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목 써놓고 보니 엄청엄청 (아이들 말로 옴총옴총!!....요즘 유치빤쓰스러운 퇴행적 언어로
동질감을 느끼고 애정(?)을 나누는 영감할멈들을 보면 닭살 돋던데.....
미워하면서 닮는다는 말....틀린 말 아닙니다.
그래도 언어생활은 좀 깔끔 좀 떨어봅쎄다....봅쎄다??
말 나온 김에 한 마디 더합시다......미움받을 각오로!!!
영감탱이들이 하나같이 벙개, 칭구.....이런 친숙한(?) 용어들만 씁니다.
예!! 모두가 이에에에에쓰 할 때 노하는 또라이짓....그게 바로 접니다.
제가 노는 물인 50대~70대 지역 커뮤니티 모임에서도
저 하나 빼고는!!!
늙으나 젊으나 영감이나 할망구나 하나같이 칭구, 벙개입니다.
애들 키우는 사람들도 마찬가집니다.
이 늙은이들 지네 아들, 딸이나 손주들이 그런 언어 사용해도 그저 좋다고 허허대는지....) 거룩하고 선동적입니다.
제목 써놓고 보니 엄청 거룩하고 선동적이라는 한 줄 쓰는 것이 무지 길기도 합니다. 제 종특인가 싶습니다.
저는 상당히 오기스럽습니다.
최근 오른 쪽 엉덩이 주름 쪽으로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세가 나타납니다.
그러니...잘 걷다가도 휘청하더군요.
팔구십대 노인들이 구부정 걷는 걸음이 이해가 가는 증세입니다.
막내하고 이야기하다가 신체가 낡으니 분명한 병증이 없다하더라도
무너지는 증세가 보인다면서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막내가 진지하게 묻습니다.
'병원에는 가봤어? 아마도 안갔을 꺼여~'
'글제....오른쪽 엉덩이 쪽으로 사정없이 괴롭혀 버렸다.
그랬더니 통증이 확 숨어 버리드라.
주인의 의사는 쌩까면서 지 맘대로 어긋나는 사태는 내가 못봐주지~~'
'참 내....오빠도 오기스럽기는.....'
예...저는 어릴 때 부터 어디가 아프거나 하면 오히려 그 아픈 부위를 혹사 시키는
오오오오오오오오기 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또 그리 하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볼 때가 많습니다만 추천할 바는 못됩니다.
설날 연휴에 술상을 봐서 형제들끼리 웃고 떠들다가
큰형이 화장실에 가겠다고 일어서려는데 일어서지를 못하고 버벅댑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선 제가 벌떡 일어나 큰형을 안고 일으켜 세우는데
큰형 몸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요즘들어 간간히 앉아 있다가 자력으로 일어서지를 못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큰형도 여든살이 다되어 갑니다.
아무리 백세시대라고 하지만 주변에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80대입니다.
큰형을 일으켜 세우면서 그 짧은 순간에 '이별의 시간'이 멀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추석연휴 마지막 날 목포 북항으로 어선에 레이더를 설치하러 갔습니다,.
트럭에 레이더 받침대 제작용 전기를 위해 중형 발전기를 싣고, 필요한 장비, 재료를 챙기고...
챙기는 데만 한 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막상 북항에 도착해 보니 선실 자물쇠가 열려있습니다.
선실에는 브라켓을 제작해서 레이더 안테나를 보관해 두었더랩니다.
선실 안을 뒤져 봤지만 함께 보관해 둔 레이더 통신선만 남아 있고
레이더 안테나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래사진이 제 레이더 안테나와는 다른 메이커제품이지만
레이더 안테나의 이미지입니다.
안테나 받침대를 제작해서 레이더를 설치하려 오전 내내 준비해서 목포까지 왔는데
안테나가 없어진 것을 보니 모든 의욕이 드라이 아이스 처럼 순식간에 날아가 버립니다.
그래도 받침대는 제작해서 다음 상황을 준비했어야 했습니다.
망연히 있다가 여수 가막만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있다는 후배와 전화로 신세한탄만 하다 광주로 돌아왔습니다.
