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지대에 있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평창.
계방산은 평창을 둘러싼 많은 준봉 중 특히 겨울 등산객들에게
사랑받는 산이다. 남한에서는 한라, 지리, 설악, 덕유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
계방산엔 많은 눈이 내린다. 한 번 내린 눈은 겨우내 녹지 않고
파란 하늘 아래 새하얀 눈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계방산의
설경은 3월까지 이어진다.
계방산을 따라 내려가면 산자락에 있는 도사리 마을과 만난다.
예부터 도사리 사람들은 겨울이면 함께 눈을 치우고 길을 내며 산을 오르내렸다.
그러면서 함께 만든 음식들. 그중에서도 ‘곤드레’는
도사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한다.
곤드레는 나물로 무칠 뿐 아니라 볶아서도 먹고,
쌀이 귀했던 시절 밥에도 넣은 배고픈 산골 사람들의
영양을 책임지는 소중한 음식이었다.
그리고 강원도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옥수수와 감자.
옥수수는 팥과 함께 넣어 찰옥수수범벅을 만들고
찐 감자는 곱게 간 감자를 더해 감자투생이를 만든다.
손이 많이 가는 탓에 주로 잔치 날에만 이웃과 함께 만들어
먹었다는 메밀공이국수까지... 도사리의 밥상은 음식마다
산골 마을의 아련한 추억이 서려 있다.
산 넘고 재 넘어 아름다운 설경과
옛 추억의 시간을 간직한 마을로 안내한다.
제2부 자연이 빚은 보물
*영상보기-><iframe src="http://ebs.daum.net/ktravel/episode/8462/inner?outer" width="640" height="360" frameborder="0" scrolling="no"></iframe>
평창의 남쪽 미탄면은 자연의 신비를 머금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백룡동굴(白龍洞窟). 흰색 용이 백운산(白雲山)
기슭 남한강에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하여 이름 지어진,
동강에서 배를 타고 가야 닿을 수 있는 곳.
1976년 미탄의 한 주민에 의해 일명 ‘개구멍’이라 불리는
작은 구멍이 발견된 이후 2010년부터 일부 구간만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다른 동굴들과 달리 백룡동굴은 동굴전문해설사의 안내를 받아야 하는 탐사형 동굴이다.
동면에 들어간 관박쥐와 새하얀 아시아동굴옆새우부터
석회암이 고드름처럼 달린 종유석, 달걀부침처럼 보이는
에그후라이형 석순, 종유석과 석주가 만나
마치 폭포를 연상시키는 석주까지...
모두 ‘5억 년의 시간’이라는 예술가가 빚어낸 걸작들이다.
평창이 머금은 또 다른 자연의 신비 용천수.
석회암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물로,
1년 내내 일정한 수온을 유지한다.
물이 차고 맑고 연간 수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만
자랄 수 있는 서식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송어.
용천수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미탄면이야말로
송어 양식의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40여 년 전 송어양식의 가능성을 미리 내다본 함준식씨는
민간에서는 국내 최초로 미탄면에 양식장을 열었다.
배에 빨간색 줄이 그려져 있는 무지개송어 덕분에
미탄면은 지금 국내 최대의 송어양식단지가 되었다.
용천수에서 생명력 있게 활주하는 송어들.
그리고 자연이 빚은 보물 가득한 그곳으로 간다.
제3부 오대산 5대 암자
*영상보기-><iframe src="http://ebs.daum.net/ktravel/episode/8484/inner?outer" width="640" height="360" frameborder="0" scrolling="no"></iframe>
고산이 많은 강원도에서도 명산 중의 명산으로 꼽히는 오대산.
강원도의 평창, 홍천, 강릉에 걸쳐있는 산으로
가운데 있는 중대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북대·남대·동대·서대의 봉우리가 오목하게 원을 그리고 있으며
다섯 개의 연꽃잎에 싸인 연심(蓮心) 같은 산세라 하여
오대산(五臺山)이라 불린다.
