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칼럼
Choo Choo Train ⓒ gettyimages/멀티비츠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가 불타오르고 있다. 추신수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시즌 5호 홈런 포함 4타수2안타(홈런) 2타점을 기록함으로써 5월 들어 13경기 전경기 안타와 함께 네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만들어냈다.
추신수의 최근 4경기
4타수2안타 0볼넷 1삼진 (2루타2)
5타수2안타 0볼넷 3삼진
5타수3안타 0볼넷 1삼진 (홈런)
4타수2안타 0볼넷 0삼진 (홈런)
5월 들어 때려낸 19개의 안타 중 12개가 장타(2루타 8개, 홈런 4개)인 추신수는 그 네 경기를 통해 시즌 타율을 .169에서 .224로 끌어올렸다(.224 .317 .449). 5월 들어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보다 더 많은 장타를 때려내고 있는 선수는 없다.
4월 : 타 .096 / 출 .254 / 장 .173 / OPS 0.427
5월 : 타 .345 / 출 .383 / 장 .709 / OPS 1.092
4월에 끝없는 추락을 했던 추신수가 5월을 시작하자마자 이런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시작은 인플레이 타율에서 시작된다.
4월 인플레이 타율 하위(50타석 이상)
.102 : 체이스 어틀리
.111 : 추신수
.132 : 호세 바티스타
.138 : 제이크 스몰린스키
.145 : 마크 테세이라
.147 : 크리스 아이아네타
5월 인플레이 타율 상위(30타석 이상)
.600 : 야스마니 그랜달
.519 : 윌슨 라모스
.514 : 제이슨 킵니스
.500 : 브랜든 벨트
.500 : 마크 레이놀즈
.483 : 추신수
추신수의 통산 인플레이 타율(BABIP)은 .344로 3000타석 이상 메이저리그 현역 타자 중 7번째로 높다(6위 미겔 카브레라 .346, 8위 스즈키 이치로 .343). 흥미로운 것은 올시즌 추신수의 인플레이 타율이 4월에는 .111로 257명의 50타석 이상 타자 중 두 번째로 낮았던 반면, 5월에는 .483(어제까지의 성적)로 217명의 30타석 이상 타자 중 6번째로 좋다는 것이다.
세이버메트릭스의 대부 빌 제임스조차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인플레이 타율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보로스 매크라켄은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가 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운(luck)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운 44%, 투수 28%, 수비 17%, 구장 11%). 하지만 극과 극인 추신수의 4월과 5월 인플레이 타율을 단지 운의 차이로 돌리기에는 그 차이가 너무나 크다.
추신수의 인플레이 타율이 5월 들어 급상승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타구의 질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베이스볼 서번트>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추신수가 4월에 때려낸 타구의 평균 속도는 89.43마일(144km)로 200명의 타자 중 109위에 불과했다(1위 핸리 라미레스 98.71마일, 2위 작 피더슨 98.28마일). 반면 5월 들어서는 93.26마일(150km)로 200명 중 36위에 올라 있다(1위 지안카를로 스탠튼 101.12마일, 2위 카를로스 페게로 98.64마일, 3위 작 피더슨 98.13마일).
세이버메트리션 대런 윌리엄에 따르면 안타 가능성은 타구 속도가 빠를수록 높아진다. 타구의 속도가 빠를수록 대체로 타구의 비거리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추신수의 타율이 5월 들어 크게 높아진 이유는 안타 가능성이 높은 95마일 이상 타구를 4월에 비해 상당히 많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타구 속도에 따른 인플레이 타율
.857 : 115마일 이상
.680 : 105~115마일
.463 : 95~105마일
.238 : 85~95마일
.226 : 75~85마일
.212 : 75마일 이하
13일 캔자스시티전에서 추신수는 에딘손 볼케스의 92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빨랫줄 같은 시즌 4호 홈런을 만들어냈다. <홈런트레커닷컴>에 따르면 이 홈런의 타구 속도는 110.0마일(177km)로 측정됐는데, 이는 올시즌 텍사스에서 나온 홈런 중 가장 빠른 속도였다(올시즌 ML 1위 조시 도널슨 4호 홈런 120.5마일, 2위 스탠튼 13일 다저스타디움 장외홈런 114.9마일). 110.0마일은 추신수 개인적으로도 2012년 5월16일 저스틴 벌랜더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을 때 111.0마일(179km)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속도에 해당된다.
