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불심깊은 후배와 서울 도선사에 들렀다.
불당에 들러 삼배 절을 올리고 법회를 기다린다.
불전함 주위엔 공양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럼에도 공양물을 올리고자하는 신도들의
발길은 끊이지를 않는다.
어떤 젊은 여신도가 중앙에 모셔진 불상앞은
쌓여진 시주물들이 넘쳐나서 다른 한켠으로
가더니 배낭에서 준비해온 물병과 작은 봉지에
담아온 쌀 몇줌을 선반에 정성스레 풀어놓고
절을 올린다.그 절올림이 어찌나 공경스럽고
아름다운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저 여인은 어떤 사연으로 부처님전에 저토록
지극정성으로 절을 올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정성으로 부부간에 서로 존중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겉보기에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은 여성이었지만
그 절하는 품새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게되었고 그런 여성을
은연중 그리게 되었음은 또다른
나의 발견이었다.
어느 날 한 여신도가 백련암을 찾아 삼천배
절을 올리고 성철스님을 뵙고는 하소연을 한다.
평생 신랑과 자식 뒷바라지하다 세월만 보냈는데
신랑이라는 작자가 젊은 여자를 데려오더니
자신을 안방에서 내쫓고 자신은 부엌데기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이 억울함을 어찌했으면
좋겠느냐는 얘기다.
스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니 절에 와 오노"
"그야 당연히 불공드리러 오지요"
"내말 잘 들으그래이"
"이제부터 절에 올 필요없데이"
"니 신랑이 참 부처인기라.
이제부터는 참 부처인 니 신랑 잘 섬기그래이.
내말 알아듣겠지"
이 여신도 퍼뜩 깨치는 바가 있었다.
바로 집으로 돌아가 부처님 섬기듯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섬기니, 처음에는 '이 여자가 미쳤나'
라고 남편은 여겼으나 한결같은 부인의 정성에
첩을 내보내고 부부가 이제는 합심하여 부처님
뜻에 합당하게 온전히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이어가고있다.
깨침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첫댓글 성철스님의 말씀은
어렵지않습니다.
내가 할수있는 일이죠
. . . .
그안에는
나의 인고와 노력이 들어가겠지요.인고와노력이 참.믿음 인지도요.
그 말씀 자체가 저한테는 어렵습니다.
깊이있는 말씀 잘 상기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런 분과의 조우...
행복이지요~^^
프리아모스님의 글을 오랜만에 접합니다.
프리아모스님의 글은 참으로 진솔하죠.
글만으로도 단아한 모습으로 절하는 그 여인의
인품이 그려집니다.
통통한 여성분으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매력이란 딱히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꼭 프리아모스님께서 그리는 여인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전 이제 혼자의 삶이 익숙해져
누구와 함께 한다는 게 번거롭답니다.
부처님 보다 나은 여인임니다 부처도 돌아 앉는 다는 사항인데 ㅇㅇ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