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麗水縣의 삼복삼파(三復三罷) 역사속의 여수와 순천 알기 (여수향토지에서 펌)

[해적]

麗水縣의 삼복삼파(三復三罷)

조선 太祖 5년(1396년)에 전국에 새로운 王朝의 건국에 관한 敎旨를 내렸는데,
당시 여수의 縣令 오흔인(吳欣仁)은 태조의 혁명을 단호히 거절하며 칙사를 거절하였다.
이로 인해 태조는 대노하여 여수의 폐현을 명하고 순천부에 예속시켰다.

순천에 예속된 여수지역 백성들은 훗날 전라좌수영이 설치되면서부터 날로 생활의 불편과 폐해가 심하여 불만은 쌓여갔고, 여수의 復縣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여수지역 백성들은 급기야 사활을 걸고 復縣을 강력히 주장하여 세 번씩이나 복현을 성취하였지만, 순천부의 아전들은 갖은 모함으로 조정을 설득하여 세 차례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이것이 곧 三復三罷(삼복삼파)라 불리는 사건으로 여수지역민은 물론 우리 사회의 정치역사를 반성해 보는 차원에서라도 이 삼복삼파의 역사만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것이다.

1. 제 1차 復縣

  제 1차 여수 폐현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오흔인 현령의 강직한 정치신념 때문이었고,

태조의 감정적인 보복조치는 쿠테타정권 다운 행위였다고 생각된다. 이후 누차의 상소문들이 묵살되자 애향지사들인 차동궤를 비롯하여 오석조, 차국태, 황성룡 등 4명은 한성에 올라가 신문고를 울려 직소하였으나 반대상소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하고, 피화치사 하였는데 백성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복현 운동을 계속하여 마침내 1696년 정월 조신 이총립의 건의를 받아들여 묘당의 논의를 거쳐 숙종의 윤허를 받아 여수도호부가 설치되기에 이른다.
 

숙종 22년 전라좌수사 최극태가 도호부사를 겸직하게 되었고, 용두(海龍), 율촌, 소라, 삼일, 여수면 등 5개 면을 관하에 두었다.

여수현이 혁파되고 실로 300년 만에 얻어낸 지역민들의 승리였다.

그러나 채 1년도 못되어 도호부는 혁파되어 순천으로 예속 복귀되고 최극태 수사는 암행어사에게 끌려가 파면되었다.

이 사실은 1700년(숙종 26년) 3월 9일자의 숙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2. 제 2차 復縣

1722년(경종) 12월 21일 경종실록 10권 39쪽에는 헌부에서 전개하여 거듭 아뢰기를

 “전라도에는 예전에 여수현이 있었는데, 중간에 그 지방에 수영을 설치하고 현을 폐한 후 순천부에 예속시켰습니다.

그런데 수영을 이진한 뒤에 그 수영은 구진이라 하면서 잡역을 전례에 의하여 침독하고, 순천은 그의 소속관아라 하여 부렴(稅金)을 부과하니 한 지방의 백성들이 두 곳에 끼어서 책응하게 되어 감당하지 못하니, 순응, 영양, 자인 등의 고을의 예를 따라 다시 구현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좌수영으로 하여금 겸찰하게 하여 두 아문에서 침징하는 폐단을 면하고자 합니다. 그 억울함을 하소연 하는 것이 진실로 불쌍히 여길만하니, 청컨대 묘당으로 하여금

민원에 의하여 장점을 따라 변통하여서 한 지방의 심한 고통의 위급한 처지를 풀어주소서.” 이 같은 사헌부의 전개도 지역민의 수차례 상소에 의한 것이나 임금은 헌부의 전개를 따르지 않았다.

  1725년(영조 원년) 8월 6일자 영조실록 7권 25쪽에 지평 이근(李根)이 응지(應旨) 하여 상소하였는데 여수의 백성들이 순천의 속읍으로서 당하는 폐해를 들어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임금은 의정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1차 복현 때와 같이 5개 면을 관할하는 여수도호부의 설치의 뜻을 이루었다. 이 때에도 전라좌수사 원백발이 도호부사직을 겸하게 하였다.

