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어 시작한 늦깎이 대학생이었습니다. 달빛아래 환한 목련꽃 교정의 야간대학. 대구에서 서울까지, 대구에서 조치원까지 KTX 보다 빠르게 달렸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들 늘 짧고 무심하기만 하였습니다.일출보다 뜨거운 시를 향한 열정이, 문무왕릉처럼 나의 바다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물결 철썩일 때마다, 빈 모래사장에 갈매기 발자국 콕콕 찍히듯 시는 내 속에 새겨졌습니다. 황룡사지 빈 터 오층 석탑 속에 차곡차곡 쟁여 두었습니다. 풍경소리 홀로 해풍에 울렸습니다. 해송의 큰 그늘 아래 살포시 내려앉은 해국처럼, 때로는 해송의 따끔함에 찔리기도 하면서, 바다의 빛깔 시의 빛깔만 그려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지난 일곱 해의 시간들이 마침내 신춘이라는 꽃을 피워냈습니다. 그 꽃 아직은 작고 여린 땡땡 몽우리에 불과합니다. 칼바람 살얼음 속에서 살며시 꽃 피우는 홍매화의 마음으로 첫 봄을 시작하겠습니다.
묵묵히 뒷바라지 해 준 나의 얼룩남자와 세 아이들, 사랑하는 친구(해정, 우정, 윤이)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났습니다. 20년 나의 직장, 나의 고객, 신창재 회장님 사랑합니다.
5년째 지도해 주신 조정권 선생님, 대학원의 거목이신 김명인 선생님, 경희사이버대학의 이문재 선생님, 대구 이기철 손진은 선생님, 별빛처럼 선명한 가르침 깊이 새기겠습니다. 부족한 작품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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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순희 |
● 프로필 - 윤순희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석사과정. 서지 동인, 산내들 동인, 21세기 생활문인협회 동인, 시 가마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