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거꾸로 투자법
①부자처럼 생각하라
요즘처럼 부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넘친 적이 있었을까. 신문의 경제면을 펼치면 온통 부자되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부자 되기 동호회’가 넘쳐난다. 각종 강연회의 단골 주제는 ‘부자 되는 법’이다.
부자를 꿈꾸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요즘은 그 정도가 더하다. 숫제 ‘부자 되기 신드롬’이다. 그만큼 살기가 힘들어졌다는 반증이다. 돈 없으면 자녀들 가르치기도 힘든 세상이다 보니 부자가 되기 위해 동호회도 만들고, 강연회를 찾아다니고, 로또복권도 산다. 서민들의 이런 모습은 소박한 삶의 편린이다.
하지만 아무나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 부모로부터 재산과 부동산을 물려받은 태생적인 부자들이야 세간에서 회자되는 부자들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운이요, 복이다. 일반인들이 따라 하고자 하는 부자는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다. 평범하게 태어났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비범하게 성공한 부자들 말이다.
부자에 관한 이야기가 숱한 만큼 부자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에는 존경받을 만한 부자도 있고, 돈만 많지 이웃과 동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부자도 있다.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의 스토리도 백인백색이다.
대부분의 부자 이야기는 부자를 미화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들이 부자가 된 방법과 원칙과 노하우를 특별한 것으로 치장한다. 그렇다. 부자들에게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뭔가 다른 것’에 결코 대단한 비법이 숨겨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실은 단순하고 상식적이다. 일반인들도 알고 있고, 따라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부자와 필부는 무엇이 다를까. 백지 한 장 차이다. ‘단순과 상식’을 자기 기준에 맞춰 꾸준히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부동산 시장은 더욱 그렇다. 선조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부동산 졸부는 우리들의 이야기 거리가 아니라고 하였다. 스스로의 원칙을 갖고 자생력을 키워 하나하나씩 성과를 이뤄가는 부자가 우리의 이야기 대상이다.
◇상식적인 기준과 원칙에 충실하라
부동산 시장의 부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켜온 ‘단순하고 상식적인 기준과 원칙’은 무엇일까. 부자는 시장에 순응하고 시장을 보는 눈을 객관화한다. 자신의 소신은 있되, 자기 눈으로 시장을 재단하고 합리화하지 않는다.
부동산 값이 비싼 곳은 부자들이 사는 곳이 많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 부자들은 서로에게서 배우려 하고, 서로를 닮으려 하고, 이를 위해 가까운 곳에서 살고자 한다는 점이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부자들은 자연스럽게 한데 모인다.
부자들은 눈이 밝다. 멀리 본다. 부자들이 눈앞의 이득에 집착해 잔재주를 부릴 것 같지만, 긴 안목을 갖고 투자하는 이들이 더 많다. 일반인들은 사기 전에는 값이 훌쩍 뛸까봐 조급해 하고, 막상 사고 나면 얼른 값이 올라 다시 현금을 쥐고 싶어 조바심을 낸다. 그래서 시장 변화에 일희일비한다.
일반인들은 자주 사고 파는 것이 큰 수익을 남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래비용과 세금을 내고 나면 큰 실속이 없다. 부동산 시장에 갓 진입한 개미들은 이런 기교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이것저것 건드리다 자칫 사기를 당하거나 거래 사고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럴 바에는 우직하고 장기적인 투자가 훨씬 큰 열매를 가져다준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가치 있는 물건을 사야 한다.
부자들은 헛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다. 오히려 역(逆)정보나 거짓 정보를 조심한다. 시황에 대한 판단이 서고,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가치 평가를 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부동산의 정보라는 것은 속내를 보면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든 수익성과 위험요인을 분석할 수 있다. 고급 정보라거나, 아무도 모르는 정보라고 하는 것들은 부동산에서는 거의 신빙성이 없는 유비통신(流蜚通信)이라고 보면 된다.