천 년 불교의 성지 오대산의 다섯 봉우리에 자리한 5대 암자.
오대산의 관문은 월정사이다. 1400년 전 신라의 지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월정(月精)’이라는 이름 그대로 오대산에
보름달의 정기를 보내주는 곳.
이곳은 수행에 전념하는 스님들로 겨우내 적막에 싸여있다.
월정사에서 여러 사찰과 봉우리를 거쳐 오르면
5대 암자의 중심 적멸보궁이 나온다.
백두대간의 심장부에 해당하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곳. 세 벽 세시. 고요한 적멸보궁에는
목탁소리가 울려 퍼진다.
추운 새벽에도 신도들로 가득한 천 년 불교의 성지...
오대산의 5대 암자에는 오늘도 쉼 없이 자신을 낮추라는
부처의 가르침과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로
천 년의 시간이 이어진다.
제4부 산의 노래, 평창아라리
*영상보기-><iframe src="http://ebs.daum.net/ktravel/episode/8493/inner?outer" width="640" height="360" frameborder="0" scrolling="no"></iframe>
평창의 남쪽 끝을 가다 보면, 마을 어귀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당신도 남이요 나도 남이요 남남끼리 만나서
말 한마디를 나한테 다 되도록 해주시면 안 되오.
이렇게로 시집살이가 힘들어서야 어느 누가 하겠소~”
삶의 고달픔을 잊기 위해 만든 노래.
미탄면 마을의 삶은 그렇게 노래가 되었다.
평창아라리는 빠르고 구성지며 즉석 가사를 구사한다.
음률이 같으나 후렴이 없다는 것이 정선아리랑과 다른 점.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고 흥얼거린 농부의 감흥이, 아궁이에
불을 때며 읊조리는 아낙의 말이 즉석에서 노래가 된다.
마을 어른들은 아라리를 따로 배우지 않았다.
소리가 자연스레 몸에 밴 자신들처럼 미탄면 주민은
아이들이 평창아라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아라리보존회를 만들어 전승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 어린이들의 입에서 선조의 삶의 가락이 흐른다.
2012년 유네스코의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된 평창아라리는
이제 평창을 넘어 세계인의 희노애락을 담는,
삶의 노래가 된다.
제5부 봄을 기다리며
*영상보기-><iframe src="http://ebs.daum.net/ktravel/episode/8507/inner?outer" width="640" height="360" frameborder="0" scrolling="no"></iframe>
한국에서 최고의 적설량을 자랑하는 평창.
그중에서도 설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선자령은
겨울산행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평창의 대표적인
눈꽃 트래킹코스다. 이곳은 평일에도 막바지 겨울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선자령의 주릉을 따라 이어진
풍력발전기는 바람개비처럼 돌아가고 풍력발전기 옆 자라나는
새싹들은 얼음을 뚫고 싹을 피워낸다.
평창 남쪽에 자리한 진부면 장전리.
이곳은 유난히 겨울이 긴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다.
6년 전부터 고로쇠 수액 채취를 시작한 장전리 마을.
고로쇠 수액은 복수초와 함께 봄의 시작을 알린다.
고로쇠 물은 신성한 나무의 정기를 담은
자연이 주는 귀중한 선물.
마을 사람들은 산야초를 항아리에 담아 효소를 만든다.
효소로 만든 김치부터, 효소를 곁들인 채소말이와 묵무침까지.
모든 재료로 만들 수 있는 효소는 각종 요리에 이용된다.
마을 사람들은 고로쇠 수액 채취 작업을 마치고
조촐한 잔치를 벌였다.
고로쇠 수액으로 간장을 담그는 이장님 부부.
간장은 일 년 내내 봄을 담고 있을 것이다.
평창의 마지막 여정. 겨울이 유난히도 추웠던
평창은 이제 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