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필승(戰道必勝)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되면 군주가 전투를 하지 말라고 명령해도 전투를 할 수 있다.
戰 : 싸움 전(戈/12)
道 : 길 도(辶/10)
必 : 반드시 필(心/1)
勝 : 이길 승(力/10)
출전 : 손자병법(孫子兵法) 지형편(地形篇)
夫地形者, 兵之助也.
대저 지형은 용병의 보조 요건이다.
料敵制勝, 計險厄遠近, 上將之道也.
적을 헤아려 승리로 이끌고, 험한 요충지와 멀고 가까움을 계산하는 것이 상 장군의 길이다.
知此而用戰者必勝, 不知此而用戰者必敗.
이것을 알고 전쟁을 운용하는 자는 반드시 승리하고 이것을 모르고 전쟁을 운용하는 자는 반드시 패배한다.
故戰道必勝, 主曰無戰, 必戰可也.
그러므로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되면 군주가 전투를 하지 말라고 명령해도 전투를 할 수 있다.
戰道不勝, 主曰必戰, 無戰可也.
전쟁의 이치를 보아 이길 수가 없다면 군주가 꼭 싸우라고 하더라고 싸우지 않을 수 있다.
是故進不求名, 退不避罪, 唯民是保, 而利合於主, 國之寶也.
그러므로 나아가도 명성을 구하지 않고, 물러서도 죄를 피하지 않으며, 오직 백성을 펀안하게 보전하여 군주를 이롭게 하는 장수가 나라의 보배이다.
■ 전도필승(戰道必勝)
戰道必勝, 主曰無戰, 必戰可也.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면 임금이 말려도 싸우는 게 좋다
손자는 지형(地形)편에서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지형의 특성을 잘 살펴 응용할 줄 안다고 하면서 이 대목을 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전쟁의 원리로 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면 설령 임금이 나서서 싸우지 말라고 명령해도 듣지 않고 나아가 싸우는 것도 괜찮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희망 또는 욕심이 아니라 모든 여건을 살펴보고 판단하건대 이길 수 있는 합당한 결론에 도달한다면 과감히 나서는 것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아무리 봐도 이길 수 없는 상황인데도 임금이 싸우라고 명령하면 꼭 따라야 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손자의 말이다. 원칙을 갖고 도리를 알면서 상황을 유용하게 보지 못하는 자는 전쟁이든, 선거든 이긴 예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 항명은 정당한가?
夫地形者, 兵之助也.
料敵制勝, 計險厄遠近, 上將之道也.
知此而用戰者必勝, 不知此而用戰者必敗.
지형은 싸움에 도움이 된다. 전력을 분석하고 지형을 따져 승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장수가 할 일이다. 이 점을 알고 싸움에 나서면 반드시 이기고, 이것도 모르고 싸우겠다고 덤비면 반드시 진다.
戰道必勝, 主曰無戰, 必戰可也.
戰道不勝, 主曰必戰, 無戰可也.
절대 이기는 싸움은 임금이 싸우지 말라고 해도 싸워 이기고, 반드시 지게 돼 있는 싸움은 임금이 싸우라고 해도 싸우면 안 된다.
進不求名, 退不避罪, 唯民是保而利合於主, 國之寶也.
자기 이름 떨치자고 공격하지 않고 벌 받기 무서워서 퇴각하지도 않고 그저 국민과 임금에게 보탬이 되는 쪽으로 행동하는 장수는 나라의 보배다.
손자는 '구변편'에서 "명령도 받지 말아야 할 명령이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승패의 판단을 현장의 장수가 궁궐에 있는 임금보다 더 잘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판단은 장수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올바르게 나온다.
일본의 가토 기요마시가 대한해협을 건너 조선 땅에 들어온다는 첩보를 입수한 조선 조정은 이순신에게 출동을 명령했다. 이순신은 육지의 험한 지형에 기대 숨어있는 안골포 등의 적을 후방에 남겨놓고 적진 깊숙이 있는 부산까지 가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유성룡이 '징비록'에 남겼듯이 이순신은 '머뭇거렸다'.
