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간만에 쉬는 날이 되어 법원 입찰을 구경갔습니다.
역시 10시 딱 맞춰 도착하니 주차할 곳이 없더라고요.. 애를 좀 먹었습니다.
당일 법원에 가면 취하되거나 변경된 물건들이 공지된다고 하였는데, 이 날은 그런 물건은 하나도 없이 모두 매각이 진행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복작복작 많더라고요... 또 한 번 경매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느꼈습니다.
(다른 분들은 무음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고는 하시는데, 저는 결국 쫄아서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매각물건명세서를 법원에서 조회할 수 있다고 글로만 보았는데, 처음으로 법원에서 매각물건명세서를 조회하게 되어서 이런 사소한 것마저도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저는 사실 대학 도서관에 비치된 신문처럼 ㅋㅋ 종이로 인쇄된 서류들을 책상 위에 놓고 사람들이 와서 읽는건 줄 알았는데 ㅋㅋ PC 화면으로 보게 되어 있더라고요???? 아 역시 직접 와서 보는게 중요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사람이 복작거리며 대기하는 공간에서 그 이글거리며 떠다니는 욕망을 느끼고 있자니 어린 시절 수학경시대회 나가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경매 법정에는 끝나고 나오면 시원한 음료수에 빨대 꽂아서 주셨던 엄마가 없네요.
(엄마는 이제 집에서 손주를 돌봐주시고 계시죠)
괜찮습니다. 전 이제 어른이니까요.
나올 때 음료수 대신 대출이모들의 명함 세례를 받아보곤 싶습니다.
법정 내부에 있는 디지털 시계는 실제 시각보다 무려 3분이나 늦었지만, 경매의 모든 절차는 그 3분 느린 디지털 시계를 기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걸 보면서 또 한 번 인생의 교훈을 느렸습니다. 아니 느꼈습니다.
"3분 느려도 내 시계대로 살자"
시간이 지나 입찰을 마감하고 개찰이 시작되었습니다. 담당자들께서 입찰함을 우수수수 쏟으신 다음에 서류 봉투를 분류하였습니다.
처음에 봉투들이 가지런히 놓이도록 정리를 한 다음에, 비슷한 타경 번호대로 1차 분류 하고, 사건 서류철을 가져와서 각각의 사건에 입찰한 봉투들을 끼워놓으셨습니다.
말없이 빠르게 진행하셔서 좀 놀랐습니다.
경매 법정 견학의 장점은 초보자들이 할수 있는 실수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목격해서 기억에 잘 남는다는 것입니다.
글로 읽었던 수많은 실수들이 진짜... 하루에 2-3가지씩 나오더라구요.
첫입찰을 단독입찰로 낙찰받았다고 좋아하시던 아주머니께서, 대금미납 후 재매각 물건인 줄 모르고 보증금 10%만 넣어서 입찰불능이 되셨습니다ㅠ 아주머니가 '와예?' 하고 물어보시고 집행관님께서 '이그는 20% 넣으시야 된다꼬요' 하면서 사투리로 말씀하셨는데, 그런 분위기가 정감있게 느껴졌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속상하셨겠쥬ㅠ
낙찰자 중에 법인이 두 명(?) 있었는데 법인명을 들으며 설립자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느껴져서 혼자 또 감동받았습니다. 어떤 낙찰자는 낙찰받고 걸어나오시는 폼이 경매 많이 해 보신 분 같아서 그런 것도 재밌게 구경했습니다.
제가 법원견학을 오기로 결심하게 만든 관심물건은 무려 47명이 입찰하였고, 일반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낙찰되어서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옆에 아줌마가 '이럴 거면 말라 경매하노? 쯧쯧' 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물건은 사실 유동화회사로 넘어간 물건인데... 인기있는 아파트라서 NPL거래를 따로 하진 않은 건지, 아님 NPL인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법원 견학을 마치고 근처 맛집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맛있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오대감입니다.
같이 간 친구가 자기가 10년 동안 먹은 오리고기 중에 제일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다음에는 꼭 낙찰받고 오리고기 코스로 먹기로 약속했습니다.
여기까지 저의 첫 법원견학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_______^
첫댓글 두근두근견학기네요
저도 이렇게 쓸날을 그려봅니다
당근님! 법원 입찰 견학 후기 잘봤습니다
저도 법원 모의입찰 갔던것이 떠오르네요
실감 나게 적으셔서 제가 현장에 갔다온 느낌입니다.
