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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여행(1일 1섬 아작내기) - 섬 속의 섬이라 불리는 거제도의 지심도.
이번 여행,
통영에서의 아침은 늘 시락국으로 시작한다.
통영에 도착한 다음날, 비진도에서
바지락탕과 회덥밥으로 아점을 해결한 것 말고는
돌아오는 날 아침까지 6번의 끼니로 모두 시락국을 선택했다.
서문시장에서 시락국 잘하기로 입소문이 났다는
세 곳의 식당을 옮겨 다니며 먹었지만 말이다.
입맛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제각각이어서 호불호야 나뉘겠지만,
통영을 찾는 여러가지 이유중에 하나가 시락국을 먹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 정도로 통영의 시락국에 입맛을 사로잡혔으며.
심지어 가격까지 놀랍도록 착하다.
그렇다고 시락국이 뭐 대단한 음식도 아니다.
시락국은 시래기국의 통영 방언이다.
통영 앞바다에서 지천으로 잡히는 장어의 머리와 뼈를 넣고 구수한 국물을 내고
여기에 시래기를 넣어 맛을 더한다.
보통은 열대여섯 가지 찬들을 뷔페식으로 나열해 놓고
시락국과 함께 취향대로 덜어다 먹게 한다.
부추부침이나 김 가루로 부족한 간을 맞추고
경상도 사람들이 즐기는 방아 잎은 꼭 넣어 먹기들 권한다.
진한 국물에 밥을 말아 휘~휘 저어 먹으면
하루를 시작하는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거친 섬을 여행하기에도 문제가 없다.
기본적인 찬은 모두 세팅되었겠다, 가마솥에 시락국은 끓고 있겠다,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앉으면 금방 한 그릇 뚝딱 나오니 시간도 절약되고,
오전 배 시간에 좆기는 여행객들에게도 제격이다.
한 끼에 6,000원이면 맛도, 영양도, 가격도, 시간도,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정도면, 1타 쌍피가 아니라 1타 4피다.
지심도에 들어가는 두가지의 방법이 있다.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의 지세포유람선터미널을 이용하는 방법과
거제시 장승포항의 장승포터미널에서 가는 방법이다.
어느 항에서 출발하더라도 15분이면 도착한다.
우린 장승포터미널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제까지 다른 섬들은
나오는 배시간을 변경하려면 승선권에 적힌 해운사로 연락하여
동의를 먼저 구해야 했다.
지심도는 일단 왕복 승선권을 구입하면
섬에서 나오는 것은 별도의 연락없이 편한 시간에 나오면 된단다.
나오는 배편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비진도나 욕지도를 왕래하는 여객선에 비하면
그 규모가 아기자기 해서 낚시배 같은 분위기도 난다.
어제, 그제 여행한 섬들에 비하면
지심도의 규모가 그만큼 작다는 이야기겠다.
지심도를 향하는 여객선 꽁무니로
거제도 장숭포항의 모습이 아스라이 멀어져 간다.
지심도는 거제도 지세포에서 동쪽으로 1.5km 해상에 위치하며,
해안선 길이는 3.5㎞의 작은 섬이다.
장승포항이나 지세포항에서 도선으로 약 15분 거리이며,
2시간 정도면 섬을 둘러볼 수 있다.
하늘에서 바라 본 섬의 모양이 마음 심(心)처럼 생겼다고 하여 지심도(只心島)라 불린다.
남해안의 섬들 중 어느 곳보다 동백나무의 숫자나 수령이 압도적이어서 ‘동백섬’이란 이름이 잘 어울리는 섬이다.
수려한 경관자원과 원시림 그대로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청정지역이며,
부산과 연결되는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지며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지심도의 소유권이 일본군(軍)에 강제수용 된 후
지상권만 주민소유로 되어있어 각종 행위가 불가능했었으나
2017년 국방부로부터 거제시로 이전되었다고 한다.
