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instagram.com/p/C8qx17URoBk/?igsh=MTVsbzFkdjN1aXVkMw==
별생각없이 드립으로 웃기게쓰고 나도 소비했던거같은데
같이 읽어보면 좋을거같아서 가져왔어
모르고 쓰는 사람들이 많을거같아
본문을 꼭 다 읽어주세요
캡쳐밑에 모바일배려도 있습니다
일 때문에 MBC <구해줘! 홈즈> 최근화를 보다가 자막을 보고 잠시 아찔했다. '169cm 호소인'이라는 자막. 게스트로 출연한 아이브 멤버 레이가 출연해 본인 키가 169cm라고 하자 패널인 주우재가 '170 이상인데 169라 속이는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레이가 당황하는 상황인데 여기까진 재밌지. 그런데 제작진이 '당황한 169cm 호소인'이라는 자막을 단 거다. 당황은 뭔 시브럴 내가 진짜 당황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현재 'ㅇㅇ 호소인'이라는 표현은 ㅇㅇ가 아닌, ㅇㅇ의 기준에 못 미치는데 ㅇㅇ를 주장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럼 대체 왜 '호소'라는 단어가 일종의 가짜 혹은 허세의 의미가 되었을까. 이것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바로 성범죄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 때문이다.
사실 이 피해호소인이라는 용어는 처음부터 피해자를 의심하거나 비하하려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성범죄 피해 사실을 의심부터 하는 분위기에서 사법적 해결 이전에 피해자의 호소에 방점을 찍기 위해 일부 페미니스트 진영에서 제안된 말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지난 박원순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을 피해 사실에 대한 유보와 의심, 즉 '아직 피해자로 보기엔 의심된다'는 맥락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펨코를 중심으로 피해자에 대한 조롱, 정확히는 성범죄 피해에 대한 주장을 성범죄 무고 시도로 낙인 찍고 폄하하는 맥락으로 'ㅇㅇ호소인'이라는 밈이 파생되어 현재는 널리 쓰이는 중이다. 역시 간호조무사라는 직업과 해당 직업이 여초라는 맥락을(물론 그냥 간호사 직군도 여초지만) 전유해 남초에서 비하의 의미로 'ㅇㅇ조무사'라는 밈을 쓰는 것과 유사하다 볼 수 있겠다.
밈이 널리 퍼지다보면 그것의 기원에 대한 인식 없이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가령 나는 국힘 시절 잠시 공백기를 가지다가 컴백 즙쑈를 펼쳤던 이준석이 기자회견에서 '윤핵관 호소인'이란 표현을 썼을 땐 남초에서의 사용 맥락을 알고 쓴 확신범이라 확신하지만 적어도 <구해줘! 홈즈>에 해당 자막을 단 제작진이 펨코 죽돌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밈을 쓸 땐 그것이 어떤 맥락으로 형성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대한 윤리적 무게를 가늠하는 것이 방송 특히 지상파 방송 제작자의 직업윤리라 생각한다. 찾아보니 지난해에도 KBS <사당귀>에 '지디호소인'이라는 자막이 나와 '사과집 로그'라는 브런치의 필자가 역시 해당 밈의 기원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비판을 하기도 했던데, 여전히 이런 안일한 잘못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언어 사용을 단지 '안일한' 것으로 보는 게 안일한 것일 수 있다. 그들이 잘 몰라서 쓴 게 아니라 펨코 밈에 뇌가 절여진 인간들이 아닐 거라 어떻게 확신하겠나. 나 역시 지난 번 영양군 편에서의 논란을 일으켰던 피식대학의 '메이드 인 경상도'가 이용주 캐릭터를 경상도 호소인으로 칭했다는 걸 사건 이후 뒤늦게 알게 됐을 땐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었다. 얘넨 애초에 이 모양이었던 걸까? 다만 그것이 왜 잘못됐는지 설명했을 때 이해하고 고칠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가정하지 않고선 어떤 노력도 무의미해지니까.
예를 들어 시즌 144경기 중 매 경기 화나 있는 야구팬들 중엔(타 종목도 있겠지만 내가 야구팬이라) 자팀의 처참한 경기력을 비난할 때 가끔 '선수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야구팬들에게 이러이러한 맥락이 쓰지 말자고 제안했더니 의외로 반응이 좋았고, 몰라서 썼는데 안 써야겠단 반응도 확인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이길 기대해야, 지적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변화에의 바람을 담은 목소리야 말로 '호소'의 본래 의미일 것이다. 혹자는 ㅇㅇ호소인이라는 밈이 더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남초에서 만든 성범죄 피해자 비하의 맥락을 희석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하는데, 그건 그럴 수 없는 일이다. ㅇㅇ조무사라는 밈을 간호조무사에 대한 비하 의도 없이 썼다 한들 해당직군에 상처가 안 될 수 없듯, ㅇㅇ호소인이란 말도 사용할 때마다 의심 받던 피해자의 경험과 그에 대한 비하가 반복해서 인용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호소는 권력도 자원도 없는 피해자가 그럼에도 사회의 반응을 기대하고 믿으며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행위다. 그것이 조롱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이미 피해자의 언어와 무기를 뺏는 일이다. 이제 호소라는 단어에 본래의 온당한 몫을 돌려주자.
첫댓글 쓰지 말아야겠다
남초발 단어들은 진짜 여혐이 다 기저에있네 .. ㅋㅋ 절대안써야지
정치권에서 미투때 피해자라고 부르지 말고 피해호소인이라고 말하던거잖아 ^^
맞아 그래서 유행할 때 놀랐어
헐 미친 안쓸게
몰랐다
반성하고 갑니다.. 안쓸게요
헐시발 몰랐다.. 반성하고갑니다.. 앞으로 절대 안씀 시발
헐 몰랐어 절대 안 쓴다
헉 몰랐네 안써야겠다;;
헐 몰랐어 존나 안쓸거임
ㅇㅇ조무사 ㅇㅇ호소인 다 진짜 싫은 말
진짜 몰랏다......
헉 몰랐다
몰랐어...안 써야지ㅠ
안 쓰려고 노력해야겠다
와 위근우 저 사람은 진짜 생각이..어나더다 생각지도 못함..
ㅅㅂ위근우가 나보다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