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적 ‘생활비 줄이기 열풍’에 힘없는 소시민인 내가 빠질 수 있겠는가! 열심히 동참하려다 보니 한 달이면 10권 넘게 내 책을 사는 것부터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혀둔 도서관 회원증도 다시 꺼내 보고, 동네 책 대여점에 등록도 했지만 도서관에서 신간이나 내 취향에 맞는 책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동네 책 대여점은 3박 4일의 무서운 반납기한 때문에 이용하기가 꺼려지던 차에 신촌역에서 내려 회사 가는 길목에서 ‘공씨책방(02-336-3058)’이라는 헌책방을 보았다. 들어가 보니 한눈에 들어오는 신간은 없지만 기욤뮈소의 <구해줘>나 장영희의 수 집 등 평소 사고 싶던 책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가장 반갑던 것은 아이 동화책 중에서 프뢰벨이나 몬테소리 등 방판으로만 구입할 수 있는 전집들이 몇 권씩 이가 빠진 채로 나와 있던 것!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책인 <뽀로로>와 내가 좋아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단행본 등 15권 정도를 6만원에 구입하고 택배로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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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이 너무 반가워 수소문해보니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청계천에는 아직도 줄지어 있어 참고서나 동화책 전집, 사전 등을 구입하기에는 좋다는 게 중론. 가장 뿌듯하게 헌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아름다운가게에서 운영하는 헌책방들이다. 파주, 광화문, 신촌, 강남 등(자세한 매장 정보 는‘http://cafe.naver.com/bsbooks’에서 검색할 수 있다)에 있는데 기증받아서 운영하는 것치고는 상태와 수준이 괜찮다. 이런 헌책방의 매력은 절판되어 못 구하는 책들(‘피터 회’, ‘아고타 크리스토프’ 등의 절판된 책을 구하려고 헌책방을 돌아다니던 때를 생각하면!)을 운 좋게 건질 수 있고 가격 또한 5백원, 1천원으로 너무 착하다는 것.
짐이 될 책은 팔고 득이 될 책은 산다 사실 헌책 거래는 어지간한 동호회 사이트 장터나 자유게시판에서도 많이 진행된다. 단, 금액이 커졌을 때나 제대로 된 책을 못 받았을 때 반품 문제를 고려해서 평이 좋은 사이트를 골라야 한다. 개똥이네(www.littlemom.co.kr)는 전국의 헌책방들이 네트워크를 맺어 운영하는 헌책 전문 사이트. 몬테소리, 오르다, 웅진, 튼튼영어, 만화책 전집 등 가격이 부담스러운 아이 책 전집은 새 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관리가 잘 된 것을 50% 가까이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현금 거래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카드 결제와 무이자 할부가 되는 것도 장점. 회원 가입 후에는 일정 수수료를 내고 직접 책을 판매할 수 있다. 맘투맘(www.dawa.co. kr)은 중고 서적뿐 아니라 아이용품 전반을 사고파는 직거래 사이트. 개인 간 거래 역시 사이트가 중개해주기 때문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고 반품과 환불이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책 욕심이 많은 사람들은 두 번 읽지 을 책도 버리지 못하지만 좁은 집에 살면서 그런 원칙을 고수할 수는 없는 일. 쌓여가는 나의 책과 아이가 더 이상 보지 는 책들을 처분할 방법을 찾다가 알라딘(www.aladdin.co.kr)의 중고서점을 이용해보았다. 책을 파는 방법은 알라딘에 파는 것과 구매를 원하는 사람에게 직접 파는 것이 있는데, 가격은 후자 이 훨씬 후하지만 배송은 직접 해야 한다. 알라딘에 팔 때에는 팔고자 하는 책의 ISBN을 입력하면 정가의 1/4 정도(정가가 1만2천원인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같은 것은 3천7백원에 구입하겠다고 나온다)로 가격이 책정되며 20권 미만을 박스에 포장해놓으면 책을 수거하러 온다.
정리해둔 책의 ISBN을 모두 검색해보았더니<밥 딜런의 자서전>은 중고시장에서 인기가 없는지 구입하지 않는다는 창이 뜨고, 알라딘에서는 일괄 구입은 안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올려놓고 팔 수 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사고 싶은 책들을 검색해봤더니 헌책방을 뒤지는 것보다 훨씬 성과가 좋았다. 미야베미유키의 <낙원과 모방범>, 오노 나츠메의 만화책 등이 3/5 정도의 가격에 올라와 있었다. 주문했더니 배송도 3일 만에 완료되고 책 상태도 완전 새 책이다. 이걸 깨끗하게 다 보고 소장하지 않을 거라면 다시 알라딘에 팔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은 더욱 좋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