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카카오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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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MBC <구해줘! 홈즈> 최근화를 보다가 자막을 보고 잠시 아찔했다. '169cm 호소인'이라는 자막. 게스트로 출연한 아이브 멤버 레이가 출연해 본인 키가 169cm라고 하자 패널인 주우재가 '170 이상인데 169라 속이는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레이가 당황하는 상황인데 여기까진 재밌지. 그런데 제작진이 '당황한 169cm 호소인'이라는 자막을 단 거다. 당황은 뭔 시브럴 내가 진짜 당황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현재 'ㅇㅇ 호소인'이라는 표현은 ㅇㅇ가 아닌, ㅇㅇ의 기준에 못 미치는데 ㅇㅇ를 주장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럼 대체 왜 '호소'라는 단어가 일종의 가짜 혹은 허세의 의미가 되었을까. 이것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바로 성범죄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 때문이다.
사실 이 피해호소인이라는 용어는 처음부터 피해자를 의심하거나 비하하려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성범죄 피해 사실을 의심부터 하는 분위기에서 사법적 해결 이전에 피해자의 호소에 방점을 찍기 위해 일부 페미니스트 진영에서 제안된 말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지난 박원순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을 피해 사실에 대한 유보와 의심, 즉 '아직 피해자로 보기엔 의심된다'는 맥락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펨코를 중심으로 피해자에 대한 조롱, 정확히는 성범죄 피해에 대한 주장을 성범죄 무고 시도로 낙인 찍고 폄하하는 맥락으로 'ㅇㅇ호소인'이라는 밈이 파생되어 현재는 널리 쓰이는 중이다. 역시 간호조무사라는 직업과 해당 직업이 여초라는 맥락을(물론 그냥 간호사 직군도 여초지만) 전유해 남초에서 비하의 의미로 'ㅇㅇ조무사'라는 밈을 쓰는 것과 유사하다 볼 수 있겠다.
밈이 널리 퍼지다보면 그것의 기원에 대한 인식 없이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가령 나는 국힘 시절 잠시 공백기를 가지다가 컴백 즙쑈를 펼쳤던 이준석이 기자회견에서 '윤핵관 호소인'이란 표현을 썼을 땐 남초에서의 사용 맥락을 알고 쓴 확신범이라 확신하지만 적어도 <구해줘! 홈즈>에 해당 자막을 단 제작진이 펨코 죽돌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밈을 쓸 땐 그것이 어떤 맥락으로 형성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대한 윤리적 무게를 가늠하는 것이 방송 특히 지상파 방송 제작자의 직업윤리라 생각한다. 찾아보니 지난해에도 KBS <사당귀>에 '지디호소인'이라는 자막이 나와 '사과집 로그'라는 브런치의 필자가 역시 해당 밈의 기원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비판을 하기도 했던데, 여전히 이런 안일한 잘못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언어 사용을 단지 '안일한' 것으로 보는 게 안일한 것일 수 있다. 그들이 잘 몰라서 쓴 게 아니라 펨코 밈에 뇌가 절여진 인간들이 아닐 거라 어떻게 확신하겠나. 나 역시 지난 번 영양군 편에서의 논란을 일으켰던 피식대학의 '메이드 인 경상도'가 이용주 캐릭터를 경상도 호소인으로 칭했다는 걸 사건 이후 뒤늦게 알게 됐을 땐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었다. 얘넨 애초에 이 모양이었던 걸까? 다만 그것이 왜 잘못됐는지 설명했을 때 이해하고 고칠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가정하지 않고선 어떤 노력도 무의미해지니까.
예를 들어 시즌 144경기 중 매 경기 화나 있는 야구팬들 중엔(타 종목도 있겠지만 내가 야구팬이라) 자팀의 처참한 경기력을 비난할 때 가끔 '선수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야구팬들에게 이러이러한 맥락이 쓰지 말자고 제안했더니 의외로 반응이 좋았고, 몰라서 썼는데 안 써야겠단 반응도 확인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이길 기대해야, 지적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변화에의 바람을 담은 목소리야 말로 '호소'의 본래 의미일 것이다. 혹자는 ㅇㅇ호소인이라는 밈이 더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남초에서 만든 성범죄 피해자 비하의 맥락을 희석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하는데, 그건 그럴 수 없는 일이다. ㅇㅇ조무사라는 밈을 간호조무사에 대한 비하 의도 없이 썼다 한들 해당직군에 상처가 안 될 수 없듯, ㅇㅇ호소인이란 말도 사용할 때마다 의심 받던 피해자의 경험과 그에 대한 비하가 반복해서 인용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호소는 권력도 자원도 없는 피해자가 그럼에도 사회의 반응을 기대하고 믿으며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행위다. 그것이 조롱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이미 피해자의 언어와 무기를 뺏는 일이다. 이제 호소라는 단어에 본래의 온당한 몫을 돌려주자.
