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지려(智者之慮)
지혜 있는 사람은 이리저리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의 판단은 이익과 손실 두 가지 방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智 : 지혜 지(日/8)
者 : 놈 자(耂/5)
之 : 의조사 지(丿/3)
慮 : 생각할 려(心/11)
출전 : 손자병법(孫子兵法) 第8篇 구변(九變)
是故智者之慮, 必雜於利害.
지혜로운 자는 반드시 이로움과 불리함을 함께 고려한다.
雜於利而務可信也,
雜於害而患可解也.
불리할 때 이로움을 찾아내면 믿음을 다질 수 있고, 이로울 때 불리함을 고려하면 재난을 풀어낼 수 있다.
是故屈諸侯者以害, 役諸侯者以業, 趨諸侯者以利.
이러므로 다른 제후를 괴롭혀서 국력을 꺾고, 문제를 일으켜서 국력을 쓰게 하고, 이로운 것으로 꾀어낸다.
'양면(兩面) 관찰의 지혜'라는 부분은 손자병법의 다섯 가지 지혜 가운데 하나로 중국인들 의식구조에서는 1, 2위를 다툴 정도로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새옹지마'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기르던 말이 달아나는 손해를 보았음에도 "뭐 나중에 좋은 일이 있을 줄 누가 압니까?" 하고 응수했던 노인, 그 말이 여러 암말을 데리고 와 이익을 보았음에도 "뭐, 나중 무슨 일이 생길 줄 누가 아나요?" 하고 태연해 했던 노인.
급기야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크게 다쳐 불구가 되는 해를 입고, 그 덕에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는 것은 바로 세상 모든 이치가 이로움(利) 속에 해로움(害)이 있다는 성찰의 몫이다.
잠시 즐겁다고 환희작약하다가 쓰라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하고 또 신중한 것은 전쟁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중요한 처세훈이 아닐까. 곧 닥칠 지방선거에서도 4년 전의 리턴매치가 도처에서 벌어진다.
■ 이익과 손실을 모두 고려한다
智者之慮, 必雜於利害.
지혜로운 사람의 판단은 이익과 손실 두 가지 방면을 동시에 고려한다.
(孫子兵法 第八篇 九變)
범려와 문종은 온갖 어려움과 모욕을 참으며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와 20여 년간 월나라를 다스렸다. 결국 그들은 원수였던 오나라를 회계 땅에서 멸망시키고 전날의 치욕을 씻었다.
그러나 다시 월나라로 돌아온 범려는 월나라 왕 구천이 어려움을 함께 할 수는 있어도 편안함을 함께 누릴 수 없는 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민 끝에 그는 월왕 구천에게 사의를 표했으나 구천은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범려는 약속된 부귀영화를 버리고 홀연히 월나라를 떠나 숨어 버렸다.
반대로 문종은 떠날 것을 권유하는 범려의 편지를 받고도 깊이 새기지 않고 월나라에 남았다. 얼마 후 평소 문종을 좋아하지 않는 신하가 문종을 모함했다. 월왕 구천 역시 지략이 많은 문종이 다른 나라에 중용되어 월나라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늘 염려하던 차였다. 결국 구천은 문종에게 보검 한 자루를 주면서 자결하라는 암시를 내렸다. 문종은 월왕이 내린 보검 위에 엎드려 죽었다.
손무는 '작전' 편에서 "전쟁이 가져올 해로움을 분명히 알지 못하는 자는 전쟁이 가져다 줄 이로움도 충분히 알지 못한다(故不盡知用兵之害者, 則不能盡知用兵之利也)"고 하였다. 전쟁에서는 유리함과 불리함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범려는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와 전쟁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지, 전쟁이 끝난 후 자신에게 어떤 해로움이 닥칠 것인지 분명하게 파악하고 행동하였다. 머지않아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미리 알지 못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문종의 행동과는 사뭇 다르다.
이득과 손실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이로움만 따졌다가 한순간 막다른 골목으로 쫓기는 지경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장수라면 전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실을 모두 고려하여 가능하면 손해는 피하고 이득만 얻을 수 있는 작전을 구상해야 한다.
위의 이야기는 공수신퇴(功遂身退), 즉 '공을 이루었으면 미련을 갖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로 많이 인용된다. 공수신퇴의 이치를 멋지게 실천한 범려는 가솔들을 거느리고 재물을 한가득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너 제나라로 갔다. 제나라에서 그는 가족들과 함께 밭을 갈며 재산을 모았는데, 얼마 안 가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다.
재물을 운용하는 그의 뛰어난 능력을 듣고 제나라 왕이 재상의 자리를 제안했다. 범려는 이를 사양하고 친구와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골고루 나누어 준 후 다시 도(陶) 땅으로 옮겨 갔다. 그는 그때부터 이름을 바꾸어 도주공(陶朱公)이라 자칭했는데, 도 땅에서도 목축업으로 한 해 만에 천금을 벌어들여 천하에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
변화에 적절한 대처
새로운 진화법칙에서 생명체들은 모두 진화하는데 그 속도가 서로 다르다. 다른 생명체보다 진화가 더딘 생명체는 적자생존에 의해 99%는 멸종되고 만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경쟁 상대에 맞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발전하지 못하는 주체는 결국 도태되고 만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비슷하다. 모두가 앞으로 가지만 주변의 경쟁자가 함께 뛰기에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다.
독일의 학자 클라우드 슈밥은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 왔고 일해 왔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이 변화의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제까지 인류가 경험했던 거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의 생존방식을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한다. 살아남는 자는 가장 강한 자도 가장 현명한 자도 아닌 변화하는 자라고 강조한다.
플랜 B를 갖추어 놓는 생존전략
한해살이 풋콩은 지상에 열매를 달고 뿌리에도 열매를 달아 지상의 열매가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 콩의 후손이 태어날 수 있게 제2의 전략을 마련해 둔다. 사람도 위기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플랜 B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사람이 지구상의 커다란 동물보다 약한 힘을 가졌으나 지배종이 된 것은 변화에 대응하여 왔기 때문이다. 자신을 변화시켜 적응하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의 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익과 손해를 잘 고려하여 판단한다(智者之慮 必雜利害)."
■ 계약, 그 장미와 가시
미국 볼티모어 야구단의 크리스 데이비스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한때 아메리칸 리그의 홈런왕으로서 2016년에 볼티모어와 7년에 약 1900억 원의 잭팟 계약을 했었다. 그런 그가 겨우 두 시즌 반짝 뛰고 나서 부상과 수술로 지지부진하다 결국 중도 은퇴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는 계약이 끝난 후에도 15년간 매년 40억 원 내지 16억 원의 거액 연봉을 꼬박꼬박 받게 된다. 계약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먹튀 논란은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편히 넉넉한 수입을 보장받으니 기가 막힌 보험을 든 셈이다. 그러나 구단 입장은 모르긴 해도 보통 속 쓰린 일이 아닐 것이다. 아마 그 내부에서는 자신들이 어떤 멍청한 짓을 했는지 따지며 통렬히 반성하고 있을지 모른다.
유사한 사례는 기업들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분쟁 원인이 된다. 한 지인은 새 사업꺼리를 찾던 중 농업기계를 개발하던 개발자들을 만났다. 그들이 부풀려 말한 예상 매출과 이익을 믿고, 그들을 영입하면서 연봉과 기술료 지불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 이렇다 할 매출이 없어, 부득이 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급여 등의 지급도 끊었다.
