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 002/365
제목 :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저자 : 한비야
출판사 : 푸른숲
분야 : 문화기행/배낭여행
출판년도 : 2006년 9월 8일
쪽수 : 335쪽
전집권수 : 1권
독서기간 : 2011/7/8 ~ 11
평가 : ★★★★★
저자에 관하여 :
세계여행을 꿈꾸기도 어려운 시절, 아니 꿈은 꾸더라도 꿈으로만 존재했던 세계여행을 저자는 실제로 해냈다. 그것도 도보로만. 그때의 여행기를 4권의 책으로 담은 게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이다. 부르주아 처럼 여행한 것도 아니고 현지인들 처럼 먹고 마시고 아주 현지화 전략으로 여행을 했다. 현지화 전략 뿐만 아니라 오지만 골라서 다녔다. ‘여자 혼자서 가능할까?’ 라는 선입견을 과감히 무너뜨린 그녀는 세계 여행의 마지막으로 국내 도보 여행을 택했다. 국내 도보 여행은 해남에서 통일전망대까지 이루어졌다. 그때의 여행기가 고스란히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에 실려있다. 항상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또 그것을 실천하는 저자는 정말로 대단한거 같다. 도보 여행이 끝난 후, 중국에서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했으며 그때의 경험은 그녀의 책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에서 옅볼 수 있다. 이러한 그녀의 도전정신 때문이지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 여성특위가 뽑은 신지식인 5인 중 한명, 대학생이 존경하는 인물, 평화를 만드는 100인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상 깊은 구절 :
1. p.8 어른이 되고 보니 세계일주는 마음먹는다고 되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여행이라는 것은 돈과 시간과 호기심의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 것인데 학생 때는 돈이 없고, 직장을 다니면 시간이 없고, 두 가지가 다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다리 힘이 빠지고 호기심이 떨어져 돌아다닐 수 없는 나이가 될 테니까.
2. p.10 그러나 그 여행을 돌아볼 때 제일 많이 생각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들이다. 같이 다녔던 배낭족이나 여행객은 물론, 오지에서 사귄 수많은 현지인 친구들은 내 여행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풍습도 종교도 생김새도 다르고, 말 한 마디 통하지 않지만 서로에게 진심으로 귀를 기울인다면 얼마든지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다녀 보니 세상은 넓은 것이 아니라 좁고도 좁은 지구촌, 아니 지구집이었다.
3. p.10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다니면서 정작 제 나라에는 이렇게 무관심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스쳤다.
‘그래. 우리나라 국토종단으로 세계여행을 마무리하자.’
4. p.25 "그라지 말고 타시오. 내 아무한테도 말 안 할랑께.“
5. p.26 도보여행 원칙의 제1장 1조는 찻길을 따라 걸을 때 반드시 차가 다니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 오는 차를 볼 수 있어 안전하고, 위험한 순간에도 쉽게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p.29 국토종단 하려고 떠났지, 먹으려고 길 떠났냔 말이다.
7. p.31 내가 네팔이나 인도를 여행할 때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돈을 주는 대신 밥을 사 먹인 적이 여러 번 있는데, 혹시 그때 지어놓은 복을 지금 돌려받는 건 아닐까? 이유야 어찌 됐든 마음이 찡해지면서 배가 두 배로 불러왔다.
8. p.33 족욕은 많이 걷는 사람이 꼭 알아두어야 할 훌륭한 피로 회복법이다. 우선 대야에 견딜 수 있을 만큼 뜨거운 물을 발목이 잠길 정도로 붓고 약 10분간 발을 담그고 있는다. 그 다음엔 참을 수 있을 만큼의 찬물에 약 30초간 발을 담갔다가 뺀다. 이것은 간이 사우나 효과로, 근육을 이완 수축시키면서 혈액 순환을 돕는단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되니까 돈도 들지 않고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감기가 들려고 할 때나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도 효과 만점이다,
9. p.34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10. p.35 실제로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곤충학자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벌은 몸집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 날 수 없는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단다. 하지만 그 벌은 자신이 날 수 없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날 수 있는 거란다.
