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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어린이도서연구회 강원지부 춘천지회 원문보기 글쓴이: 이연호(15기/여름하늘)
신입회원모집 1강 – 작가초청강의
김동성작가와 함께하는 시간
- 자연을 담아 그리는 작가, 김동성
>언제 : 2024년 4월 16일(화) 10시 ~ 12시
>어디서 : 춘천시립도서관 시청각실(2층)
>함께한 이들 : 53명(비회원 29명/ 회원 24명)
>진행 : 우순미(교육부장)
>강의 : 작가 김동성
◈간식 : 온이술떡( 홍선희님 후원 ), 음료
■인사말 & 마중물
홍재현 지회장님의 인사말과 함께 마중물 영상 소개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준비한 영상 “Forget me not”
■작가소개 및 감사 꽃다발 전달
「들꽃아이」 속 보선이가 선생님께 드리는 들꽃 → 우리 회에서 드리는 꽃다발
「책과 노니는 집」 속 전기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듣던 정자 → 시립도서관 시청각실
작가님과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Q&A
저도 잊고 있던 제 작품들을 너무 잘... 소개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림책과 일러스트 등을 위주로 작업하고 있고 독자들과의 만남은 제한적인 편입니다. 이렇게 독자들과의 소통은 제 작업의 자양분이 되기도 합니다. 기회가 적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사전에 받은 질문 내용(50여개)을 바탕으로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제 작업의 전반적인 이야기와 여러분들께서 궁금하셨던 부분들 위주로 구성(15개)했습니다. 이후에 더 궁금하신 내용은 질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책을 준비해 오신 분들께는 모두 사인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작업을 할 땐 해당 작업에 작가의 의도를 모두 담으려고 노력하고 마무리가 되어 출판이 되거나 결과물이 나오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의 즐거운 독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독서는 그자체로 존중되어야 하고 작가의 의도를 굳이 말과 글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범위 내에서 지난 작업과정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도록하겠습니다.
1.그림책 작가가 된 계기, 이유
현재 직업열람에 그림책 작가라는 장르는 없고 일러스트레이션도 일반인들에겐 낯선 분야인데 자연스럽게 미술대학(동양화과) 졸업 후 디자인회사에 다니다가 우연히 미국의 일러스트를 보고 영감을 받고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활동했습니다. 이후 출판사로부터(외부로부터) 그림책 작업을 의뢰받은 후에 자연스럽게 그림책에 관심과 이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거창한 이유는 없고 하다보니 그림책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2.그림책 작가가 되는 방법
작가의 가장 큰 덕목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작가가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상상력이 대중들을 자극할 수 있고 이 사회와 문화에 울림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스스로도 극복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는데 이 부분들을 넘어서는 다른 작가들을 보면 놀라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새로운 것, 문화적(미술, 영화 등 예술, 사회변화에 민감하게...) 자극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늘 가까이 하며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정관념 탈피. 지금은 작가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서 작가가 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소통하고 싶은지...그리고 그러기 위한 전제는 그 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3.자연이 배경이고 자연소재인 그림책이 많은데, 자연공감 기법이나 자연 속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시는지
저는 제 그림에서 자연이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책, 글 속의 상황에 맞는 배경(자연)을 생각하고 표현할 뿐입니다.
[예시 그림 장면]
① 「나이팅게일」 속 호수, 얕은 나무, 어슴푸레한 물안개 느낌을 주는 장면.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기 위한 연출인데 이는 글의 내용과 연결된 것.
② 「날지 못하는 반딧불이」 블루톤의 강렬함, 조용, 정적이면서 묵직한 느낌 속에 반딧불이의 동적인 모습을 깜깜한 밤 안에 표현, 동적인 것도 왁자지껄하게 표현한 것이 아닌 반딧불이만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조용히 다가가도록 구성.
③ 「고향의 봄」 ‘봄’ 잠에서 깨어나 탄생하고 꽃이 피고, 웅크리고 있다가 활짝 피어나는 느낌을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하기 위해서 막힌 곳이 없고 꽃들이 만발하고 형형색색의 원색으로 뿜어내는 느낌을 주도록 표현.
④ 「책과 노니는 집」 전기수가 이야기하는 장면은 우리 옛 것의 운치, 상황의 특별함을 표현.
⑤ 「소꼽놀이가 끝나면」 소꿉놀이가 갖고 있는 현실과 상상, 우리가 성장하면서 놓게 되는 놀이가 가진 추억 속의 오묘한 감정들을 그림으로 표현. 현실과 환상의 불분명한 경계선 등을 이 장면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동물들이 의인화되는 판타지, 노을이 갖는 세계의 이원화.
글 속의 감정들을 독자들이 임팩트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작업합니다.
