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으로 거듭난 신화마을
장생포에서 승용차를 타고 서쪽으로 약 10분 떨어진 거리에는 요즘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마을이 하나 생겼다. 미술마을로 거듭난 신화마을이다. 이곳은 남구의 대표적인 도심 슬럼가였다. 1960년대 산업단지 개발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남구 매암동 철거민들의 정착지였지만, 도심 속 외딴 섬처럼 인식된 낙후지역이었다. 이 마을이 알려진 것은 영화 [고래를 찾는 자전거]의 배경이 되면서부터다. 여기에다 공공미술가꾸기 사업이 펼쳐지면서 신화마을은 거대한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마을 입구에는 [장생포, 고래를 기다리며]라는 작품이 첫눈에 들어온다. 반대편 건물에는 장생포의 상징이었던 포경선이 집 지붕 위에 설치돼 눈길을 끈다. 집집마다 벽에 그려진 아기자기한 벽화는 신화마을의 우중충한 외형을 확 바꿨다. 골목마다 그림의 주제도 다르다. 착시의 골목, 동화의 골목, 동심의 골목, 시(詩)의 골목, 음악의 골목, 암각화의 골목, 민화의 골목 등등. 담벼락에는 [창 밖 너머로 시내를 굽어보는 개], [집에서 슬그머니 도망쳐 나오려는 고양이] 등 해학적 작품도 즐비하다.
꽃의 향연 펼쳐지는 선암수변공원과 세관공원
신화마을에서 다시 서쪽으로 10여 분을 더 나아가면 선암댐 수변공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수자원 보호를 위해 40여 년간 철책에 가로막힌 이곳이 수변공원으로 가꿔져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수변에 계절별 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을 가릴 아담한 정자와 그늘막이 곳곳에 설치돼 있고, 서바이벌게임장과 인조 잔디구장·피크닉장이 조성돼 있다. 선암수변공원 인근 옛 울산세관 부지(1만 9,100여㎡)에도 공원이 들어섰다. 이곳에는 500여 구간의 산책로와 중앙광장·바닥분수·반구대암각화·고래조형물 등이 설치됐다. 소나무와 가시나무 등 20여 종 1만 3,000여그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낸다. 세관공원이란 이름은 남구청이 공원부지로 제공한 세관 측에 감사의 표시로 명명한 것이다. 세관공원은 국가기관의 이미지를 높이고 주민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윈윈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도심 속 명품 산책로 ‘솔마루길’
선암공원 부근에서 서쪽으로 쭉 뻗은 녹지공간을 따라가면 상쾌한 산책로 하나가 나타난다. 선암공원과 신선산·울산대공원·삼호산·남산을 지나 태화강 십리대숲까지 무려 24㎞를 잇는 솔마루길이다. 소나무가 유달리 많은데다, 산등성이(마루)를 잇는 길이란 뜻이다. 입구에서부터 낙락장송 수백 그루가 가지를 축 늘어뜨린 채 시민들을 맞는다. 신선산 신선루에 다다르면 한눈에 들어오는 선암댐의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바람에 몸을 맡겨 땀을 식힌 뒤 울산대공원을 향해 걷다보면 꽃무릇·상사화·노루오줌 등의 야생화 단지가 싱그러움을 더한다. 소나무 숲 산림욕장인 ‘명상의 장’에 다다라 마음의 평온을 찾는 것도 솔마루길의 매력이다. 이 길은 굽은 길, 곧은 길, 실 길, 넓은 길, 가파른 길, 내리막길 등 여러 길이 섞여 있어 마치 우리 인생의 노정과도 같다.
울산의 상징 공업탑과 울산대공원
솔마루길에서 동북쪽으로 내려다보면 시가지 중심부에 조형탑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울산의 상징, 공업탑이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이 탑은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고 울산공업센터가 들어선 것을 기념해 1967년 세운 높이 25m, 너비 8.8m의 철근콘크리트 조형물이다. 경제개발 5년 계획을 상징하는 다섯 기둥이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떠받치고, 주위에 남성군상과 여성상이 서 있는 형태다. 이 탑은 건립된 지 43년이 지나면서 낡고 균열이 생기자 울산시가 안전진단과 관계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2011년 1월 새 단장을 했다. 인근에는 울산시민의 자랑꺼리인 울산대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전체 부지가 369만여㎡이고, 시설면적은 87만여㎡이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울산시가 공원부지를 마련하고, 당시 SK(주)가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조성비용을 부담했다. 길이 1.8㎞의 느티나무산책로를 비롯, 아열대 식물과 야생초가 심어진 자연학습원, 메밀·보리 등 식용작물 위주의 테마초화원, 8종 1,000여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나비원(곤충원), 94개 품종 1만 7,700본의 장미를 감상할 수 있는 장미계곡 등이 감탄을 자아낸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포츠 인프라
울산대공원에서 서쪽으로 약 2㎞ 떨어진 곳에는 월드컵축구경기장(남구 옥동)이 들어서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때 우루과이-덴마크, 브라질-터키의 조별 예선전과 독일-미국의 8강전이 열린 곳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2001년 4월 수용인원 4만 3,003명 규모로 지어졌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프로축구단 울산현대의 홈구장으로 활용됐다. 수영장·풋살구장·라켓볼·볼링·탁구장 등의 체육시설과함께 수변공원과 공연장 등 문화시설과 생활용품·할인매장 등의 판매시설이 잇따라 들어섰다. 인근에는 3만 3,000여㎡의 문수국제양궁장이 들어서 있다. 이외에 남구는 스포츠 시설이 풍부하다. 남구국민체육센터(야음동 1만 630여㎡), 야음테니스장(야음동 1만 7,800여㎡), 대현체육관(야음동 1만 9,000여㎡), 남산레포츠공원(1만 4,000여㎡), 풋살경기장(삼산동·신정동 등 4곳)이 운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