11. p.35 사람도 마찬가지다. 원래부터 할 수 있는 일이건만 단지 ‘난 못해’하는 생각 때문에 할 수 없게 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이런 일을 원천봉쇄하는 주문이 바로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다.
경험한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일단 해보자는 엄두만 내면 가속도가 붙고 자신도 몰랐던 괴력이 나온다. 물론 열심히 해봐도 안 되는 일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면 적어도 후회는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하고 후회하는 일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훨씬 많은 법이니까.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망설이고만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한번 해보라. 눈 딱 감고 저질러보라. 될지 안 될지,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겠는가.
12. p.50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난초를 키우는 일과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시간과 정성을 들인 만큼 아름다운 꽃을 얻을 수 있듯 좋은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13. p.50 인연의 싹은 하늘이 준비하지만 이 싹을 잘 키워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순전히 사람의 몫이다. 인연이란 그냥 내버려두어도 저절로 자라는 야생초가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공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한 포기 난초인 것이다.
14. p.51 국가에는 국사가 있고 세계에는 세계사가 있듯이 개인에게는 개인사가 있으며 그것이 바로 일기장이다. 일기를 쓸 때는 데이트 하는 것처럼 행복하다.
15. p.51 나는 나에게 편지도 쓴다. 대학 들어가기 전 영어와 한국어를 서로 가르쳐주던 영국인 선교사에게 배운 ‘삶의 기술’이다.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할 때, 판단이 흐려질 때는 ‘사랑하는 비야에게’ 혹은 ‘고민에 빠진 친구에게’, ‘정말 알 수 없는 너에게’로 시작하는 긴 편지를 쓴다. 설득의 말을 할 때도, 맹렬히 비난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네가 아무리 미운 짓, 엉뚱한 짓을 해도 어떤 결정을 내린다 해도 널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는 톤으로 끝난다. 그리고는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다. 며칠 후 배달된 편지를 받는 기분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어떤 선택이나 결심을 하는 데 ‘나에게서 온 편지’는 많은 경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기도하듯 열심히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올바른 방향에 들어섰는가, 이런 끊임없는 질문을 던질 때 그리고 그 대답을 절실히 원할 때, 자기 안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자기가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반드시 그럴 것이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16. p.55 나는 가끔 내가 아주 지체 높은 집안에서 태어나 ‘로열 패밀리’로 자라지 않은 것을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나를 특별하거나 잘난 사람으로 착각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는 내가 일류 학교에 다니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싶다. 사회에서 주는 그 많은 특혜와 예외적인 친절이 마치 내 인간적 가치가 높아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여자인지라 예뻐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눈에 띄는 미인이 아니라 도리어 잘되었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외모 한 가지가 나의 진짜 장점을 가릴 수도 있고, 사람들의 친절이 단지 내 얼굴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 p.57 여행은 갈까 말까 할 때는 무조건 가고, 여행 가방에 넣을까 말까 하는 것은 무조건 뺀다!
18. p.61 일의 종류가 어떤 것인가가 왜 창피한가, 멀쩡한 사지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창피한 일이지. 그것이 인간 기생충이지.
경제적 독립은 정신적 독립의 기본이라는 것이 변함없는 내 생각이다. 자유롭고 싶은가? 그러면 돈을 벌어라. 작은 돈이라도 일단 제 손으로 벌기 시작해라. 어쩔 수 없이 타서 써야 하는 경우라면 최소의 최소를 써라. 자기 용돈도 못 버는 젊은 아이들이 명품으로 치장하고기름값까지 타서 쓰는 주제에 자가용을 굴리는 건 웃기는 일이다. 그건 우쭐할 일이 아니라 ‘나는 인간 빈대요’ 광고하고 다니는 일이니 말이다.