⑥ 「아처」 독특한 이야기 전개방식.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작업했다.
제 작업에서 풍경은 우리의 산하가 우선적이지만 자연이 그 자체에 대한 묘사인지, 자연을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는 건지 그 이야기를 꾸며주기 위한 자연인지에 대한 각각의 설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4.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 중 어느 작업이 더 매력적인가
그림책 작업이 더 매력적입니다. 일러스트레이션(상업미술 : 광고, 지면의 내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림, 신문광고, 제품의 이미징, 포스터 등) 작업은 의미가 독자에게 즉각적으로 전달되어야하고 광고주의 요구, 짧은 시간 안에 완성 必, 기획회의와 클라이언트와의 만남 등도 있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작업입니다. 작가적 즐거움이 없습니다. 작가대우도 부족....
반면 그림책 작업(단행본) 등 출판작업은 기본적으로 문학작품의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작가에 대한 시각이 다릅니다. 작가가 자기의 이야기를 담을 곳이 크고 넓으며 소통할 수 도 있습니다. 불특정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일러스트레이션 보다는 출판, 문학, 그림책 독자를 상대로 하는 그림책작가가 훨씬 더 매력적이고 자부심과 긍지, 보람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는 이유는 비용입니다.
그림책을 하기 위해서 광고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두 영역의 극단적 환경....
5.작품 활동을 위해 꾸준히 하는 작가님만의 루틴이 있다면
일어나서 바로 책상에 앉아서 작업할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습니다. 작업대에는 컴퓨터 한 대만 있습니다. 컴퓨터 모니터 위에 이와사키 치이로의 「빨간구두」 포스터가 걸려있습니다. 힘들고 지겨울 때마다 보고 정신을 차립니다. 흠모하는 작가 중에 한 분이신데 대가의 그림을 보면서 작업에 임하는 태도를 경건하게 하고 경각심을 갖으며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충하고 싶다가도 정신을 다시 바로잡게 됩니다.
6.「엄마마중」의 마지막 장면에 담긴 의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원작에서는 열린 결말로 끝난 것에 대비해서 그림책에서는 독자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움, 기다림, 사무침, 애틋함을 더 절절히 전달하고 싶어서 눈을 내리게 하고 엄마를 만나서 집으로 가는 장면을 넣었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 이태준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필연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주인공이 곧 작가 이태준 자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늘 평생 엄마를 그리워하고 애틋해했던 감정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7.「들꽃아이」 속 숲길, 창밖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감정표현
임길택 선생님의 작가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들꽃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예찬, 나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그리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신 선생님의 이야기가 담긴 글입니다. 선생님=임길택, 보선이=사랑과 나눔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자연예찬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의뢰받고 원작의 매력을 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까, 또한 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좀 더 높게 느끼게 할 수 있을까를 고심했던 것 같아요. 비주얼적으로도... 「들꽃아이」는 그림책을 염두하고 두고 쓴 글이 아니다보니 그림책으로 출간하기 위한 텍스트로는 글의 양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하나하나가 빛이 나고 아름다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고 중요한 글을 그림으로 잘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이 결석하고 있는 보선이를 만나기 위해 외딴 산골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더 이상 갈 수 없어 숲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이 때 선생님의 표정은 보이지만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는 그림 속에 의도적으로 감춰놨습니다. 그림이 글을 방해하지 않고 독자들이 글을 좀 더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그런 다음 텍스트없이 그림으로 그 감상이 더욱 극명해지도록 구성(글과 그림의 효과적 배치)했습니다. 이후 선생님의 하얀 셔츠가 푸른 빛이 돌면서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된 듯 상징적으로 처리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졸업이 다가오면서 느끼는 선생님의 복잡하고 뭉클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선생님이 바라보는 창 밖 풍경은 보여주지 않고 선생님만 클로즈업하고 마지막에 전체적인 창 밖 풍경을 그림책 페이지 양쪽에 채워서 글의 감상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판타지가 아닌 한국의 자연, 시골, 3~40년 전의 부족했던 시대를 거칠면서도 소박하게 표현해보았습니다.
8.비슷한 소재의 작품(글자를 품은 그림, 날지 못하는 반딧불이, 소리 없는 아이들)들을 직접 선택하시는지, 출판사에서 제안이 들어온 것인지.
출판사의 제의로 작업을 했습니다. 글 작가가 글을 작업한 이후에 출판사와 그림 작가를 선택하는 과정이 있고 이런 과정에서 저에게 작업의뢰가 들어온 것입니다.
「날지 못하는 반딧불이」의 경우 일본 작품인데 우리 나라에서 번역할 때 원작의 그림 작가가 허락하지 않으셔서 그림을 새롭게 담당한 경우입니다.
