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에서 금배지에 도전한 변호사들이 그나마 체면 치레했다.
19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도내 8개 선거구 가운데 4개 선거구에서 후보로 나선 변호사 4명 중 1명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54)가 유효득표수 5만1471표로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를 7028표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경 당선인은 새누리당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제주지검장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 등을 역임한 검사 출신의 변호사다.
청주흥덕갑의 새누리당 윤경식 후보는 민주통합당 오제세 후보에게 6.4%포인트 차로 뒤져 고배를 마셨고, 청주흥덕을의 새누리당 김준환 후보와 보은·옥천·영동의 심규철 후보도 아쉽게 낙선하는 등 경 당선인을 제외한 변호사 3명이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다.
도내에서 국회의원을 노린 후보 25명 중 변호사는 4명으로 전체 16%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았다. 현역 국회의원 7명과 정치인 5명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직업군이다.
충북 선거구의 변호사 후보 비율은 전국 17개 광역시 가운데 강원(후보 29명 중 변호사 5명 출마, 17.2%), 대전(후보 24명 중 변호사 4명 출마, 16.6%)에 이어 세번째로 높을 정도로 변호사들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하지만 충북 선거구의 변호사 후보 당선율(변호사 후보 출마 대비 당선자 비중)은 최하위권이다. 부산과 인천, 광주지역에서는 변호사 후보들이 당선율 50%를 보였으며, 전북(66%), 경기(41.6%), 서울(33.3%)도 비교적 높았다. 대전은 충북과 같은 25%를 기록했으며, 강원(20%), 경남(16.6%), 제주(10%)가 뒤를 이었다.
울산과 대구, 세종시, 충남, 경북, 전남, 제주는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배출되지 못했다.
충북에서는 4년에 한번씩 치러지는 국회의원 때마다 매번 변호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18대에는 후보 40명 중 변호사가 5명이 국회의원에 도전했으며, 17대에는 후보 36명 중 3명이 변호사였다.
16대에는 4명(후보 30명), 15대 3명(후보 45명), 14대 1명(후보 40명), 13대 2명(후보 33명), 12·11대에는 없었고 10대에는 1명(후보 21명)의 변호사가 금배지를 노렸다.
충북에서 처음 변호사 출신의 국회의원이 배출된 때는 5대 때로 김창수 변호사가 당시 37세의 나이로 금배지를 달았다. 8대 때에는 최병길 변호사가, 9대 때에는 이충환 변호사가 각각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10대 때에는 청주흥덕구에 출마한 윤경식 변호사(당시 38세), 충주의 이원상 변호사(당시 58세), 보은·옥천·영동의 심규철 변호사(당시 40세) 등 무려 3명의 법률 전문가가 충북도민의 민심을 담는 대표가 됐다.
14대와 15대 때에는 검사 출신의 정기호 변호사와 김영준 변호사가 청주을과 제천·단양에서 각각 당선됐다. 17·18대에는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김종률 변호사가 금배지를 다는 등 충북 국회의원 출신 중 변호사들이 비교적 많았다.
/선거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