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누군가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변화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여 스스로 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변화하지 않았을 경우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여 불가피하게 변화를 수용하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물론 전자가 이상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사람 쉽게 안 변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후자처럼 위기감을 갖게 하는 방법이 변화를 일으키기에 좀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송길영 작가의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도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며 후자의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리없이 쉽게 읽히면서도 뭔가 자꾸 학교 선생님처럼 숙제를 내주는 것 같아 살짝 얄미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다른 독클님들은 어떻게 책을 읽으셨는지 궁금해져서 이번 모임날이 유독 기다려졌었습니다.
1. 내가 평소 즐겨 듣는 노래, 플레이 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최근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나요?
여럿 분들이 이 질문이 살짝 뜨끔했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사회 생활을 하게 되면서 아무래도 최근 노래를 찾아 듣기보다는 학창시절에 듣던 노래 혹은 리메이크되어 요새 가수들이 다시 부른 노래를 주로 듣게 된다는 의견들이 다수였습니다. 저 역시도 예전 노래를 즐겨듣는 건 매한가지인데요, 다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어쩔 수 없이 듣다보니 '비비'의 <밤양갱>, '이무진'의 <에피소드> 같은 최근 유행가들도 자연스레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갑게도 저의 젊은 날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김동률 님이 작년 5월 신곡 <황금가면>을 발표해주셔서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애창곡이 되었습니다. 다른 독클님들도 한 번 감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
https://youtu.be/nbueu_IoIH4?si=PIh31TL3miUFesq-
2. 나의 세계관은 무엇인가요? 저자는 삶의 단위를 도시라고 말하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의 삶과 다른 지역에서의 삶의 차이는 어떤 것일까요?
저를 비롯해서 여러 독클님들이 타지에서 진주로 오신 경우였는데요, 처음에는 진주가 낯설었지만 이제는 어느새 자신의 세계가 되었고, 진주 생활을 만족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삶의 차이에 있어서는 조이스님이 삼천포 분들은 인간관계에서 다가갈 수 있는 거리가 서울보다 훨씬 가까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게 특히 기억에 남네요. 눈감고님과 세웅님이 진주나 삼천포는 일상 중에 서로 만나는 사람들의 변화가 크지 않다보니 아무래도 인간관계가 좀더 끈끈(^^)하게 형성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3. 저자는 수직적 능력주의에서 벗어나 수평적 사고의 다양성을 갖기를 주장합니다. 내가 속했던, 속한 조직은 어떤 모습인가요?
조이스님이 네이버의 사례를 통해 이미 10년 전에도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에 저자의 의견이 조금 뒤쳐진 감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다른 독클님들이 IT산업과 달리 다른 기존 산업에서는 여전히 수평적 사고의 다양성은 어려운 현실이며, 특히 진주 소재 기업에서는 수직적 조직 문화가 아주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 역시도 전통적인 산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그런지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최근에 MZ 세대들이 많이 근무하게 되면서 조직 문화가 조금씩 수평적으로 변화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4. 내 일이 미래에 AI로 대체된다면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AI가 대체하기 가장 쉬운, 그리고 어려운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세웅님은 은행에서 지폐계수기가 사람이 직접 세는 것보다 더 신뢰하게 되어버린 예를 통해 현재는 AI가 사람을 보조하는 역할이지만 결국에는 모든 직업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올 것이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저는 최근에 애플이 10년간 약 13조원의 투자를 하고도 결국 애플카를 포기한 이유가 자율주행차의 난제(유사시 운전자와 보행자 중 누구의 생명을 구해야 하는가)를 풀지 못했기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종교, 철학, 정치처럼 가치판단의 영역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에 있어서는 정해진 답이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까지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영입 대상으로서의 나의 경쟁력, 나만의 서사는 무엇인가요?
저는 솔직히 다른 이들로부터 권위를 얻을 목적의 개개인의 '서사'가 과연 모두에게 유효한 것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 좀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180p.에서 "수치화된 업적"만으로는 존경을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얘기했지만,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치열했다고 하는 서사는 "나 때는 말이지"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캘빈 클라인 모델이 상위 1% 프로그래머> 챕터에서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객관화(곧 수치화)할 수 있다고 제안하여 그가 앞에서 말하는 서사가 과연 객관화될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인지 좀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눈감고님의 영화 같은 '서사'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려 10여 년 간 온라인상에 자신의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정리해 놓은 자신의 업무 스킬 노하우가 큰 반향을 일으켜 전국에서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 역시도 저만의 서사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6. 평소 생각했던 노후 계획이 있나요? 팩을 읽은 후 효도, 돌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거나 바뀐 점이 있나요?
저는 노후계획에 대한 질문을 살짝 다르게 이해했던 것 같아요. 일생에 대한 마무리를 준비하는 어떤 것으로요.
흐림님은 노후에 가장 필요한 것들을 말씀하시면서 '친구'의 중요성을 얘기해주셨는데요, 타지에서 살면서 무척 외로웠던 제게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준 독클 진주가 무척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에 대한 효도, 돌봄에 대한 저자의 접근 방식(20년 양육의 갚음이 60년의 돌봄이 된다면 '효도'란 불공정한 거래로 다가올 수밖에요. 222p.)은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씁쓸했습니다. 자녀 양육과 부모에 대한 효도는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말씀드렸고 다른 독클님들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의견을 주셨던 것 같습니다.
7. 제5장에서는 핵개인의 출현으로 인한 여러 분야의 사회 모습을 예보합니다. 가장 공감 가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김동률님의 <황금가면>의 가사처럼 저도 세상이 정해준 제 역할이 무척 마음에 안 들 때가 있는데요, 사회에서의 역할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하다고 생각할 때 수직적인 사고를 강요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상대가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관계는 좀 더 대등해"질 수 있다는 말이 무척 와 닿았습니다. 다른 분들이 소개해주신 부분도 무척 공감이 되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답글로 다시 한 번 남겨주시면 감사요 ㅎㅎ
에필로그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전반적으로 저자의 글 전개 방식이 좀 "OO 없다"는 인상이 들어서 다른 독클님들의 생각이 무척 궁금했는데요^^; 소요님이 제 생각에 살짝 호응해주셔서 무척 반가웠더랬습니다. 독클님들이 공유해주신 생각과 의견들이 제게 많은 생각의 확장을 가져다주었는데요, 시간이 좀 흐른 뒤에 후기를 정리하려고 하다보니 놓친 부분이 좀 많이 생긴 것 같네요. 혹시 다른 기억에 남는 독클님들의 의견들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 보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임에 참석해 주신 모든 독클님들과 모임 진행해주신 연비님께 온 마음 담아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벽편지 드림
첫댓글 모임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말하다 보면 저 자신을 항상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게 오래 가지 않는게 문제지만 ㅎ
새벽편지님의 정성스런 후기를 보며 다시 절 되돌아봅니다~
감사드려요 😄
저에게도 독클 모임이 제 자신을 돌아보는 무척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 )
세웅님이 진행하실 다음 모임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정말 꽉찬 빈틈없는 후기
대단하십니다
눈감고님 덕분에 풍성한 모임이 되었던 것 같아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우와.....후기 감사드립니다ㅋㅋㅋㅋㅋ
이렇게 정리 잘해주시다니ㅎㅎ
책이름이 '시대예보'인것에 비해 미래보다는 현시대 상황을 말해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모임 내내 다양한 의견들을 들으며 좋았습니다.
다음 모임에서 또 만나요!~
연비님이 준비해주신 신선한 질문들 덕분에 모임이 무척 기다려졌었고 실제 모임도 너무나 즐거웠어요~~
다음 모임에서도 꼭 만나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