전시에 임금의 명령을 일선 장수가 거부하는 항명으로 이순신은 쫓겨나고 새로 수군통제사가 된 원균도 같은 숙제를 안게 되었다. 원균은 내키지 않은 출정에 올라 그 길로 조선 수군은 궤멸했다. 원균이라고 그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까? 전후 상황을 보면 원균도 얼마나 무모한 출정에 올랐는지 스스로 알고 있었다.
항명으로 천신만고를 겪은 이순신은 삼도수군 통제사로 돌아와서 또 항명을 저지른다. 불과 12척의 전선만 남은 수군을 폐지하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선조의 지시에 사뭇 거만하기까지 한 듯한 답신을 보냈다. "지금 신에게는 전선 12척이 있습니다. 비록 전선은 적지만 제가 죽지 않고 살아있는 한 적은 감히 우리를 깔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순신은 그러나 12척의 전선으로 일본군의 수륙병진작전을 또 한 번 좌절시켜 자신의 말이 허풍이 아님을 입증했다. 그러나 항명이었다. 전쟁 영웅이지만, 전쟁 이후에는 영광이 아닌 핍박이 기다리고 있음을 본인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순신이 노량으로 마지막 출전에 나서던 날 이순신의 벗이자 조선 전시 내각의 책임자였던 유성룡은 실각한다.
임금의 명령을 거스른 이순신을 보호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노량에서 이순신이 마치 죽으려고 작심한 사람처럼 선두에 서서 북을 두드리며 전투에 나선 이유의 한 단면이 여기에 있기도 하다.
'절대 이기는 싸움은 임금이 싸우지 말라고 해도 싸워 이기고, 반드시 지게 돼 있는 싸움은 임금이 싸우라고 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 이순신은 임금의 명령보다 자신의 전략적 판단을 앞세워 이겼다. 그러나 주어진 길은 가시밭길이요, 남은 선택은 자실이 의심스러운 전사(戰死)였다. 임금이야말로 '절대 이길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많은 장수들은 좌평 임자의 길을 걷는다. '알아서 기는' 선택을 한다. 자신이 현장에서 보고 느낀 최선의 판단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임금의 뜻을 미루어 짐작하고 그 뜻에 맞게 행동한다. 나라를 위한 행동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대신에 임금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나라를 위해 고민 끝에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봤자 기다리는 건 가시밭길 밖에 없다는 걸 400년 전에 이순신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장수는 항명을 고민하기 이전에 임금을 설득해야 한다.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싸움에 지지도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장 눈앞에 있는 적과도 싸워야 하지만, 등 뒤에 있는 임금의 관심도 살펴야 한다. 이걸 아부라고 부른다면 아부, 아첨이라고 부른다면 아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장수는 깨진 유리창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민감한 촉수를 세우고 살아야 하는 존재다. 그 촉의 대상은 부하들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임금이기도 하다. 왜 쓸데없는 일에 힘 빼느냐고 푸념할 필요없다. 그게 장수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그래서 장수 해먹기 어렵다.
■ 전도필승(戰道必勝)
夫地形者는 兵之助也라.
대져 지형은 용병의 보조수단이다.
料敵制勝하고 計險阨遠近은 上將之道也니 知此而用戰者는 必勝이요 不知此而用戰者는 必敗니라.
적을 잘 살펴 승리를 만들고 지형의 험난함과 위험, 멀고 가까움을 잘 계산하는 것이 지휘하는 장군의 도리이니 이것을 잘 알고 전쟁하는 자는 반드시 이기고 이것을 잘 모르고 전쟁하는 자는 반드시 진다.
故로 戰道必勝이면 主曰無戰이라도 必戰可也요, 戰道不勝이면 主曰必戰이라도 無戰이 可也니라.