9.현재 한국 그림책 부흥시대 속에 지속적인 그림책 관심과 부흥을 이어가기 위해 생각하시는(바라는) 정책, 제도 등의 사항이 있다면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질과 양)을 이룬 한국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봐도 피부로 와 닿는 변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르의 애매함, 그림책 아카데미 등 인재양성 하는 곳도 없었고... 하지만 지금은 백희나, 이수지 등 그림책 스타 작가가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림책이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유치한 장르, 하위 장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졌지만 아직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에 따른 제도적 기반, 법제화가 안 되어 있습니다. 한국그림책협회 등 관련기관에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도 법령제정입니다. 이것이 마련된다면 그림책 작가나 작품 등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대한 지원도 조금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텍스트를 받고 그림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어떤 방법으로 글을 소화하시는지 구상할 때의 어려움이 있다면
작업하면서 즐거운 시간은 계약서에 사인하는 때이고 가장 괴로울 때가 텍스트를 받아들고 연출을 위해 구상할 때입니다. 컴퓨터 화면에 그림책 내지의 모든 페이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펼쳐놓고 텍스트를 보면서 구상합니다. 글의 의미를 확장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고 글을 읽고 생각합니다. 글의 상황들을 떠올리면서... 글이 독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이렇게 과정을 보며 굉장히 간단해 보이지만, 아가의 캐릭터 묘사, 앵글, 시점, 풍경묘사, 컬러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 단계가 저에게 괴로운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작가가 된 것을 후회할 정도로...^^ 작업이 끝나면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즐겁습니다. ★작업예시 「엄마마중」
11.역사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오월의 딸기」는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선의 굵음이 느껴졌습니다. 어떤 기법을 표현하셨는지요
윤미경선생님의 글을 그림책으로 지난 해 5월에 출간한 「오월의 딸기」는 컴퓨터로 작업을 했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선생님의 글은 518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것이지만 원고에는 518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이야기, 관련 단어 등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딸기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주인공 아이가 나옵니다. 늘 무른 딸기만 주던 엄마가 어느 날 싱싱한 딸기를 자꾸 주지만 부모님은 슬퍼보였던 싱싱한 딸기가 넘쳐나지만 사람들은 슬픈, 주인공이 이상하게 느끼는 이야기입니다. 글 속의 ‘이상하다’가 아이들이 바라보는 그 날의 참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기력한 소시민의 모습, 아이들의 천진함, 군인으로 상징되는 국가폭력 등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작가만의 줄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메시지와 이슈를 예술적인 방법으로, 극적으로 승화시키고자 주인공 아이가 세발 자전거에 동생을 태우고 횃불 행진하는 곳으로 찾아가 합류하는 장면으로 연출했습니다. 광주 소시민들의 항거의 표현, 그 고귀한 희생이 민주화의 상징이 된 부분들을 마지막에 담고자 했습니다.
광주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혹시 그 분들에게 누가 되지는 않을까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는데 선생님의 원고가 좋아서 그림으로 표현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12.「느영나영 제주」을 작업하시면서 제주도에는 얼마간 머무셨는지, 멋진 곳 소개해주세요.
유일한 다큐멘터리 작품입니다. 답사하듯 도보로 이동하면서 본 풍광들을 병렬식으로 진행한 작품입니다. 제주도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고, 제주도 서쪽 차귀도를 시작으로 한경읍 일대(차귀도 포구, 당산봉, 고산초등학교, 신석기 유적지, 신수동 팽나무, 낙천의자공원, 감귤농장, 청수마을:제주조랑말, 저지오름:일몰이 멋짐/ 총14km)를 도보로 돌아보면 작업했습니다. 독자들에게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이 작업하면서 저도 제주도는 처음 가봤습니다. 날은 흐렸지만 애메랄드 빛 바다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풍경을 높이서도 봐야했기에 지게차를 타고 360도 풍경을 모두 찍어서 연결해 스케치했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포구의 모습이 달라져 제주로 내려가 확인하고 다시 작업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작업의 정보그림책이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담으려고 했고 1차원적으로 전달하기 보다는 이야기를 담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13.디지털 드로잉과 수작업 중에 어떤 작업이 쉬우신지, 어떤 프로그램을 쓰시는지. 미술학원을 싫어하는 아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업을 선택해서 하면 되고, 어느 작업을 하든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포토샵을 이용해 작업합니다. 미술학원은 짜여진 틀 안에서 대중적인 것들을 가르쳐주는 곳이기 때문에 제한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림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그림책(미술) 역사에서 위대한 작품은 그 당시에 아닌 것을 그렸기 때문에 지금 더 평가받고 있듯이... 미술학원이 툴(도구)이 되어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결정해 주진 않습니다. 지금도 미술 전공이 아닌 작가분들이 더 많습니다. 아이가 그림에 계속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문화적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4.영화의 장면들 같은 작가님의 그림책
「주몽」의 인트로 장면 하백의 딸과 해모수가 주몽을 낳게 되는 장면을 앞부분에 넣었습니다. 본문이 시작되기 전 고구려벽화를 보듯 두루마리 형식으로 내용을 담았습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처럼... 독자에게 압축된 사전정보를 주고 본격적으로 주몽을 이야기를 전달.