하릴 없이 하루를 보내고 광주로 돌아와 트럭의 짐을 내리는데...
아...이런... 수북히 쌓아 놓은 사무실의 짐 사이로 제 레이더 안테나가 삐쭉 보입니다.
선실 문은 일주일 전에 어선관리하러 갔다가 미처 문을 잠그지 않았었고
레이더 안테나는 부가 장치를 보완하려고 사무실에 갖다 둔 겁니다.
하루를 허비하고 돌아와 모든 잘못이 제 흐릿한 기억으로 인한 것이라 생각하니
제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그 고생하고 준비하여 달려 가서는....물건 잃어버렸다고 망연해서 일손 놓고
대책없이 돌아와 버린 무대책에 화가 납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들들들 볶아댔던 제 오기스러움도 늙었나 싶습니다.
분노해야 할 부분에서는 분노해야 합니다.
거부해야 할 부분에서는 거부해야 합니다.
늙었다고 정신 흐려졌다고 비척비척 움추러 들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제 오기스러움도 낡음 앞에서는 별 수없고
젊을 때 날고 기던 큰형도 낡음에 어쩔 수가 없다 할지라도
오기스러움도 연륜에 걸맞게 세련스레 다듬어야 하고
큰형도 몸무게만 불리지 말고 젊어 다듬던 몸매까지는 안되더라도 근력운동은 했어야 했습니다.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 젊음을....
고 이어령 님의 저서 제목입니다.
읽지는 않았지만 무슨 의미, 무슨 의도일른지는 짐작합니다.
젊음이 거부하는 몸짓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은 스릴있습니다.
늙음 또한 분노하고 거부하며 자신의 삶을 다듬는 것이 설령 추해 보일지라도
내 삶의 주인으로서 당연 갖춰야 할 기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도덕적인 글, 남을 가르치는 글은 절대 삼가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훈계적인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분노하고 거부하다 보면 궤도를 이탈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는 명분보다는 현실입니다. 물론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아.....현실적으로 글이 너무 깁니다. 죄송합니다.(아이들 말로 지송함다!!!)
첫댓글 ㅎㅎㅎ 인정하기싫어도 인정해여랍니다 나이들수록 매사를 확인ㄸㅎ 확인해야합니다
제가 더 화가 나는 것은 목포까지 가서 낙심한 탓으로 아무 일도 하지않고 털레털레 돌아 온 겁니다
백수가 시간 밖에 없다지만....
그래도 몸 아픈 걸로 오기는 부리지 마셔요~
누구에게든 추천하지는 않지만 제게는 효과있는 방법이라서 오기처방은 지속될 것같습니다
아프면 누워야 한다는 방식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거든요
건망증이 도를 넘어 황당할 때가 많습니다ㆍ
먼 산길에 절벽 까지 내려갔는데 아뿔사 미끼를 차에 두고 해서 낚시를 못 한적이 ㆍ
여름날 갯지렁이 잘 못 건사해 낚시도 망치고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원거리에 미끼 못챙기기는 제 경우의 판박이네요
목포까지 가서 기억의 왜곡으로 빈손으로 돌아 오게된...
도난당한 상실감과 기억의 왜곡이 가져온 일상 중 어는 것이 더 아픈 지를 판단하기 어려워요
그래도 오늘을 즐길 수 있기를요
당연한 현상인데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한거라 여겨집니다
아직 젊은 저도 그래요.
매사에 깜빡깜빡하는 정도를 넘어선 깜깜해진 내 머릿속에 놀라서 며칠을 끙끙댔던 적이 있습니다.
그 끙끙거림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옅어지기는 했지만 충격파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선배들은 나보다 심할 것같아 말안하고, 친구들한테 얘기해보니 이구동성으로 동감을 해줍니다.
나를 위로해주려는 배려심으로 이해를 하는데 후배녀석들조차 동감하는 녀석들이 있다는 게 더 위로가 됩니다.
선배님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나보다 총기가 아홉배는 좋은 옆지기가 옆에서 컨트롤을 해주는 것에 가장 마음편한 위로가 되더군요.ㅎ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지랄 용빼도 늙어감은 어쩌지 못하나 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