그러므로 전쟁의 이치상 장군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군주가 싸우지 말라고 해도 반드시 싸우는 것이 옳고, 전쟁의 이치상 장군이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군주가 반드시 싸우라고 명령해도 싸우지 않는 것이 옳다.
故로 進不求名이요 退不避罪며 惟民是保하여 而利合於主니 國之寶也니라.
그러므로 장군은 진격할 때 개인적인 명예를 구하지 않고 후퇴함에 죄를 피하지 않으며 오직 병사들을 보존하여 이로움이 군주에게 부합하니 (이런 장군이) 나라의 보배이다.
손자는 지형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용병의 보조수단이라고 말한다. 실무능력 즉, 지형을 아는 것은 리더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지만 그것이 곧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런 능력을 현실에 적용해 진짜 성공을 이끌어내는 판단력과 실행력이다. 따라서 손자는 승패의 모든 책임은 장군에게 있다고 단언한다.
손자는 훌륭한 리더는 때때로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을 거부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 판단의 기준은 공평무사(公平無私), 사사로움이 없는 냉철한 판단이다. 아래로는 조직원 개개인에 이익이 되면서 위로 오너 혹은 주주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최근 공직자의 정치편향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역시 그 판단 기준은 공평무사, 그 바탕은 국민에게 이로우냐 아니냐가 될 것이다. 문제는 누구나 자신은 사사로운 욕심 없이 조직이나 국민만 보고 일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손자의 말처럼 장군이 현장에서 판단해 주군(현대엔 국민)의 명령을 거부했을 때, 그것이 옳은 판단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은 뭘까? 안타깝게도 양심의 문제는 검증 불가능하다. 결국 결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제갈공명은 마속을 무척 아꼈다. 제갈공명은 인재가 부족한 촉한의 상황에서 탁월한 마속을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속은 기대를 저버렸고 공명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목을 벨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꼭 마속이 지시를 어겼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손자병법 뿐만 아니라 고대 여러 기록에 장군이 전쟁터에서 주군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경우가 많이 나오고 그 판단이 옳았다면 죄를 묻지 않았던 것이 당시의 불문율로 나온다. 그렇다면 마속의 경우도 명령불복종 만으로 목숨을 빼앗을 순 없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도 비슷한 경우로 죄인이 되어 문초를 당하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다행히 백의종군의 기회를 얻었기에 망정이지 그냥 그대로 처형되었다면 옳은 판단이었음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 판단은 성과를 가지고 할 수밖에 없고 얼마간 판단자의 자의에 기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리더가 독자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는 각오를 해야한다. "진격할 때 개인적인 명예를 구하지 않고 후퇴함에 죄를 피하지 않으며 오직 병사들을 보존하여 이로움을 군주(회사라면 주주, 나라라면 국민)에게 부합시키는" 마음으로 자신이 부당한 판단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오해야 한다. 물론 가능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어 그런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도 모든 조직에서 비슷한 일들은 많이 일어난다. 리더라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이다.
■ 악비(岳飛)의 실책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전황의 흐름상 필승이면 임금이 싸우지 말라고 해도 싸워야 하며, 이기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임금이 싸우라 해도 싸우지 말아야 한다. 진격하는 것은 공명을 얻기 위함이 아니며, 퇴각하더라도 문책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직 백성을 보호하고 임금의 이익에 부합하는 장수야 말로 나라의 보배이다(戰道必勝, 主曰無戰, 必戰可也. 戰道不勝, 主曰必戰, 無戰可也. 故進不求名, 退不避罪, 唯民是保, 而利合於主, 國之寶也)."