이에 급여 등 청구 소송이 제기되었고, 결국 회사는 곱다시 모두 물어주고 나서야 그 사업을 정리할 수 있었다. 계약서를 보니 그들의 업무 성과에 대한 책임 규정은 없고 회사의 비용 지급 의무는 명료히 규정되어 있었다. 그저 사람만 믿으면, 평생의 친구와 인생의 가르침 중 어느 하나를 얻게 된다는 격언이 있다. 이 사건은 마음의 상처와 함께 귀한 인생의 가르침을 남겼을 것이다.
계약은 가끔 그 말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희망이다. 새로운 시작이며 도전이기도 하다. 때론 오랜 노력과 준비의 귀한 성과이며, 새로운 동지와의 다부진 결의일 수도 있다. 그래서 계약은 대체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정서 속에서 맺어진다. 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뜻대로만 되던가. 계약이 얻고자 하는 장미 속에는 치명적인 가시가 숨어 있다.
보통 계약서를 꺼내봐야겠다고 할 때는 이미 그 가시가 작동한 상태이다. 그 가시를 계약서가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면 훌륭한 계약서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낭패이며 재앙이 된다. 다툼이 일어나 관계가 무너지고 좌절과 고통을 겪는다. 그런 계약이나 분쟁은 흔하다.
그래서 계약서의 진정한 역할은 '희망적인 목표'의 선언에 있기보다는 '위험관리'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가 함께 꿈꾸는 장밋빛 목표의 이면에 숨은 가시들을 면밀히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계약서의 진정한 존재 이유이다.
그 가시들은 주로 당사자의 착오, 사고, 실패, 변심, 사정변동 등에 기인한 것들이지만, 당사자에게 부득이한 외부 요인도 많다. 예를 들어 최근처럼 원자재 가격이 크게 인상될 때 원자재 가격 변동과 납품가격이 연동되도록 계약해 두었다면 무척 다행한 일일 것이다.
손자병법은 말한다. "지혜로운 자는 반드시 이로움과 불리함을 함께 고려한다. 불리할 때 이로움을 찾아내면 믿음을 다질 수 있고, 이로울 때 불리함을 고려하면 재난을 풀어낼 수 있다(是故智者之慮 必雜於利害 雜於利而務可信也 雜於害而患可解也 / 九變')."
계약은 당사자들이 함께 이로움을 도모하는 약속이다. 그 이로움 속의 불리함 즉 부정적인 요소를 잘 찾아내어 대책을 마련해 두어야만 재난을 면할 수 있고, 불리함들이 있음에도 그 속의 이로움을 생각하면 서로 및 일에 대한 믿음이 다져질 것이다.
이처럼 이로움의 장미와 그 속에 숨은 모든 불리함의 가시를 예측하고 대비하여 재난을 예방하는 것이 바로 계약서이다. 그런 예측과 대비에 실패한다면 멍청한 계약의 주인공이 되어 가시의 따끔한 보복을 받게 된다.
미프로농구팀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쿠반이 말했다. "계약할 때에는 항상 누가 멍청이인지를 찾아보라. 멍청이를 찾을 수 없다면 그 멍청이는 바로 너 자신이다."
孫子兵法 第八 九變篇
孫子曰 : 凡用兵之法, 將受命於君, 合軍聚衆, 圮地無舍, 衢地合交, 絶地無留, 圍地則謀, 死地則戰.
손자가 말했다. "무릇 전쟁을 수행하는 방법은, 장수가 군주의 명령을 받아 백성을 징집하여 군대를 편성하되, 지형이 좋지 못하여, 작전 행동이 곤란한 곳에는 주둔하지 말아야 하며, 교통의 요지로 외국 세력이 침투된 곳에서는 외교관계를 잘 맺어야 하며, 본국과의 연락과 생활이 불편한 곳에서는 오래 머무르지 않아야 하며, 사방이 둘러싸인 포위될 만한 지형에서는 조속히 빠져나갈 책모를 세우며, 사지에서는 죽기살기로 전투를 해야 한다
塗有所不由, 軍有所不擊, 城有所不攻, 地有所不爭, 君命有所不受.
길에도 가서는 안 되는 길이 있고, 적에도 싸워서는 안 되는 적이 있고, 성에도 공격하여서는 안 되는 성이 있고, 땅에도 다투어서는 안 되는 땅이 있고, 군주의 명령에도 받아들이지 않아야 할 명령이 있다.
故將通于九變之利者, 知用兵矣.
그러므로 장수가 아홉 가지 전투의
통변을 통달하고 있으면, 용병에 능란하다 할 수 있다.
將不通于九變之利, 雖知地形, 不能得地之利矣.
장수로서 아홉 가지 전투의 통변에 통달하지 못한 자는, 비록 지형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지세의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治兵不知九變之術, 雖知地利, 不能得人之用矣.
군을 통솔함에 있어 아홉 가지 전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비록 다섯 가지 이익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군대를 충분히 다루지 못할 것이다.
是故智者之慮, 必雜於利害.
그러므로 지혜 있는 자의 생각은 반드시 이익과 손실을 아울러 참작해야 한다.
雜於利而務可信也,
雜於害而患可解也.
이익을 계산해 두면 하는 일에 소신을 가질 수 있고, 손실을 계산해 두면 환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是故屈諸侯者以害, 役諸侯者以業, 趨諸侯者以利.
그래서 적국을 굴복시키려면 불리한 상태에 빠지게 하고, 그들을 이용하려면 사고를 일으켜 피로하게 하고, 그들을 달려나오게 하려면 이익을 보여주는 것이다.
故用兵之法, 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그러므로 용병의 방법은 요컨대 적이 오지 않으리라고 믿어서는 안되며, 언제 와도 대적할 수 있는 자신의 대비를 믿어야 할 것이다.
無恃其不攻, 恃吾有所不可攻也.
적이 공격하지 않으리라고 믿을 것이 아니라, 공격해 오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태세를 믿어야 하는 것이다.
故將有五危.
그래서 장수에게 다섯 가지 위험이 있다.
必死可殺也.
필사적으로 싸우는 자는 죽기 마련이다.
必生可虜也.
기어코 살겠다는 자는 포로가 되기 마련이다.
忿速可侮也.
성미가 급한 자는 기만을 당하기 마련이다.
廉潔可辱也.
청렴결백한 자는 모욕을 당하기 마련이다.
愛民可煩也.
인간을 너무 사랑하면 그 때문에 번민하기 마련이다.
凡此五者, 將之過也, 用兵之災也.
대체로 이 다섯 가지는 장수의 과실이요, 전쟁에 있어 재난이 된다.
覆軍殺將, 必以五危, 不可不察也.
군대를 멸망시키고 장수를 죽게 하는 것은 반드시 이 다섯 가지 위험에서 비롯하는 것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孫子兵法 第八篇 九變篇
기에 임하고 변에 응한다
'구변(九變)'이란 '아홉 가지 변칙'을 말하며, 여기서는 상도(常道)와 변칙을 논하고 있다. '상도'란 정도로서 가장 떳떳한 법칙이지만, 이 법칙만으로는 전쟁이 되지않는 수도 있다. 전쟁에서는 상도보다 예외의 변칙이 더 절실할 때가 있는 것이다. 전투에는 상황에 따라 정도와 기계, 원칙과 변칙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1) 언덕을 등진 것을 치지 말라
孫子曰(손자왈)
손자가 말하기를,
凡用兵之法(범용병지법)
高陵勿向(고릉물향)
무릇 용병하는 법은 고릉으로 향하지 말라.