19. p.62 돈 잘 버는 것은 기술이고 잘 쓰는 것은 예술이라고.
20. p.71 '가는 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꼴찌도 괜찮은 거야‘.
21. p.80 '문명‘이나 ’개화‘ 이전에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던 재능을 현대를 사는 우리들만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언제나 꼭 필요한 것은 멀리 있는 법이 아니니까.
22. p.98 좌절은 다름 아닌 자기를 믿지 못해서 희망이 없어진 상태이다. 그것이 좌절의 정체라면 떨쳐버리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가. 이 아이들처럼 스스로 희망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끝까지 노력할 자신을 믿는다면, 그렇게 노력하는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래서 딱 한번만 더 해보자고 힘을 낸다면 좌절이란 없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23. p.104 할머니 말마따나 우리는 좋은 시절에 태어났으니 실컷 돌아다니자. 돌아다니는 것이 남는 것이다.
24. p.108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믿는 것만을 절대진리로 여겨 다른 사람에게 그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무례하고도 오만한 일이다,
25. p.119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26. p.121 계단 오르내리기 자체가 전신의 지구력을 키우는데, 특히 올라갈 때 발끝으로 걸으면 뇌세포가 활성화되고 내려갈 때 발뒤꿈치로 걸으면 각 기관을 자극하는 지압점들이 눌려 좋다는 것이다.
27. p.134 '말을 모른다고 말이 안 통하는 것은 아니다.‘
28. p.137 "인생에 단맛만 맛이겠어? 맵고 쓴 맛도 맛인 거여.“
그렇다. 음식의 맛을 내는 데는 달고 쓰고 맵고 짜고 신 다섯 가지 맛이 필요하고 그것을 골고루 먹어야 몸에 좋다고 하지 않는가. 이 다섯 가지 맛이 골고루 어우러져야 풍요로운 삶을 산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오늘 나를 언짢게 한 사람들은 내게 필요한 쓴맛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을까? 여행이 농축된 인생이라면 거기에도 단맛, 쓴맛이 다 들어 있어야 하니까.
29. p.153 같은 맥락에서 한 나라 역사 안에서도 오늘의 잣대로 어제를 잰다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을 수 있다.
30. p.153 여행 중에 제3세계를 다니다 보면 선진국 여행자들이 다른 나라의 풍습과 전통을 자기들의 기준으로 강력히 비난하는 것을 쉽게 보게 된다.
31. p.163 현재 우리나라의 행정 구역인 시, 도, 군, 읍, 면, 동, 리를 통틀어 토박이 이름을 되찾아 쓰는 곳은 ‘서울’ 한 곳뿐이라니 놀라움에 앞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한편 그나마라도 어떤 분들의 노력의 산물인지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고맙다.
그러면 왜 일제시대 때 빼앗긴 이름을 우리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창씨개명으로 바뀐 사람 이름을 되찾듯 ‘창지개명’을 당한 땅에 제 이름을 찾아주어야 하지 않는가. 광복 이후 이런 움직임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가 체감하기에는 너무 미흡했다.
32. p.170 “발로 뭔가를 하는 사람들은 하고 있는 일을 온몸으로, 혼신을 다해 우직하게 하는 사람들이에요.“
33. p.180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여행에서는 ‘여자니까’ 더 어렵고 힘들기보다 ‘여자라서’ 더욱 알차고 멋진 경험을 하게 된다.
34. p.180 많은 우리나라 여자들은 ‘이 나이에’와 ‘여자니까’라는 토를 달며 자기 능력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거나, 나는 ‘이것밖에 못 하는 사람’이라고 자기 능력의 한계를 그어버린다. 그런데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잘할 수 없는 것이 정말 단순히 나이와 성별 때문일까? 혹시 그 이면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말과는 달리 실제로는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엄살을 부리고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닐까. 나는 개발되지 않은 인간의 능력은 보석의 원석과 같다고 생각한다. 잘 갈고 다듬기만 하면 아름답고 값진 보석이 될 수 있는데도 자기를 그냥 돌덩이, 혹은 유리 덩어리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35. p.182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자기가 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확신만 있다면, 남들이 뛰어가든 날아가든 자신이 택한 길을 따라 한 발 한 발 앞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나이에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시작한 일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꾸준히 했느냐인 것이다.
