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로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유혹하는 많은 꺼리 덕에 시간이 언제 흘렀는 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옛 이야기에 따르면 신선 세계의 하루는 지상 세계의 1년이라는데 금새 한 나절이 지난다. 광안리의 백사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민락동 쪽의 매립공사로 인해 바닷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백사장의 침식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말하는데... 따라서 매년 해수욕장 개장 시기만 되면 모래를 백사장에 뿌리고 있다. 하지만, 백사장이 조금 줄어 들었다고 해도 광안리의 운치는 어디로도 도망치지 못했다.
광안리 하면 뭐니뭐니 해도 저렴하게 양질의 회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해수욕장의 왼편에 위치한 민락동 회센타 거리는 싱싱한 활어를 파는 활어 판매점과, 초장판매와 활어판매를 같이 하는 횟집이 거리의 양 옆으로 위치하고 있다. 회를 싸고 알차게 먹으려면 활어 판매장(예를 들어 괜찮은 집으로 소문난 민락 타운 1층 "대구 상회" 같은 데서)에서 활어를 사서 횟집에 초장 손님(자리세와 초장 값만 내면 됨.)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는데 모든 횟집은 이런 초장 손님을 환영하며 부산 사람들은 거의 모두 이런 방법으로 저렴하게 회를 즐긴다.
회센타 뒤쪽으로 광안리의 새로운 명물이 생겨났다. 일명 광안리 놀이 공원..주말이면 놀이 기구를 타기 위해 이용자들이 줄을 서고 여름철은 평일에도 발 디딜 틈이 없다. 하늘로 치솟는 바이킹 속에선 여자들의 괴성이 터지고, 땅에서 요동치는 타가다는 치마 입은 여학생들을 곤욕 스럽게 한다.(가끔 아래 샤츠(?)도 보인다는데...) 한국에 몇개 없다는 번지 점프대가 설치 되어 아찔한 번지점프도 경험할 수 있다. 그밖에 많은 놀이 시설이 구비된 이곳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마춤이다.
광안리 회센타 민락타운 앞에는 주기적으로 공연이 열리는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락페스티발 동네 주민들이 흥겨워 하는 노래자랑 대회, 연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 국악공연 등 모든 연령층을 위해 다양하고 다채로운 공연이 공연된다. 매년 열리는 바다축제(기간 7월 하순~8월 초순까지)기간에는 서울과 부산의 주요 방송국에서 개최하는 방송프로 공연이 이 장소에서 열린다. 연예인을 볼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기회이다. 바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 다대포 등 많은 해수욕장에서 특색에 맞는 이벤트를 개최하고 바다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요트경기, 스킨 스쿠버 다이빙대회 등을 개최한다. 이에 발맞춰 부산 MBC에서는 이 장소에 설치 했다 해체하는 간이 공연 시설이 아닌 상설 공연장을 설치했다. 그리고 공연장 옆으로 조그만 공원을 조성해 잔디를 심었다.
광안리의 입구, 해수욕장 중앙에 위치한 바다 경찰서부터 남천동까지의 해안도로 옆으로는 수많은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다. 10층 20층 하는 모든 건물이 카페로 들어찬 이곳은 젊은이들의 거리이다. 다만, 서울의 대학로 처럼 창조적이고 문화적인 행사가 결여 되어 있는 것이 아쉽다. 이곳의 카페와 유흥업소의 인테리어는 아주 세련되고 고풍스럽다. 건물의 모든 벽이 유리로 되어 있는 카페도 있고(프랑스의 유명한 레스토랑건물을 모방 하여 건축) 하루 종일 jazz 음악만 틀어주는 카페, 락 콘서트를 할 수 있는 간이 공연장 세트를 설치한 카페 등 손님들의 구미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모든 페스트 푸드점은 거의 다 자리 잡고 있다. 바다를 보며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는 복잡한 현대인에게 잠시 사색의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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