背丘勿逆(배구물역)
佯北勿從(양배물종)
언덕을 등진 것을 치지 말라.
거짓 도망하는 것을 쫓지 말라.
이와같은 심리적, 전력적, 전략적인 요소를 뒤섞으면 앞으로 말하는 것들은 일체 금물이란 점을 알 수 있다.
첫째는 높은 산에 진을 친 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는 산을 올라야 한다는 노력이 가해지므로 산 위에서 안일하게 있는 적보다 전력적으로 불리하다. 또 산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으면 이쪽 편대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된다. 그런가 하면 내려다 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상대편에게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게할 것이다.
두번째는 언덕 위에서 공격해 내려오는 적을 맞아 치지 말라는 것이다. 역시 똑 같은 불리함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내리 밀리는 기세에 저항을 당하면 싫어도 적은 사력을 다하여 덤빌것이다. 평소 이상의 전투력이 생겨난다.
세 번째는 위장퇴각이다. 이쪽을 유인하는 퇴각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깊이 쫓다가는 적의 함정에 빠져서 포위되기 쉽기 때문이다. 승승(乘勝)이란 말이 있으나, 이것은 누구나 무심코 걸리기 쉬운 것이니, 역시 일종의 심리작전이라고 하겠다.
자본 투자 등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김 없이 기업화 되어 3중 4중으로 힘이 벅찰때 새로 자본을 투자하는 것은 다소 높이 앉아 이쪽을 내려다 보고 있는적을 향하여 가는것과 같다.
격렬한 경쟁으로 혈안이 되어 새로이 시장개척을 하고있는 상태등은 언덕을 등지고 공격해 내려오는 것 같아서 이러한 기업에 손을 대는것은 절대금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장마다 꼴뚜기를 찾는 풍조는 이 배구전술(背丘戰術)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복 투자가 성행되고 있는 기업은 자칫 외견상으로는 성업(盛業)중인 것 처럼 보인다. 이미 내리막길로 접어 들어 어떻게든 만회해 보려고, 필사적으로 선전하고 있거나 이쯤에서 손을 떼려고 최후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은 활발한 양상을 외면적으로 보이는 것이니, 속는 쪽이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다. 마치 거짓 도망하는 자를 쫓는 격이다.
(2) 적을 절대로 궁지로 몰아 넣어서는 안된다
銳卒勿攻(예졸물공)
餌兵勿食(이병물식)
날카로운 군사를 공격하지 말라, 이병과는 교전하지 말라.
歸師勿遏(귀사물알)
圍師必闕(위사필궐)
철수하는 군사를 막지 말라. 포위된 군사에게는 반드시 길을 터주고,
窮寇勿迫(궁구물박)
此用兵之法也(차용병지법야)
궁한 도적에게는 육박하지 말라. 이것이 군사를 쓰는 법이다.
상대편 진영중에서도 유난히 사기가 충천해 보이는 부대는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러나 전면에 약한군사를 배치하고 뒤에 강한 군사를 대기시 켜 이쪽을 유인하려는 수단에 속아서는 안 된다. 특히 귀국명령이 내려져 철수 준비를 하고 있는 부대를 막으면 귀국하는 데 정신이 뭉쳐 있으므로 뜻밖에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므로 이런 전투를 해서는 안 된다.
적을 포위할 때도 한쪽에는 반드시 도망갈 길을 터놓아야 한다. 만약 독안에 든 쥐로 만들면 사력을 다하여 실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쪽의 손해도 커진다. 마지막으로 쫓기고 쫓겨 막다른 길에 빠져 버린 상대를 육박해서도 안된다. 도망갈 길이 막힌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격으로 의외의 반격을 당하는 수가 있다. 이상에서 말한 용병법은 심리, 전력, 전략을 교묘하게 쓰는 실례이다.
상대편의 강한 부분에 먼저 손을 대지말라. 그러나 약점을 찾아 옳다구나 하고 손을 대는것도 뜻밖에 적의 작전에 걸려들기 쉬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점을 알고 나면 경영면에도 도움이 될것이다. 무슨 일에나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곳이 있는 법이다.
무엇 때문에 약점인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가를 우선 의심해 봐야 한다. 반드시 그러한 까닭이 있는 법이다. 그것도 모르고 함부로 덤비면 여러가지 난점에 부딪쳐서 애를 먹게 된다.
다음에 돌아가는 군사를 방해하지 말 것과, 포위할 때는 한쪽을 터놓으라든가, 몰아붙인 적에게는 육박하지 말라는 세가지 주의 등은 자칫하면 그 반대 해석을 할수가 있다. 싸움이란 언제나 그로 인하여 입는 손해를 최소 한도로 막는 것이 첫째 조건이다. 이와 같은 배려가 없는 한 이겨도 이긴 것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화]
적을 절대로 궁지로 몰아 넣어서는 안된다.
圍師必闕(위사필궐)
窮寇勿迫(궁구물박)
포위된 군사에게는 반드시 길을 터주고, 궁한 도적에게는 육박하지 말라.
기원전 119년 전제군주 한 문제때, 소금과 철에서 나오는 이익을 조정에서 독점하니, 백성들은 크게 고생을 하였다고 '사서(史書)'에 나와 있다. 이어 소제(昭帝)가 서고 학자들을 모아 심의회를 열자, 모두들 입을 모아 옳지 못함을 간하였는데, 이말들을 수록한 것이 '염철론(鹽鐵論)' 12권이다.
그 내용은 선왕의 도(道)를 말하고 정치의 요체(要諦)를 지적하여 극히 지언(至言)이었다고 공문서식으로 쓰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실은 계속되어 온 이적(夷狄)과의 싸움, 북변의 수비, 내몽고로의 출격 등 성밖의 평정 등으로 말미암아 한왕조의 재정은 곤란하기 짝이 없었다.
청년은 군사(軍事)로 노인과 어린이는 군량운반으로 나날을 보내고, 조정의 재정은 적자로 허덕였다. 그러나 부호와 정상(政商)은 엄청난 부를 가지고 병역 문제를 돈의 힘으로 사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으니, 나라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염철에 관리를 두고 엄하게 거둬들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제멋대로 돈을 만드는 사주전은 꼬리를 무는데다 백금에 납을 섞고 주석을 섞어서 가볍고 가치없는 돈을 마구 만들어내니, 드디어는 통용이 되지 않는데까지 이르렀다. 이 무렵부터 세상은 소란해지기 시작하여 투계(鬪鷄)와 개(犬), 말(馬)에 의한 도박이나, 매관등이 매우 성행하였다. 옥상옥(屋上屋)의 독점과 규제가 이적(夷狄)에 대한 공포심과 겹쳐서 오히려 백성들에게 필사의 힘을 불어넣은 것이 아니었던가.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司馬談)은, "남자는 아무리 밭을 갈아도 식량에 굶주리고, 여자는 아무리 길쌈을 해도 의복이 부족하다. 백성들은 참다 못해 드디어는 군주를 배반할 것이다"고 하였다.
삼면을 포위하더라도 한쪽만은 터놓아야 한다. 그들에게 탈출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 절대절명의 궁지로 몰아 넣어서는 안된다. 곤경에 빠진 적은 믿을 수 없는 힘을 떨쳐 반격해 온다는 손자의 말은 고래의 용병철칙으로서 존중되어 왔으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것이 진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3) 구지는 사귀어 합하고, 절지는 머무르지 말라
孫子曰(손자왈)
손자가 말하기를,
凡用兵之法(범용병지법)
將取命於君(장취명어군)
무릇 용병법은 장수가 임금에게 명령을 받아,
合軍聚衆(합군취중)
圮地無舍(비지무사)
군을 합하고 무리를 모은다.
