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OS) 윈도우 10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윈도우 10이 기존 OS
이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업그레이드를 시행한 이유도 있지만, 이번 윈도우 10이 MS OS의 흥행 속설처럼 전해지는 ‘짝수’ OS이기 때문인 덕도
있으리라. 전작 윈도우 8 시리즈의 부진한 성적은 윈도우 10에 기대가 몰리는 이유가 됐다.
그렇다면 실제로 등장한 윈도우 10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번 기사에서는 윈도우 8의 특징과 이용자 환경(UI), 주요 기능 등을 직접 살펴보고 내용을 정리해봤다.
◆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용자 환경
- 타일 UI, [시작 단추] 속으로 쏙
윈도우 10을 처음 실행했을 때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시작 단추]의 존재다. 윈도우 7만 써온 이용자라면 큰 감흥이 없겠지만, 윈도우 8에서 시작 단추가 사라져 난감했던 이용자라면 윈도우 10의
시작 단추 유무가 궁금했을 것이다. MS는 윈도우 8을 출시한 당시 소비자들의 원성에 8.1을 발표하며 시작 단추를 되살린 바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윈도우 8.1까지 전체 화면을 차지했던 타일
UI가 시작 단추 안으로 쏙 들어왔다는 점이다. 왼편에는 작은 앱 아이콘이 뜨고 오른편에는 타일 UI가 나타난다.
이 타일 UI는 처음에 [라이브타일]로 설정되어 있다.
날씨나 주가 변동, 뉴스, 수신한 e메일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또 타일은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크기나 배열을 바꿀 수 있다. 처음
실행하면 복잡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각종 실시간 정보를 시작 단추 하나로 확인할 수 있어 꽤 편리하다.
<타일 UI가 포함된 시작
단추>
- 스마트폰 알림을 확인하듯 [알림
센터]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작업표시줄 오른쪽 끝의
[알림 센터]다. 윈도우 10이 모바일 기기의 기능을 합친 것이 느껴지는 부분인데, 알림 센터를 누르면 마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아이폰 화면
위쪽 끄트머리를 잡아당겼을 때처럼 알림창이 쓱 미끄러져 나온다.
기능 역시 비슷하다. e메일을 비롯한 각종 알림이 알림
센터를 통해 쭉 정렬되어 한눈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아래쪽 타일 UI는 메모나 설정, 무선 연결 등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만약
계속되는 알림 메시지가 방해된다면? [방해 금지 모드]를 활성화하면 된다.
<각종 정보를 한 눈에
보는 알림 센터>
알림 센터를 통해 이용자는 [태블릿 모드]나 [데스크톱
모드]로 간편하게 화면 UI를 바꿀 수 있다. 터치패널이 장착된 노트북을 쓰는 이용자나, 윈도우 8의 타일 UI가 만족스러웠던 이용자라면 쓸모
있을 기능이다. MS가 강조하는 ‘연속성’ 기능의 핵심이다.
<데스크톱 모드로 전환한
화면>
- 각종 작업을 깔끔하게 [가상
데스크톱]
알트(Alt)+탭(Tap) 키만을 주로 써왔다면 이제
윈도우+탭키도 애용하면 좋겠다. 작업표시줄 [시작 단추] 옆 [작업보기] 단추를 누르거나 윈도우+탭키를 누르면 현재 구동 중인 프로그램을 한
눈에 보고 원하는 창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작업보기]에서는 새로 추가된 ‘가상 데스크톱’ 기능
이용이 가능하다. 윈도우 바탕 화면을 여러 개로 나눠볼 수 있는 기능으로, 독립적인 새 바탕화면을 몇 개씩 더 띄울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니터 한 대로 각종 작업을 하는 이용자라면 특히 유용하게 쓸 만한 기능으로 보인다.
<작업보기와 가상
데스크톱>
- 더 손쉬워진 화면 분할
고해상도 모니터를 쓰는 이용자라면 한 화면에 각종 창을
띄워놓는 일이 많았을 것이다. 윈도우 10은 스냅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돼 여러 개의 창을 더 간편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됐다. 화면에 띄운 각종
창을 잡고 화면 끄트머리에 드래그하면 끝. 2분의 1이나 4분의 1 분할로 척척 정렬된다. 분할되기 전 해당 창이 차지할 영역 가이드가 표시되니
더 간편하다.
<손쉽게 조절되는 화면
분할>
◆ 윈도우 10의 주요 기능
-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
윈도우 10에 추가된 기능 중 제일 먼저 살펴볼 것은 역시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겠다. 엣지는 MS가 기존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대체하고자 개발한 웹브라우저다. 기존 IE에 탑재된
트라이던트(Trident) 엔진을 개선한 엔진으로, 새로운 엣지HTML을 기본으로 설계됐다. 쉽게 말해 HTML5 웹 표준을 준수하는, 또
속도도 빠른 웹브라우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윈도우 10에서 만난 엣지는 꽤 가볍고 빠른 한편, 편리한
기능도 몇 가지 품고 있다. 예를 들어 엣지의 화면 오른쪽 위 [메모] 단추를 누르면 화면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 간단한 메모 등을 남길 수
있다. 또 간편하게 화면 영역을 지정, 복사할 수 있으며 화면 저장과 공유도 간편하다. 이 밖에 브라우저 설정 UI 또한 깔끔하다.
