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不文律! 함께 걷는다는 것 오랜 전통입니다. 약속이 없었다면 자신이 결정할 일이지만 선약이 되어 있다면 지켜온 우정입니다. 어려운 일을 하다 고양이 손도 필요할 적이 있는 것처럼 자연을 찾아가다 보면 아니 찾은 후에도 비가 오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산사람이 자연을 찾아가는 짐 보따리엔 늘 우장구(雨裝具)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자연은 변덕스럽기 때문이지요. 특히 高山登攀시에는 엄격한 준비마음과 함께 갖추어야 할 장비입니다. 산책정도는 우산하나로 견딜 수 있지만 산을 찾을 적에는 다릅니다. 등산(登山)은 온몸을 다 사용하는 운동입니다. 평소에 사용하는 신체는 제한적이지만 등산 시에는 양손, 양발, 몸통까지 사용하며 당기고 밀고 넣고 빼고 걸치고 하는 동작이 時時刻刻 연속적으로 필요한 것이 등산 시 신체적 운동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산을 다녀오면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아 근육통이 생기지만 고통스러운 현상은 아니고 견딜만한 행복한 증상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산을 매개체로 집합된 60년 평생지기들 우린 보통 악동(惡童) 또는 악우(岳友)라 부릅니다. 그리고 아직도 지구력 하나만은 끝내줍니다.
그제 제노는 외출을 다녀오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반려견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녀석의 이름은 파이이고 원래 친구가 초코였습니다. 오리온제과에서 처음 생산하기 시작하여 만년 베스트셀러 과자로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접 맡는 명과 초코파이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쵸코렛 색 연한 털을 지녀 쵸코가 작명되었고 지금이 녀석은 파이색처럼 부드러운 털색을 지녀 파이라는 이름을 작명받게 됩니다. 이 또한 제노가 작명한 한 것 같습니다. - 파이야 비가 올 것 같다. 비가 오기 전에 산책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 이 대화 심지에는 얼른 개 데리고 산책 갔다 오리는 신호입니다. 베란다로 나가 마른하늘을 보자 시커먼 구름이 차곡차곡 어두운 물감칠을 하고 있었습니다. 얼른 달음박질 히듯 줄을 묶고 1회용 비닐장갑과 비닐봉지를 준비하여 주변 산속에 들어 있는 산책로를 찾았습니다. 비가 오기 전 숲에서 느끼는 숲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향기를 비 마중향기라 부른답니다. 숲은 빗물에 젖게 되면 짙은 산소향을 내비친답니다. 이를 맑은 향이라 설명하는 것이 저에 오랜 습관이랍니다. 이러한 맑은 향이 묻어나는 사람들이 바로 악우들입니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보편적인 사람들이고요. 동질성이 강한 산소 같은 선후배들이지요. 저는 늘 인수봉 닮은 사람, 백운대와 같은 인성, 선인봉을 닮은 오봉 같은 사람등 등 산을 빗대어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산책을 다녀 온 후 기다렸다는 듯이 여름비처럼 비가 내라더니 시간 또한 길어졌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아파트 주변으로 난 신작로 아스팔트 길에서 질퍽거리며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윤곽이 깊게 파입니다. 그러면서 대충 비가 오는 시간이 대략 감이 오지요. 내일까지 이어지겠군 하며 오랜만에 오버트러스 상하벌을 챙겨 knape-sack 아래 하단에 깊숙이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방수코팅 된 둥근 챙이 너른 모자도 챙겨 놓았고 신발도 그리고 입을 옷 등등도 비가 온다는 전제아래 알맞게 챙겨 놓았습니다.
약속일 약속 장소에 10분 전 도착할 전철을 택한 후 지상으로 오르자 두 악우가 비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요 몇년 동안 등반대장 역할을 하는 김대장께서도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1월 청계산 등반 후 노년에 겪는 탈이나 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여 근 5개월 만에 등반입니다. 허리 굽혀 배꼽인사를 한 후 손을 맞잡고 반가운 표시를 하였습니다. 요즈음은 옛날처럼 많은 악우들이 참석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면서 쉬다 나오고 하는 형편입니다. 3명 정도는 늘 참석하는 것 같습니다. 노년의 현상이지요.
약속된 4인 출석확인 후 비를 피하기 좋은 공간이 있어 들어섰습니다. 식당 앞 테라스였습니다. 우선 산아래에 도착하면 그날 일기에 따라 행장을 준비한 후 등산을 시작해야 합니다. 오버트러스를 껴입고 스틱을 조절하여 사용할 준비를 하고... 그러는 사이 주인 아낙이 나와 공손하게 인사를 한 후 커피를 드시라고 권해 왔다. 우린 답례로 명함을 받았다. 그리고 하산 전 백숙을 시킬태니 준비해 달라는 부탁의 의미가 담긴 명함 받음이었다. 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곱다는 평범한 마중인사인 것이다.
비가 오는 날 장날이라고 광진구에서 봄 마다 여는 산악인 등반대회가 있는 날인지 광장에 제법인파가 모였다. 그 사이를 지나
오늘 등반코스를 잡아 나섰다. 나무데크 길, 오고 가는 꽃 길로 정한 것이다. 비는 점점 거세지고 바람은 없어 다행이다.
오늘 사진 작가는 김대장이다.
오버트러스에 느껴지는 빗물, 코어택스 재질이라 제법 열기가 순환되어 습도가 낮아 쾌적함을 유지해 준다. 젖은 흙을 휘저을 것 같아 스틱 캡을 씌우고 다녔다.
하늘을 가리고 앉을 천막 장비를 준비하고 온 김대장, 고려 팔각정 2층을 사용하기로 하고 정좌하고 앉았다. 간단한 행동식 나눔을 갖기로 한 것이다. 김대장은 들이대는 사진 스타일이라 익살스러운 표정을 놓치지 않고 짓는 순간 이를 놓치지 않고 찍어 놓았다.
매년 초하루 일출 맞이 인파가 모이는 마당바위에서
하산 후 오리백숙을 놓고 하산주를 나누며 갖은 객담을 늘어 놓다 이른 시간에 파한 후 각자 집으로 되돌아 가 모든 산행을 종료할 수 있었다. 도착하여 열어 보니 이미 여러 장의 사진이 도착해 있었다. 악우들과 있으면 암벽등반을 하다 늘 만났던 선인봉 박쥐 등반코스 위에 홀로 바위 사이에 서 있는 거목 노송(老松)을 보는 듯한 환상에 젖게 된다. 우린 보통 소나무에게만 귀한 대접을 하며 부른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송(松) 즉 소나무 송이다. 나무(木)에 더해 공(公) 빈 될 공을 붙이니 귀한 나무가 되는 되는 소나무처럼 우리들의 우정이 참 귀한 편이다. 다들 무탈하게 노년의 삶들이 건강하게 행복한 여정이 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오늘 함께 걸으며 좋은 날이었습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