비지에는 숙영하지 말라.
衢地合交(구지합교)
絶地無留(절지무류)
구지에는 사귀어 합하라.
절지에는 머무르지 말라.
圍地則謀(위지즉모)
死地則戰(사지즉전)
위지에는 곧 꾀하라.
사지에는 곧 싸우라.
첫머리의 '손자가 말하기를' 에서, '무리를 모은다' 까지는 제7장 군쟁편과 똑같은 문장인데 정리하던 사람이 잘못하여 이중으로 하였다는 설과, 군쟁편과 계속되는 현지 전법의 각론이므로 그 뜻을 강조하기 위하여 두번 썼다는 등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별로 본문 내용과는 관계가 없는 곳이므로 어느 쪽이든 무방하다.
거마(車馬)도 지날수 없을 정도로 진퇴가 부자유한 토지에는 숙영(宿營)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대로 인접국과의 교통 요충지역에서는 그 인접국과의 접촉에 만사 조심하여, 보조를 잘 맞추어야 한다.
또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불모의 토지에서 오래 머무르는것은 금물이고, 출구가 적고 사방이 산과 강으로 둘러 쌓인 지세에서는 만일을 대비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진퇴가 여의치 않은 곳으로 들어갔을 때는 전력을 다하여 싸우는 수밖에 없다.
이 조항에서는 입지조건이란 것을 중시하고, 그것에 맞추어서 적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평이하게 표현하면 하나만을 알고 고집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하나 하나의 구체적인 예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오직 직면하는 사태에 맞추어서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여 조치한다는 원칙을 아는 일이 중요하다. 억지로 적용시켜 보면 어딘지 의혹이 있는듯 싶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우연히 빼도박도 못할 위험을 느끼는 일에서는 빨리 손을 떼라는 것으로 받아 들여도 좋다.
또 같은 사업이나 다른 사업과의 접촉이 많은 일을 해야할 때는 요령있게 행동하여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함은 물론이지만, 그보다는 어떻게든 쾌히 원조를 받을 수 있는 정세를 만드는 데 주력하여 주위의 호감을 사야 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또 고립 무원한 상태에서 하는 일에는 연속성이 없다거나, 일시적인 특수한 일은 손을 뗄때가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또 경제 사정등 객관적 정세가 나빠서 여러모로 꽉 막혔을 때는 평상시의 방식보다도 색다른 방식을 쓰지 않으면 아주 먹혀 버리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팔방이 막혀서 그야말로 절대절명이 되었을 때는, 섣부른 잔재주 따위는 피하고 오히려 당면한 일만을 부딪쳐 가면 살 길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직면해야 할 사태나 정세란 천차만별하여 일일이 예를 들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응변하는 방법의 진수, 원칙이란 것을 이들 보기중에서 터득하여 충분히 자기 것으로 만든 다음 스스로 응용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 받아서는 안 될 명령도 있다
塗有所不由(도유소불유)
軍有所不擊(군유소불격)
길에는 의지 못할 곳이 있고,
군에는 치지 않을 곳이 있고,
城有所不攻(성유소불공)
地有所不爭(지유소부쟁)
성에는 공격하지 않을 곳이 있고,
땅에는 다투지 않을 곳이 있고,
君命有所不受(군명유소불수)
임금의 명령이라도 받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길이란 인간이 통행하는 곳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으나, 전쟁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때와 곳에 따라서는 절대 통로로 택할 수 없는 길도 있는 것이다. 적과 조우하면 반드시 공격 해야만 하는 것일까. 역시 무차별하게 손을 댈수 없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또 적이 웅거하고 있는 성 근처를 통과한다 하여 반드시 공략해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그중에는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무관한 경우도 있고, 섣불리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경우도 있는 법이다.
전쟁터로서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곳, 혹은 점령할 수 있는 영토라도 손을 대서 좋은 것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임금의 명령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정반대의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될 긴급하고 변칙적인 사태도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이럴 때는 반드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또는 반드시 이럴때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는 공식을 정해놓고 그것에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필요한 융통, 변화, 대응책이란 것은, 즉석에서 예리한 판단에 의하여 취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싸움에는 우선 정석이란 것이 있다. 그러나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정석을 깨는 방법까지 알고 있지 않으면 진정한 싸움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손자가 제시한 구체적인 보기를 경제생활에 적용시켜 생각해 보자.
길이라는 것은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생산 방법, 판매 방법이란 것에 일정한 원칙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도 객관적 정세가 평상(平常)이 아닌 경우에는 역시 그것에 순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를 들면 청량음료는 여름에만 소비 되는 것으로 알아왔으나, 최근에는 난방시설이 좋아진 탓인지 겨울철의 수요도 증대 되었다. 이에 대하여 제공되는 제품은 여름철 음료와 똑같은 것이다. 이것은 객관적 정세의 변화를 무시한 것으로 겨울에 여름음료라는 생각은 우스꽝스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요가 증대 되었으므로 그 이유나 원인, 요구되는 특질 같은 것이 충분히 음미되면 반드시 존재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호품이란 자칫하면 개념적인 것이긴 하나, 그래도 겨울에 여름 음료라는 것에는 일단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만큼 입지 조건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군에는 공격하지 않을 곳이 있다' 등은 그대로 적용할 만한 곳이 많다. 예를 들면 어떠한 상품을 매스컴을 통하여 비난이나 의혹을 집중시키는 일이 있다. 반론이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져 찬부양론으로 떠들썩하게 되어 그때까지 무관심 하였던 소비자의 관심까지 불러 일으키고 만다. 이와같은 경우에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고 있으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문제는 없어진다.
그러나 이 방법도 절대적이라고는 말할수 없다. 정세에 따라서는 전격적인 반론을 가하면 그로 인하여, 대중의 관심이 더해져 수요가 증대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은 정세 여하에 따라야 한다. 문제는 이 정세를 어떻게 기민하고 정확하게 잡느냐 하는 점에 있다.
그 다음 성(城)이란 일단 저항을 하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니,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상대라고 해석한다면, 그 성에 대한 가상 적국이 두개 이상 있을때, 이쪽으로서는 그 존재가 그리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한 경우에는 차라리 내버려 두는 편이 제2의 적에 대한 방비 역할을 해주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본력이 부족한 소기업 제품의 분야에 대하여 대기업의 생산력이 크게 활개치고 있을 경우, 소기업체로서는 이에 대항하여 동일제품으로 싸움을 하려는 생각은 무모한 것이다. 그것보다도 수공예품적인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물품 생산을 주로 하는 방향으로 역점을 돌리는 것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땅에 대해서도 똑같은 해석을 내릴 수 있다. 이것을 관료 지역이란 식으로 받아 들여도 좋을지 모른다. 이처럼 그때그때 직면하는 정세에 따라 대책을 세우고 주저없이 실행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되므로, 때로는 임금이 명령한 방침에도 역행한다는 사태가 생긴다.
다시 말하여 회사의 기본 방침을 무시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확한 판단력과 결단력이라고 하는 적에 대한 용기마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얕은 판단이나 제멋대로의 방침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대사를 그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장수로서의 기량 문제가 될 것이다.
[예화]
받아서는 안 될 명령도 있다.