여기에 추신수는 14일 캔자스시티전에서도 시작하자마자 요다노 벤추라의 98마일(157.7km) 패스트볼을 다시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모습까지 보였다(추신수의 이틀 연속 리드오프 홈런은 데뷔 후 처음이다). 이는 마치 2013년 5월8일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크렉 킴브럴(당시 애틀랜타)의 96마일짜리 공을 받아쳐 끝내기 홈런을 만들어냈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사실 추신수가 2013년에 개인 최고 시즌(.285 .423 .462)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비결은 패스트볼 공략을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한 덕분이었다. 2013년조차도 추신수는 브레이킹볼에 강한 타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5월 현재 추신수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바로 2013년과 같은 '패스트볼 파괴자'의 모습이다.
추신수의 구종별 성적(Hard Pitch)
2013.0 : 타율 .352 / 장타율 .599 / ISO .246
2014.0 : 타율 .277 / 장타율 .439 / ISO .162
2015.4 : 타율 .107 / 장타율 .250 / ISO .143
2015.5 : 타율 .394 / 장타율 .909 / ISO .515
추신수의 구종별 성적(Breaking Pitch)
2013.0 : 타율 .181 / 장타율 .255 / ISO .074
2013.0 : 타율 .164 / 장타율 .227 / ISO .064
2015.4 : 타율 .083 / 장타율 .083 / ISO .000
2015.5 : 타율 .214 / 장타율 .214 / ISO .000
추신수의 구종별 성적(Offspeed Pitch)
2013.0 : 타율 .171 / 장타율 .263 / ISO .092
2014.0 : 타율 .219 / 장타율 .344 / ISO .125
2015.4 : 타율 .091 / 장타율 .091 / ISO .000
2015.5 : 타율 .250 / 장타율 .250 / ISO .000
출처 : 브룩스베이스볼 (ISO는 순수장타율)
시즌 준비를 그 어느 때보다도 충실히 한 추신수는 스프링캠프 막판부터 좋은 질의 타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추신수는 시즌 세 번째 경기였던 4월10일 오클랜드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때려내면서 확실히 감을 잡은 듯했다. 하지만 다음날 첫 타석에서 스윙 도중 갈비뼈 부상을 당했다. 부상 후 하루밖에 쉬지 않은 추신수는 감독의 요청에 따라 계속 경기에 나섰고(때마침 라이언 루아의 부상이 발생했다) 통증을 계속 안은 채 4월을 보내야 했다. 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추신수는 조급함이 앞섰고 나쁜 공에도 방망이가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4월 말에 주어진 3일의 휴식을 통해, 추신수는 남은 통증을 말끔히 털어냈으며 머리를 깨끗하게 비웠다. 휴가 기간 동안 나온 [추신수 일기]는 그 예고였다.
추신수에게는 아직 숙제가 남아 있다. 지난해까지 타석에서 차지하는 삼진의 비율이 21.4%였던 추신수는(지난해 ML 평균 20.0%) 극심한 부진을 경험했던 4월에도 23.8%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5월에는 33.3%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4월에 당한 많은 삼진들이 '스윙이 평균 이하의 패스트볼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었다면 5월의 삼진은 장타를 노리는 적극적인 타격과 함께 스트라이크존과의 싸움 속에서 나오고 있는 것들이 많다(추신수는 14일 경기에서 15경기 연속 삼진을 끊어냈다).
이제 실투를 놓치지 않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추신수가 2013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지난해부터 달라진 환경, 배드콜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수비 시프트를 통한 견제 역시 이겨해내야 할 것이다.
추신수의 부활은 현재 진행형이다. 추신수도 아직 웃지 않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8354955540FFA31)
첫댓글 웃을 수 있는날 멀지 않았수아~~ 슬슬 발동걸렸쓰~~ㅎㅎ
단기간의 슬럼프를 보고 판단하기는 너무 일렀죠~~ 요사이 훈련한 결과가 살살 나오는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너무 무섭게 타올라서 너무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