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상옥리(上玉里) 환종주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 일 자 : 2015.01.24(토)
* 날 씨 : 맑음
* 동행자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 코스 : 상옥리 한 바퀴(오강지두 팔령지하 답사)
동쪽 : 샘재(내연산수목원)- 매봉(816m)- 꽃밭등- 향로봉(930m)- 둔세동
북쪽 : 둔세동- 오밭터 능선- 낙동정맥길- 간장현- 바가지등- 통점령
서쪽 : 통점령- 776봉- 옷재- 고라산(팔공,보현 분기점)- 가사령- 내연,비학 분기점(709.1m)- 성법령
남쪽 : 성법령- 병풍산(811m, 비학 분기점)- 괘령- 괘령산(870.3m)- 샘재(수목원)
* 산행 거리 : 28.93 Km
* 산행 시간 : 9시간 28분 소요( 경제속도로 걸어서)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한 을미년도 벌써 1월 마지막 주말을 맞이한다. 절기상으로 대한을 지난 날씨가 포근하게만 느껴지는 이번 주에는 다른 산행 계획이 없고 일요일에 중요한 가족 모임이 있어, 토요일에 혼자 백두대간 길 훈련 겸 근교 장거리 산행으로 고향 상옥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내 고향 상옥은 예로부터 '오강지두 팔령지하'라고 하여, 다섯 강의 발원지이고 고향에서 이웃 마을로 왕래하기 위해서는 둘러싸인 여덟 고개 중에 하나를 넘어야 하는 분지로 형성된 산간 오지마을이다. 고향 상옥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봉우리와 능선을 한 바퀴 돌아오는 약 30 Km의 산행길은 2년 전에 한 번 다녀왔는데, 당시 준비 없이 나섰다가 도중에 체력이 고갈되어 11시간 30분이나 소요된 코스다.
지난 주 백두대간 길에서 빙판에 넘어져 큰 충격을 받은 몸이 아직 얼굴에 시커먼 멍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결코 만만치 않는 산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찍 일어나 서둘러 준비를 한다.
내연산 수목원에서 매봉으로 오르는 길이 매년 11월 15일부터 다음해 5월 15일까지 산불 경방기간에는 엄격히 통제되고 있어, 감시가 없는 이른 시간에 수목원을 통과하기 위해 전번과 같이 출발 장소를 내연산 수목원으로 정한다.
아침 6시 30분에 집을 나와 수목원을 향해 달려 가다가 보니 핸드폰을 가지고 나오지 않아 다시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가지고 가느라 잠시 시간을 지체한다. 아침 7시 25분경에 내연산 수목원 앞에 도착하니, 옛날부터 유명한 쑥밭 바람이 오늘도 거칠게 불어댄다. 휑한 바람이 불어대는 수목원 앞 길가에 주차하고 서둘러 산행준비를 하여, 조용한 수목원 안을 들어가 매봉 자락으로 접어들면서 상옥리 환종주 길은 시작된다.
* 이른 아침
찬 바람 불어대는 내연산 수목원 앞에 주차하고,
* 조용한 수목원 안을 통과하여,
* 산불 경방 기간에
입산이 통제된 매봉 자락으로 오른다.
* 매봉에 올라서니
붉은 아침 햇살이 누리에 비추어 준다.
* 빼곡한 겨울 나무 사이로
떠오른 일출을 매봉에서 바라보고,
* 향로봉으로 향하는 길은 하얀 눈이 제법 쌓여 있다.
* 지난 목요일
포항에 비가 내릴 때 이 곳에는 눈이 내린 모양이다.
* 하얀 눈 위에 널브러진
가지 사이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평화롭게 느껴지는 길,
* 고향 상옥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끝이 차갑다.
* 삼거리에서 우측 꽃밭등으로 향한다.
이정표가 조금 이상하여
향로봉으로 가던 사람들이 이 곳에서 좌측으로 접어들어 알바를 많이 하는 곳이다.
* 나무 벤치가 놓여진 고개를 지나고,
* 수목원 생태 관찰로를 만나 꽃밭등에 도착한다.
* 꽃밭등의 이정표
생태 관찰로가 생겨 꽃밭등은 어느덧 복잡한 오거리가 되었다.
* 꽃밭등의 유래,
* 옛 모습을 잃어버린 꽃밭등을 뒤로하고,
* 잠시 생태 관찰로를 따라 가다가
삼거리에서 등산로를 따라 향로봉으로 오른다.