그러나 지평 이광웅은 오히려 分邑을 한 뒤에 폐해가 작지 않다며 복현의 주장은 간사한 백성들의 농간이며 즉시 합속시킬 것을 주장하였고, 1725년 9월 5일자 영조실록 10권 14쪽에 보면, 임금이 대신과 비극의 당상을 인견하는 자리에서 여수 순천의 합속에 대하여 물으니 좌의정 홍치중 역시 혁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는바, 복현 1년 만에 여수도호부는 또다시 혁파되고 만다.

  이 때 좌의정 홍치중의 주장을 보면 전선의 정박 처, 관아의 급료, 여러 경상의 문제를 들고 있었으나 그거야 말로 속셈이 들여다보이는 억지 소리였다.
그런데도 어영대장인 이봉상 마저 혁파가 마땅하다고 주장 하였는데, 이 때 여수의 복현 상소를 올렸던 운초 정종선은 순천의 일부 아전배들이 간사한 꾀를 부리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는 훗날 구체적으로 여수가 복현 될 경우 인구가 감소하고 따라서 순천부사의 봉록이 1/5로 감소하고 아전들의 권력 또한 1/5로 축소되는 결과를 쉽게 알 수 있다고 하였다.
 

3. 제 3차 復縣

  1750년(영조 26년) 여수 백성들의 복현에 대한 열망은 식을 줄을 몰랐다. 폐현 된지 24년 만에 여수는 다시 복현 되어 여수도호부사는 전라좌수사가 겸임하였다.
운초 정종선 선생은 1811년(순조 10년)에 율촌면 월산리 65번지(호산마을)에서 출생하시어 어려서부터 경사에 능통했고, 20세 전후에 소과에 합격하기도 했다.
선생은 1864년(고종 원년)에 여수현 복현 상소를 올려 삼복삼파 이후 주춤했던 복현 운동에 다시금 불씨를 당겨주었다. 문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상소의 내용이 복현 운동 역사 전체의 줄거리를 소상하게 기록하고 있어 이 내용만으로도 삼복삼파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4. 운초(雲樵) 정종선(丁鍾璿)의 상소문(上疏文)

순천에서 여수를 떼어 한 현을 만들어 주소서. 엎드려 아뢰나니 원래 신 등은 초가집에서 사는 미천한 백성으로서 하루살이나 개미 같은 하찮은 목숨이오나, 성인의 나라에 태어나 성인이 다스리는 세상을 만나 옷을 입고 배부르게 밥을 먹고 사는 것은 그 어느 것이나 다 임금님이 주시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거리에서 노래 부르고 격양가가 드높은 것 또한 이 어찌 임금님의 베푸심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태양의 밝음이 비치지 않은 곳이 없어도 음지나 비탈진 그늘에는 미치지 못하고, 아무리 봄 햇살이 따스하다 할지라도 마른 나무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이는 요순 같은 성군도 다 이루지 못하는 딱한 일로 여겼아옵고 되도록 널리 베풀고자 애쓰셨던 일이었습니다.

  아 ! 그러나 남의 눈에 뜨이지 않은 사궁무고(四窮無顧)<돌보아 줄 사람이 없는 노인이나 부모 없는 자식)를 찾아낸다는 것은 治世의 가장 어려운 일로서 옛날 문왕도 먼저 이 일에 힘썼으며 타 임금을 섬기던 이윤도 일부를 구하지 못한 것을 늘

부끄럽게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여기 한 고을의 백성들이 수백 년을 두고 한을 품고 살아오면서 아직 그 한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원통한 일이 있습니다.
 

  신 등이 사는 고장은 순천부입니다. 순천의 전 구역은 18개면인데, 그 중에 5면이 있습니다. 즉 용두(海龍面), 율촌, 소라, 삼일, 여수의 5면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5 면은 원래 여수현입니다. 지나온 내력은 신라와 고려 때를 지나 조선조에 이르기 까지 구역을 갈라서 다스려 온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좌수영을 여수에 설치하고 여수현 만을 罷하고 그 군전 양삼안(糧三案 : 모든 재정 일체)을 순천에 순천에 붙여버려 순천은 이미 도호부가 되고, 그 뒤로부터 여수의 5개면은 좌수영과 순천부 사이에 끼어 옛날 등(嶝)나라가 제(濟)나라와 초(楚)나라 사이에 낀 것과 같은 꼴이 되어 순천부에서는 좌수영 밑에 있다하여 잘 돌보지 아니하고, 좌수영에서는 순천부에 속한 땅이라 하여 잘 보살피지 아니하고 서로 미루고 있으니 여수는 무소비의(無所庇依)의 땅이 되어 벼렸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순천부의 백성이요, 좌수영의 졸인지라 두 곳의 백성 노릇을 하다보니 전혀 틈이 없어 살려고 애써도 살 수가 없고, 죽으려고 애를 써도 죽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일들을 생각하면 슬프고도 또 슬픕니다.   