흥미로운 점은 엣지로 인해 금융 서비스가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는 점이다. ‘최신’ 브라우저인 엣지는 액티브X나 BHO 같은 구닥다리 기술은 모두 내쳐버렸기 때문이다. 액티브X에 목숨을 거는
우리나라 웹 환경으로는 참으로 난처해할 일. 하지만 윈도우 10에는 IE 11도 함께 포함되어 있으니 이를 이용하면 당분간 큰 문제는 없겠다.
아무쪼록 엣지로도 충분한 웹 환경으로 바뀌길 바라지만 말이다.
<다양한 기능을 품은
웹브라우저 엣지>
- 생체 인식 로그인 [윈도우 헬로]
윈도우 10은 얼굴 인식이나 지문인식 등의 생체 인식 로그인
기술 [윈도우 헬로]를 지원한다. [설정]-[계정]-[로그인옵션]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데스크톱 이용자라면 이 기능을 쓰고자 생체인식
카메라나 지문인식 장비 등을 구매해야 할 터니 계정 암호나 PIN 번호, 좋아하는 사진을 활용하는 사진 암호 등을 이용하면 된다.
- "한국말 못해요" 개인비서 코타나
혹시 X박스 전용 게임인 헤일로(Halo)를 아는지
모르겠다. X박스 판매량에 엄청나게 이바지한 이 게임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인비서 코타나(Cortana)가 윈도우 10에 기본
기능으로 포함됐다. 이용자의 음성 명령을 기본으로 작동하며 각종 명령을 수행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타나는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아니,
한국어를 들을 생각조차 없으므로 우리는 아예 이용할 수가 없다.
<코타나는 아직 한국말을
못한다>
- 오직 윈도우 10에만 [다이렉트X
12]
윈도우 10만의 추가된 기능이라면 기능일 것이다. 윈도우
10은 다이렉트X 12가 기본으로 탑재됐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다이렉트X 12는 전력 소비량과 성능 모두에서 50% 이상
향상된다니 탐나지 않을 수 없을 터. 현재까지 다이렉트X 12를 얻을 방법은 윈도우 10을 설치하는 방법뿐이다. 아직 다이렉트X 12를 지원하는
게임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한 가지 참고할 점은 윈도우 10을 설치하더라도 다이렉트X
12를 확보하려면 대응하는 하드웨어를 갖춰야 한다. 예컨대 인텔 하스웰이나 브로드웰 프로세서를 쓰거나 엔비디아는 지포스 600 시리즈 이상의
그래픽카드, AMD는 라데온 HD7000 시리즈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이 이하의 그래픽카드라면 11.2 버전이 한계다.
- 윈도우 10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딱히 아쉽지는 않지만(그래서 사라졌겠지만) 윈도우 10에서
사라진 기능도 몇 가지 있다. 일단 ‘윈도우 미디어 센터’가 사라졌다. 오해하지 말아야할 점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각종 플레이어를 추천해주는 ‘미디어 플레이어 센터’가 있다. 이용자 대부분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말고 다른 플레이를 찾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MS의 배려인가보다.
또 윈도우 10에서는 ‘가젯’이 사라졌다. 타일 UI로
가젯이 쓸만한 웬만한 기능은 모두 해결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역시 크게 아쉽지는 않다.
◆ 윈도우 7과 8의 훈훈한 만남… 윈도우
10
윈도우 10의 가장 큰 특징은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기의
이용자 경험(UX)이 하나로 통합된 느낌이라는 점이다. 데스크톱용 윈도우 10을 노트북이나 태블릿용 OS처럼 쓸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알림
센터]의 [태블릿 모드] 전환이 대표적인 예다. MS역시 윈도우 10을 말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으로, 이러한 연속성(Continuum)은
윈도우 10의 가치를 끌어올린다.
윈도우 10의 바뀐 UI와 추가된 새로운 기능들도 마음에
든다. 첫인상만 보고 판단했을 땐 윈도우 7과 윈도우 8 시리즈의 장점을 윈도우 10에 잘 섞어놓았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이번 윈도우 10은 보안성 면에서도 기존 윈도우 OS
중 가장 뛰어날 전망이다. MS는 윈도우 10의 지속적인 서비스를 약속하며 보안 업데이트나 기능 업데이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윈도우 10
업그레이드가 기존 OS 이용자에게 무료인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물론 단점도 보인다. 예컨대 MS가 자랑하는 윈도우
10의 연속성은 데스크톱만 쓰는 이용자에게 큰 매력을 뽐내는 것은 아니다. 모니터를 터치해가며 쓸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또 윈도우 10 홈
버전 이용자와 업데이트 서버에 연동되어 있지 않은 프로 버전 이용자는 업데이트가 강제 사항이다. MS가 무조건 ‘괜찮은’ 패치만 배포할지는
확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덧붙여 주요 기능인 음성인식 서비스 코타나는 언제
우리나라에서 쓸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다.
아직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이용자라면 이번
기사에서 소개한 윈도우 10의 특징을 살펴보고 업그레이드 여부를 결정하면 좋을 것 같다.
주의할 부분도 있지만 분명 업그레이드된 OS임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확실히 존재하니 말이다. 서두르지 않고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겠다. 참고로 윈도우 10은 업그레이드 이후 1달간 이전 버전으로의
다운그레이드를 지원하니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