* 향로봉 오름 길에 있는 전망바위에 도착하여,
* 전망 바위에서 바라 본 걸어온 능선길 아련하고,
* 청하골은
뿌연 운무와 역광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 잔설이 남은 능선 길 따라
* 시명리에서 고메이등으로 올라오는 길과 만나서
* 향로봉 정상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 마른 가지 끝에
상고대가 피다 만 길 따라
* 휑한 향로봉 정상에 올라서니,
* 이마에 눈이 발린
향로봉 정상석 혼자 우두커니 산정을 지키고 있다.
* 향로봉에서 바라본
북서 쪽 풍경은 파란 창공에 구름 한 조각 한가롭고,
* 동해 조망은 하얀 서리꽃 위에 아련하다.
* 하얀 눈 위에
발자국 다져진 향로봉 정상을 뒤로하고,
* 하얀 눈길 따라 둔세동으로 향한다.
* 향로봉 정상에는
며칠 전 강원 산간 지방에 폭설이 내릴 때 제법 많은 눈이 내린 듯하다.
* 그리 춥지 않는 날씨에도
향로봉 정상에는 하얀 상고대가 제법 피어 있다.
* 하얀 능선길 따라
* 향로교와 삼지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하여,
* 삼거리 이정표에서
하옥리(향로교) 쪽으로 향한다.
* 하얀 눈길 따라
둔세동으로 내려서는 길,
* 발자국이 얼어 미끄러운 길에서
지난 주에 넘어져 고생을 한 터라 아이젠을 꺼내 신을까 하다가
또 귀찮아서 그냥 내려간다.
* 차츰차츰 고도를 낮출수록
하얀 눈 길이 낙엽으로 바뀌어 가다가,
* 포근한 낙엽 길로 이어진다.
* 둔세동 골짜기 건너
가야 할 산봉우리 바라보며
* 급경사 길을 내려선다.
* 조망 바위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둔세동 풍경,
* 부처 다물 개울 가에 맑은 물소리 들려온다.
둔세동 추억
솔길 남현태
좁은 길 넓히는 남포 소리
젖가슴 풀어헤친 깊은 상처
세월 속에 아물고
무디어진 눈빛으로
세상과 어렵게 아우러진다
허공에 널브러진 전깃줄
골짜기 시멘트 길 없던
아득한 옛날
자연 가깝고 속세와 먼
선인들 은둔하고 사 실제
부처와 신선만 살 수 있는
신성한 곳이라 여기며
순수한 마음들
바위굴 움막 의지한 체
하늘 뜻 순종하며 살아온 곳
둘러친 기암 봉우리 매달려
바위틈 비집는
독야청청 노송 활갯짓
아련한 봄 추억 한 가닥
부처 다물 맑은 개울가 맴돈다.
(2008.12.07)
* 건너다 본 암봉 위에 겨울 햇살 다사롭다.
* 수목원에서 2시간 50분 정도 소요된
10시 20분경에 둔세동에 도착하여 도로를 건넌다.
* 오늘은 아직 시간이 이른지
둔세동에는 자동차도 사람도 하나 보이지 않는다.
* 둔세동 개울가로 내려서니,
* 개울 물은 꽁꽁 얼어 있고,
* 개울가 바위에서
흘러 나오는 물이 얼어 빙벽을 이룬다.
* 개울 하류 풍경 너머로
양지바른 복상나무골 골짜기에는 어느덧 봄빛이 감도는 듯하다.
* 오밭터 골짜기에서
흘러 나오는 하얀 얼음 개울을 건너고,
* 작은 밭뙈기 옆을 지나
볼록한 능선 길을 따라 올라간다.
* 능선을 따라
잠시 올라가면 길은 없어지고 낙엽만 수북한 곳,
* 햇살 다사로운 낙엽 위에 앉아
겉 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간다.
* 가파른 길 올라
밋밋한 고사리 밭을 지나고,
* 빼곡한 잦나무 비탈을 타고 올라가니,
* 잦이 제법 열렸는지
바닥에 묵은 잦송이가 더러 뒹굴고 있다.
* 낙엽 쌓인 비탈을 용쓰고 오르다 보니,
지난 주 대간길에 넘어지면서 충격을 받은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 길이 없는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으며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가면서
* 돌아 보니
걸어온 능선과 건너 향로봉이 모습이 나무 사이로 어렴풋하다.