대체 좌수영에는 전선 四, 병선 五, 각선 十一 있고, 방답진에는 전선 二, 병선 二, 각선 四이며, 고돌산지(화양면 고진)에는  전선 一, 병선 一, 각선 二로서 모두 36척의 배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따른 사포수(射砲手) 능노군(能櫓軍) 대포장사공(大砲匠沙工)들과 수영상이장교(水營上貳將校) 군사령(軍使令) 기수(旗手) 취타(吹打)들도 다 여수 백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돌산 진례 백야곶 세 곳에 있는 봉화대도 여수 땅에 있는 고로 여수 백성들로 채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돌산진에 있는 554명의 소모군까지 모두 여수 사람들로 뽑고 있으며, 그 밖에도 순영모군(巡營募軍) 곡화목군(曲華牧軍)까지 합하면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배에 따른 비용이나 양식들을 모두 여수 백성들이 물고 있습니다.

그 위에 正兵에 이르러서도 수군금위조군(水軍禁衛漕軍) 호보경포(戶保京砲) 경사기장(京沙器匠) 공조장인(工曹匠人) 사후제원(伺候諸員) 병영신선(兵營新選) 과 동오군(東俉軍) 승오군(陞伍軍) 등으로 진들이 많이 베풀어져 있는데, 이것은 본부(本府)의 백성과 여수 백성들이 같이 당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본부의 부역까지도 나가 일신양역(一身兩役)을 하고 있습니다.

가령 한 집에 4,5명의 가족이 있다면 아버지는 수영부역을 나가고, 아들은 본부의 부역을 나가며, 형은 수영의 부역을 나가고 동생은 본부의 부역에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어떤 때는 하루 사이에도 아침에는 수영의 부역을 나가고 저녁때는 본부의 부역을 나가야할 때가 있으니, 한 몸에 두 지게를 져야 하는 것이 이 고장 백성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통입니다.

차라리 본부의 부역에만 나가게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좌수영의 부역에만 나가게 하던지, 한 쪽을 감해줘야지 이렇게 양쪽 부역을 모두 감당한데서야 어찌 슬프지 아니하며 어떻게 백성이 견뎌내겠습니까?

어디 여수 백성들의 고통이 그것뿐이겠습니까?  환정(還政 : 나락을 걷어드리는 것) 한 가지만 하더라도 좌수영과 본부가 겹쳐서 받아 가는데, 이 고장에는 내외 면에 걸쳐서 18개의 창고가 있는데, 그 중 14개 창고는 본부에 속하고 단지 4개 창고만 좌수영에 속해 있는데, 이 중 좌수영 창고는 8,000여 석과 방답진 고돌산진 곡화목 본부주사 순영모군 몫을 합한 萬여 석을 五個面 백성들이 홀로 부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받아가는 방법이 되나 홉으로 되지도 않고 우격다짐으로 받아 가는데, 그것도 가을만 되면 이름도 모르는 많은 명목을 붙여서 10여량씩이나 더 붙여 가는데, 이것도 딴 면에서는 볼 수 없는 여수 5면만의 폐단입니다.

  또한 여수 5면은 산을 등지고 바다에 임하지 않은 데가 없어 수원이 메마르고 그 모두가 비전박토로서 논뙈기 밭뙈기가 대부분인데, 풍년이 들어도 흉년이 되기가 쉽고 비가 많이 와도 가물 때가 많을 뿐 아니라, 어떤 때는 풍해를 입거나 해일을 만나 백성이 굶어 죽게

되어도 아직 나라에서 구휼을 받은 지 한 번도 없으니 이 일 역시 지극히 슬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여수에서 本府 순천으로 가려면 60, 70리 혹은 150리가 되는데, 아전들의 농간이 집집마다 미처 그 폐단이 이를 데가 없습니다.

