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브내 씨알 [처서~추분] 메밀꽃, 살살이 꽃, 절기음식과 잔치, 할머니와 가마솥 두부

[살림살이(영준)]

8월 25일 메밀꽃도 피고, 옥수수도 잘 익어간다. 
 

 
 
가을이 오고 있는 요즘 살살이 꽃도 예쁘게 피어났다. 
저녁에 시원허니 ... 툇마루에 앉아 밀을 까부르면서 심을 준비를 한다. 

 
 
8월 28일 
검은참깨가 잘 크고 있다. 마침 일하러 온 꿀벌을 만났다. 
깨가 잘 달리도록 수정시켜 주고 있구나... 

 
 
8월 29일 까치콩이 꽃대를 세우고 있다. 
까치콩이 이리 자랄 줄 알았다면... 다른 곳에 심어주는 건데... ㅜ.ㅜ 
내년에는 좋은 자리를 잡아주마.. 

 
 
8월 29일 얼룩토마토로 토마토퓨레 만들고 있다. 
잘 갈아서, 소금과 마늘 등을 넣고, 졸여 주었다. 
올해는 3병을 만들어 한 병은 선물로 주고, 한 병은 딸아이 생일잔치에 쓰고, 이제 한 병 남았다.  

딸(연두)과 이웃집에 사는 딸의 친구들(아람이와 시원이)
연두와 아람이는 생일이 같고, 시원이는 2주 빠르다. 그런데 같은 곳에 살고 있다니... 참 복도 많다. 
10월 7일 조금 늦었지만, 친구들을 초대해  '오징어 스파게티' 를 해주었다. 

 
 
8월29일 옮겨 심은 무릉배추
가운데 반짝이는 딱정벌레 같은 녀석이 있다. 
올해는 이 친구와 배추애벌레와 한바탕 숨바꼭질 하는 시간을 보냈다.  

 
잘 보이진 않지만... ^^
들깨밭과 메밀밭에 풀들이 많아 정리해 주었지만, 
들깨를 너무 듬성듬성 심어 주었나 싶다. 
올해 자람새를 보니... 내년에는 어떻게 심을지 알 것 같다.  
 

고구마 밭과 옥수수 밭 ... 초가을 볕에 잘 크고 있고 ,
고구마와 옥수수가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다니, 어떻게 거둘지.... 누구와 나눌지.. 궁리 중이다. 

 
9월 1일 메밀꽃이 한창이다. 
보통 강원도 평창 봉평마을에서는 9월 둘째 주에 메밀꽃 잔치를 한다. 
봉평이면 산 너머 바로 옆 마을이라... 기후가 거의 같다. 
아름다운 메밀꽃이 만발 할 때... 좋은 친구들을 초대해 ... 사진도 찍어봐야지 생각해 보았다. 
 
 

 
 
 
9월 2일 노각김치를 담궜다. 
소금에 살짝 절구고, 양파, 파, 고추가루와 액젓 조금 ... 
 

 
애호박이 한창이다. 
딸아이 친구들이 놀러왔는데, 애호박전 보다 좋은 간식이 또 있겠는가? 
 

 
역시 잘 먹어야 웃음꽃이 핀다. 

 
지난 여름에 지었던 농막 혹은 헛간이 아이들 놀이터가 되었다... 
헛간의 주된 목적은  밭에서 거둔 이것 저것 말리고, 다듬는 작업장이다. 
앞으로 많은 일을 톡톡히 할 ... 헛간은 하늘땅살이의 필수 공간이다.   
 

 
 
 
가을이 되긴했나보다. 살살이 꽃이 더욱 힘있게 하늘을 향해 꽃잎을 펼친다. 
초가을 저녁 노을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9월 9일 
드디어 메밀꽃이 만개 하였다. 관광지처럼 아주 많이 뿌려 놓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치 그런 듯... 사진 구도를 잘 잡아 찍어본다. 
 
