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m.thesingle.co.kr/article/718287/THESINGLE
앰배서더 소식이 더 이상 신선하거나 반갑지 않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더해져도 마찬가지다. 지드래곤이 2016년 아시아 남성 ‘최초’로 샤넬의 앰배서더로 선정됐을 때 전해진 그 생경하고 짜릿한 감정은 어디로 갔을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걸까?
일상용어가 되어버려 그 본질을 망각하게 된 지금 교과서다운 설명으로 돌아가야 현재의 ‘앰배서더 문화’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이 정립될 것이다. 앰배서더란 기존 광고 모델에서 한 단계 진화한 마케팅 기법이다. 완벽하게 설정된 상황 속 광고 모델은 대중에게 이질감이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지만, 앰배서더의 경우 보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노출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대치보다 높은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효과적 측면이 아닌, 대상의 존재적 측면을 깊이 파고들면 대중의 공감을 사는 영향력과 브랜드의 지향점과 결탁되는 개인의 이미지가 추론된다. 결론적으로 브랜드는 누군가의 영향력을 감지하고 자사의 방향성과 상대의 이미지를 비교해보고, 이로써 도출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저울질한다. 이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 ‘앰배서더’라는 무거운 왕관이 주어지는 것이다.
K-문화의 흥행으로 얻은 것 중 하나는 이 지난한 심사 과정의 ‘프리 패스권’이 아닐까. 한국의 셀러브리티들은 서구권 연예인과 달리 음악 방송과 예능 등 더 다양한 TV 쇼에 출연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미디어 채널을 통해 본인의 일상을 끊임없이 전시한다. 또 팬들의 주도로 그들이 출연한 콘텐츠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SNS를 통해 국가를 넘나든다. 여기서 생산된 미디어 가치(MIV)는 패션 사업에서 주목하는 신생 지표로 앞서 언급한 프리 패스권의 근거가 된다. 미국의 마케팅 플랫폼 론치 메트릭스가 개발한이 미디어 가치는 인플루언서가 미디어에 등장했을 때 어떤 관객에게 어느 정도로 도달했는지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다.
최근 프랑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레프티(LEFTY)가 발표한 2024 F/W 시즌 가장 많은 미디어 가치를 벌어들인 브랜드 리스트를 보면 실로 놀랍다. 무려 10개 순위 안에 한국 아이돌을 섭외한 8개의 브랜드가 거론된 거다(그중 지수를 ‘모셔온’ 디올이 1위에 등극했다). 검색 엔진을 돌리기만 하면 해당 셀러브리티의 진가(?)는 빠르게 판명이 나고 브랜드의 정체성과 연예인의 개성을 겹쳐 본다거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해줄 수 있는 가능성을 따져보는 등 굳이 고전적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가는 오히려 한발 놓치는 수가 있다. 때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기현상 중 하나가 바로 ‘선점 경쟁’이다.
뉴진스의 경우 1년이 안 된 시점에 각각 하우스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았고, 그중 막내 혜인은 5개월 만에 루이 비통의 최연소 글로벌 앰배서더로 영입됐다. 라이즈는 데뷔 3개월 차에 루이 비통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되며 그 기록을 갈아치웠고, 최근 하이브의 신예로 등장한 아일릿은 (앰배서더는 아니지만) 데뷔와 동시에 아크네 스튜디오의 광고 모델이 됐다. 대중의 공감을 사기도 전에 앰배서더라는 감투를 써버리는 느낌이다. 될성부른 떡잎을 먼저 확보하려는 ‘입도선매’ 전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K-콘텐츠의 흥행만이 다가 아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이 국민 1인당 명품 구매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국민 1인당 명품 소비액은 40만4000원으로, 이는 2위인 미국(약 34만8000원)과 3위인 중국(약 6만8000원)보다 많았다. 또 전 세계적으로 고급 패션 브랜드의 소비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으며, 2030년이면 MZ세대(1980년대 초∼2010 년대 초 출생) 이하가 매출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연예인, 특히 한국 아이돌을 소비하는 글로벌 팬들은 앞서 언급한 세대와 연령대가 일치하고, 부지런히 수익 창구를 노리는 패션 브랜드가 이 점을 놓칠 리 없다.