城有所不攻(성유소불공)
地有所不爭(지유소부쟁)
성에는 공격하지 않을 곳이 있고, 땅에는 다투지 않을 곳이 있고,
君命有所不受(군명유소불수)
임금의 명령이라도 받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춘추 전국 시대 때 제(齊)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이 식객인 풍환(馮驩)에게 빌려 준 돈에 대한 이자를 받아 올 것을 의뢰하였다. 풍환은 설(薛)로 가서 우선 술을 빚고 소를 샀다. 그리고는 맹상군의 돈을 빌려 쓴 사람들을 부르며 말하였다. "이자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다 오너라. 또 이자를 낼수 없는 사람도 다모여라. 차금증서를 가지고 오너라."
사람들이 다모이자 소를 잡고 술을 냈다. 술이 얼큰하였을 때, 증서를 꺼내 일일이 대조를 하고 이자를 낼 수 있는 자에게는 반환 기한을 약속하고, 가난 때문에 이자를 내지 못하는 자에게는 그 증서를 회수하여 불태워 버렸다.
그리고는 말하였다. "맹상군이 돈을 빌려준 것은 영민(領民) 중에서 돈이 없는 자에게 본업(本業)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소. 이자를 받는것은 식객들을 돌보는 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이오. 그런데 이미 부유해진 자 에게는 반환 기한을 정하고, 빈궁한 자에게는 증서를 불태워 버렸소. 여러분 어서 많이들 드시오. 주군께서 이토록 맘을 쓰시고 계시니, 어찌 배반할 수 있겠소." 이 말에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재배하였다.
그러나 맹상군은 풍환이 증서를 불태워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치밀어 그를 소환하여 문책하였다. "선생은 소를 잡고 술을 준비하여 채무자들을 실컷 먹이고 증서를 불태워 버렸다는데 도대체 어찌할 셈이오?"
풍환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쇠고기와 술을 많이 준비하지 않으면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다 불러 모을 수가 없었고, 따라서 여유 있는 자와 부족한 자를 구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유가 있는 자에게는 반환 기한을 정하였습니다. 부족한 자는 증서를 내밀고 10년을 재촉해 보아야 이자만 늘 뿐입니다. 엄하게 독촉을 하며 도망쳐 버려 증서 따위는 소용이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위로는 주군이 이(利)를 즐겨 백성을 사랑하지 않고, 아래로는 백성이 흩어져 부채를 떼어 먹었다고 비난을 받을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백성을 격려시켜 주군의 명성을 빛낼 기회가 아닙니까? 그래서 결국은 쓸모가 없게 될 헛 증서는 태우고 설(薛)의 백성들을 주군에게 끌어 들임으로써 주군의 명성을 나타내려고 한 것입니다.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으십니까?"
맹상군은 손뼉을 치며 사과하였다.
풍환은 군명을 어기고 군명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므로 손자는 말하기를, "지나서는 안되는 길이 있고, 공격해서는 안되는 적이 있다. 공격해서는 안되는 성이 있고, 다투어서는 안되는 땅이 있고, 임금의 명령에도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고 한 것이다.
(5) 구변의 이에 통하는 자는 용병을 아는 자이다
故將通於九變之利者(고장통어구변지리자)
知用兵矣(지용병의)
그러므로 장수로서 구변의 이로움에 통하는 자는, 용병을 아는 것이다.
將不通於九變之利者(장불통어구변지리자)
장수로서 구변의 이로움에 통하지 않은 자는,
雖知地形(수지지형)
不能得地之利矣 (불능득지지리의)
비록 지형을 안다고 하더라도, 지리(地利)를 얻을 수 없다.
治兵不知九變之術者(치병부지구변지술자)
군사를 다스리는 데 구변의 술을 모르는 자는,
雖知五利(수지오리)
不能得人之用矣(불능득인지용의)
비록 오리(五利)를 안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씀을 얻지 못한다.
구변(九變)이란 이 편의 제목으로도 쓰이고 있으나, 이상 설명한 아홉 가지, 즉 비지, 구지, 절지, 위지, 길, 군사, 성, 땅을 가리키며, 최후의 군명(君命)이란 덧붙여진 결문(結文)으로서 예외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변(變)이란 응해야 할 변화라는 뜻이다.
그런데 오리(五利)라는 문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뚜렷하지가 않다. 구변중에서 우리 편의 이해를 제약하는 '길' 이하의 다섯이라고 하는 설과, 최초의 비지 이상 사지까지의 다섯이라고 하는 설 등 여러가지 견해가 있으나, 앞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화, 목, 토, 금, 수의 오행에서 오륜과 오상등 무엇이든 기본적인 법칙을 다섯으로 묶던 당시의 중국 사상에서 판단 하면 이해를 규정하는 기본이라고 해석해도 좋지 않을까.
따라서, 이 글의 뜻은 이러한 구변의 이로움, 즉 당면한 정세에 응하여 자유자재로 변통할 줄 아는 사람이며, 만약 이 이론이나 방법이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지리와 지형에 관한 자세한 지식이 있어도 그것을 활용할 줄 모르고, 군 운영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법칙은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실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 된다.
이론과 실제의 어긋남이란 그때 그곳의 정세에 대응한 변화의 수법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생긴다. 변화 수법이 없는 이론은 자칫하면 탁상공론으로 그치고 만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수라든가 묘수라는 것도 기초이론이 튼튼하게 몸에 배어 있어야만 생기는 것이므로, 여기에 더하여 당면하는 정세에 능한 변화수법을 만드는 요령도 익혀야 한다.
실지경험이란 것에 중점을 두는 사람들은 실전에서의 경험 횟수만이 그것을 가르쳐 준다고 주장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확실히 실전 경험을 쌓음으로써 요령을 감지하는 것은 사실이나, 맞부딪치는 장면 중에는 극단적인 특별한 것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것을 남김없이 실지로 경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당히 폭넓은 유추력이 길러져있지 않으면 여차할 때 소용이 되지 않는다. 이 구변편에서는 오로지 그러한 점의 중요성에 대하여 역설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6) 반드시 손득 이해를 함께 생각하라
是故(시고) 智者之慮(지자지려) 必雜於利害(필잡어리해)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의 생각은, 반드시 이해(利害)를 함께 한다.
雜於利而務可信也(잡어리이무가신야)
이(利)를 참작하는 데 직분을 펼 수 있고,
雜於害而患可解也(잡어해이환가해야)
해(害)를 참작하는 데 근심을 풀 수 있다.
진정 지모(知謀)가 있는 사람의 계획에는 자기에게 유리한 조건만을 내세우지 않고, 다소 불리한 줄 알면서도 일을 꾀하므로, 비로소 일에 폭이 나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불리한 조건에 직면하였다 하더라도 적당히 유리한 조건을 가미하면 뜻밖에 재난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수 있다. 불리도 처치 여하에 따라서는 유리하게 전개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심모원려책(深謀遠慮策)이란 다소 불리한 결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작전에 폭이 생긴다는 손자의 생각에는 얄미울 정도로 명찰(明察)이 있는 듯하다.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불리한 조건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은 후에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결코 시책이 엉터리 없고 제멋대로라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청탁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뜻에 맞지 않게 자주 쓰이는데, 여기서 표현한 것은 결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이제까지 누누이 말해 온 이론에서 진의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일에 임하여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좋은 태도로서 반드시 그래야만 되지만, 최선의 조건만을 내세우려고 하면 아무래도 계획이 오그라들어 큰 일을 못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털끝만큼도 결점이 없는 미녀는 차갑기 짝이 없어서 접근하기 힘든 만큼 진정한 미녀라고는 할 수 없다. 어딘가에 결점이 있으면 그 결점이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여 매력이 더해진다. 바로 이것과 일맥상통할지도 모른다.