36. p.220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신해주는 것은 독(毒)이다.“
37. p.221 제 나라든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많이 부딪치고, 많이 보고 느끼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깨닫는 ‘학습’ 시간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38. p.221 여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남는 장사다.
39. p.231 '보살님들, 말 많이 하시면 기도 효험이 없습니다.‘
40. p.254 세계일주를 했다고 하면 “이제 갈 데가 없겠네요” 하는 사람들이 많다. 천만의 말씀이다. 다녀봤기 때문에 가고 싶은 곳이 더 많아진다.
41. p.255 "도전은 나를 끊임없이 앞으로 몰아대는 채찍질과 같다. 위험은 인생에 있어 양념과 같다. 여행이란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로 떠나는 소풍이며 어려움들이 나를 자극한다. 나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을 극복했을 때 느끼는 그 따끔따끔한 만족이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42. p.255 "위험할 수도 있는 도전을 행동으로 옮길 때, 만의 하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그렇지 않을 9,999번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43. p.259 한국 속담은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중국 속담은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즉 100리를 가는 사람이 90리를 걸어야 비로소 절반을 지난 것이라고 한다. 끝날 때까지 절대로 안심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나도 제대 말년 병장이 몸조심하듯 끝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44. p.261 "여자들이 똑같은 옷 입고, 똑같이 화장하고 다니는 거요. 그러지 않아도 똑같이 생겼는데, 다들 복제 인간인가 할 정도로 정말 신기했어요.“
45. p.262 우리가 만약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면 물밀듯 밀려드는 이문화화의 충돌과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우리 문화 비평서가 많이 나오고 또 많이 읽히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일 거다.
46. p.269 이런 전문가들은 어느 분야든 간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죽을힘을 다한다는 것이다. 대충대충이란 절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뭐 저만 한 일에 목숨까지 내놓느냐 하더라도 본인에게는 그 순간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일거다. 죽기를 각오하고 자기 일에 몰두하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을 준다.
47. p.269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각자가 받은 잠재력을 최대치로 개발할 수 있나 보다. 아니 그런 각오가 있어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나 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하고 싶은 일에 목숨을 걸고 싶다. 내가 몸담은 분야에서 내가 가진 능력과 체력과 잠재력을 아낌없이 쓰고 가고 싶다.
48. p.275 "애국은 그 땅과 그 땅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라, 땅을 모르면 그 땅을 사랑할 수 없다.“
49. p.280 너무 거창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 일도 첫 마음 변치 않고 꾸준히 하면 바라던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50. p.281 꿈을 가진 사람은 두 부류다.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이루는 사람. 소박하든 원대하든 모든 꿈은 아름답다. 그러나 꿈만 꾸고 있는 사람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요행수라는 것은 없다. 꿈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다.
꿈을 이루고 싶은가? 방법은 간단하다. 내일도 모레도 아닌 오늘, 한꺼번에 많이씩이 아닌, 한 번에 한 걸음씩 그 꿈을 향해서 걷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택해 일로매진한다면 안 되는 일보다 되는 일이 훨씬 많다는, 이 한 걸음의 철학. 내 어머니의 땅이 준 커다란 가르침이다.
51. p.281 하기야 인생이 장사라면 남을 때도 있고 밑지는 때도 있겠지. 그러나 길게 보면 무엇이 진짜 남고 밑지는 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52. p.289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내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여 아낌없이 쓰고 가고 싶다.