자신의 안위는 고려하지 말고 오직 임금과 백성을 위하는 장수가 되라고 한다. 그런데 임금이 이런 '충신'을 좋아할까.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목숨 부지하기도 힘든 경우가 허다했다. 의병장들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선조(宣祖)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곧이곧대로 손자를 따랐다가 희생된 사람으로 남송의 명장 악비(岳飛)도 있다.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항주의 악왕묘(岳王廟)에 가면, 중국인들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항일 전쟁 시기, 중국 민중은 '악비정신'을 외쳤다. 거의 우리 이순신 장군급이다. 신기하게도 악비가 받은 시호도 '충무(忠武)'이다.
악비는 주전파를 대표하는 무장으로 주화파에 의해 제거되었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외골수였던 악비의 충심이 화를 부른 측면도 없지 않다.
첫째, 악비는 황제의 이익을 침해했다.
1127년, 송나라는 금나라에 의해 휘종, 흠종 두 황제를 비롯한 황족과 고관대작들이 포로로 끌려가고 수도가 점령되면서 망했다. 천신만고 끝에 휘종의 9남이자 흠종의 동생 조구(趙構)를 황제로 세우고 임안을 새 수도로 정한다. 남송 고종의 시대가 열렸지만 남송은 금나라를 상국으로 받들고 조공을 하며 구차하게 연명했다.
악비는 절치부심하며 입만 열면 포로로 끌려간 두 황제를 모셔오겠다고 했다. 신하로서 당연한 말을 한 것이지만, 악비가 금나라에 끌려갔던 두 분의 전임 황제를 모셔오면 현임 황제 조구는 어쩌란 말인가. 북송 멸망의 최대 수혜자는 '조구'이다. 조구는 본디 황제가 될 자격이 없었는데 형님이 금나라로 끌려가는 통에 황제 자리에 올랐다. 그러므로 악비가 금나라를 격파하고 전임 황제를 모셔오겠다는 주장은 현임 황제인 조구의 입장에서는 견딜 수 없는 말이었다.
둘째, 악비는 의도치 않게 후계자 문제에 간여했다.
고종은 친아들이 일찍 죽는 바람에 황족 중의 두 사람을 양자로 들였다. 조정은 두 파로 갈라졌다. 이때 금나라가 송나라의 혼란을 부채질하려고 억류하고 있던 흠종의 아들 '조정'을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원래의 태자였기에 정국에 파란이 일었다.
악비는 나라의 앞날을 위해 조정의 귀국을 막고, 두 양자 중 '조백종(훗날의 효종)'을 후계자로 삼자고 건의했다. 위험한 일이라고 주변에서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악비는 자신의 충심을 황제가 알아주리라 생각했다. 큰 착각이었다. 고종은 후계 문제에 간여하는 악비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셋째, 너무 빨리 출세해 두각을 나타낸 탓이다.
별다른 전공을 세우지 못한 음험한 자들에게 악비는 눈엣가시였다. 이런 일은 속사정 다 아는 한솥밥 먹던 동료, 즉 무인 출신들이 일을 벌여야 효과가 생긴다. 이때 재상 진회가 재주를 부린다. 그는 원래 금나라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풀려났는데,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애매하자 황제 조구의 이익 옹호에 앞장선다.
진회는 악비의 출세를 질투하는 무리를 꼬드겨 고소장을 제출하게 한다. 내용은 뻔한 역모였다. 한 원로대신이 날조된 죄명에 항의하며 무슨 증거가 있냐고 묻자, 진회의 답이 걸작이다. '막수유(莫須有)', '아마 있지 않을까요'라는 뜻이다. 생사람 잡는 말로는 최고다. 악비는 겨우 마흔 살에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고종의 이익에 부합되는 신하는 진회였다. 악비는 황제보다 나라의 이익을 중시했고, 진회는 나라보다 임금 개인의 이익을 우선했다. 따라서 고종이 보기에는 진회가 충신이고 악비는 아니었다. 왕조국가에서 백성의 이익과 임금의 이익이 늘 합치하기는 힘들었고, 더욱이 '손자'의 요구대로 쌍방을 모두 만족시키는 일은 여간한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 장수는 나라와 백성만을 위해야 한다
손자는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방법이 있으면 군주가 싸우지 말라 해도 반드시 싸우는 것이 옳다.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고 깨달으면 군주가 반드시 싸우라 해도 싸우지 않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나아가며 공적에 힘쓰지 말고, 물러나면서 잘못을 벗어나지 말며 오직 백성들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인정하면서 군주의 이익에 적합하게 따르는 것이 나라의 보배다(戰道必勝 主曰無戰 必戰可也 戰道不勝 主曰必戰 無戰可也故 進不求名 退不避罪 惟民是保 而利合於主 國之寶也)"고 했다.
