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궁금증 풀이
십자가의 길 14처
십자가의 길 기도는 흔히 4개의 처(處. Station) 로 돼 있다고 해서 '14 기돟' 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성당이나 성지 십자가의 길도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에서 제14처 '예수님게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까지로 이뤄져 있다. 「 가톨릭 교회 교리서 」 2669항에도 "총독 관저에서 골고타와 무덤에 이르는 14처는 당신의 거룩한 십자가오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님의 발자취를 한 걸음씩 따라가는 것이다" 라고 14처가 언급돼 있다. 십자가의 길이 꼭 14처인 것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분리돼서는 안 된다는 일부 신학자와 전례학자의 의견에 따라 부활에 대한 묵상을 담은 15처가 더해진 십자가의 길을 바치기도 한다. 1975년에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최후의 만찬에서 시작해 부활로 완결되는 16처 십자가의 길을 승인하기도 했다.
십자가의 길 한국교회 전파
한국교회 신자들도 박해시기부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지만 정확한 시기까지 알기는 어렵다. 1862년 목판으로 인쇄돼 1969년 「 가톨릭 기도서 」 가 나올 때까지 한국교회 공식 기도서로 사용된 「 천주성교공과 」(天主聖敎功課) 에는 주일미사를 드릴 수 없을 때 대송(代誦) 으로 '주일경' 과 '축일 기도문' 을 바치도록 하면서 기도서가 없거나 글을 모를 경우 '성로선공'(聖路善功) 을 바치라고 규정돼 있다.
십자가의 길 언제, 어디서 바치나
십자가의 길 기도는 신자들이 주로 사순 시기 중 금요일에 성당에 모여 바치는 경우가 많다. 「 가톨릭 기도서 」 에는 "아무 때나 바칠 수 있지만 특별히 사순 시기 금요일과 성 금요일에는 마땅히 바쳐야 한다" 고 설명돼 있다.
교회법에는 십자가의 길을 바치는 시기나 장소에 대한 규정은 없다.
「 가톨릭 기도서 」 에 표현된 '마땅히 바쳐야 한다' 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기까지 겪었던 수난과 고통에 신자들이 진실한 존경과 회개의 마음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십자가의 길 기도는 일반적으로 14처 형상이 설치된 성당이나 성지에서 바친다. 그러나 어디에서든 바칠 수 있는 기도이기도 하다. 성당이 너무 멀어 갈 수 없는 때, 항해 중이거나 아프거나 또는 감옥 등에 있을 때는 축복받은 십자가를 모시고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수도 있다.
출처 / 가톨릭신문, 박지순 기자
2023.03.19ㅡ춘천주보 열린마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