저도 현장 꼭 가보고싶네요~^^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언젠가 나도 가보게 될날을 기대하며
앗 재송동이면 동부지원 가셨군요 저는 아직 못가봤는데 다음엔 그곳으로 구경 가봐야겠어요~^^
맛집추천도 감사해요~
생동감 넘치는 후기 감사합니다~^^
3분 느려도 내 시계대로~ 좋은말씀입니다 ! 저도 부산인입니다 반갑습니다 ^^ 한번 가보아야겠네요
부동산에 관심 있어하면서 한번도 못가본 법원견학 저두 꼭 가고 싶네요
법원 분위기 제대로 느끼고 오셨군요^^
법원 견학 저도 가봐야겠어요!! 생동감넘치는 후기 마치 법원에 직접 가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와..한번도 안다녀와서 궁금했는데 생생한 현장글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장의 느낌이 그대로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우~수고하셨어요~~정말 생생하네요~~
당근님~~~
법원다녀오신 후기 너무 잘봤어요~~~
하나하나 찬찬히 그리고 인상깊게 보고오신게 글에 다 묻어나네요~
덕분에 저도 잠시 법원에 있었네요♡
당근님의 시계대로 열심히 꾸준히 하셔서 좋은 성과 거두시길 바랍니다~^^
잘봤습니다.경험삼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드네요
좋은 경험후기 감사합니다
정말 다른분들 말씀처럼 현장에 있는듯합니다 ^^
저는 이제 공부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언제가 님과 같은 두근거림이 있는 첫 법원경매기일이 올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엄청 공감되네여~~
저도 자주 가봐야겟네여~~`ㅎㅎ
고생하셨습니다 ^^ 부산 동부지원 가신건가요? 저도 공부열심히 해서 출근도장 찍겠습니다 ^^
경험후기 감사합니다
저도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네요
머리 올리셨네요??
추카드립니다
성투하세용
전 6월 8일 처음으로 입찰 갑니다. 유튜브 보고 책 조금 읽어본게 전부지만 경험을 한번 해보고 싶어서 가보려구요.
카페도 오늘 가입하고 암것도 모르겠지만 다들 화이팅입니다!!
부산법정은 정감이 넘치는군요ㅎ
현장에가면 정말 다양한 헤프닝을 직접 볼수있어 소소한 재미가 있죵ㅎ
수고 많으셨어요 당근1님^^
당근님 한편의 다큐를 본것 같은 생생한 후기네요 어쩜 이리 글을 맛깔나게 잘 쓰신대요? 법원 견학 정성스러운 후기 잘 봤습니다^^
현장감 넘치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낙찰후 꼭 코스요리 드시기를 기원합니다. ^^
법원 견학 저는 왜 생각을 못했을까요? 입찰해야만 가는거라 생각하고 갈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조만간 경험삼아 가봐야겠어요~^^
곧 첫 견학갈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현장을 다녀온느낌이 드는 생생한 후기 ~
정보감사드립니다
저도 꼭 나중에 법원 견학 갈꺼에요!
당근님~ 드디어 법원에 다녀오셨군요!!
자주 다니시면 그 분위기에 익숙해지실거에요~
그리고 수학경시대회랑 비교하셨는데요..
그때와 비슷한 떨림을 느끼지 않으셨나요?
저는 처음 법원에 갈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가끔 법원에 갈 때면
기분 좋은 미세한 떨림을 느끼고 있답니다. ㅎ
요즘 물건 처리하느라 입찰을 안했는데..
물건 검색해서 법원에 다녀와야겠네요~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아서요 ㅋ ㅋ
다음에는 당근님이 낙찰 소식 전해주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ㅎㅎ 부산법정의 현장감이 느껴지는 후기였습니다! 당근님 글 정말 잘 쓰셔요 부럽습니다~ 담담한 후기같기만 읽다보면 한 편의 에세이 같아요~!! 나중에 행크 칼럼니스트까지!! 화이팅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이제 경매 입성하는. 초보라 잘은 상상이 안되지만 사진이 아닌 글로 접하니 글속의 등장인물들을 제 마음대로 상상하게하네요
감사합니데이 ~~^^
오 ㅎㅎ 저도 현재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고있어서 재송동에 있는 동부지원부터 견학을 가볼생각이었는데..이런 생생한 경험담 감사드립니다^^
당근님 드디어 첫발을 내디디셨네요~두번세번가보면 별거 아니란생각들거에요 이제 성투할일만 남았네요 화이팅입니다.
글로나마 대리경험 해봅니다 감사해요!^^
경험담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지방인데 사투리 공감되네요 ㅎㅎㅎ
저도 법원에서 경매 현장을 직접 보고 온 후로 낙찰에 대한 욕망이 더욱 커졌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죠 !!
저도 부산인데 반갑습니다.
법원경매현장은 꼭 한번 시간내서 가봐야 겠네요.
저는 아직 한번도 안가봤는데, 정말 가상으로 한번 다녀온 것 같이 생생한 느낌입니다.
우와 경매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그렇게나 많은지 몰랐네요 뭔가 저도 의욕을 가지고 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