이 구절은 전장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휘관은 용기와 절제, 주관과 소신을 가지고 있어야 싸움을 효율 있게 할 수 있어 통치자가 바라는 것에 이르면서도 백성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전장의 지휘관은 승리의 가능과 불가능 여부를 헤아려 가장 적당한 조치를 할 수 있어야 군대 통수권자가 원하는 방향과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고 또한 그의 명령에 아무 때나 조건없이 복종하는 것은 바람직 않을 뿐만 아니라 백성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다.
군령(軍令)은 군대의 작전과 용병에 관한 최고와 상급 지휘관의 군사명령으로 여기에는 그 어떤 제약이 없다. 곧 절대성이 있는 것이다. 군령을 받은 전장 지휘관이 그 어떠한 경우라도 여기에 구속되는 것은 숙명이다.
그런데 왜 손자는 군주의 명령도 선별해서 받아야 한다고 했을까? 손자가 군령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이렇게 했을까? 아니다. 손자는 군령의 권위가 어떤 것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전쟁과 전투를 하면서 군대가 생존하는 것이 군주가 바라는 이익을 달성하고 백성을 보호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꿰뚫고 있었다.
이러기에 손자는 장수가 승리를 위해서라면 군주의 명령도 받을 것과 받지 않을 것이 있으며, 군주의 명령과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설파한 것이다. 이것은 손자의 안목과 식견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전쟁 군대 움직임의 절대 근거인 군령도 융통성과 탄력성에 바탕을 두고 활용하라는 것이어서 그렇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휘관은 손자의 이 가르침을 실행해야만 한다. 이길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손빈은 "장수가 군주에게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을 때 승리한다"고 했다. 이것은 전장 지휘관이 군령에서 독립성을 확보했을 때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자는 바로 그 전장에 있는 그 지휘관이다. 바로 여기에 군령 운용의 핵심이 있다.
모든 곳의 리더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명령과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이것은 큰 틀을 제시하고, 간섭은 최소로 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 그래야만 조직 전체가 활기차게 돌아간다. 그런데 이 반대라면 끔찍할 것이다. 또한 리더는 예스맨(yes-man)이어서는 안 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리더다. 손자의 가르침을 잘 헤아려 보라.