②부자동네로 가라
부자들의 동네와 주거단지는 그 영역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다. 일단 조성된 부자 단지는 카르텔처럼 단단한 아성을 구축한다. 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값이 비싸고, 침체기에도 많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이런 배타성과 무관하지 않다.
한번 그 영역에 들어가면 잘 나오려 하지 않는다. 반면 외부에서는 그 영역에 들어가려는 이들이 늘 대기하고 있다. 근원적으로 부자 동네는 수요와 공급 중 수요가 우위에 있게 마련이다.
이런 현실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단순한 논리로, 부자 동네를 여러 곳에 만든다면 희소가치가 떨어져 이런 배타적인 영역은 깨질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차피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머리와 눈을 부자의 그것에 맞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방에서 구경만 하면서 현실을 한탄하는 영역에 머물 수밖에 없다.
참으로 우리는 두 가지의 상반된 심리를 가다듬어야 하는 현실에 살고 있다. 부자 동네의 부동산 값이 턱없이 올라 사회의 위화감을 부르는 현실이 불합리하다고 지탄하면서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하나의 심리.
그러면서도 여건과 기회가 된다면 그 영역에 들어가 부자 동네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또 하나의 심리.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개미들의 처절한 현실이다.
◇부자 동네는 시대에 따라 바뀐다
우리나라 부자 동네의 효시는 서울 강북의 성북동 사직동이다. 6·25전쟁 후 이들 지역에 정원이 딸린 넓은 단독주택이 들어서면서 부자 동네로 자리 잡았다. 1960년대 중반에는 현대그룹이 종로구 계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성북동 계동 일대가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육군본부가 있던 용산구 한남동, 이촌동, 서빙고동이 또 다른 부촌을 이뤘다. 이 무렵 서울대교(지금의 마포대교)의 개통을 계기로 여의도에 부유층이 모여들었다.
이어 1970년 강남이 개발되면서 강북 도심과 용산, 여의도에 흩어져 있던 부자들이 강남권으로 터를 옮겼다. 1985년 지하철 2호선이 순환선으로 바뀌어 교통 여건이 나아지고, 강북에 있던 이른바 ‘명문 고등학교’가 강남으로 옮겨가면서 강남이 부촌의 선두 자리를 꿰찼다.
당시로서는 최신식의 아파트에다 도시계획에 따라 정돈된 도로, 우수한 학군이 부각되면서 강남은 부유층은 물론 공무원, 기업인, 사업가들을 불러 모았다. 초기에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강남 주택 시장을 이끌었다.
이후 법원 앞 서초동 삼풍아파트가 부자 동네로 등장했다가 대치동의 개포 우성·선경·미도아파트와 수서지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으로 바통이 넘어갔다.
2002년 하반기부터는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입주로 새로운 주거상품이 대거 등장하면서 주상복합 타운이 새로운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지역별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새 아파트가 속속 입주하면서 신흥 부촌이 강남뿐 아니라 곳곳에 형성되고 있다. 한강변의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용산기지 이전과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용산구 동부이촌동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강서권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는 교육 여건이 부각되면서 중산층이 많은 주거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방에서는 바다 조망을 무기로 해운대구 일대의 고층 단지가 부촌으로 떠올랐다.
③차별화 양극화는 대세다
부자들은 시장 변화를 잘 읽는다. 시장의 물결에 몸을 싣는다. 이들이 값이 싼 곳보다 가치 있는 곳을 선호하는 까닭은 차별화와 양극화의 대세를 알기 때문이다.
◇대세를 읽지 않으면 시장에서 소외된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나타나는 청약 결과를 보면 특징적인 현상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차별화와 양극화다. 지역·브랜드·동호수 간 차별화가 뚜렷하다. 강남과 강북 간의 청약률 차이가 극심하다. 같은 지역이라도 이름 없는 업체가 내놓은 아파트는 외면당한다. 한 단지에서도 동·호수와 층·향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학습 효과가 높아졌으며, 긴급한 주택 수요가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낸다. 1998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소비자들은 새 아파트에 청약하면서 알 만한 것은 다 알게 되었다. 어떤 아파트가 더 유망한지, 여러 가지 사항을 알려주는 부동산 정보도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학습했고, 시장을 보는 눈높이도 부쩍 높아졌다.
