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10일까지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展’이 열리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대구 스페이스K’의 모습.]
어느덧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이제 추운 날씨로 집에만 머물던 이들이 주말 나들이를 준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끼려 산과 들, 바다와 강으로 자연의 봄 향기를 찾아 떠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문화적 갈증을 풀기 위해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의 기지개를 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전시회 등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이들도 적잖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대구과학고등학교 옆 BMW 전시장 2층 ‘스페이스K’
이곳은 아직 대구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담 없이 문화적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스페이스K’는 코오롱그룹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취지로 마련한 상설 문화·예술공간이다.
대구와 코오롱 본사 뿐 아니라 서울 강남, 광주, 대전 등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각 지역마다 다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대구 ‘스페이스K’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3월10일까지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展’이 열리고 있다.
영어로 임계점(臨界點)을 이르는 화학 용어인 ‘크리티컬 포인트’는 물질의 상태가 바뀔 때의 온도나 압력을 뜻한다.
고체에서 액체로 혹은 액체에서 기체로 변화하는 바로 그 순간처럼,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가는 중요한 기점에 놓인 4명의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권재현, 김종길, 우병진, 윤우진 4명의 작가들은 자신만의 화법으로 예술성을 표현하고 있다.
우병진 작가는 ‘인간이 첫인상으로 쉽게 사람을 예측하고 판단한다’는 점에 주목해 작품마다 얼굴을 지워 선입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 권재현 작가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미디어 속 이미지를 3차원의 조형물로 재해석했다.
김종길 작가는 CCTV 등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들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을, 윤우진 작가는 인간의 양면성과 광기, 금기시되는 것들과의 소통 등을 화두로 한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스페이스K’는 큰 규모의 전시관은 아니지만 작은 공간에 문화적인 에너지를 함축해 집중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까지.
성큼 다가온 봄, 문화 갈증을 느낀다면 한번쯤 ‘스페이스K’를 찾아가 문화욕을 한껏 채우고 오는 것이 어떨까.
박재현 사이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