▶️ 戰(싸움 전)은 ❶형성문자로 戦(전)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창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單(단; 식구들을 위해 밭에서 홀로 열심히 일함, 전)이 합(合)하여 전쟁(戰爭)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戰자는 '싸움'이나 '전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戰자는 單(홀 단)자와 戈(창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單자는 새총 모양으로 생긴 고대의 사냥도구를 그린 것이다. 이렇게 사냥이나 무기로 사용하던 도구에 戈자가 결합한 戰자는 '전쟁'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고대에 사용하던 대표적인 무기들을 나열해 서로 다툰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戰(전)은 (1)어떤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전투(戰鬪)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시합(試合) 또는 경쟁(競爭)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싸움 ②전쟁(戰爭), 전투(戰鬪) ③경기(競技), 시합 ④경쟁(競爭) ⑤싸우다 ⑥전쟁하다 ⑦떨다 ⑧두려워서 떨다 ⑨동요(動搖)하다 ⑩흔들리다 ⑪두려워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싸울 투(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화할 화(和)이다. 용례로는 전쟁으로 싸움에 이겨서 세운 공로를 전공(戰功), 전쟁으로 말미암은 난리를 전란(戰亂), 전투하는 힘이나 능력을 전력(戰力), 전쟁에서 얻은 이득을 전리(戰利), 전장에서 싸우다 죽음을 전사(戰死), 전쟁에서 부상함을 전상(戰傷), 전쟁이 되어 가는 형편을 전세(戰勢), 싸움에서 이김을 전승(戰勝), 같은 전장에서 함께 전투에 종사한 동료를 전우(戰友), 싸움터를 전장(戰場), 전쟁이 끝난 뒤를 전후(戰後), 전쟁이 벌어진 때를 전시(戰時), 전투에서 얻은 성과를 전과(戰果), 싸움이나 무력으로 국가 간에 싸우는 일을 전쟁(戰爭), 전쟁에서 바로 전쟁이 행해지는 지역을 전선(戰線), 전쟁을 한 자취 싸움 자취를 전적(戰跡), 몹시 두렵거나 큰 감동을 느끼거나 하여 몸이 벌벌 떨리는 것을 전율(戰慄), 전전은 겁을 먹고 벌벌 떠는 것 긍긍은 조심해 몸을 움츠리는 것으로 어떤 위기감에 떠는 심정을 비유한 말을 전전긍긍(戰戰兢兢), 절개를 온전히 지킴을 일컫는 말을 전수일절(戰守一節), 싸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전이수난(戰易守難),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산전수전(山戰水戰),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많은 전투를 치른 노련한 장수란 뜻으로 세상일에 경험이 많아 여러 가지로 능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전노장(百戰老將),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는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강자끼리 싸우는 틈에 끼여 약자가 아무런 상관없이 화를 입는다는 말을 경전하사(鯨戰蝦死),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싸움에 임하여 물러섬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임전무퇴(臨戰無退), 어려운 싸움과 괴로운 다툼이라는 뜻으로 강력한 적을 만나 괴로운 싸움을 함, 또는 곤란한 상태에서 괴로워하면서도 노력을 계속함을 이르는 말을 악전고투(惡戰苦鬪), 일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운수가 글러서 성공 못함을 탄식하며 일컫는 말을 비전지죄(非戰之罪), 싸움을 오래 끌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재빨리 싸워 전국을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속전속결(速戰速決), 앞장서서 나가 싸운다는 뜻으로 위급할 때 과감히 나서 모든 책임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정신출전(挺身出戰), 한바탕의 싸움이라도 마다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일전불사(一戰不辭) 등에 쓰인다.
▶️ 道(길 도)는 ❶회의문자로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首(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首(수)는 사람 머리와 같이 사물의 끝에 있는 것, 처음, 근거란 뜻을 나타낸다. 道(도)는 한 줄로 통하는 큰 길이다. 사람을 목적지에 인도하는 것도 길이지만 또 도덕적인 근거도 길이다. ❷회의문자로 道자는 '길'이나 '도리', '이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道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首(머리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首자는 '머리'라는 뜻이 있다. 道자는 길을 뜻하는 辶자에 首자를 결합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인도하다'나 '이끌다'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이 가야 할 올바른 바른길'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도리'나 '이치'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寸(마디 촌)자를 더한 導(이끌 도)자가 '인도하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道(도)는 (1)우리나라의 지방 행정 구역의 하나. 