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활체육 바둑 대회 군대표 시니어 일원으로 참가 아침 일찍 목욕장에 가서 긴장을 풀었다 난 시합에 나가려고 하면 몸이 경직되는 것같다 소심한 성격이라 그럴까? 30여분 반신욕과 샤워를 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동물들 챙겨 주었다 오늘 대회 나가서 이기게 되면 자고 올지도 몰라 물과 모이를 많이 이리 많이 주었으니 혹 자고 오더라도 배고프진 않겠지
식은 밥 데워 아침 한술 밥을 비벼 맛있게 먹었다
11시에 장성읍 미성식당에서 만나 점심 먹고 출발하기로 그 안에 바둑 유트브 몇편 보았다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생각을 다지는 의미로 모르는 수가 넘 많다 수를 모두 알 수 없으니 순리대로만 두어가면 될 것이다
생활체욱 바둑 대회는 65세 이하 일반부 3명 시니어부 2명으로 한팀을 이룬다 총 호선 스위스 리그로 3승한 팀은 바로 8강전으로 직결하고 2승 한 팀끼리 티켓 두개를 놓고 다툰다 작년에 처음 나가 우리팀이 3위를 했다 내가 마지막 한판만 잘 두었어도 1위가 가능했는데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도 나를 시니어부로 추천해 참가하게 되었다
시간되어 미성 식당으로 집사람이 태워다 주며 홧팅하라고 침착하게만 둔다면 그리 밀리지 않을 바둑일건데 모르겠다 식당에 도착하니 출전하시는 분과 회장이 와서 식사를 준비해 두었다 반주로 막걸리 한잔하라는 걸 요즘 술을 참고 있다고 대회 나가는 동안 술을 참아야겠다
고구마 순 넣은 병치조림이 맛있다 밥 한그릇 뚝 딱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이라고 나와 김샘은 김회장 차로 경기장인 주암 바둑학교에 도착하니 1시 20분 여유있게 왔다
전남대회에 몇 번 참가했더니 낯익은 얼굴이 많다 항상 나오는 분들이 나오는 것같다
개회식 끝나고 우린 완도군과 첫판 완도군은 전남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다 모두들 가볍게 이길 거라고 20분 20초 3회 초읽기 바둑 둘 시간은 충분 우리팀 주장이 오지 않아 1패를 먹고 들어갔다 난 5장으로 출전 죽이지 않을 돌을 죽여 10분만에 바둑이 끝나 버렸다 원 세상에 내가 바둑을 이렇게 두나? 두고나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간이 충분하니 한번만 더 생각했더라도 그리 두지 않았을 것을 속기바둑에선 웬만함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내가 둔 돌이 모두 기리에 엇그난 엉터리 수들 참 할 말 없다 우리팀은 한분만 이기고 모두 져버려 1패를 먹었다
둘째판은 진도군과 이 판은 흑으로 집모양을 크게 형성해 지키기만 하면 이겼는데 상대가 단수친 걸 깜빡 잊고 받질 않아 가운데 돌이 잡혀 투석 뭐 이러나? 옆에서 지켜보던 김회장이 이긴 바둑을 소홀히 생각해 져 버렸단다 내가 소심하기 때문에 우황청심환까지 사먹고 왔는데도 손길이 더 빨라진다 이리도 못두는 바둑이었나? 하기사 요즘 조사장과 재봉동생 김회장에게 툭툭 나가 떨어진다 수가 더 나은 것 같은데도 결정적인 순간에 헛수를 놓아 버린다 이도 나이든 탓일까? 다행히 다른 사람들이 이겨서 우리팀이 1승
3째판은 강진군과 대결 강진이라고 하니 처가 동네라 반갑다 수인사하니 도암사신다며 내가 잘아는 곽교육장이 선배란다 내가 흑 단 한판만이라도 이겨보자며 침착하게 상대를 변쪽으로 몰아 버리고 중앙경영 중앙에 큰 집모양을 형성했는데 실패하면 무조건 진다 뛰어든 돌이 너무 깊게 들어와 가두어 놓고 포위한 내 돌을 안정 시켰다 뛰어든 돌이 살아갈 길이 없다 이 돌이 죽어버리면 승부끝인데도 나의 실수를 바라보고 초읽기까지 써가며 계속 두어간다 나도 끝까지 옆에서 보는 분들이 승부 끝났다며 돌을 거두라고 그래도 계가해 보잔다 나도 저런 끈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계가해보니 덤주고도 20여집을 이겼다 앞전 두판도 이렇게 생각해 가면서 두면 밀리지 않을 바둑인데 참으로 싱겁게 두었다
우리팀이 2승하여 8강 진출권을 놓고 목포와 대결 나와 둔 분이 몇수 두어 보니 나보다 좀 나은 것같다 먼저 귀에서 집을 짓고 중앙 흑진을 부수기로 잘 두어가다가 또 손이 빨라진다 왜 이럴까? 몇 번 대세점을 놓치고 나니 내 대마가 몰렸다 살기만 하면 흑이 덤내기 어려운 바둑인데 전체적인 판을 살피지 못해 결국 대마가 죽어 투석 우리편 1장인 오사범도 져버려 결국 탈락 오사범은 대회에 나와 처음 져 봤단다 상대가 약한데도 결정적인 실수 하나로 회생불가 바둑이 참 묘하다
16강에서 떨어져 버려 철수 하자고 작년 대회엔 내가 결정적일 때 이겨 3강까지 갔는데... 올핸 면목없다 감독인 김회장이 떨어졌어도 식사라도 하고 가잔다 진원 옐로우한우에 가서 소고기를 사 준다 모두들 고생했다며 술도 한잔 난 그동안 술을 참았는데 오히려 그게 아무 효과도 없었다 나에게 술을 참아 제 실력이 나오지 않은 것같다며 놀린다 기분도 꿀꿀 술이라도 한잔 해야겠다 막걸리가 없어 소맥 연거푸 서너잔 마시니 핑 돈다 바둑을 두면 지독한 끈기맨이라고 했는데 그 끈기가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신중하지 못하고 그저 급하다 내 바둑 두는 스타일이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는 걸까? 오늘 수고들 많았다며 다음에 사거리에서 기러기탕 한번 사겠다고 약속했다 맨날 읍내 팀에게 얻어먹으니 나도 한번 내야겠다
집사람에게 읍내로 데리러 오라고 군청 앞에 도착하니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다 바둑도 못둔 사람이 집사람 덕분에 편히 왔다
가로등 불빛이 흐리다 새벽안개 일고 있나 보다 님이여! 점점 깊어지는 가을 예쁜 단풍처럼 오늘도 고운 하루 만들어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