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 미안해 친구한테 커뮤아디 들켰었어서 이런 글도 볼까봐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가지고ㅠ 혼자 몇년을 삭혔는데 정병올거같고.. 여기는 친구가 안하는거같아서 여기에 쓴다
만약 친구랑 연끊고 후회하게 될 때가 온다면 두고두고 보려고.
내가 10년지기 친구가 있는데
얘가 30대 중반이고 대학교 졸업을 조금 늦게 (2019년) 하고 여태 취업을 안해봤어
6개월정도 사무보조 계약직이었나 해보고..
그 외에는 4년정도 그냥 계속 쉬다가 갑자기 전문직 시험준비 한다고 고시촌에 자취방 얻어서 2년을 준비중인데
그냥 시험준비 전까지는 나랑 제일 친한 친구였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점점 같이 있으면 힘들어지고 뭘 얼마나 더 위로를 해줘야 할지 솔직히 벅차..
솔직히 친구가 청소년기엔 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던것 같아서 기본적인 생활수준이 높은데, 이제 나이도 나이니 집에서 지원을 정말 최소한으로 해주나봐. 아껴가면서 고시촌 생활 하는 현재를 너무 비참하게 생각하는걸로 보여
고시준비 시작한다 했을때도 시험대비 비용이 꽤 될텐데 당연히 부모가 자길 낳았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무런 비용준비 없이 시작을 했었고,
결국 반년마다 이래저래 부모님한테 손뻗어서 학원비랑 자취하는 생활비까지 얻고, 어머니 자가용도 빌려서 거의 자기가 끌고 다녀. 근데 생활비가 너무너무 적어서 쪼달린다고 맨날 나한테 신세한탄함
솔직히 한참전에 자립했어야 할 나이고.. 난 이정도면 부모님들이 정말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고 보고, 나머지 유흥비나 더 필요한 부분은 자기가 알바를 해서 충당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 했는데, 얘는 여기저기 몸이 아파서 알바를 하면 체력이 딸려 공부를 못한다는거야
실제로 대상포진이나 감기같은 잔병치레가 잦긴 하니까.. 더이상 알바를 해보라는 조언도 못하겠는거지
이런 자금문제랑 더불어서 그냥 얘가 외부의 자극이나 상황에 너무 민감하고 회복속도가 느린게 보여서 '솔직히 너 고시생활이랑 안맞는것 같다고 시간낭비 하지말고 취업을 도전해보라'고 확 말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어..
가족이랑 말싸움이 있으면 그 하루이틀은 그냥 공부 안해버리고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하는 식. 혹은 최근에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게 돼서 한달 가까이 시험공부도 안하고 학원도 안나가고 계속 운다는거야
나도 반려동물 보낸적 있어서 무슨맘인지는 이해하지만 나같은 경우엔 장례 치뤄주고 바로 출근해서 일상생활은 어찌저찌 이어가야만 했거든. 상황은 안됐지만 어쨌든 해야하는 일은 있는거라고 생각하는 나와 다르게, 친구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모든 일상이 망가지는 타입인거지.
이런 성향적인 차이에서 오는 답답함이랄까? 그런게 있는데 서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는거니까 차마 이런 생각은 입밖으로 낸적없어ㅠ 그냥 힘내, 내가 있잖아, 얼른 회복해 이런말만 앵무새처럼 할수밖에 없는데 이것도 기빨리고 정말 얘를 위해서 상처받든말든 냉정하게 수험 관두고 취업한번 해보라고 하고 싶다는 충동이 자꾸만 들음
위의 답답함도 있지만 지금 내가 이친구한테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알바를 할수있는 상황이 안돼서 돈이 쪼들리는 부분을 나한테 너무 티를내. 그래서 내가 회사에 취직하고 돈벌기 시작한 21년도쯤부터 지금까지 한달에 한두번씩 보는데 항상 밥부터 카페까지 거의 내가 비용을 다 냄ㅠ
카페는 내가 먼저 가자 하고 잘 따라와 주지만, 식사같은 경우는 나랑 입맛이 너무 달라서 얘 입맛에 결국은 맞춰줘야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싼마이 음식은 다 싫다하고 자기는 이거 먹고싶대서 보면 1인 기본 5만원 넘어가는 맛집, 파스타집, 고깃집 이런곳이야ㅋㅋ 점심 카페 저녁 뭐 이렇게 먹으면 하루 20만원은 그냥 순삭됨.. 처음에는 내가 취직 했으니까, 얜 아직 백수니까, 금방 취직하면 얘도 많이 쏘겠지 하는 생각으로 샀던건데 정신 차려보니까 이젠 당연히 내가 다 내고있고 그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
솔직히 나 연봉 4천도 안되는데 부담스러워서, 나 이번달은 돈이 쪼들린다 혹은 여기 넘 비싸다 등으로 부담스럽다는 티를 냈고, 그때부턴 좀 저렴한 밥집이나 각자 집 놀러가서 놀거나 하는데 그래도 한달에 하루 날잡고 만나서 점심저녁 시켜먹거나 해먹는 식비도 10만원은 잡아야해서 만만치 않더라고..