[예화]
반드시 손득 이해를 함께 생각하라.
智者之慮(지자지려)
必雜於利害(필잡어리해)
지혜로운 사람의 생각은, 반드시 이해(利害)를 함께 한다.
월(越)의 왕 구천(句踐)과 함께 오나라를 멸망시킨 범려(范蠡)는, 만년을 도(陶: 제나라의 요지)에서 모냈다. 이름을 고쳐 주공(朱公)이라 하고, 농업과 목축으로 수억의 재산을 모았다. 도에서 출생한 주공의 막내 아들이 장년이 되었을 때, 차남이 사람을 죽이고 초(楚)나라에서 잡혔다.
주공은 처음에 막내 아들을 보내어 둘째 아들을 구하려고 하엿으나, 장남이 "막내를 보내는 것은 내가 불초한 탓이다" 하고 자살을 꾀하였으므로, 할 수 없이 장남을 파견하기로 하였다. 주공은 황금 1,000일(鎰: 1일은 24량)과 한통의 편지를 친교가 있었던 초나라의 장생(莊生)에게 전하도록 명하고 말하기를, "장생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너는 보고만 있거라" 하며 다짐을 시켰다.
장남은 초나라에 도착하자 장생을 찾아 편지와 황금을 전부 내놓았다. 그러나 장남은 너무 초라한 집에 살고 있는 장생을 믿을수가 없어서 따로 초의 권력자를 찾아가 숨겨 가지고 온돈을 헌상하였다. 장생은 염직(廉直)하기로 이름있는 사람으로서, 초의 왕조차 그를 스승으로 존경하는 터였다. 장생은 주공의 편지를 보고 나서 왕을 알현하고 말하였다. "모성(某星)이 모(某)에 드새고 있습니다. 이것은 불길한 징후입니다"
초(楚) 왕은 덕을 닦을 셈으로, 대사(大赦)를 펴려고 하였다. 그런데 앞서 장남에게서 황금을 받은 권력자가 이 사실을 알고 장남에게 알렸다. 대사가 내리면 동생은 살게 될 것이므로 장남은 장생에게 준 1,000금이 아까워서 다시 장생을 찾아갔다. "동생은 묘의(廟議)의 결과 자연히 용서받게 되었습니다."
장생은 장남의 이 말을 듣자 곧 돈을 돌려주고 나서 재차 왕에게 아뢰었다. "길가는 사람들이 모두 대사의 원인은 주공이 왕의 좌우에 뇌물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주공의 차남은 사형당하고,이튿날 대사령이 선포되었다.
주공은 장남을 보낼 때 이미 그렇게 될 줄을 알고 있었다. "장남은 나의 젊은 시절을 알고 있으므로, 재화를 버리는 것을 큰 일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막내는 태어나면서부터 부유한 것을 보고 자랐으므로 재보를 버리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는다. 막내를 초나라로 보내려고 했던 것은 그가 서슴지 않고 재보를 버릴수 있기 때문이었다. 장남에게는 그렇게할 재주가 없다. 그래서 그만 차남을 죽이고 말았구나."
(7) 제후를 협력시키려면 이(利)를 주어야 한다
是故(시고)
그러므로,
屈諸侯者以害(굴제후자이해)
제후를 굴복시키려면 해(害)로써 하고,
役諸侯者以業(역제후자이업)
제후를 사역시키려면 업(業)으로써 하고,
趨諸侯者以利(추제후자이리)
제후를 달리게 하려면 이(利)로써 한다.
똑같은 이치로 언제 적의 편으로 돌아설지, 언제 아군편을 들지 향배가 불분명한 제후를 다루고자 할때, 철저하게 굴복 시키려면 상대의 불리한 약점을 찔러서 그것이 눈 앞에 아물거리게 해야 한다.
또 만약 일을 돕도록 만들려면 양쪽의 이익이 될 일을 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급히 달려들게 하려면 특별히 유리한 조건을 주어야 한다. 이해니 유리, 불리니 하는 것은 이처럼 입지조건이나 사용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유리한 조건이니 불리한 조건이니 하는 것은 그 사용법이 있다.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을 택하여 자기만이 혜택을 독점하려고 한다면 도저히 큰 일은 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남에게 손해되는 일만 당하게 하여 이쪽에 대해서는 손발도 내놓지 못하게 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최악의경우 양립(兩立)이란 것은 전혀 생각지 않을 때이다.
그 밖에는 이쪽도 유리하고 상대도 유리한 것이 좋다. 특히 급하게 남의 협력이 필요할 때는 이쪽 조건에 다소 불리한 점을 감안하고 대국적인 큰 이익을 쥐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목적에 따라 수단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8) 적이 오는 것을 믿지 말고 내가 기다림을 믿는다
故(고) 用兵之法(용병지법)
그러므로, 병을 쓰는 법은,
無恃其不來(무시기불래)
恃吾有以待也(시오유이대야)
그 오지 않음을 믿지 않고, 내가 기다림이 있음을 믿는다.
無恃其不攻(무시기불공)
恃吾有所不可攻也 (시오유소불가공야)
그 공격하지 않음을 믿지 않고, 내게 공격하지 못하는 점이 있음을 믿는다.
이글의 전반은 '손자' 중에서도 많은 사람에게 애용되는 문구이다. 적은 아마도 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을 믿지 말고, 언제 와도 좋다는 준비가 되어 있음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걸음 전진시켜서 말하면 아마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공격을 당해도 문제 없다는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전자를 돈키호테형, 후자를 햄릿형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누구나 돈키호테같은 소질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자칫하면 오지 않음을 믿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준비 없음에 대하여 천연스런 사람일수록 한번 재난을 만나면 그순간 피해 망상적이 된다고 한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것도 오지 않음을 믿는 부류이다. 할 일을 다해 놓고 어떻게 되겠지, 즉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면 좋으나, 아무 준비도 없이 그저 우연이나 요행을 믿는다면, 아마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9) 상대의 성격을 역이용하여 공격하라
故(고) 將有五危(장유오위)
그러므로, 장수에게 다섯 가지 위험이 있다.
必死可殺也(필사가살야)
必生可虜也(필생가로야)
필사는 죽을 수 있다. 필생은 사로잡힐 수 있다.
忿速可侮也(분속가모야)
廉潔可辱也(염결가욕야)
분속함은 얕보인다. 염결은 욕되게 한다.
愛民可煩也(애민가번야)
백성을 사랑함은 번거로워 진다.
凡此五者(범차오자)
將之過也(장지과야)
用兵之災也(용병지재야)
무릇 이 다섯은 장수의 잘못이다. 용병의 재난이다.
覆軍殺將必以五危(복군살장필이오위)
군을 엎어 버리고 장수를 죽임은 반드시 이 오위(五危)로써 하니,
不可不察也(불가불찰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지휘관에게는 다섯가지 경계를 요하는 위험이 수반된다. 먼저 목숨을 걸고 싸움을 시작하였을 경우 이른바 죽자 사자하고 덤빈다면 살해 될 가능성이 짙다. 반대로 반드시 살아서 돌아 가겠다는 생각으로 덤비면 포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화를 잘 내면 적에게 얕잡아 보인다. 또 청렴결백을 내세우고 나서면 적은 그에게 모욕을 가한다는 비상 수단을 쓸 것이고, 민중을 사랑하여 그 것에만 정신을 쓰고 있으면, 적은 그 민중을 괴롭히는 수를 쓰게 된다.