「소꼽놀이가 끝나면」 2~3번 감상해보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언제 소꿉놀이를 끝냈는지... 이 이야기는 우리 어린 시절 동심의 중요한 부분들이 ‘현실→상상→현실’로 옮겨지는데(계단식으로), 이 과정이 이질감 없이 느낄 수 있도록 프레임을 이용해 연출했습니다.
글, 그림, 책이라는 세 가지 물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고 효과를 줄 수 있는 그림책 장르. 다양하게 연출하고 구성할 수 있는 세 가지 특성이 존재하는 그림책(그림은 울고 있고 글은 웃고 있다든지...).
15.2024년 출판대기 중이 작품이 있다면, 글과 그림으로 하난 된 작가님의 작품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지. 현재 작업 중인 작품.
순차적으로 출판 대기 중인 작품들이 있는데 올 해 하나 나올 것 같고 내년에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꽃에 미친 김군」 은 계약한지 10년이 다 된 작품인데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 속에 나오는 꽃을 사랑하는 신상이 알려지지 않은 분의 2~3페이지의 글을 읽고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그 분야가 좋고 사랑해서 평생토록 매진했던 모습에서 인문주의가 지향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특별한 서사가 있지는 않지만 꽃을 사랑한 모습을 내레이션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다른 책은 금강산에 관한 책이고 가제는 「동유기」입니다. 금강산을 유람한 옛날 양반들의 유람기(「금강산」 유홍준 편/ 학고재) 를 재밌게 읽었는데 당시 여행은 물리적으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생일대의 유희라 저마다 여행기를 썼습니다. 그 중 김창흑의 ‘동유기’는 그의 뛰어난 문장과 함께 더욱 재밌었습니다. 이를 그림책 장르와 접목해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스타일로 재해석해서 보여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작업 중에 있습니다.
■현장질문
1.애착이 가는 작품
아직 진행형이라....^^ 그런 작품은 아직 없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엄마마중」을 이야기 하지만 저에겐 애증의 작품입니다. 작업한 지 20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회자된다는 것은 그것을 능가하는 작품이 없다는 것... 「엄마마중」이 언급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그림책 작가로 출발한 첫 작품
이주홍님의 「메아리」(한국 근대 단편동화)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림책이라기보다는 그림 이야기책입니다. 실제적으로 그림책을 염두해 두고 작업한 것은 「엄마마중」입니다.
3.동양화를 전공하셨는데 동양화 특유의 기법은 화선지 등에 직접 그려야 그 멋이 살아날 것 같은데 동양화적 기법도 컴퓨터로 작업을 하시는 건지
엄밀히 말하면 따로 한지 등에 동양화 재료로 번짐 효과 등 질감의 소스를 따로 작업해서 스캔하여 컴퓨터에서 합성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50대 50입니다. 채색은 컴퓨터에서 하는데 필터를 쓰거나 여러 기법을 써서 수작업처럼 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소스는 수작업입니다.
4.「들꽃아이」 보선이의 소식이 궁금합니다.
선생님이 작고하셨고, 실제 인물을 두고 쓰셨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더 여운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들꽃아이」 작업이 끝나고 책거리를 연남동 중국집에서 출판사와 임길택선생님의 미망인이신 채선생님과 함께 했는데 제 부인이 완성된 그림책을 보고 펑펑 울었다고 했더니 채선생님께서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분위기가 숙연해지는...
저는 우리 아동문학에서 인상적인 작가들 중에 한 분이 임길택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선생님의 작품들이 많은 대중들에게 빛나게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남기신 업적에 비해 많이 조명되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좀 더 대중들에게 강렬하게 다가갔으면... 그러한 노력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5.그림을 그리실 때 작고하신 작가분의 작품과 생존해 계신 작가분의 작품 중에 어느 쪽이 조금 더 편하신지
작고하신 분이 조금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작업과정에 있어서 글 작가의 입김이 들어오지 않아서...^^ 되도록 글 작가분과는 접촉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단체사진
1시간 넘는 사인시간
맛있는 닭갈비 점심까지...
★이상으로 1강 후기 마무리합니다. 긴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 2권의 책은 김동성작가님께서 최근에 인상깊게 읽으신 그림책이라고 하셔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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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어린이도서연구회 강원지부 춘천지회 원문보기 글쓴이: 이연호(15기/여름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