또 하나는 주택 시장의 시급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부족했을 때는 주거의 질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값이 오를 때도 함께 움직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파트 공급이 될 만큼 되었다. 돈만 있으면 골라 살 수 있고, 목돈이 없더라도 은행 대출로 해결할 수 있다.
투자 목적으로 평수를 늘려가기 위해 청약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냥 집’보다 ‘투자 가치가 높고 주거의 질을 만족할 수 있는 집’을 찾게 되었다. 너도나도 유망한 곳에 투자하려 한다. 이것이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그래서 ‘오르는 곳만 오르는’ 차별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합리적인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상당 부분 소비자들의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중소업체의 아파트 중에는 대형 업체가 짓는 아파트보다 마감재나 단지배치, 조경이 더 나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시큰둥하다. 바로 옆의 아파트끼리도 인기 브랜드와 비인기 브랜드간의 가격차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참으로 차별화는 부인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테마가 있고 발전가능성 높은 곳으로 몰린다
가격 차별화의 핵심은 그동안 수차례 역설했지만 ▷신구 아파트의 가격차 ▷브랜드별 선호도 차이 ▷지역별로 랜드마크적인 대단지로의 수요 편중이다.
여기서 브랜드 인지도는 회사의 크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안정성과 신뢰도다. 청구, 우방, 동아건설, 고려산업개발 등 굵직한 건설업체들이 쓰러지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국을 보면서 소비자들은 회사의 덩치보다는 실속을 높이 쳐주고 있다. 최근 2-3년 만에 포스코개발, 롯데건설 등 재무구조가 좋은 후발업체들이 주택 시장의 선두권에 진입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차별화는 부동산의 양적 팽창시대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질을 우선하는 시대로 진입했음을 뜻한다. 값이 싸다고 투자 가치가 높은 것이 아니고 주거 여건, 브랜드, 수급 상황, 학군 등을 따져 가치가 있으면 비싸더라도 투자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차별화 시대에는 눈높이를 다잡아야 한다. 머리도 고급스럽게 바꿔야 한다. 값이 싸다고 헐한 물건에 손댔다가는 ‘후회’라는 열차를 오랫동안 타야 한다. 목적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투자가 우선이냐, 실수요 목적이냐에 따라 선택을 달리해야 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면 더 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두 요인이 충돌될 때는 어느 쪽을 더 중시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부동산 값의 등락에 연연하지 않는 실수요 목적이라면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곳 가운데 값싼 곳으로 가면 된다. 집에다 돈을 깔고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 로열층을 고집할 까닭도 없다. 살아보면 주거 만족도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투자 목적이 더 강하다면, 차별화의 대세에 순응해야 한다.
◇차별화 시대에 적합한 부동산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쉽게 말하자면 테마나 재료가 있고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곳, 즉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과 상품이다.
차별화된 테마를 다시 정리하면 ▷지하철 전철 도로가 새로 개통되는 지역 ▷공원·강을 볼 수 있는 곳 ▷국책 사업 등으로 개발 후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곳 ▷재건축의 경우 사업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아파트 ▷택지개발지구 주변의 토지, 토지공사·주택공사 등이 조성하는 공공택지나 상업용지 등이다.
발전 가능성이란 지금보다는 앞으로의 부동산 가치가 기대되는 것을 뜻한다. 현재 모든 것이 갖추어진 부동산은 이미 가격에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 안전하기는 하나, 기대 수익이 작다. 그보다는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미래에는 주거 여건과 상권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곳이 수익가치가 훨씬 높다
④조망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아파트 앞에 펼쳐진 푸르디푸른 골프장 잔디.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골프장의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스며든다. “골프장 잔디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상상만 해도 즐겁다. 입주 날만 기다려진다.” 경기도 용인 죽전의 L아파트를 분양받은 자영업자 P씨의 말이다.