외진 섬에 사는 백성이나 벽지에 사는 백성들은 본부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본관이 누구인지도 모르며 다만 아는 것은 “나는 본부에서 나왔다.” “나는 좌수영에서 나왔다.” 고 외치면서 아무데나 제멋대로 휩쓸고 다니는 아전들을 알 따름인데, 이들은 억척스럽고 사나운 무리들로서 방울을 흔들며 떼를 지어 순시를 하는 풍속이 있는데, 이 때 한 섬이나 두 섬쯤의 나락은 까닭 없이 빼앗아 가는 것은 고사하고, 다섯 냥이나 열 냥쯤의 돈은 말 한마디로 거뜬히 받아가는 것이 예사인데, 이 때 이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일이 있으면 가지고 다니는 일주묵지(一朱墨紙)로 어구에다 방을 써 붙이고 누구누구는 관명을 거역했으니, 곧 서울에서 경군이 잡으러 올 것이라고 공갈하여 천전의 돈을 빼앗아 가니 슬프다. 애달픈 백성은 하늘과 땅 사이에 호소할 데가 없어 필경에는 딴 고장으로 야반도주하는 백성이 수없이 많습니다.
 

  여수 5면에는 본부 面主人과 좌수영 면주인이 따로 있는데, 이들이 각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가을에는 나락을 거둬가고 여름에는 보리를 거둬 가는데, 이 짓을 본부와 수영의 면주인들이 서로 시샘하면서 함부로 토색질 하니 어찌 백성들이 지탱하겠습니까?

이 외에도 여수 5면에는 본부면임 이라는 것이 있고, 좌수영 면임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데 이들의 경비까지 물어주어야 하니 어찌 견뎌내겠습니까?
더욱이 근일에 이르러서는 그 횡포가 날로 심하여져서 족징(族徵) 척징(戚徵) 면징(面徵)이라는 것이 있는데, 족징은 같은 집안의 2 - 3촌간, 척징은 고종간이나 이종간까지 삼성에 미치고, 면징은 면임 중에 간사한 자가 면임과 짜고 받아먹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본부가 먼 곳에 있는 고로 본관이 모르는 사이에 이루러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여수 영내에는 섬이 많음으로 바다를 건너서 본부까지 갈려면 꼬박 3일이 걸리는데 진상품이라는 것은 원래 값이 배나 비싼 법인데 이것도 좌수영과 본부에서 따로 받아가고 있어 딴 고장에 비하면 여수 백성들의 부담은 배가 더 되니 어찌 견뎌내겠습니까?  이와 같은 폐단은 우리나라에 300의 읍이 있으나 딴 고장에는 없는 일이요, 우리 여수의 5면에만 있는 일이니 우리 여수 백성은 이 나라에 없는 백성 노릇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좌수영은 국가의 일대 관방인데 처음 생겼을 때는 제도가 엄정하고 규모가 컸으며 곡식이 많이 쌓여 수년을 지탱할 만하고 군비 역시 넉넉했으며, 영내에 사는 백성만도 1,000호에 가까웠고 영외에 사는 백성 또한 1,000호에 가까웠으나 모두가 살기가

넉넉했고 군비도 충실해서 마치 우리나라의 대 번창이었습니다. 그런데 근년에 와 이미 기우러지기 시작해 초상을 치루고 난리를 겪은 집과 같이 백성들이 임 반 이상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곡식을 쌓아둔 창고는 이미 반으로 줄어들어 있는가하면 군대는 죽은 사람까지를 산 사람으로 계산하고, 군량은 없어졌는데도 빈 가마니로 문서를 채우고 있으며 주집은 낡아빠져 쓸모가 없고 무기는 녹슬어 손을 댈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이런 태평성대를 만났으니 망정이지 만약 임란이나 정유재란 같은 큰 국란을 만났더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군기(軍紀)가 저와 같고 창고는 비어있으니 장자방으로 하여금 수를 놓게 하고, 한신이가 살아서 용병한다 한들 어찌 능히 그 지혜와 용맹을 베풀 수 있겠습니까? 뜻있는 자 마땅히 땅을 치고 통곡을 해야 할 일입니다.
 