숲으로 들어가면 한낮에도 어두컴컴하게 그늘진 동백숲 터널로 이어지고,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고 지는 동백꽃의 특성 때문에
동백꽃 절정기에는 숲길을 걸을 때마다 바닥에 촘촘히 떨어진 붉은 꽃을
일부러 피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동백꽃으로 무성하다.
동백섬 지심도의 둘레길은 전국의 걷고 싶은 길 17선에도 선정되었단다.
지심도에는 현재 2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며,
민박집도 운영하고 있다.
인어상이 여행객을 반기는 지심도 선착장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만들어진 활주로다.
섬의 곳곳에 일본군이 주둔하였던 흔적이 남아있다.
주변 바다를 감시하던 서치라이트의 지하보관소와
욱일기를 게양했던 게양대이다.
지심도는 작은 섬이지만 일제강점기엔 전략적인 요충지였기에
그 당시 건설했던 군사시설과 흔적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경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했던 비행장과 바다를 감시하던 서치라이트 보관소,
욱일기 게양대, 관측초소 같은 군사시설이 있다.
군사시설 건설을 위하여 육지와 거제도에서 조선의 양민들을 동원했을 것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방방곡곡 왜놈들이 흔적이 없는 곳이 없다.
과거 식민지배와 수탈에 대한 진심이 담긴 사과와 반성도 없이
오히려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자들이 일본의 정치인들이다.
그런데도 식민지근대화론과 실리외교를 외쳐대며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야 하니 마니 되지도 않는 소리를 지껄이는 놈들을 보면 그 혀를.....
국가의 자존심이 곧, 국가 구성원의 자긍심이기도 하다.
그들의 딸이 버마전선의 위안부로, 그녀들의 아들이 군함도의 노동자로 살았어도
그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멋진 경치 둘러보다가, 욱~하고 치민다.
지심도는 작은 섬이지만
장사도나 외도와 달리 민가와 민박집이 있다.
육지에서 살다가 처가집인 지심도에 들어와 정착하게 되었다는
어느 민박집 사장은 외진 섬의 삶이 외로웠던지
묻지도 않은 지심도 설명으로 장황하다.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는 2-3월이면
하루 관광객이 5,000여명 씩이나 지심도에 몰렸다고 한다.
섬의 규모를 생각하면 그 많은 인원이 믿겨지지는 않았지만
동가홍상(同價紅裳)이란 표현처럼 어딜 여행하더라도
절경을 이루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택해야 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6월말 수국꽃으로 절경을 이루는 연화도,
2-3월 동백꽃이 흐드러지는 지심도 말이다.
이번에 섬을 여행하다 보니 매미가 유난히 많다.
어느 섬을 가더라도 매미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여기 지심도는 매미가 더 유난하고,
길바닥에도 매미 사체들이 여기 저기 나뒹군다.
“매미가 왜 저렇게 우는지 알아?”
“그런 것도 내가 알아야 되냐?”
“애벌레로 고생한 세월에 비해 짧은 생이 슬퍼서 저렇게 운대”
“뭔 고생을 해?”
“재들이 매미가 되려고 땅속에 몇 년씩을 버틴다잖아”
“설마 그래서 울겠냐?”
“암튼 어디서 들은 거 같어”
“언놈인지 언년인지 참 정신없다.”
그러고 보니, 매미가 왜 저렇게 울어 대는지 궁금해졌다.
길을 걸으며 핸드폰을 꺼내 검색해 본다.
요즘은 이동 중에도 핸드폰으로 검색만 하면 뭐든 다 나온다.
전세계에 1,500여종의 매미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15종이 서식한단다.
암컷매미는 단단한 산란관이 있어 나무껍질을 뚫고 알을 낳는다.
45일-10개월 또는 그 이상을 기다려 부화된 애벌레는 땅 속으로 들어가
나무뿌리의 진액을 빨아먹고 자라다가 2-3년 만에 밖으로 나와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된다.