예전에 8도이던 것을 고종(高宗) 33(1896)년에 13도로 고쳤고, 다시 대한민국 수립 후에 14도로 정함 (2)우리나라의 최고 지방자치단체 (3)도청 (4)중국 당(唐) 대의 최고 행정 단위. 당초에는 10도로 나누어 각 도마다 안찰사(按察使)를 두었으며 734년에 15도로 늘려 관찰사(觀察使)를 장관(長官)으로 두었음 (5)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6)종교 상으로, 교의에 깊이 통하여 알게 되는 이치, 또는 깊이 깨달은 지경 (7)기예(技藝)나 방술(方術), 무술(武術) 등에서의 방법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 ②도리(道理), 이치(理致) ③재주 ④방법(方法), 술책(術策) ⑤근원(根源), 바탕 ⑥기능(機能), 작용(作用) ⑦주의(主義), 사상(思想) ⑧제도(制度) ⑨기예(技藝) ⑩불교(佛敎) ⑪승려(僧侶) ⑫도교(道敎) ⑬도사(道士) ⑭교설(敎說) ⑮~에서, ~부터 ⑯가다 ⑰가르치다 ⑱깨닫다 ⑲다스리다 ⑳따르다 ㉑말하다 ㉒완벽한 글 ㉓의존하다 ㉔이끌다, 인도하다 ㉕정통하다 ㉖통하다, 다니다 ㉗행정구역 단위 ㉘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 거리 항(巷), 거리 가(街), 네거리 구(衢), 길 로/노(路), 길 도(途), 길거리 규(逵), 모퉁이 우(隅)이다. 용례로는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일에 쓰이는 여러 가지 연장을 도구(道具), 도를 닦는 사람을 도사(道士),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궤도(軌道),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를 효도(孝道), 사람이 행해야 할 바른 길을 정도(正道),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도를 닦음을 수도(修道), 임금이 마땅히 행해야 될 일을 왕도(王道),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라가 잘 다스려져 백성의 풍속이 돈후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불습유(道不拾遺),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뜻으로 거리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함 또는 깊이 생각 않고 예사로 듣고 말함을 일컫는 말을 도청도설(道聽塗說),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방고리(道傍苦李), 먼 길을 달린 후에야 천리마의 재능을 안다는 뜻으로 난세를 당해서야 비로소 그 인물의 진가를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원지기(道遠知驥), 길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다는 뜻으로 천도에는 크게 융성함과 쇠망함의 두 가지가 있다는 말을 도유승강(道有升降),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제라는 뜻으로 이익이 있으면 서로 합하고 이익이 없으면 헤어지는 시정의 장사꾼과 같은 교제를 일컫는 말을 시도지교(市道之交),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등에 쓰인다.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사단(必有事端),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이나 패멸을 면할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일컫는 말을 필욕감심(必欲甘心),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좇아야 한다는 말을 여필종부(女必從夫),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을 거자필반(去者必返),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어찌 꼭 이익만을 말하는가 라는 뜻으로 오직 인의에 입각해서 일을 하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말을 하필왈이(何必曰利),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결국은 본뜻대로 됨을 이르는 말 또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다는 말을 만절필동(萬折必東) 등에 쓰인다.
▶️ 勝(이길 승)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으로,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朕(짐)으로 이루어졌다. 근육(月)을 써서 힘써 싸운다는 뜻이 합(合)하여 이기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勝자는 '이기다'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勝자는 朕(나 짐)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朕자는 노를 저어 배를 움직이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천자가 자신을 지칭하는 '나'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까 朕자는 천자가 자신을 뱃사공에 비유하여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力자가 더해진 勝자는 나라를 이끌어가는 천자가 힘을 발휘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즉 