  아! 슬프다 양의(良醫)는 죽기 전에 그 병을 알아야 하고, 양공(良工)응 집이 무너지기 전에 기운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하늘의 명이 다한 다음에야 편작 같은 양의도 손을 쓸 수 없을 것이요, 제 아무이 양공인들 어찌 재주를 다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여수 5면의  사정인즉 이미 기우러진 집과 같으나 한 가닥 서까래가 지탱하고 있는 형편이니 이 때야말로 양의로 하여금 그 병을 보게 하고 양공으로 하여금 집을 손질하게 하면 장차 천명을 보존하게 할 수 있을 것이요, 기우러져 가는 집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임금님께서는 인자하시와 등극하신 후부터 백성들의 중화를 이룩하시고, 천지간에 인을 베푸셔서 가난하고 약한 백성을 도와 오셨고, 이월 같이 밝으시므로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쳐 주셨으며, 여러 차례에 걸쳐 어지신 가르침을 내리셔서 애잖은 백성을 돌보고 계시는 터입니다.

  진실로 돌아 보건데 조선 8도가 고루 평안한 것을 얻게 하고 백가지 폐단이 다 없어져서 서민들이 새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게끔 열읍(列邑)의 정치를 혁신하여 주시는 가운데, 오직 우리 여수 5면만이 엎어진 그릇에는 햇빛이 미치지 못하듯 어지신 임금님의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으니 진실로 탄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좋은 방안 하나를 논 할진데 어리석은 말이라 할지라도 임금님께서 밝으신 은총으로 받아주시옵기를 엎드려 바라나이다.

첫째, 여수를 복현 하는 일은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울면서 호소해도 이루지 못하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강희년간(康熙年間 : 1662-1722. 현종 3년 -경종 2년)에 걸쳐서 여러 번 여수 시민이  상소한 결과 다행히 임금님께서 들어 주신바 되어 경계를 갈라서 현을 만들고 좌수사로 하여금 여수부사를 겸하게 하여 5면을 좌수영에 속하게 하고 13면은 순천부에 속하게 하였는데, 순천의 아전배들이 천 가지 만 가지의 간사한 계책을 꾸며 감영을 속이고 심지어는 조정까지 속여 1년 만에 다시 혁파케 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 옹정년가(擁正年間 : 1723-1735 : 경종3년-영조 1년)에 와서 다행히 지평 이근(李根)이 다시 여수 복현을 상소하여 또 한 번 복현 되었으나 이 때도 순천의 아전배들이 꾀를 부려서 이를 훼방 놓아 1년도 채 못 되는 사이에 혁파 되어 버렸습니다.

세 번째는 여수민이 상소한 결과 건융년간(乾隆年間 : 1736-1795 : 영조(英祖) 2년-정조(正祖) 9년)에 여수 백성들이 상소하여 임금님께서는 밝게 사리를 판단하시고 엄중한 유교를 내리셔서 승지(承旨) 이형원(李馨遠)에게 특명을 내리셔서 여수부사(麗水府使)와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를겸임케 하여 다시 경계를 가르고 복현을 했는데 이때도 못된 순천의 아전배들이 간사한 농간을 부려 1년도 채 못 되어 또 혁파케 했던 것입니다.

  여기에 이르러 여수신민들은 다시 살아갈 희망이 없어지고 오늘과 같은 피폐에 이르렀으니 어찌 살아날 재주가 있겠습니까. 실로 복현이 되면 우리 여수 백성에게는 크나 큰 하늘의 복이요, 순천부로 봐서는 조금 떨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여수가 현(縣)이 되면 순천부사의 봉급이 오분지 일 깎이게 되고 아전배들의 권한이 또한 오분지 일 감해질 뿐입니다.

이것이 순천 아전배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여수 복현을 방해해온 소위 삼복삼파(三復三罷)라는 것입니다.

  순천은 13면이나 되는 큰 대읍이요, 여수는 5면밖에 안 되는 작은 현(縣)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을 아끼려다가 큰 것을 놓치게 되면 어찌 나라의 장래를 도모하는 일이 되겠습니까. 장차 백성들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잃고 거리를 헤매다가 고을이 비고 땅이 황폐하게 되면 어찌 슬프고 또 슬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삼가 우리나라의 옛 일을 되돌아보더라도 고을을 폐했다가 다시 세운 선례가 있으니 영남(嶺南)의 자인(滋人) 호서(湖西)의 신창(新昌)이 그것이요, 또 수사가 있는 곳을 본관으로 바뀐 데가 있으니 기내(畿內)의 교동(喬洞)과 해서(海西)의 옹진(甕津)이 그것입니다.