세무사 B씨는 최근 서울 강서구 화곡동 D아파트로 이사했다. 발코니 앞에 펼쳐진 수명산 숲과 자연석과 울창한 나무로 어우러진 단지내 산책로를 보면서 하루를 짙푸르게 시작한다.
사업가 K씨는 지난해 6월 서울 동부이촌동 L아파트에 수억 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입주했다. 그러나 그 비용이 아깝지가 않다. 거실에서 한강의 시원한 물줄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부자는 조망이 중시되는 현실을 인정한다
조망이 아파트의 값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등장한 지는 오래다. 산이나 공원, 강을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파트값이 수억원씩 차이가 나는 현상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새벽에 집을 나왔다가 별을 보며 들어가는 장삼이사(張三李四)들에게 조망에 따른 아파트값의 격차는 사치인지도 모를 일이다.
제아무리 좋은 조망을 가진 아파트라도 하루 종일 발코니 앞에서 밖의 풍광을 쳐다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나 부자들은 조망의 소중함을 안다. 아니, 인정한다. 참으로 허탈한 일이지만 그것이 아파트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부자의 길은 시장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보는 값이 올라가는 까닭
그렇다면 왜 조망이 가격을 좌우할까.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투자심리와 구매심리에서 비롯된다. 사람의 오감 중에 가장 자극적이고 탐욕스러운 것이 눈이다. 이러한 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조망이다. 조망에 따른 수급 상황도 큰 요인이다. 조망 아파트는 같은 단지 안에서도 그리 많지 않다. 매물도 적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비싸면 다른 물건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조망 아파트는 사려는 사람이 원하는 조망이 그 아파트밖에 없으면 어쩔 수 없이 파는 사람이 부르는 값에 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수한 수급 상황 때문에 값이 올라간다. 간혹 ‘호가 거품’이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망 프리미엄의 원조는 강이다.
그 중에서도 한강을 보는 아파트의 값은 매우 비싸다. 요즘에는 강 못지않게 산과 공원, 골프장 조망이 인기를 끈다. 삭막한 도시에서 녹색 환경을 접할 수 있다면 주거비용을 기꺼이 더 치르겠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살고 싶은 아파트로 응답자의 47%가 ‘강이나 호수를 볼 수 있는 아파트’를 꼽았으며 산(26%), 공원(18%) 조망아파트가 뒤를 이었다.
◇멀티(multi)조망은 가치도 멀티
산이나 강을 함께 볼 수 있는 ‘멀티조망’ 단지는 조망 프리미엄이 더 높다. 서울 동작구 본동 한신휴아파트는 고층 일부에서 한강과 함께 사육신묘지공원, 상도근린공원을 볼 수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 11구역에 들어서는 대우푸르지오는 전체의 30%가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일부 층에서는 달맞이공원과 응봉산공원을 볼 수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도 ‘멀티조망’이 강조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은 높은 층에서 한강과 파리공원, 오목공원을 모두 볼 수 있는 가구와 조망이 전혀 없는 가구 간의 시세차가 매우 크다.
청약 과열로 눈길을 끌었던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더샵스타시티는 고층 일부의 경우 남쪽으로는 한강을, 서쪽으로는 뚝섬숲을, 북쪽으로는 어린이대공원을, 동쪽으로는 아차산을 볼 수 있다. 남양주시 와부읍 두산위브도 한강만 보이는 가구와 한강과 검단산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가구의 시세차가 수천만 원에 이른다.
⑤내 목적대로 행하라
부동산은 개인의 목적과 자금사정이 모두 다르다. 같은 부동산을 놓고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해답은 달라진다.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부동산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 값이 오르내리는 것도 개인의 입장에 따라 받아들이는 강도가 틀리다.
한 부동산을 둘러싸고 부자와 서민이 판단하는 매매 기준과 방식은 천양지차다. 부자들이야 선택의 폭이 넓다. 일반인들은 늘 고민이다. 구입하고 싶은 부동산이 있어도 자금이 부족해 사지 못할 때가 많다. 각박한 살림을 쪼개 내 집 마련이나 투자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값이 내려도 서민 주택이 더 많이 내린다.