무맥락댓 조롱댓 사절 ❎
첫댓글 헐 몰랐어...안써야지
남초발이었었나? 여시에서도 호소인 발언 처음 나온 이후에 민주당 사람들 조롱댓으로 많이 썼던 걸로 기억하는디
몰랐어 ㅁㅊ....
헐...남성호소인..이것보다 저게 더 먼저겠네...몰랐어
몰랐다..
엥 여시에서 생긴 단어가 아니였단 말이야?
헉 다들 아는 줄...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3712951?svc=cafeapp
이때 기억 안나시나요...
나는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 개싫어서 일부러 비꼬려고 사람들이 밈? 처럼 만든건줄 알았는데 (그때 여시에서도 피해호소인이란 단어 반응 안좋았음) 남초에서는 오히려 피해자를 비꼬려고 저렇게 쓴거구나.
? 그게 아니라 피해자 가해한 박영선 캠프 의원들 조롱하기 위해서 생긴 밈인데 갑자기 어원이 바뀌어버리네 ㅋㅋㅋㅋ 그리고 당시에 이 밈이 있어서 피해호소인이라고 피해 사실 축소시킨 거 안 묻힐 수 있었던 거임.. 나도 이 밈 생길 때 반응 똑똑히 기억하는데 황당하네
위근우가 잘못 알고 있는 거임
나도 이렇게 알고있음!!
이거 그래서 정치인 조롱하려고 쓰는거 아니었나.. 조무사는 비하표현이 맞지만 이거는 비꼬는 밈으로 시작한건데
4 그 때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분한테 피해호소인 이라는 말도안되는 워딩 써서 그거 조롱하는 의미로 쓰던 말이었잖아 그래서 여시에서도 자유롭게 쓰고 써도 아무도 안팼고..
5 나도 이렇게 기억해
남초에서조차 피해자 비꼬려고 쓴 적 없음ㅋㅋ 내가 왜 이걸 기억하냐면 남초가 성범죄에 분노하는(척)하는 걸 난생 처음 봤기 때문임 걔네는 저 말 쓴 게 민주당이라서 축제 분위기였음 저 말 쓴 민주당 여성 정치인들 조롱한답시고 역으로 여혐 존나 했는데ㅎ
나도 이렇게알고있었는데..
맞음 그래서 그때 박원순 성범죄자 한명 옹호하자고 민주당에서 피해자 아니고 피해호소인이이라고 해서 개 욕먹었잖아
그때 여성표 다 잃고;;
몰랐어 미친……..
예전에는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였다면 요즘엔 그 비판적인 의미보다는 00 아닌데 00라고 말하는 사람 자체를 말하는 표현으로 바뀐 것같아 약간...
사실 이 피해호소인이라는 용어는 처음부터 피해자를 의심하거나 비하하려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성범죄 피해 사실을 의심부터 하는 분위기에서 사법적 해결 이전에 피해자의 호소에 방점을 찍기 위해 일부 페미니스트 진영에서 제안된 말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지난 박원순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을 피해 사실에 대한 유보와 의심, 즉 '아직 피해자로 보기엔 의심된다'는 맥락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펨코를 중심으로 피해자에 대한 조롱, 정확히는 성범죄 피해에 대한 주장을 성범죄 무고 시도로 낙인 찍고 폄하하는 맥락으로 'ㅇㅇ호소인'이라는 밈이 파생되어 현재는 널리 쓰이는 중이다.
이게정확한데
피해호소인 단어 민주당에서 피해 사실 격하 시키고 피해자 대신 꾸역꾸역 피해호소인 이라는 표현으로 성범죄에 중립기어 박는다는 식으로 사용했고 그때 난리났었지.... 한남들이 힘조 라는 단어도 남자 게이 영상이랑 관련된 말이라고 못쓰게 난리치는데 여자들이 나서서 그 상황에 피해자 모욕으로 사용된 피해 호소인 이라는 표현 쓰는건 좀 아니라 생각함. 풍자를 목적으로 쓰고 있다가엔 터무니 없이 무언가를 주장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식으로 ㅇㅇ호소인 이라고 쓰이고 있는데 이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