  여수의 복현 역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수사로 하여금 본관을 겸하게 하는 것이 법에 어긋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수사로 하여금 본관을 겸하게 하는 것이 법에 어긋나거나 어려운 일도 아니오, 또한 나라에 손해가 없고 오히려 이롭게 하는 일이오, 궁한 백성들을 살찌게 하는 일이니 어찌 자신교옹(慈新喬雍)의 예에 따르지 않겠습니까?  이제 여수 백성들이 오래 품어온 한을 풀으셔서 한 현(縣)을 세운다는 것이 중대한 일이기는 하나 이미 일관(一官)이 세워져 있고 공해(官廳 : 관청)가 있으며 창고가 있어 이런 것을 세울 비용이 들지 않으며 아전이나 노비 같은 것도 이미 다 갖춰져 있으니 민폐를 끼치는 일없이 좌수영(左水營)에다 바로 본부(本府)를 세우면 시설을 갖출 필요도 없이 손바닥을 뒤엎는 것 같이 쉬운 일입니다. 특별히 문무(文武)를 겸전한 사람을 골라서 수사와 부사를 겸임케 해서 5면을 다스리게 하는 한편 학문을 일으키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서 무위(武威)를 떨치게 하여 영구한 장래를 도모하면 나라의 행복이 될 것이오, 여수 백성들의 큰 복이 될 것입니다.

신(臣) 등이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여 감히 천리 길을 멀다않고 만 번 죽을 것을 무릅쓰고 간이 떨리고 피가 끓는 마음으로 어전에 엎드려 있사오니 원컨대 천지부모(天地父母)시여! 묘당(廟堂)에 특명하시와 여수현(麗水縣)을 복현(復縣)하여 左水營에 전속케 하시고 좌수영 절도사(左水營 節度使)로 하여금 본관을 겸임케 하시와 널리 다스려서 백성의 원한을 풀어 주실 것을 울부짖고 울면서 간절히 비옵니다.
 

5. 三復三罷 이후 끈질긴 여수 復縣運動

  여수현 삼복삼파 이후 1864년 운초 선생의 여수현 복현 상소가 복현 운동의 효시가 되어 다시 1887년(고종24)에 맹렬한 복현 운동이 벌어졌다.

이때에도 순천부의 거센 방해공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복현운동에 주동자인 최창모(崔昌模), 정동열(鄭東烈), 유봉의(兪鳳儀) 등 세 지사(志士)만 화를 입고 유금(流禁)되고 말았다.

  1896년 2월에 완도나 돌산과 같은 섬마저 군이 되었으나 유독 여수만은 그렇게 열심히 복현운동을 하였으나 결국 여수군 설군 문제는 묵살되고 여수는 여전히 순천부 관하에 묶어두었다. 형평에 맞지 않은 조정의 처사에 분개하여 1896년 3월 18명이 동맹하여 이 고장의 비원을 풀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다. 이들은 만약 뜻을 이루지 못하면 고기밥이 되리라하는 비장한 각오로 복현 운동에 나섰다(事不若成 藏於魚腹).
18명의 동맹자는 정시홍(鄭時洪), 류하열(柳河裂), 정충섭(丁忠燮), 류민열(柳敏烈), 주봉성(朱鳳成), 황안성(黃安性), 김병두(金秉斗), 정지섭(丁芝燮), 류계열(柳啓烈),정시현(鄭時鉉), 황운수(黃雲秀), 김재호(金在浩), 최현호(崔炫浩), 황의연(黃義淵), 정관영(鄭寬榮), 정관섭(丁寬燮), 주재석(朱載錫), 정시행(鄭時幸)등이다.

  이들 맹원(盟員)들은 서울로 올라가 관계 요로와 손을 잡고 맹렬하게 복현운동을 벌이는 한편 일부는 지방에 남아 진정서를 작성하여 각계에 보내고지방여론을 환기시켰다. 이때 마침 초대 돌산 군수로 임명된 조동훈(趙東勳) 군수가 도임 차 여수 종포에 도착하였는데 맹원들과 지방 유지들이 합세하여 조 군수에게 성찬을 베풀어 접대하면서 이곳 여수는 보시다시피 동학란으로 시가지는 온통 불타버렸고 주민들은 생활의 터전을 잃고 허탈에 빠져 있는데다가 작년(1895년)에 설상가상으로 전라좌수영마저 폐쇄돼 이곳 여수 백성들은 마치 부모 잃은 자식처럼 의지할 관부가 없고 백리에 가까운 순천에 속해있으니 차라리 이 고장도 돌산군에 편입시켜 조 군수께서는 여수에 앉아 돌산까지 다스려 달라고 애원했다는 것이다.
 

