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대학교육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새로운 대학교육의 가치관이 바뀐다는 의미로 경제성장을 위한 대학의 역할 2.0 시대로 명명하고자 합니다. 경제성장의 엔진으로서 대학교육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하여 말씀 드리기 전에 먼저 한국의 교육에 대하여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합니다. 1950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당시 세계 최빈 국가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이제는 세계의 주목을 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다보스포럼(Davos Forum) 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의 조사 발표(Global Competitiveness Report)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144개국 가운데 26위로 평가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해석으로 경제성장과 대학의 새로운 역할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지하자원이나 자본금은 전혀 없이 전쟁 후유증에 직면한 당시 한국 상황에서, 빠른 기간에 경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국가 통수권자의 훌륭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인적자원의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의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으며,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고등교육 부문에서도 2013년 현재 고교 졸업자의 약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여OECD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진학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이 연평균 8% 대의 고도성장을 이루던 당시에는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또한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경제구조의 변화 과정에서 대학교육의 양적인 팽창이야 말로 고급의 산업 인력의 공급원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자원과 자본 모두 빈약했지만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고등 교육을 통한 고급인력의 확보는 빠르게 선진 기술을 흡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들이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주도한 원동력으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일차 산업의 비중이 50% 이상이던 60-70년대의 한국 상황은 공업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대졸자에 대한 인력 수요가 급증하였고, 기업들의 신규사원 공채 수요의 규모도 대학 졸업자들의 80% 이상을 흡수하는 구조였습니다. 과거 한국의 고도성장의 주역이었던 인재를 양성한 대학교육의 주된 역할은 역시 빠른 선진 문물의 습득 능력의 배양이며 이러한 대학의 역할을 경제성장엔진으로서의 대학의 역할 1.0 시대라 부를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대학의 역할 2.0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그 변화 속에 대학 교육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사례를 하나 소개 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 한국의 유명 일간지 컬럼 내용입니다.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과 한국의 모대학의 총장이 자매결연을 앞두고 각자 자기 대학을 홍보하는 설명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두 대학은 개교 나이가 비슷합니다. 아시다시피 스탠퍼드 대학은 세계적인 대학으로 노벨상 수상자만 80명이상 배출한 대학입니다. 한국의 모대학도 매우 우수한 수준의 대학입니다. 그러나 두 대학의 CEO의 가치관에서는 차이가 있다는 좋은 사례이며 또한 대학의 역할 2.0 시대를 엿볼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대학 측의 설명 자료는 “한국내의 수학능력시험 결과 상위 1%의 최우등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이며, 역대 국무총리 0 명 배출, 장관 00 명, 국회의원 000 명이 나왔으며, 지난해 사법고시 00 명 합격, 행정고시 00 명 합격, 회계사 00 명 합격, ...” 등에 관한 소개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어서 스탠퍼드 대학 측의 설명 자료는 화면 가득 숫자만 보여주고, “4만개=1930년 이후 스탠퍼드대 졸업생이 세운 기업수입니다.“ “540만 명=스탠퍼드 대학 졸업생들이 창출한 일자리입니다.” “연 2조 7000억 달러=이 회사들의 총 매출입니다.” 그리고 구글·야후·테슬라·HP·나이키·시스코시스템스·····, 등의 누구나 알만한 회사 이름을 수없이 열거한 후에 이들 회사 로고나 브랜드를 졸업생들이 만들었노라고 자랑을 하였다고 합니다. 스탠퍼드가 자랑하는 것은 졸업생들이 만든 일자리이고 한국의 대학이 자랑한 것은 입학생과 졸업생이 얼마나 우수한 인재인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경제성장의 엔진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대학의 CEO가 생각하는 대학존재 가치관이 고용없는 성장 시대를 맞이한 한국에서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의 대학교육의 가치관은 산업경제시대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창조경제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대학교육의 가치관이 이와 같이 바뀔 때 창조경제시대의 경제성장 엔진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은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한국의 대학 교육은 그 가치관에 있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령인구의 감소와 대학 졸업자들의 낮은 취업률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교육정책의 지원으로 많은 대학의 경우에 ‘산학실용교육’을 모토로 교육개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산학 실용 교육은 대학과 산업체가 공동으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대학 재학 중에는 의무적으로 산업체에서의 근무경험을 하도록 하는 중·장기 인턴십과 현장실습, 학교와 기업체가 공동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더블 멘토링과 같은 새로운 시도로 실용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또한 고용없는 경제성장의 시대를 위한 대비책으로 대학교육에서 창업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도록 교육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의 고용 수반형 성장 시대에서의 대학의 역할은 선진 기술의 빠른 습득과 관련하여 존재가치가 평가되었지만, 고용이 수반되지 않거나 또는 빠른 선진 기술의 습득능력이 우선시 되지 않는 창조경제 시대에서의 대학의 역할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인재양성이 대학의 존재가치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방향의 가치관을 경제성장을 위한 대학의 역할 2.0으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에 충실한 고등교육은 국가 경제 발전에 원동력이며, 곧 경쟁력의 시너지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