<너른숲 메밀꽃 잔치>다. 
 
때 맞춰 좋은 친구들이 놀러왔다. 조만간 서울에서 홍천으로 귀촌 예정이라고 한다. 
기념으로 사진 한장 ^^
꽃보다 아름다운 청년들이다.

아름다운 메밀밭 풍경이 ... 또 하나의 재미를 준다. 
귀촌해서도 이웃들과 더불어 흥겹게 살아가길.... 
 

 
온 김에 밭도 둘러보고, 배추밭에 벌레도 함께 잡았다. 
"배추야 힘내서 쑥쑥 크렴...!!" 
 
밭 일도 하고, 옥수수도 몇 개 따와 함께 쪄 먹었다. 
먹을 것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도 풍성해 진다. 
 
메밀꽃 속을 거닐고, 밭을 둘러보고, 배추벌레를 잡고, 옥수수 껍질 까고, 같이 쪄 먹고... 
할 것 다 하며... 재미난 시간을 보낸다.  
 

 
9월 17일 
마을에 사는 6살 꼬마들(봄내, 오늘이, 겸이)이 놀러왔다.
옥수수를 따서 껍질을 깐다. 옆에 있는 레고놀이도 재밌지만... 옥수수 껍질 까는 것에 흥미를 붙여 본다. 

이정도 쯤은 일도 아니다. 
하늘땅살이도 척척 잘하는 우리 든든한 어린동무들...  

 
9월 21일 붉고 자주빛 나는 하늘이 점점 깊어간다. 
 

옥수수도 들깨도
다소 따사로운 가을 햇살아래 잘 익어간다. 

 
김장을 위해 심어둔 무릉, 구억배추와 진주대평무
옆에는 개골팥이 익어가고 있다. 

 
9월 27일  추석을 앞두고 맞아서 마을의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추석선물도 드리러 '안동식 할머니' 댁에 방문했다. 
지난번 배움터 들살이 때 좋은 이야기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찾아 뵜는데, 
아궁이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아닌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오늘이 두부 만드는 날이셨다. 
이 귀한 배움을 놔두고 
도저히  그냥 돌아갈 수가 없었다.
3시간 두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왔다. 
 
커다란 가마솥에 물을 팔팔 끓인다.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이 가마솥의 크기는 뭘 기준으로 정한 걸까? 
바로 콩 한 말(약 8kg)이 들어갈 수 있는 부피가 기준이 된다. 
 

 
아궁이에 불을 조절해 가며, 가마솥에 갈은 콩을 넣어준다. 
한번에 다 넣으면 밑으로 가라 앉을 수 있어서 한 바가지씩 조심조심 넣어준다. 
 

 
콩을 다 넣어주면, 끓어 넘치려 할 때 물을 조금씩 부어준다. 
들기름을 부어 거품을 잡아주기도 한다. 
 
콩이 다 익으면 소창천에 넣어 주어 
꼭 짜준다. 이 때 힘이 많이 필요하다. 

 
소창천에서 나온 콩물이 나중에 두부로 바뀐다. 신기하다. 
소창천 안에 들어있는 것은 비지가 된다. 
 

 
콩물을 건져 다른 통에 부어주면서, 간수를 조금씩 부어준다. 
간수도 한 번에 다 부으면 두부가 빠르게 응고 되기 때문에 
적절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몽글몽글 된 두부가 ... 순두부이고, 
틀 안에 눌러 네모지게 만들면 모두부가 된다. 
 
불조절 물조절 간수조절..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 수십년의 경험 속에
몸에 익은 것들을
 
내가 한번에 다 몸에 익히려는 것은 욕심이다. 
할머니와 대화하며 많은 걸 배우고 돌아왔다. 
 

[다연]

깊어지는 가을 하늘이 신비로워요~
밭에서 만나는 열매, 꽃들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사람들을 초대하고 좋네요~^^

[미영]

이 맛에 하늘땅살이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