勝자는 싸움에서 이기거나 나라를 훌륭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이기나'나 '뛰어나다', '훌륭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勝(승)은 (1)일부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승리(勝利)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이기다 ②뛰어나다 ③훌륭하다 ④경치(景致)가 좋다 ⑤낫다 ⑥승리를 거두어 멸망시키다 ⑦넘치다 ⑧지나치다 ⑨견디다 ⑩바르다 ⑪곧다 ⑫기회(機會)를 활용하다 ⑬뛰어난 것 ⑭부인(婦人)의 머리꾸미개 ⑮훌륭한 것 ⑯이김 ⑰모두, 온통, 죄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견딜 감(堪), 참을 인(忍), 견딜 내(耐),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패할 패(敗), 질 부(負)이다. 용례로는 겨루어 이김을 승리(勝利), 이김과 짐을 승패(勝敗), 이김과 짐을 승부(勝負), 송사에 이김을 승소(勝訴), 꼭 이길 만한 좋은 꾀 또는 가망을 승산(勝算), 경기나 내기 따위에서 이겨서 얻은 점수를 승점(勝點), 경치가 좋은 높고 밝은 곳을 승개(勝塏), 뛰어나게 좋은 경치를 승경(勝景), 경개 좋기로 이름난 곳을 승지(勝地), 경치가 좋음 또는 좋은 곳을 경승(景勝),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크게 이김을 압승(壓勝), 운동 경기 등에서 이기고 짐을 마지막으로 가림을 결승(決勝), 성미가 억척스러워서 굽히지 않는 이상한 버릇을 기승(氣勝), 경기나 경주 등에서 첫째로 이기는 것을 우승(優勝), 힘이나 가치 따위가 딴 것보다 썩 나음 또는 크게 이김을 대승(大勝),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통쾌한 승리 또는 시원스럽게 이김을 쾌승(快勝), 잇달아 이김을 연승(連勝), 완전하게 이김 또는 그런 승리를 완승(完勝),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한 번도 지지 않고 전부 이김을 전승(全勝), 승전의 결과를 적은 기록을 일컫는 말을 승전보(勝戰譜), 재주가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함을 일컫는 말을 승기자염(勝己者厭), 이기고 짐을 판가름하는 운수를 이르는 말을 승패지수(勝敗之數),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어떤 일에 앞장서는 자나 맨 먼저 주창하는 자를 이르는 말을 진승오광(陳勝吳廣),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 한다는 뜻으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임을 이르는 말을 자승자강(自勝者强), 나은 자는 이기고 못한 자는 패함 또는 강한 자는 번성하고 약한 자는 쇠멸하는 적자 생존을 일컫는 말을 우승열패(優勝劣敗), 한 번 이기고 한 번 짐을 일컫는 말을 일승일패(一勝一敗),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승강(柔能勝剛), 교묘한 꾀로 먼 곳의 싸움을 이기는 것을 이르는 말을 결승천리(決勝千里), 이름난 지구와 경치 좋은 곳을 이르는 말을 명구승지(名區勝地),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일컫는 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하도 수가 많아서 이루 셀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불가승수(不可勝數), 명승과 고적 즉 훌륭한 경치와 역사적인 유적을 일컫는 말을 명승고적(名勝古跡), 남과 겨루어서 꼭 이기기를 즐기는 성벽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벽(好勝之癖), 매우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모름을 일컫는 말을 희부자승(喜不自勝), 이길지 질지 분간이 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분승부(不分勝負), 스스로가 남보다 낫다고 여기는 버릇을 일컫는 말을 자승지벽(自勝之癖), 공은 사를 이기지 못한다는 뜻으로 공적인 일에도 사사로운 정이 끼여들게 마련이라는 말을 공불승사(公不勝私), 싸울 때마다 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연전연승(連戰連勝), 지세가 좋아서 승리하기에 마땅한 자리에 있는 나라를 일컫는 말을 형승지국(形勝之國),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땅을 일컫는 말을 형승지지(形勝之地), 남에게 이기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호승지심(好勝之心), 승부가 서로 같음 즉 서로 비김을 일컫는 말을 상승상부(想勝相負), 재주는 있으나 덕이 적음을 일컫는 말을 재승덕박(才勝德薄), 재주는 있으나 덕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재승박덕(才勝薄德), 수효가 너무 많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지불승굴(指不勝屈),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사람이 많으면 하늘도 이길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중승천(人衆勝天),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말을 자승가강(自勝家强), 싸움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 계속 적을 몰아침을 일컫는 말을 승승장구(乘勝長驅), 기묘한 계략을 써서 승리함을 일컫는 말을 출기제승(出奇制勝)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