조 군수는 여수 백성들의 처절한 호소를 차마 인정상 뿌리칠 수 없어 「이곳도 다 같은 이 나라 땅이거늘 내 어찌 경계만 논할 수 있겠는가」하고 이러한 애절하고 절박한 사실을 전라감사와 조정에 보고하여 여수 4면(율촌, 소라, 삼일, 여수)도 돌산군에 편입시켜 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여수에 주저앉아 백성들을 돌보고 진남관의 허물어진 부분을 손질하는 등 돌산군수보다는 오히려 여수 군수 노릇에 충실하다가 다음해 3월에 친상을 당해 조 군수가 떠나고 말았다.

 6. 麗水 復郡의 建議와 與論調査

1896년(建陽元年) 8월 4일 칙령 제36호로 13도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전라남북도가 분리되어 초대 관찰사에 윤웅열(尹雄烈)이 임명되어 여수 백성들의 분군운동을 살피기 위해 여수에 도착하고 보니 갑오년 동학때 시가지는 불태워져 버리고 좌수영마저 철폐돼 의지할 곳 없는 백성들이 모두 이곳을 떠나려 한다는 사정을 파악한 후 여수 백성들이 순천에서 분읍 하려는 것이 마땅하다고 인정하여 여수 복군을 조정에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 설군 여론조사

  이때 조정에서는 지방주민의 설군운동이 너무나 맹렬할 뿐만 아니라 군수쟁탈전까지 벌어졌으며 관찰사의 건의까지 있었으니 그대로 내버릴 수 없었던지 지리적으로 순천에 편재하지 않은 임홍준 옥과(玉果) 군수를 여수 백성들의 여론조사관으로 임명하여 여수로 내려보냈다. 임홍준(任洪準)은먼저 여수와 순천과의 거리를 가늠해 보고 여수의 지형지세를 살펴본 다음 지방민의 숨은 뜻을 알아보기 위하여 여수(麗水), 소라포(召羅浦), 삼일포(三日浦), 율촌면(栗村面) 등 4개 면민을 덕양 역으로 모이게 하여 순천군과 여수군의 이름을 크게 쓴 푯말을 각기 따로 세워 놓고 모인 사람들로 하여금 여수군이 새로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여수군 푯말 밑으로 가고 순천에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순천 푯말 밑으로 가서 서라고 일렀다. 그러자 거기 모인 전원이 순식간에 여수푯말 밑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여기서 여수의 참된 민의를 파악한 임홍준은 사실대로 조정에 보고하여여수 복군을 건의하였다.(參考 : 임인지(壬寅誌) 24, 25쪽) 복군이 된 뒤 지방민은 거사비(去思碑)를 세워 그의 기지에 찬 조사활동을 칭송하였다.

  ◎ 설군 여론조사 후 여수군 설군

  그러나 조정에서는 단 한 번만의 조사만으로 미흡했던지 그 해 5월에 또 담양군수(潭陽郡守) 류기완(柳冀完)으로 하여금 다시 복군 여부를 조사토록지시하였다. 류기완은 4개 면민을 이번에는 成生院(현, 율촌면 新山一區 後洞部落)에 모이도록 한 다음 전과 같이 순천군에 그대로 속해 있기를 원하는사람은 순천군 깃발 아래로, 여수군이 새로 서기를 원하는 사람은 여수 깃발 아래로 모이라고 하였다. 그러자 거기 모인 전원이 앞을 다투어 여수군 깃발 아래로 모인 것이다.

류기완은 이 사실을 「차개비지운응시지고여(此豈非地運應時之古嶼) : 이 어찌 땅의 운이 시대의 운을 따라가지 않으리오.」라는 말로 여수 복군을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여수군이 신설하게 되었다. 그 뒤 여수 주민들은 그의 비(碑)를 세워 그 덕을 기렸다.

  ◎ 천신만고 끝에 여수군 신설

  고려 충정왕 2년(1350년) 때부터 있던 여수현을 1396년(태조5)에 이태조의 정치 보복으로 페현 시켜 순천부에 예속된 후 500년에 걸쳐 순천부와 전라좌수영 두 관청의 부역과 조세를 이중으로 부담하는 폐단 속에서 뼈저린 복현 운동의 결과로 1897년(고종 34) 5월 16일 마침내 여수군(麗水郡)을설군 하라는 칙령(勅令) 제21호가 공포되었다.