* 낙엽 위를 밟는 일진일퇴 느린 걸음은
* 옛 헬기장인 봉우리에 올라서고,
* 봉우리 너머로 잠시 내려가면,
* 낙동정맥과 시경계가 포개진 길을 만난다.
여기서부터 성법령까지는 낙동정맥 길만 계속 따라 가면 된다.
* 룰루랄라 멋진 낙동정맥 오솔길은
* 고향의 북쪽을 둘러싼 마루금 위를 걷는다.
* 잠시 고도를 낮춘 걸음은 간장현에 도착하는데,
어릴 적엔 이 고개를 '간저이재'라고 불렀다.
* 상옥으로 향하는 옛 길은 묵어있다.
* 간장현에서 잠시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는 길 옆에 바위가 마치 거북이처럼 생겨 카메라에 담아본다.
* 바위에 붙은 파란 이끼에도
어느덧 봄을 기다리는 초록 생기가 돌고 있다.
* 소나무 우거진 이 길은
* 지난 추석에
송이 버섯이 있나 하고 살피며 올라왔던 곳이다.
* 바스락 낙엽길 지나,
* 하얀 눈을 밟으며 오르는
이 봉우리는 고향의 북쪽 산봉우리 중에 제일 높은 '바가지등'이다.
고향 마을에서 올려다 보면
고지 바가지를 엎어놓은 것처럼 볼록하게 솟아 있어 '바가지등'이라고 부른다.
* 낙엽과 눈을 밟으며 '바가지등'으로 오른다.
* 새로 새워진 바가지등의 이정표,
* 산악 구조대 안내판이
바가지등의 높이가 706.2m 임을 알린다.
* 옛 날에 지게지고
나무하러 많이 올라왔던 바가지등을 뒤로하고,
* 통점재로 내려서는 길,
* 어릴 적엔 이 소나무들도
어린 잔솔이라 올라가서 송기를 꺾어 먹었는데,
어느덧 모두 낙락장송으로 변해 있다.
* 발 아래 통점재와
건너가야 할 무시랍등 이다.
* 통점재에서 바라본 고향 상옥 풍경,
통점재 추억
솔길 남현태
고갯마루 널따란 바위 곁
늙은 돌배나무 활갯짓하는 서낭 있어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 펼치고
나그네 나무꾼 쉬어가던 곳
가을이면 노란 돌배 주렁주렁 열리어
소먹이던 개구쟁이 가슴마다
텁텁한 선물 한 아름 안겨주었네
낙동정맥 시경계 가로지르는
가파른 바가지 등 의심이길 따라
감배창골 안 막장
재 넘어 도장 골 청송 가는 길
아버님 뒤 따라
작은 나무지게 나란히 밭쳐두고
오순도순 정담 나누던 곳
겨울이면 꼬부라진 바람 굽이
몰아치는 북서풍
나뭇짐 짊어지고 바동대며 넘던 고개
새마을 운동 리어카 수월 터니
고개길 확장으로 사라져간
아련한 추억 속으로
날랜 자동차들 앵앵대며 달린다.
(2009.06.20)
* 통점재에서 바라본 상옥 쪽 풍경,
* 청송 방향 풍경,
* 통점재를 건너 무시랍등으로 오르는 길
옛 날에 리어카를 끌고 몰래 올라와 도둑나무를 하던 길인데,
지금은 나무들이 많이 자라 우거져 있다.
* 잠시 오르막길 오르고 나면
평온한 고향의 서쪽 산마루금 무시랍등 능선이 이어지고,
* 어릴 적 향수가 배인 오솔길 따라 걷다 보면,
* 상옥에서 도장골로 넘나드는 도장골재 사거리를 지나,
* 776봉 아래 있는
외증조부,모 산소에 인사를 올리고 간다.
* 776봉 정상부근 바위에서
점심 도시락을 펼치며 바라본 고향 마을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내 고향 상옥
솔길 남현태
동해 깊이 노닐던 고래 두 마리
영일만 감아 올라 태산 이루고
아늑한 산골 마을 동방 지키니
옛적 부터 이 곳을 고래라 불리운다
내연산 향로봉 서방향 허리 아래
오강지두 팔령지하 산간오지 마을
서라벌 고관대작 세상 시름 달래실제
하늘 아래 피난지처 으뜸 이었다네
오란도란 초가지붕 인정 열리면
땅거미 이마 위에 뽀오얀 저녁 연기
가물가물 호롱불에 익어가는 첫사랑
정다움 인정얽어 오손도손 살던 마을
삼동이면 하얀 눈 소복 쌓이고
여름이면 나그네 쉬어 가는 곳
해발 고도 사백오십 오막한 분지 하나
오십천 맑은 근원지 상옥 이라오.
