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위해 호텔에 들를 때마다 내적 갈등을 겪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호텔 침대의 이불 때문인데요. 몸에 직접 덮는 이불을 제외하고도 무언가 여러 겹 겹쳐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걸 깔아야 하는지 덮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다음날이 되면 모두 뒤엉켜 침대가 엉망이 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호텔 침대에 있는 정체 모를 얇은 시트는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여러분의 편안한 호텔 이용을 위해 호텔 침구에 대해 자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한국인들은 절대 이해 못 하는 호텔 침대 천의 정체는?
호텔 침대에서 가로로 길게 늘어져 있는 덮개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데코용인 줄 알았지만 특별한 용도가 있습니다. 새로 지은 호텔에서는 이 덮개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조금 오래된 호텔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은 보통 퀼트(Quilt)나 침대 덮개(Coverlet)으로 불리죠. 사실 이 덮개는 한국인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서양인들을 위해 놓여있기 때문인데요.
우리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문화라면, 서양인들은 신발을 신고 방 안에 들어가는데요. 바로 신발을 착용한 채로 침대에 올라갔을 때 발을 얹는 용도의 천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조금 충격적인 천의 용도가 아닐 수 없죠.
침대의 발아래 의자가 놓인 호텔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이 의자에 용도에 궁금증을 품곤 하는데요. 이는 서양인들의 생활 습관과 관계가 있습니다. 객실 안에서도 신발을 벗지 않는 서양인이 여기에 걸터앉아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도록 비치해둔 것이죠.
빼도 되는지 몰랐던 천의 정체
호텔 침구는 서양식으로 구성되어있다보니 다소 복잡하죠. 저희는 매트리스와 매트리스 커버, 이불만 있어도 만족하면서 침대를 쓰는데요. 하지만 서양인들은 최소 4~5개의 천을 겹겹이 깔아두고 3~4개의 베개를 두어야 ‘완성된 침대’라고 부릅니다.
우선 호텔 침대의 이불 밑에 있는 얇은 시트는 매번 매트리스 밑으로 꼭꼭 끼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덮고 자야 하는지 깔고 자야 하는지 영 헷갈리죠. 왠지 덮어야 할 것 같아서 잡아당겼지만, 매트리스에서 도무지 빠지질 않는데요.
이것의 정확한 명칭은 바로 톱 시트입니다. 플랫시트라 불리기도 하죠. 톱 시트의 발 부분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으로 세게 잡아당겨야 겨우 빠질 정도로 단단히 고정돼 있는데요. 힘이 달려 그냥 깔고 잔다는 사람도 많지만, 톱 시트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몸 위에 덮기 위해 만들어진 시트입니다.
이렇게 톱 시트가 포함된 침구의 구성은 미국에서 발전했습니다. 호텔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쓰이죠. 반면 유럽은 톱 시트 대신에 이불 커버의 사용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예 톱 시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요. 과거엔 대체로 톱 시트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이불 커버로 바꾸는 추세입니다.
뺄지 말지 여부는 사용자가 판단하면 되는데요. 빼지 않고 톱 시트 안으로 쏙 들어가서 아늑함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죠. 반면 발이 갇혀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때는 톱 시트를 세게 잡아당겨 밖으로 꺼낸 채 사용하면 됩니다. 다만 다음날 아침에 이불이 한 데 뒤엉켜 난리가 나기도 하죠.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요? 바로 위생 때문인데요. 톱 시트 위에는 겹겹이 이불이 더 있습니다. 이 이불들은 매번 세탁하기 번거롭기 때문에, 우리 몸과 바로 맞닿는 톱 시트만 자주 교체해 주면 되죠. 톱 시트 아래에는 매트리스 커버(Fitted Sheet)가 있는데 저희는 톱 시트와 아래 시트 사이에 들어가서 자면 됩니다.
빼서 쓰냐 끼워 쓰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기도 하니, 찾아볼수록 뭐가 맞는 건지 더 헷갈리는데요. 어쨌든 결론은 끼워서 쓰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것이라고 무조건 정답은 아니죠.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톱 시트 사용 방식에 연연하지 말고 편한 대로 쓰면 된다고 하니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겠네요.
흰색을 고집하는 이유는...
호텔들이 더러워지기 쉬운 흰색 침구류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품는 이들이 많습니다. 흰색은 오염에 취약하고 관리하기 쉽지 않을 거란 인식 때문인데요. 하지만 놀랍게도 침구를 관리하는 입장에선 하얀색 시트가 훨씬 편하다고 합니다.
색깔이 들어간 시트는 탈색 등의 위험이 있어 뜨거운 물로 삶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죠. 위생적인 측면도 있는데요. 흰색 침구류는 얼룩 또는 이상이 있을 경우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제때에 세탁이 가능하다고 밝혔죠.
많은 사람이 거쳐가는 호텔 방인 만큼 위생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호텔들의 노력이 무색하게 일부 비양심적인 호텔은 침구를 가끔씩만 빨거나 재활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세계 각 곳의 호텔, 심지어 4성급이나 5성급 호텔들에서도 앞서 여러 차례 비위생적인 행태가 적발되어 논란을 빚은 바 있는데요. 이에 호텔에 가서도 아무거나 믿고 쓸 수 없어 개인 칫솔, 수건, 컵은 필수로 챙기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미국 호텔가면 저거 땜에 겁나 깝깝함...가자마자 온 힘을 다해 빼버리고 덥고 잠....저거 껴진 채로 자면 거의 차렷 자세로 자야함...나갔다 와서 또 껴져 있으면 슬 짜증남 ㅋㅋ" ,"아무리 입식 문화라지만 신발 신고 침대 올라가는건 정말 이해 안됨" ,"진짜 처음 알았네요.."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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