세계적인 패션 행사에 익숙한 얼굴들이 채워지고 프런트 로에 반가운 이름이 새겨지는 동안 그림자가 드리운 지점은 없었을까? 청소년이 선망하는 아이돌 대부분이 글로벌 브랜드의 앰배서더로 활동하면서 10대의 명품 선호도는 급증했다.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는 10대 명품 구매 브이로그나 하울 콘텐츠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고,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수만 회에서 수백만 회에 이를 정도다. 앰배서더 문화가 10대에게 과소비를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래 ‘명품’이란 경제적 수익을 취하는 성인이 되어 접하는 ‘신문물’ 같은 거였다. 하지만 지금의 명품은 SNS를 켜면 쉽게 접할 수 있는 하나의 예능 콘텐츠이자,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실물을 손에 쥐어야 직성이 풀리는 젊은 욕망의 온상이 됐다(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명품 등급에 따라 아이돌의 등급을 나누는 기현상도 일어난다고).
연령대라는 카테고리를 지워도 문제점은 존재한다. 브랜드는 한국이 돈이 된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 K-팝 스타를 기용한다. 의도했던 대로 한국의 명품 소비율은 더욱 증가했고, 대표적으로 혜택을 본 브랜드 중 하나가 디올이다.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 비통·샤넬)’만큼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수 효과’가 꼽힌다. (2024년 4월 3일 기준) 크리스챤디올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올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9305억원) 대비 12.4% 증가한 1조45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첫해인 2020년 매출(3285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불어난 거다. 에르메스의 한국 법인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972억4437만원으로 전년(6501억7510만원) 대비 22.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약 12% 뛴 2357억866만원을 기록했다.
제품 가격을 인상해도 명품은 팔린다? 팔린다. 에르메스는 새해 초 신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44% 인상하더니 며칠 뒤 주요 인기 가방 제품의 가격을 약 10~15% 올렸다. 샤넬과 디올, 루이 비통을 비롯해, 불가리, 티파니앤코와 부쉐론 같은 주얼리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늘 산 명품이 가장 저렴하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도는 현실의 한편에는 분명 과열된 앰배서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매해 패션위크가 열리면 이 과열된 문화는 또 다른 모양으로 문제점을 토해낸다. 누구보다 빨리 다가오는 계절의 신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전달자’ 역할을 하는 기자들은 속도전에 내몰려 쇼나 프레젠테이션 그 자체보다 행사에 초청된 앰배서더를 취재하는 데 사활을 걸곤 한다.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쇼가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하며, 런웨이를 지긋이 감상하는 소중한 순간은 찰나처럼 지나갈 뿐이다.
취재 고충은 기자가 지닌 직업적 불만으로 치부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접하는 앰배서더 소식을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의 위상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랐다고 해석해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거다. 지난 2월 고야드가 발표한 새 방침이 논란이 된 적 있다. ‘보헴(Boheme)백’의 흥행이 이어지자, 공급이 부족하다며 연간 실적 300만원 이상 고객에게만 해당 백을 판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우스 브랜드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과 제품 제공 전에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대기 정책까지…. ‘한국의 위상’이라고만 하기에는 확실히 모순이 있다. 또 대중이 누군가의 영향력(여기서 말하는 영향력은 단순히 숫자로 환산된 수치가 아니라 취향을 막론하고 예술 문화적으로 공감을 살 수 있는 파급력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을 ‘자의적으로’ 인정하고 이해하기 앞서 기획사와 패션 기업의 마케팅적 결탁으로 혹은 선점 경쟁에 따라 서둘러 앰배서더가 되는 경우를 두고 우리는 그저 (기대했던 대로) 환호로만 화답해야 할까? 차분하고 냉정하게 이면(裏面)을 바라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첫댓글 솔직히 이제 안궁금....... ㅎ 근데 저게 화제가되고 돈이된다고는하더라...