  칙령 제1조에 「전라남도 구역내전 좌수영에 여수군 군청을 설치하고 순천부 율촌, 여수, 삼일, 소라 4개면으로 해군구역(該郡區域)을 획정한다.」

라고 되어있다. 그리하여 1897년 6월 1일 천신만고 끝에 여수군(麗水郡)이 설치되었다.

칙령(勅令) 第二十一號 여수군(麗水郡)을 신설(新設)하는 건(件) 

 일성록(日省錄) 建陽 2年 4月14日 勅令 建陽 2年 5月16日

고종실록(高宗實錄) 建陽 2年 5月7日-15日 주의(奏議)6 建陽 2年 5月16日

 관보(官報) 建陽 2年 5月7日-18日

 勅令 第二十一號

 全羅南道 地域內前 左水營에 麗水郡을 新設 事 (전라남도 지역내 전좌수영에 여수군을 신설하는 일)
 

 第一條 全羅南道 區域內前 左水營에 麗水郡 郡廳(군청)  新設하고 順川   郡 栗村(율촌),麗水(여수), 三日(삼일),  召羅(소라) 四個面으로 該郡區域(해   군구역)을 劃定事(획정).

 7. 오늘의 여수

  한반도의 최남단 중앙부에 위치한(북위 34도 동경 127도) 여수반도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타고 난 해상 도시로 1968년에는 한려해상 국립공원(통영-여수)으로, 1981년에는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동쪽으로는 경남의 남해와 바다로 경계하고, 서쪽은 순천을 끼고 고흥반도의 동남쪽과

바다로 경계하며, 남쪽으로는 툭 트인 대해(태평양)로 열리고, 북쪽은 순천과 광양만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다.

  지세는 지리산으로부터 기복이 심한 산맥들이 남쪽을 향해 뻗쳤고, 해안은 잘 발달된 리아스식의 해안선과 넓은 간척지로 이어져 연안 어족이 풍부하며, 각종 해조류와 패류의 서식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교통은 여수를 기점으로 하는 육해공 전편이 편리하며, 북쪽으로는 육로를 통한 백운산 지리산 등이 가깝고, 동 서 남 세 방향으로 열린 바다에는 한 폭의 그림처럼 관광자원들이 펼쳐져 있다. 동북쪽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동양 최대의 중화학공업단지는 국가 산업의 꽃이며, 누가 보아도 감탄을 자아내는 야경은 너무도 아름답다.

  남해안 제일의 어선전용 항구인 국동 어항단지와 인근에는 광양 콘테이너 부두수출입 경제 특구, 광양의 제철단지, 율촌 산업단지 등 국가 산업과 경제를 선도해 가는 도약의 요람을 이루고 있다.   여수에는 모두 316개의 섬(유인도 47, 무인도 270)을 가졌으며, 총 면적은 497평방킬로미터, 해안선은  905킬로미터에 이른다.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등은 같은 생활권으로 1998년 시 군민들의 뜻에 따라 ‘여수시’라는 하나의 시로 통합 되었다.

  총 인구는 304,379명(2005.2.28), 10,151세대로 살기에 매우 쾌적한 도시이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하여 온 시민이 열망하고 있다.

  시를 상징하는 시화는 동백꽃, 시조는 갈매기, 시목은 동백나무이다. 행정구역은 1읍 6개면 20개 동으로구성되어 있다. 연평균 기온은 14도 내외, 연평균 강수량은 1,000-1500mm이다.

[엄친아]

좋은정보 입니다...인쇄해서 간직하고 싶어요...그래도 되져? 정말 좋은정보 올리시느라 고생 하셨구요...앞으로도 좋은정보 많이많이 기다릴께요...행복한날 되시고 휴일도 멋지게 보네세요~ ^^*

[해적]

엄친아님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육오공이]

여수에 대하여 많은것을 알았습니다

[칠쟁이]

새로운 여수의 역사를 알게해주시네요. 근디 '해적'이라뇨^^* '해상왕'으로 닉네임 바꾸셔요잉~~

[해적]

海上王 괜찮네요 ㅎㅎㅎㅎㅎ 칠쟁이님

[생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스크랩해갈게요...더 많은 여수사람이 보도록...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