(2008.07)
무시랍등 추억
솔길 남현태
불 깡통 허공에 휘두르며
정월 대보름 달 맞이 가던 길
버거운 나뭇짐 지고
산 주인 몰래 숨어 다닐 때
쉬어가던 전망 바위
훌쩍 커버린 소나무 숲
빼앗긴 동녘 조망 권 아쉽다
통나무 가득 싣고 빌빌대며
뽀얀 흙먼지 날리는
제무시 꽁무니 따라가 매달리던
꼬부랑 신작로
시원스레 포장 된지 오래다
봄맥이 앞 거랑 버드나무
아카시아 우거진 숲 간 곳 없고
단조로운 시멘트 방천
장터 마을 야위어진 초등학교
외로운 봉답 마을 중학교
골목 마다 애련한 추억 서린다.
(2011.02.03)
* 맨 앞에 우리 집과 먹방골 동네 풍경,
* 정골 우리 밭둑에 자동차 한 대 주차되어 있고,
*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온 친구네 가족들 모습도 보인다.
* 잔설이 쌓여 있는 가파른 길을 따라
* 고향의 서쪽 최고봉 776.1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 776.1봉 알리는 포항시 산악구조대 표시판을 뒤로하고,
* 가사령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 조망 바위에서 바라본
멀리 성법령과 가야 할 능선 길이 아련하다.
* 고라산을 바라보며
상옥을 둘러싼 팔령 중의 하나인 옷재로 내려갔다가,
* 고라산 오르는 길
하얀 눈 위에 발자국을 만들며 간다.
* 팔공기맥과 보현기맥 분기점인
고라산 삼거리
* 오색 리본이 팔랑이는
고라산(733.9m) 삼거리를 뒤로하고,
* 좌측 내리막으로
낙동정맥 길을 따라 가사령으로 향한다.
* 호젓한 오솔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던 걸음은
* 가사령 옛 길에 내려서고,
* 상옥에서
죽장으로 넘어 다니는 가사령을 건넌다.
* 가사령에서 성법령으로 향하는 오르막 길에서
지난 주에 충격을 입은 허벅지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듯하다.
* 정겨운 낙엽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 낙엽 길과 눈길이 번갈아 가며 이어지는 걸음은,
* 낙동정맥 길과 헤어지는 성법령 삼거리 봉우리에 도착하여,
* 좌측으로 비학지맥과 내연지맥을 따라
성법령으로 내려선다.
* 상옥에서 성법으로 넘어다니는 성법령에 도착한다.
* 산불감시 아저씨 차가 주차되어 있는
한가로운 성법령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간다.
* 성법령에서 바라본 상옥 마을 풍경,
성법령
솔길 남현태
잘록한 장구 허리 관문
고갯마루 굽어보는 정겨운 풍경
기대에 웃고 왔다
미련 남아 울고 가는 새알재
새벽 밥 챙겨 먹고
굽이굽이 하얀 눈길
시린 발 구르며 넘던 고개
낙동정맥 가지 뻗어
내연 비학지맥 분기점
해발고도 육백오십
상옥행 시외버스 처음 넘은 고개
부질없는 부귀영화
피난살이 고달픈 한숨 소리
오랜 세월 묵묵히
두메산골 고래 마을 굽어보며
일천 호 봇짐 지고 넘던
서라벌 옛 추억
천 년 세월 바람결에 흘린다.
(2009.06.20)
* 성볍령에서
가파른 통나무 계단길을 따라 병풍산으로 오른다.
* 전망 바위에 올라 굽이굽이 성법령과,
* 사관령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능선을 바라보고,
* 하얀 눈을 밟으며
병풍산 오르막 길을 오른다.
*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병풍산에 올라선다.
산불감시 초소 아래를 지나
삼거리에서 좌측 괘령산 쪽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 풍력 발전소를 새우기 위해
바람을 측정하려고 새운 흉물스런 철탑이 바람 소리를 낸다.