매미마다 땅속에서 애벌레로 지내는 기간이 달라서 짧게는 2-3년이지만 길게는 17년을 애벌레로 보낸단다.
이렇게 긴 기간을 애벌레로 보내다가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면 겨우 1-3주 동안만 살고 죽는다.
수컷은 배 아래쪽 윗부분에 특수한 발성 기관을 가지고 있어 소리를 내는데,
매미의 종류별로 다른 발성기관의 구조에 따라 우는 소리도 다르다.
암컷은 발성 기관이 없어 소리를 내지 못한다.
수컷 매미가 소리를 내는 것은 대부분 종족번식을 위하여
암컷을 불러들이는 것이 목적이란다.
매미의 생애를 검색하다 보니 모두 틀린 말은 아닌것 같다.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리고....
매미의 생애주기에서 애벌레 기간이 월등히 긴 것은 맞고,
성충으로 사는 기간이 짧아서 우는 건 틀리다.
성충으로 사는 짧은 기간 동안 짝을 찾아 번식을 해야 했으니
매미의 울음이 얼마나 다급하고 절박할까 싶다.
우리 인간 세상에도 절박한 사람들은 많다.
수컷도, 암컷도......
뭐, 싱글의 삶을 즐기는 사람도 많긴 하더라만은.....
돌아오는 선착장에
아무렇게나 그린 것 같은 시 한편이
눈길을 붙잡는다.
"바라 볼수록 당신이 더 생각나는 것은 '설레임' 입니다."
다시 장승포항이다.
장승포항은 거제도의 중심지로 장승포읍이 1989년 시로 승격되었다가
1995년 1월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거제군과 통합하여 도농복합 형태로 현재의 거제시가 되었다.
이 지역은 세계적인 규모의 옥포조선소가 있는 한국 제2의 조선공업기지이다.
장승포, 덕포, 능포, 두모, 아주, 아양, 옥포 등 7개동이 이 지역에 해당한다.
장승포(長承浦)와 비슷한 이름의 장생포(長生浦)가 있다.
장생포는 울산광역시 남구에 속한 포구다.
포경을 금지하면서 지금은 쇠락하였지만
한때는 고래잡이로 전성기를 구가(謳歌)하던 포구이다.
구분하자면 거제시의 장승포는 조선업(造船業),
울산시의 장승포는 포경업(捕鯨業)으로 알려진 포구이다.
앞에 보이는 섬은 배미성 앞바다의 '이수도,이다.
작은 섬에 제법 큰 마을이 형성되었다.
수년 내에 저 섬에도 다리 하나쯤 연결되지 싶다.
시간이 좀 남아서 가까운 매미성에 가기로 했다.
매미성은 거제시 장목면 해변가의 관광지이다.
2003년 태풍 ‘매미,가 거제도에 상륙했을 당시 피해를 입었던
거제도 주민 백순삼씨가 자연재해로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쌓은 축조물이다.
설계도면도 없이 돌과 시멘트로 만들어진 외관이 마치 중세시대 유럽의 성곽을 연상시켜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거제도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SNS 등으로 알려진 매미성의 포토죤에는
인증샷을 남기려는 젊은 친구들로 길게 줄을 서기도 한다.
매미성이라는 이름은 당시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출처:위키백과
매미성에서는 거제도와 부산을 연결하는 거가대교가 보인다.
거가대교는 부산광역시와 거제시를 잇는 다리로 2004년 착공하여 2010년 개통되었다.
3.5㎞의 사장교 구간과 3.7㎞의 침매터널, 1km의 육상터널로 구성된다.
국내 최초의 침매터널이자 세계 최대의 수심,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거가대교는 부산의 사상시외버스터미널부터 거제 고현터미널까지 140㎞의 거리를
60㎞로 줄임으로서 부산과 거제도는 40분 만에 연결되는 하나의 생활권을 이루었으며,
물류비용 또한 크게 절감되는 효과를 낳았다.