돈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면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시쳇말로 돈이 돈을 벌어준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부자들의 부(富)는 서민들의 아픔을 수반하기도 한다. 물론 부자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분석하지 않고 돈만 믿고 덤비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도 적잖다.
투자에서 돈의 규모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재산을 불릴 수 있다. 자금의 적고 많음보다는 대응 방식이 중요하다. 각자의 입장과 목적에 따라 현명히 대처할 때 내 집 마련도 하고 자산도 키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왜 사야 하는가 : 목적 파악하기
개미들은 부동산을 매매할 때 반드시 자신의 기준과 위치를 짚어보아야 한다. 집이면 집, 상가면 상가 등 부동산 하나에 매달려야 하는 개미들은 목적을 뚜렷이 해야 한다. 이는 어쩌면 상식이다. 하지만 해답은 단순한 곳에 있다. 이 단순한 상식을 지키느냐, 소홀히 하느냐에 따라 열매는 전혀 다른 색깔과 맛으로 다가온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나를 알고 대처하면 작으나마 내 집도 마련하고, 계획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남들이 어느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고 해서 누구나 그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을 살 때나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나 마찬가지다. 중장기적인 여유를 둔 실수요 목적인가, 투자 목적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실수요와 투자는 동전의 앞뒤처럼 무 자르듯 구분하기 어렵지만, 어느 쪽의 비중이 더 큰가에 따라 대처 방식과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똑 같은 부동산을 사고도 어떤 이는 손해를 보고, 어떤 이는 1천만 원을 남기고, 어떤 이는 1억 원을 번다. 스스로의 위치와 목적을 진단하지도 않고 부동산값이 어떻게 될지, 언제 팔고 언제 사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어차피 예측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 매매는 점을 치는 일이 아니다.
◇얼마나 갖고 있는가 : 자금계획 세우기
스스로를 진단했다면 다음은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가 조달할 수 있는 돈은 얼마인지, 언제까지 운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 매매에 있어서 값이 오를지 내릴지 잘 몰라서 실패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보다는 자신의 자금 운용 계획을 잘못 세워 매매를 그르치는 사례가 더 많다.
서울 자양동의 A씨. 그는 값이 오를 만한 부동산을 고르는 데 남다른 눈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 상품을 잘 고르기는 하는데 자금운용계획이 부실했고, 분수에 넘치는 빚을 내서 투자했다.
A씨는 부동산을 오래 들고 있지 못했다. 값이 더 오를 것으로 짐작하면서도 심적 부담을 느껴 팔아야 했다. 게다가 A씨는 남의 떡을 크게 보았다. 하나의 부동산을 구입하고 나면 금방 다른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다. 오랫동안 보유하면 되는 데도, 바꿔 타고 싶은 욕심에 소중한 물건을 쉽게 버렸다.
한마디로 A씨의 투자 방식은 ‘속빈 강정’이다. 그가 부동산시장을 몰라서가 아니다. 자신의 자금사정에 맞춰 현실적인 자금운용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과, 남의 떡을 크게 보는 욕심에서 비롯된 결과다.
일반인들이 자금 계획을 마련할 때는 현실의 토대 위에서 해야 한다. 추상적이거나 막연해서는 안 된다. 실제 거래 시 중도금과 잔금을 언제 결재할 수 있는가를 미리 정해야 한다. 돈이 많다 해도 내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면 소용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원하고자 하는 물건을 찜해 놓고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⑥블루 프리미엄에 투자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아파트는 교통여건이 무난하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다. 다리 하나를 건너면 강남으로 오갈 수 있고, 한강 둔치와 한강시민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강변 아파트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강변을 따라 강변도로가 있는데, 여기서 올라오는 먼지와 차량 소음이 만만찮다는 지적도 있다. 또 한강변 단지 뒤편은 낙후 지역이나 철도가 지나는 곳이 많아 주거 환경이 말끔하지 않은 게 옥에 티다.