* 나뭇가지 사이로
정겨운 고향 마을을 바라보면서,
* 하얀 눈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 바람 차가운 괘령의 능선 길은 이어진다.
* 또 높은 철탑이 설치되어 있는 곳을 지나는데,
* 복수초 화원에 철탑이 새워진 후로는
아직 복수초를 보지 못했는데 올 봄에는 다시 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복수초 화원
솔길 남현태
마른 가지 사이 고향 마을
낙엽 위에 겹겹 쌓은
하얀 산성
꼬부랑길 괘령으로 달린다
양지 낙엽 밀고 올라온
노란 복수초 마을
제각기 요염한 자태 뽐내며
옹기종기 모여 사는
황금빛 무리
봄볕 아래 눈 부신다
폭닥한 낙엽 소리
환상의 오솔길 괘령의 진미
바스락 잔자갈 노래하는
의심이 멀리
아련한 수목원
고향 하늘가 구름 정겹다.
(2010.03.28)
* 철탑 공사로 넓어진 능선 길은
* 괘령으로 급하게 내려선다.
괘령산 오솔길
솔길 남현태
상옥에서 신광 넘나드는
괘령의 옛길
다섯 살 어린 시절
추운 겨울날
아버지 손잡고 넘던
아련한 추억 어린길
소림사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꼬부랑 길
아름다운 인연 만날 것 같아
발밑 잔자갈들 소곤거림에
애잔한 감정 추스르는 길
등짐 지고 쉬어 넘던 조상님들
허기진 배 달래며
골짜기 굽이마다 한숨 소복 내려놓고
짚신 발로 다져온 곳
오늘 하루 배낭 메고
콧노래 불러가며 버릇없이 걸었다네.
(2009.06.21)
* 괘령에서 괘령산으로 오르는 능선 길도
철탑공사로 훼손되었던 상처가 많이 아물어가는 듯 하지만,
다시 풍력 발전기가 들어 서면 어떻게 변할지 처참한 광경이 상상이 된다.
* 낙엽 소리 정겨운 길 따라
아픈 허벅지 달래가며 무디어진 걸음은 마지막 괘령산을 오른다.
* 억새 속에 호젓한 괘령산 정상에 도착하여,
* 작은 정상석을 앞뒤로 사진에 담아보고,
* 서두른 발걸음은
자동차가 기다리고 있는 내연산 수목원 쪽으로 향한다.
* 낙엽 바스락거리는 괘령산의 오솔길,
* 음지에는 아직 눈이 남아 미끄러운 길,
* 무거운 발걸음 잠시 오르락 내리락,
* 마북골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바위의 조망은 저녁 햇살에 희미하고
바위에 뿌리 내린 멋진 노송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 수목원 앞 고냉지 채소밭에서
도로를 따라 탈출하려고 하다가 시간도 많고 하여
작은 봉우리들을 모두 타고 넘기로 한다.
*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수목원 앞 통신탑 봉우리를 오르는 발걸음이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힘을 쓸 수가 없으니 무겁기만 하다.
* 마지막 통신 중계탑 봉우리 어렵게 올라 인증샷 하고,
* 낙엽 쌓인 능선길 내려선다.
* 오후 5시경에
수목원 앞에 돌아오니 주위가 조용하다.
* 홀로 외롭게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에 돌아오면서 오늘 고단했던 산행길은 종료된다.
* 오늘 걸은 고향 종주 길 트렉,
* 상옥 환종주 고도표,
오전 7시 30분경에 산행을 시작하여 오후 5시경에 자동차에 돌아오니, 산행에 9시간 30분이나 소요된 샘이다. 2년 전 초행길에 11시간 30분 걸린 것에 비하면 2시간이나 단축되었지만, 지난 주 대간 길에서 빙판에 넘어진 후유증인지 산행 중 둔세동 오름길부터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와서 그 뒤로 스피드를 낼 수가 없어 시간이 지체된 느낌이다.
수목원 앞에서 하루 종일 혼자 기다린 자동차에 돌아와 시동을 걸고, 샘재를 달려 내려와 조금 밀리는 7번 국도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니, 어제 큰 아들에 이어, 올해 사회 초년병이 된 작은 아들도 집에 와있다. 첫 월급 타온 작은 아들에게 처음으로 용돈도 받아보고, 둘이 수퍼에 가더니 잔뜩 들고 온 막걸리 파티를 하면서 1월 마지막 주말 고향 환종주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5.01.24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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