출처:다음백과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거제도는
동으로는 부산으로, 서로는 거제대교를 거쳐 대전통영고속도로와 연결되며
사통팔달의 도농복합도시로 변모하였다.
거제도는 제주도 다음으로 면적이 큰 섬이다.
이렇게 지심도와 매미성을 둘러보는 것으로
오늘의 여행을 맺는다.
그리고, 저녁 안주는 아귀수육이다.
아귀하면 보통은 콩나물이 가득 들어간 매콤한 아귀찜을 떠올린다.
아귀찜은 어디서나 흔히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니 오늘은 아귀수육을 소개하고자 한다.
TV에도 자주 출연하는 오00 쉐프가 방송에서 추천한 식당이다
전에는 미륵도 해저터널 쪽의 미수동에 있었는데
서호시장 근처의 항남동으로 이사를 했단다.
차를 타고 가야할 거리였는데 숙소에서 걸어 갈 수 있는 위치로 이사를 왔다니
마침 잘 되었다.
아귀수육은 내장이 많이 들어가야 좋은데
몸통 부분의 살이 많은 것 말고는 육질이 부드럽고 먹을 만했다.
말 그대로 명불허전입니다.
처음가는 식당에선, 그것도 맛집이라고 내가 가자해서 가는 식당이라면
첫 젓가락부터 혹독한 음식평이 나오는게 다반사인데
일단 조용한 걸 보면 성공했다는거다.
말이 없다는 건 먹을만 하다는 소극적인 다른 표현이기도 하니까....
처음 식당에 들어설 땐 다른 손님이 없었다.
우리 뒤로 줄줄이 찾아오는 것을 보니 지역에서도 꽤 알려진 식당인가 보다.
이 식당도 엊그제 꼼장어 집처럼 소스가 좋다.
양념을 가미한 간장베이스에 양파슬라이스는 같은데
다른 게 있다면 청양고추 대신 대파를 썰어 넣었다.
개인적으로는 청양고추를 넣는 매꼼한 자극의 맛이 더 좋았다.
수육을 먹다보니 아귀 간도 몇 조각 들어있다.
익혀서 먹는 고소한 아귀간은 별미 중에 별미이다.
뭐가 마뜩찮았는지, 식당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오늘은 절대 술을 마시지 않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는데
아귀수육에 콩나물 미나리 올려 소스장과 함께 맛을 보고는,
슬그머니 빈 술잔을 내민다.
아귀수육 덕에 혼술은 면했고,
언제나 처럼 오늘도 술이 옳았다.
맛이 좋아서
날것인 채로 간을 즐겨 먹는 해산물이 몇 종류 있다.
그 맛이 가히 일품이어서 몸통의 살점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민어의 간, 홍어의 간, 아귀의 간, 그리고 쥐치의 간이다.
아마도 쥐치의 간은 생소했을 것이다.
바닷가 어디라도 가서 취치 세꼬시를 먹을라치면 회 떠주는 사람에게 공손히 부탁해 보라.
쥐치의 간을 먹을 수 있게 손질해 주실 수 있으시냐고?
부탁만 들어 준다면 당신은 신세계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름 생선 민어는 부레가 9할이라는 말이 있다.
맛이 좋다는 그 부레와 함께 민어의 간도 별미로 꼽는다.
홍어야 뭐 굳이 부연하지 않아도 홍어의 간과 보리 새싹을 넣고 끓인
홍어애탕의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홍어전문 식당에서 홍어회나 삼합을 시켜도
어지간한 단골이 아니고서야 홍어 간을 내주지 않는다.
바다의 푸아그라로도 불리는 아귀의 간은
안키모(鮟肝)라고 해서 왜놈들이 환장하는 식재료이다.
그렇게 취한 밤이 깊어갔다.
내일은 소매물도 등대섬이다.
이번 섬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섬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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