감상평 :
대학교 때 해 보지 못해서 후회되는 일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국토대장정이다. 우리나라를 그것도 도보로 걷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고, 더군다나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하고 싶어도 못 하는게 국토대장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은 짧게나마 다녀올 수 있지만 국토대장정 만큼은 길게 갔다 오고 싶다. 왜 진작에 학창시절에 박카스 국토대장정을 신청하지 않았는지 후회된다. 신청했어도 됐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봤기에 후회가 덜 될거라 생각된다.
사실 이번에 처음으로 한비야씨 책을 읽게 되었다. 워낙 한비야씨가 어떤 분인지 알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실제로 볼 수 있었는데 한비야씨의 미소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한비야씨는 1년 반 동안 도보로 세계여행을 하셨다. 그리고 세계여행의 마지막으로 국내 도보 여행을 하신거다. 해남에서 통일전망대까지. 해외에서 끝나지 않고 국내까지 도보 여행을 하게 된 계기는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다. 여행을 하다가 만난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임실’을 안다고 했는데 그 순간 한비야씨는 머리가 멍해지면서 세계 지리에는 밝은데 우리나라 지리에는 밝지 못한 자신을 한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국내 도보 여행을 꼭 하리라 결심하셨고 결국은 그렇게 했다. 마음 먹으면 그대로 실행하는 한비야씨의 적극성이 갑자기 부러워진다. 그러니까 도보 여행을 마치고 책도 출판하신거 아니겠는가?
나도 한비야씨 처럼 여행을 굉장히 좋아한다. 2006년 처음 해외여행을 갔다. 그리고 세계는 얼마나 넓은지 깨닫게 되었고 흔히들 말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나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부터인거 같다. 내 역마살이 도진게. 2007년에는 밴쿠버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로키산맥, 나이아가라 폭포, 퀘백,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LA, 샌프란시스코, 시에틀, 라스베가스 등 무수히도 많은 곳을 여행했다. 어학연수에서 돌아온 후, 이집트 여행을 가기 위해 휴학을 하고 돈을 벌었다. 뭐 결국에 학비에 보탰지만 말이다. 그리고 2009년부터 꾸준히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인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까지. 그런데 여행은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다. 이것은 마치 목이 말라서 바닷물을 마셨는데 더 목이 마르는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여행 금단 현상. 이것은 오로지 여행으로 풀 수 있다.
하지만 나도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거 같다. 바로 국내 여행! 여행이라고 하면 무조건 해외를 떠올리게 되고 국내는 마치 여행보다는 바람 쐬러 가는 느낌이 든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돈을 더 들여서라도 해외로만 가고 싶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마인드를 바꿔야겠다. 우리나라에도 숨겨진 명소가 많으며 그것만 둘러본다 하더라도 내 일생 동안 다 이룰수는 없으리라. 개인적으로 섬을 좋아하는데 한비야씨 말 처럼 우리나라 200개의 섬을 정복한다면 굉장히 뜻 깊으리라 생각된다. 섬이 좋은 이유는 우선 조용하고 다양한 엑티비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방문했던 서해안의 장고도는 맛조개로 유명한데 썰물 때는 맛조개를 잡고, 밀물 때는 물놀이를 했다. 더욱이 수심이 깊지 않고 갯벌이 평평하기 때문에 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얻은 새로운 사실이 있다. 도보 여행이라고 해서 한 번에 완주할 필요는 없다는 것. 즉 1년 동안 국내 도보 여행을 할 수 도 있는거다. 한비야씨 처럼 한 번에 해남부터 통일전망대까지 갈 필요가 없고 조금씩 조금씩. 나도 이렇게 해서 국내 도보 여행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다음달에 한비야씨가 추천한 해남 땅끝마을부터 영전을 거쳐 남창까지 약 24킬로미터를 도보 여행 할 거다. 나도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까! 때로는 해외보다 국내에 관심을 가지자. 내가 나고 자란 땅.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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