이것을 오위(五危)라고 한다. 오위가 생기는 것은 지휘관의 편견에 따른 고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잘못의 근원인데, 직접 싸움에 영향을 끼쳐서 죽음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무서운 일이다. 어찌 살피지 않을 수 있으랴. 따라서 군이 뿌리째 뒤엎어 지고, 지휘관까지 살해 당하는 비극은 지휘관의 결점에 기인하는 오위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는 지휘관의 인간성과 이것을 역이용하는 전술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 하나 하나를 들어서 살펴보면 어느 것이나 인간다운, 극히 있을 수 있는 성벽(性癖)이지만, 이러한 성벽이 싸움터에서 나타난다면 매우 위험천만하게 되는 것이다.
필사란 일상 생활에서 말하면, 곧 정색을 하고 덤비는 성벽일 것이다. 필생은 도를 넘는 합리주의라고 보아도 좋다. 백성을 사랑하는 것은 신용할 수 없는 형식적인 인도주의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것들이 지휘관의 성격일 때는 하는수 없으나, 그것이 편견된 고집으로 일순 고개를 내밀고 들어오면 그로 말미암아 호된 공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때그때의 객관적 정세에 따라 세워진 구변(九變)의 이(利)는 이러한 지휘관의 성벽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이다. 싸움이란 어디까지나 엄한 것이다. 그래서 결구(結句)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예화]
상대의 성격을 역이용하여 공격하라.
必死可殺也(필사가살야)
必生可虜也(필생가로야)
필사는 죽을 수 있다. 필생은 사로잡힐 수 있다.
忿速可侮也(분속가모야)
廉潔可辱也(염결가욕야)
분속함은 얕보인다. 염결은 욕되게 한다.
愛民可煩也(애민가번야)
백성을 사랑함은 번거로워진다.
여기에 손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병법가 오기(吳起: 吳子)의 말을 빌리기로 한다. "장수인지 아닌지의 논의는 언제나 용기가 있는지 없는지가 쟁점이 된다. 그러나 용기란 장수로서의 자격 중 겨우 몇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용기가 있는 자는 자칫 만용을 믿고 이해(利害)를 떠나기 쉽다. 이래서는 장수로서의 자격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吳子 論將篇)
무모한 용기는 필사적으로 싸울뿐,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 뿐이다.- 필사(必死)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무제(武帝) 유유(劉裕)는 진(晉)나라의 안제(安帝)때 역적을 평정하고 태수가 되었다. 당시 환현(桓玄)이란 자가 맹주가 되어, 군사를 일으키고 안제를 내쫓고 나서 스스로 왕이라 칭하였으므로 유유는 쟁영주(崢嶸洲)에서 회전(會戰)을 하게 되었다. 유유 측의 의군(義軍)은 수천 명에 지나지 않았고, 환현의 군사는 막강한데다 수효 또한 굉장하였다.
그러나 그 대장은 패배로 겁먹고 쾌속정을 준비하여 생에 대한 집념을 빤히 드러내 놓고 있었으므로 병사들도 전혀 사기가 나지 않았다. 유유의 의군이 이 사실을 눈치채고 바람을 이용하여 불을 놓고 날카롭게 공격을 하였으므로 환현의 군은 대패하였다. 장군이 목숨만을 아끼고 싸울 태세를 보이지 않으면 사졸의 사기가 오를리 없다. - 필생(必生)
까닭도 없이 그저 화를 잘 내는 사람도 제어하기 쉽다. 외곬으로 화를 잘내고, 주위의 선동으로 출격하였다가 일패도지(一敗塗地)한 요양(姚襄; 16국 시대의 後秦人)이 27세의 젊은 나이에 살해된 것은 가장 좋은 보기일 것이다. -분속(忿速)
촉(蜀)나라와 위(魏)나라의 대회전은, 위수(渭水)와 기산(祁山)에 제갈공명이 진을 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 군세는 34만 명이요, 이에 대하여 사마중달은 40만 명의 위군을 이끌고 출진한다. 공명은 중달을 겁쟁이라 깔보고 계속 욕을 보이며 유인하였다. 좀처럼 응하지 않던 중달이 드디어 화를 냈을 때, 이것을 진정시킨 것은 위제의 사신 신비(辛毘)였다. 명장 사마중달도 굴욕에는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염결(廉潔)
사졸을 위하는 나머지 헛되게 분명(奔命)에 지치면 오히려 좋지 않은 점도 있다. 염결한 사람은 대개 침략을 좋아하지 않고, 사람을 사랑하는 나머지 번거로워져 패하는 수도 있다. 이에 손자는 "싸움이란 간혹 비정해야 할 때도 있다"고 하였다. - 애민(愛民)
▶️ 智(슬기 지/지혜 지)는 ❶형성문자로 세상을 두루 밝게 안다는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신(神)의 말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知(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지식(知識)이 있다의 뜻으로 知(지)와 통한다. ❷회의문자로 智자는 '슬기'나 '지혜',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智자는 日(해 일)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曰(말씀 왈)자가 쓰인 것이다. 그래서 智자는 曰자와 知(알 지)자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智자는 '화살(矢)이 순식간에 구멍(口)을 통과하듯이 말(曰)을 잘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말을 잘하려면 지식이나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말함에 거침이 없다'라는 의미에서 '지혜'를 뜻하게 되었다. 참고로 소전에서는 智자가 知자를 파생시키게 되었는데, 知자는 배워서 알게 됐다는 의미에서 '알다'로 智자는 지식이 아닌 사람이 타고난 '지혜'를 뜻하게 되었다. 즉 선천적인 '지혜'와 후천적인 '지식'을 구분한 것이다. 그래서 智(지)는 (1)사물의 도리(道理), 시비(是非), 선악(善惡)을 분별(分別) 판단하고 처리하는 마음의 작용. 지혜(智는 知로도 쓰임) (2)시비(是非), 정사(正邪)를 분별(分別), 단정(斷定)하여 번뇌(煩惱)를 뿌리째 없애는 정신(精神) 작용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슬기, 지혜 ②재능(才能) ③꾀, 기지(奇智), 모략(謀略) ④지혜로운 사람, 총명한 사람 ⑤슬기롭다 ⑥지혜롭다, 총명하다 ⑦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슬기로울 혜(慧),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리석을 우(愚)이다. 용례로는 삶의 경험이 풍부하거나 세상 이치나 도리를 잘 알아 일을 바르고 옳게 처리하는, 마음이나 두뇌의 능력을 지혜(智慧), 새로운 사물 현상에 부딪쳐 그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사용하여 해결하는 능력이나 지력을 지능(智能), 안다는 의식의 작용을 지식(智識), 지혜의 힘을 지력(智力), 슬기로운 계략을 지략(智略), 슬기가 있는 사람을 지자(智者), 지혜가 많은 장수를 지장(智將), 슬기로움과 어리석음을 지우(智愚), 지혜가 많은 사람을 지낭(智囊), 슬기로운 사람도 많은 생각 중에서 간혹 실수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지자일실(智者一失), 사리에 밝은 사람은 사리에 통달하여 정체함이 없는 것이 마치 물이 자유로이 흐르는 것과 같으므로 물을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요수(智者樂水), 지혜는 작은 데 꾀함은 크다는 말을 지소모대(智小謀大), 지략이 보통 사람보다 매우 뛰어나다는 말을 지과만인(智過萬人), 슬기는 모르는 것이 없고 행실은 방정하다는 말을 지원행방(智圓行方), 지혜와 용기를 함께 갖춤을 일컫는 말을 지용겸비(智勇兼備), 지혜가 소중한 것은 화를 면하는 데에 있다는 말을 지귀면화(智貴免禍),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 또는 저마다 한 가지 재주는 지녔다는 말을 노마지지(老馬之智),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라는 뜻으로 현인은 재능을 뽐내지 않아 어리석어 보일 뿐이라는 말을 대지약우(大智若愚), 듣지 못한 것이 없고 보지 못한 것이 없으며 통하지 않은 것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뜻으로 성인의 네 가지 덕을 이르는 말을 총명예지(聰明睿智), 까치의 지혜라는 뜻으로 하찮은 지혜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작지지(鳥鵲之智) 등에 쓰인다.