내가 인맥이 정말 좁아서 한동안 이 친구랑만 만나다가, 얼마전에 동창들 3명이서 만나가지고 가격 적당한 음식점에서 배부르게 밥 카페 갔는데도 엔빵하니까 사만원이면 떡을 치는거임 진짜 여기에서 충격이었음
그래서 내가 돈아까운티 내고 쪼들린다 어쩐다 하면 "너 한달에 얼마얼마 벌지않아? 한달에 얼마 저금하는데? 너 혹시 부모님한테 용돈 드리는거 아니지? 그거 호구짓이야 하지마" 등등의 말을 하는데 뭔가.. 뭔가 꽁기해 지는거야. 딱히 돈들어갈곳 없는거 아는데 거짓말이지 이런 뉘앙스 같아서..
뭐 어쨌든 점점 내가 친구비용? 을 독박 하는 상황이 뭔가 불공평하게 느껴지니까 어디 먹으러 가자 할때마다 음식점 가격부터 보게 되고 비싼 스테이크나 고기들은 걍 안좋아한다고 거짓말하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쪼잔해보이기도 하고.. 내가 정말 찐친이라 생각했던 친구한테 말이지ㅠ
근데 반대로 항상 얻어먹고 나서 잘먹었어 고맙다 한마디 하고 끝내는데다가 만나면 자기 돈없는 상황, 가족문제, 주변인 등등 감정노동도 시키는게 날 동등한 친구로 생각 하는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음..
그리고 얘 형제가 돈을 엄청 잘벌어서 부탁하면 충분히 생활비정도는 빌릴수도 있을텐데 형제한테 손벌리기 싫다는 자존심? 때문에 못빌리는것도, 그러면서 돈없다고 우울하다 하는것도 답답하고,
웃긴건 집 놀러갈때마다 새로 생겨나는 비싼 화장품이나 드라이기 청소기 공청기 제습기 선풍기 등등ㅋㅋㅋ 직장인인 나도 없는 온갖 가전제품부터 필요없는 가전 악세사리까지.. 상황에 맞지 않는 소비수준도 이해가 안가고.
사실 부모님이 수험생활에 대해 지지를 덜 해줘서 기본적인 지원만 해주고 있는거지만, 카페같은거 차리겠다 하면 대폭 지원해주신다고 하심. 그니까 언제든 시험 관둘수가 있는거지.
그러다 보니 수험생활도 간절한게 아니고 취업준비에 대한 도피성으로 시작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럼 내가 응원하고 지원해주려는 노력은 대체 뭔가 싶고.. 그냥 여러모로 이친구만 생각하면 답답해 미치겠음
이젠 옛날처럼 얘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고 웃음이 나고 그렇지가 않아.. 그냥 행복했음 싶고 잘됐으면 너무 좋을거같고 응원하지만 다 옛정에서 나오는 감정같음
첫댓글 감히 내가 뭐라 할 수 없지만 마음 고생 많았겠다
손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잠시 멀어져 지내는 기간도 필요할 거 같아.. 계속 옆에 두면 스트레스 받을 듯 ㅠㅠ
친구 진짜 거지마인드다 너한테 하는말보면 호구로 보는거같음.. 부모님한테 용돈 주는거 아니지 그거 호구짓이야.. 진짜 선넘는발언.. 근데 정작 지한테 다 사주는데 고맙다끝ㅎ나였으면 진작에 연끊음
과거에 가장 친한 친구였어도 현재에 친구가 아닐수있어. 가장 중요한건 눈아 자신이잔아. 눈아도 글 쓰면서 깨달았겠지만 원인이 뭐든간에 현재 친구가 눈아를 생각하는 방식이 건강하지는 않아보이잔아.
그리고 딱봐도 친구가 제대로 고시생활도 하고있지않고, 세상물정도 모르고있는데 이부분을 눈아가 스트레스받으면서까지 걱정해줄필요 없어. 손절이 너무 힘들면 당장 거리라도 두는게 눈아한테 제일 좋은방법같잔아 회사 일 바쁘다고 하면서 점점 연락 줄이는것도 좋을것같아. 그리고 그친구가 한탄하더라도 눈아가 위로해주지마. 내가있잖아 힘내 이런소리 이제 해줄만큼 해줬잔아
거리두기시작하면 그 친구가 백프로 눈아한테 싫은소리하면서 돈아까워서그러냐고도 할수도있는데 그때 괜히 '너 솔직히 지금 자립할 나이다 공부는 제대로하냐'이런얘기 절대 꺼내지말고 그냥 내가 바빠서 정신이없다 여유생기면 연락하자는 식으로 마무리하는게 가장 깔끔할것같잔아.. 걱정하는마음에 저런 얘기하면 괜히 그 마음도 몰라주고 눈아만 더 욕먹을것같아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해줬어ㅠ 막말로 부모나 형제도 아니고 아무리 친한 친구라지만 친구가 너무 의지하는것 같아 그게 지속되다 보니까 당연하게 생각되서 계속 그러는것 같구 그냥 친구의 도피처가 된듯 도망갈곳이 생기니까 계속 저러고 사는것 같네 상황이 안 됐지만 그 친구랑 관계를 지속하고 싶으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잠시라도 거리를 두는게 좋을것 같아 잘 해결됐음 좋겠다 힘내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