼2만원대의 소액 소품의 포장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다섯째,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강경의 맛깔젓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상설 전시관인 맛깔 전시관을 건립하여 젓갈에 대한 계몽·교육효과를 높여 나가야 한다.
여섯째, 강경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지역이다. 사계 김장생 선생이 후학들을 지도하던 임이정, 우암 송시열 선생이 스승을 그리워 하며 건립한 정자인 팔괘정, 1623년에 창건된 죽림서원, 절경에 취한 옥황상제의 딸 옥녀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옥녀봉, 강경읍내 곳곳에 남아 있는 개화기에 건립된 근대 건축물 등을 강경 장터와 연계하여 관광상품화해야 한다.
예를들면, 죽림서원을 중심으로 예학교육원을 설립하여 잊혀지고 있는 우리의 예절과 전통을 되살리고, 강경 읍내의 근대 건축물들을 보존하여 TV 드라마 세트장을 건립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강경 장터의 옛 영광을 되찾고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지진호 건양대학교 경영정보관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