◇남향으로 한강을 볼 수 있는 아파트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 아파트촌이 개발되던 시절에는 강남이 한강 조망 아파트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그러나 실제 한강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은 강남이 아닌 강북이다. 남향을 선호하는 우리의 주거문화에 비추어 강남의 아파트에서는 남향과 한강 조망이라는 두 장점을 충족하기 어렵다.
강북에는 두 요건을 갖춘 아파트가 많다. 특히 용산구와 광진구, 마포구 일대는 한강 조망 아파트가 몰려 있다. 한강변 주택 시장을 이끄는 남향 아파트는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남동 산천동 ▷성동구 옥수동 금호동 자양동 ▷광진구 구의동 광장동 ▷마포구 신정동 현석동 용강동 도화동 등에 포진해 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LG자이와 삼성강변아파트는 한강변 아파트 중에서 고급 단지로 꼽힌다. 단지 규모가 비교적 크고, 인기 브랜드를 붙인 새 아파트라는 점에서 여유 계층의 선호도가 높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하기에도 알맞다. 용산구 한남동의 새 아파트인 현대홈타운과 현대하이페리온도 고급 주거단지다.
광진구 구의동의 현대프라임은 한강변 아파트의 원조 격이다. 마포구의 한강변 아파트로는 신정동 LG아파트와 용강동 삼성래미안, 현석동 밤섬현대 등이 있다. 성동구에는 한강변 아파트가 즐비하다. 옥수동, 금호동, 응봉동, 자양동 일대가 한강 조망을 확보한 신흥 주거지다. 이 지역은 대부분 재개발구역으로 지대가 높아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자양동 일대에는 현대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뒤쪽으로 한강을 볼 수 있는 아파트
엄밀히 말하면 강남의 아파트는 한강변 아파트는 될지언정 한강 조망 아파트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거실에 앉아서 한강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뒤쪽의 발코니나 방의 벽을 유리창으로 만들어서 한강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일자형 배치의 판상형이 아니라 여러 방향에서 조망을 확보한 탑상형 또는 타워형 설계가 일반화되면서 강남권에서도 한강을 만끽할 수 있는 아파트가 나왔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가 한 예다.
3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로서 삼성동 언덕배기에 있기 때문에 10층만 넘어도 한강은 물론 남산을 볼 수 있다. 한강변 올림픽대로를 따라 들어선 청담동 한양 삼익 청구아파트도 고층에서 한강을 볼 수 있다.
동작구 상도동의 신동아파트와 삼성래미안, 흑석동 한강명수대 아파트도 일부 가구에서 한강을 볼 수 있으나 남향과 조망을 함께 누리기는 힘들다. 올림대로변의 한강변에 들어선 강서구 염창동 동아 성원아파트와 가양동 택지지구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강동구 암사동 현대타운도 올림픽대로변에 있어 뒤쪽으로 한강을 볼 수 있다.
◇수도권의 한강 조망 아파트
수도권에서 한강을 볼 수 있는 아파트는 구리와 남양주, 고양과 김포의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이들 지역에서도 향과 층에 따라 극히 일부의 아파트만이 한강 조망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도 수도권에서 한강 조망 아파트가 흔하지 않다는 이유로 조금만 한강이 보여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구리 토평지구는 한강 조망의 혜택을 톡톡히 본 단지다. 구리 토평지구는 한강과의 거리가 멀어 서울의 한강변 아파트와는 조망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와 한강 사이에 그린벨트로 묶인 녹지와 유수지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쾌적성을 높이는 장점이다.
남양주 덕소는 남쪽으로 한강을, 북쪽으로 예봉산을 낀 배산임수의 지형이다. 덕소에서는 주공3차, 신한아파트, 두산위브 등이 한강을 볼 수 있다. 고양 지역에서는 대화지구의 현대아이파크 고층부에서 멀리 한강을 볼 수 있다. 자유로 이산포인터체인지로 진입하면 왼쪽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인데, 앞 동의 고층과 뒷 동의 저층과는 가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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