연예인들이 멋지고 잘나서 저 브랜드 엠버서더가 됐다기 보단 그냥 일반인들이 명품을 개많이 사서 연옌들 앰버서더 만들어주는것 같음
ㄱㄴㄲ 걍 한국맞춤식 홍보방식인것 같아
44 한국 명품소비량 ㅎㄷㄷ하잖아… 그리고 앰버서더란 단어가 오글거림…홍보대사나 팔이를 정치 외교면에서 쓰는 대사라는 거창한 직급을 갖다쓴기분…
5솔직히 이거맞는데 ㅋㅋㅋㅋㅋ 그 브랜드 이미지랑 너무 딱이라서보다 팔로워랑 인기 많이보고,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해외에서도 효과있으니까 뽑는거지
그 물건 하나로 사람의 가치가 정해진다는게 너무 웃겨
그냥 똑같은 인플루언서들이지 뭐
닥과
그래서 명품 욕구 싸아악 사라짐
난 쟤네들 다 선물받아서 공짜로 휘감는거 나는 몇달모아 몇백씩 주고 사야한다고 생각하니까 걍 구매욕구 팍팍 떨어지던데
연예인 끼면 희한하게 공급에 수요가 따라가 개이상함 물론 회사들은 개이득 그냥 제품이 어떻든 연예인에 끼워팔면 됨 명품뿐아니라 모든재화가..
그냥 연예인에 미친 나라라 연예인이 뭘 입든, 뭘 차고 나오든 그게 다 화제가 되고 다 따라서 사제끼니까..ㅋㅋ
기업들 입장에서는 얼씨구나하고 죄다 한국 연예인 갖다 쓰는 거지 뭐 ㅎ
연예인들이 입고, 차고, 들고 다닌다고 그걸 왜 따라사는걸까...🤔
다른건 모르겠는데 점점 엠버서더 나이대가 어려지는게 뭔가 괴이해... 10대 아이돌들이 어른들의 전유물인 명품 모델을 한다는게...
22...나도......
33..
444
마자 이게 진짜 기괴 ㅠ
이렇게보니 생각보다 엠버서더들이 많구나 기사사진엔 가수인데 배우들도 있는경우있으면 이젠 희소성있지도않을듯...
근데 진짜 명품이 예전 그 명품같지 않아... 그냥 조금 비싼 브랜드? 이런 느낌ㅋㅋㅋ 나 어릴 때 게스나 캘빈클라인같은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 생각함..
이게… 국가의 위상이 올라가는 일일까…^^… ㅠ
기사 전문 내용 좋다 그동안 엠버서더 보면서 기이하고 왠지 좀 우습다는 생각했는데, 내가 어렴풋이 알던 앰버서더의 정의를 전문적으로 설명해주고 효과까지 정리 잘했다
케이팝가수들 모델로 쓰면서 한국인들한테 홍보하는 방식 맞다고 예전에 기사 봄ㅇㅇ 명품브랜드들이 정말 오! 우리 앰버서더로 딱이야! 우리 뮤즈! 이런게 아니라 그냥 이 연예인 모델로 쓰면 홍보되겠다 ~해서 쓰는거래
기사 좋다. 엠버서더 너무 많아서 안그래도 연예인 공화국같은데 특히 아이돌에 집중되어있고, 점점 엠버서더 연령도 어려지고, 10대 명품 소비도 늘어난대서 걱정돼 ㅠ 한국은 지금도 진짜 명품 소비 많은 나라인데... 앞으로 더 심해진다고 생각하면 아찔
연령대 낮아질수록 명품 안같아보임 명품회사가 제일 우려하는게 젊은 세대들에서 유행하는거잖아
외화 마니 벌어온다고만 생각함 ㅜ ㅜ
엠버서더로 친근?해져서 그런지 뭔지 명품계 매출 장난 아니고 매번 성장중임... 경제 안 좋다는데 이게 맞나 싶을정도
현명한 소비러들이 연예인협찬 들어가는거 불편하게 보기시작하니까 앰버서더란 명명하에 홍보시키는거잖아
엠버서더란 말도 길티임.. 아더 컬러세요🙏 이런 인스타감성같음 그냥 홍보대사잖아
일반인들은 작디작은 월급 몇달간 쫌쫌따리 돈모아서 큰맘먹고 사서 모셔다니는데
연예인들은 공짜로 받아서 두르고 다니는거 보면 띠껍기도 하고 살 마음도 없었는데 벌써부터 현타 오는 것도 있어서 없던 구매욕 더 떨어짐
대한ㅂ빈국에 명품 소베 1위니까 당연한것뿐
진짜 과해 근데 라이즈 얼굴형들 다 제각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