▶️ 者(놈 자)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者(자), 者(자)는 동자(同字)이다. 원래의 자형(字形)은 耂(로)와 白(백)의 합자(合字)이다. 나이 드신 어른(老)이 아랫 사람에게 낮추어 말한다(白)는 뜻을 합(合)하여 말하는 대상을 가리켜 사람, 놈을 뜻한다. 또는 불 위에 장작을 잔뜩 쌓고 태우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회의문자로 者자는 '놈'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者자는 耂(늙을 노)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者자는 耂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노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者자의 갑골문을 보면 이파리가 뻗은 나무줄기 아래로 口(입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탕수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즙을 받아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탕수수'를 뜻했었다. 후에 者자는 '놈'과 같은 추상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者(자)는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여, 어느 방면의 일이나 지식에 능통하여 무엇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또는 무엇을 하는 사람임을 뜻하는 말 (2)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 좀 얕잡아 이르는 말로서, 사람 또는 놈 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놈, 사람 ②것 ③곳, 장소(場所) ④허락하는 소리 ⑤여러, 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⑥이 ⑦~면(접속사) ⑧~와 같다 ⑨기재하다, 적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글을 쓰거나 엮어 짜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기자(記者),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살림이 넉넉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을 부자(富者),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그 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을 업자(業者), 달리는 사람을 주자(走者), 어떤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을 신자(信者), 어떤 일에 관계되는 사람을 관계자(關係者), 물자를 소비하는 사람을 소비자(消費者),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근로자(勤勞者), 해를 입은 사람을 피해자(被害者),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노동자(勞動者), 희생을 당한 사람을 희생자(犧牲者), 부부의 한 쪽에서 본 다른 쪽을 배우자(配偶者), 그 일에 직접 관계가 있는 사람을 당사자(當事者), 권리를 가진 자 특히 선거권을 가진 자를 유권자(有權者),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을 일컫는 말을 회자정리(會者定離),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그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말을 근묵자흑(近墨者黑), 붉은빛에 가까이 하면 반드시 붉게 된다는 뜻으로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근주자적(近朱者赤),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소경의 단청 구경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보아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체함을 이르는 말을 맹자단청(盲者丹靑), 생존 경쟁의 결과 그 환경에 맞는 것만이 살아 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차차 쇠퇴 멸망해 가는 자연 도태의 현상을 일컫는 말을 적자생존(適者生存), 소경이 문을 바로 찾는다는 뜻으로 우매한 사람이 우연히 이치에 맞는 일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맹자정문(盲者正門), 입이 관문과 같다는 뜻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은 은혜에 감복하기 쉬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갈자이음(渴者易飮),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 속에서도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보다도 가치가 큼을 이르는 말을 빈자일등(貧者一燈),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 한다는 뜻으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임을 이르는 말을 자승자강(自勝者强),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떠나간 사람은 날로 소원해진다는 뜻으로 평소에는 친밀한 사이라도 죽어서 이 세상을 떠나면 점점 서로의 정이 멀어짐을 이르는 말을 거자일소(去者日疎)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慮(생각할 려/여, 사실할 록/녹)는 ❶형성문자로 虑(려, 록)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빙빙 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盧(로)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慮자는 '생각하다'나 '걱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慮자는 虎(범 호)자와 思(생각할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思자는 사람의 정수리와 심장을 함께 그린 것으로 '생각'이나 '심정'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전에는 산길로 다닐 때 무엇이 가장 걱정됐었을까? 아마도 산짐승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가장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호랑이를 만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다. 慮자는 그러한 의미가 반영된 글자로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진 思자에 虎자를 더해 '우려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그래서 慮(려, 록)는 마음으로 두루 생각한다는 뜻으로 ①생각하다 ②이리저리 헤아려 보다 ③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④걱정하다 ⑤어지럽게 하다 ⑥맺다, 연결하다 ⑦꾀하다 ⑧흩뜨리다(흩어지게 하다) ⑨생각 ⑩계획(計劃) ⑪걱정, 근심, 염려(念慮) ⑫의심(疑心), 의혹(疑惑) ⑬대강(大綱), 대개(大槪: 대부분), 대략(大略) ⑭꾀 ⑮기(척후가 들고 다니는 기) 그리고 ⓐ사실하다(寫實: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다)(록) ⓑ조사하다(調査)(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윤(侖), 생각할 유(惟), 생각할 억(憶), 생각 념/염(念), 생각 사(思), 생각할 임(恁), 생각 상(想), 생각할 고(考)이다. 용례로는 뜻밖이나 의외로를 여외(慮外), 우러러 염려함을 여앙(慮仰), 폐단을 염려함을 여폐(慮弊), 어떤 일을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우려(憂慮), 깊이 생각하여 헤아림을 고려(考慮), 보살펴 주려고 이리저리 마음을 써 줌을 배려(配慮), 여러 가지로 헤아려 걱정하는 것을 염려(念慮), 여러 가지 일에 관한 깊은 생각과 근심을 사려(思慮), 앞으로 올 일을 헤아리는 깊은 생각을 원려(遠慮), 신중하게 사려함을 신려(愼慮),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러한 생각을 현려(玄慮), 마음속으로 걱정함 또는 그러한 걱정을 심려(心慮), 많은 사람의 생각을 중려(衆慮), 현명한 분별을 지려(知慮), 걱정이 되어 마음이 편하지 못함을 가려(可慮),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함 곧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불려석(朝不慮夕), 깊은 꾀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심모원려(深謀遠慮), 마음을 태우며 괴롭게 염려함을 일컫는 말을 초심고려(焦心苦慮), 가까운 곳에서는 근심하고 먼 곳에서는 염려함을 일컫는 말을 근우원려(近憂遠慮),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아주 확실함을 일컫는 말을 보무타려(保無他慮),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천사만려(千思萬慮), 여러 가지 방책을 깊이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백술천려(百術千慮), 깊이 잘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심사숙려(深思熟慮), 충분히 생각한 끝에 과감하게 실행함을 일컫는 말을 숙려단행(熟慮斷行), 세상일을 잊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즐김을 일컫는 말을 산려소요(散慮逍遙), 아무런 생각이나 걱정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사무려(無思無慮), 경솔하고 얕은 생각을 일컫는 말을 경려천모(輕慮淺謀), 조금이라도 다른 근심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단무타려(斷無他慮), 걱정이 적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성비세려(誠非細慮), 어리석은 자의 많은 생각을 일컫는 말을 우자천려(愚者千慮), 모든 일에 생각이 미치지 않은 데가 없이 아주 자세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여무소부도(慮無所不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