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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쉼터 스크랩 이젠 백두산이 아니라 정말 장백산인것 같아서...
초록향기 추천 0 조회 135 06.08.01 11:21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가솔송)

 

 백두산으로 야생화 탐사를 다닌지도 꽤나 오래 된것 같다.

언제나 백두산의 초원을 생각하면 답답하던 마음도 시원해지는 것 같아서 나는 습관처럼

해가 바뀌면 또 백두산에 갈 준비를 하게 된다.

어려운 일들이 겹쳐서 의기소침해 지면 으례 백두산의 초원을 생각하고 희망과 용기를 다시

새김질 하였기에 올해의 백두산 식물탐사도 예전처럼 설레이게 했다.

 

하지만 한켠으론 이미 백두산의 관리권이 연변자치주에서 길림성으로 넘아갔다는 애길

들었고 산행을 금하는 곳이 많다는 얘길 전해들어서 사실 걱정이 되었다.

 

 중국은 백두산(장백산-창바이산)을 관할 할 행정기관을 따로 설립하고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 할 것을 추진 중이고, 고구려나 발해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려는 동북공정처럼 백두산도 그런 맥락으로 보아야 할것 같아

여간 마음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백두산 정상에서 10.6Km 떨어진 푸쑹현에서 백두산공항 착공식이 7월10일에 있었다.

아울러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3개의 고속도로도 연내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길림성의 경제, 사회발전에 백두산이 중요하여서 백두산을 개발한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백두산의 소유권이 중국에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조선족자치구 산하에 있던 백두산의 개발,관리업무의 관할권을 길림성에서 가져 간것은

우리 민족에겐 민족의 상징을 빼앗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이젠 정말 애국가의 가사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지...이래저래 백두산으로 향하는 마음이 여간 심란한 것이 아니었다.

 

 

(아래 사진은 사스레언덕에 피었던 손바닥난초 2004년도 사진)

 

 

 

 심란한 마음으로 찾은 백두산은 예년에 비해 얼음이 녹은지 얼마 안되어선지 꽃이 늦었다.

윤달이 끼었다지만 4년전 윤달이 끼었을때도 꽃은 많이 피었었는데...조금 실망하게 되었다.

 

 서파의 경우는 길이 녹은지 얼마 안되어서(6월18일 도착인데도...) 포장되지 않은 길이

어찌나 질척이고 웅덩이가 많은지 짚차도 운행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서파는 올해부터 산문안에 있던 호텔은 영업을 하지 못하므로  산문 밖에 있는 숙소로

정해야 하고 산문이 열리는 시각(오전9시)에 들어가서 오후 5시엔 나와야 하므로

탐사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은 차를 빌리면 우리가 원하는 지역까지 운행할 수 있었지만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산문 안에서는 천연가스차량만 갈아타고 다니게 되어 있는데 고산화원엔 꽃이

피지 않아서 아예 차를 세우지도 않았고 계단을 오르며 계단 옆의 야생화를 탐사하는

것도 이젠 옛말이 되었다.

지키는 사람이 올라와서 계단 밖으로는 한발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산문 안에서 일하는 

조선족이 작년엔 보이더니 올핸 모두 한족으로 바뀌어서 가이드가 없으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

 

(서파의 담자리참꽃나무 2002년도 사진 )

 

 

 

 주차장  맞은편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스레나무언덕에도 절대로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한다.

황금색 금매화가 지천으로 피어 노란물결을 이루고,  산속단, 날개하늘나리,나도제비란,

비로용담이랑 구름국화.화살곰취가 저마다 모습을 자랑하던 그곳에 발을 들여놓지 못함은

야생화를 탐사하고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된 셈이다.

 

  이틀 진행하려던 서파의 일정은 비가 쏟아져서 길이 엉망이 되는 바람에 왕지를 끝으로

금강폭포쪽은 가 볼 생각조차 못하고 돌아서게 하여서 더욱 아쉬움만 남겼다.

왕지는 올해는 그래도 숲에 들어가 탐사할 수 있었는데...꽃이 너무 늦어서 그 많던

복주머니란도 보이지 않았고 붓꽃도 이제 봉오리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은방울꽃만이

얼굴을 내밀고 아쉬운 마음을 조금 달래주었다.

내년엔 이곳도 목도를 만들어서 그곳으로만 다니게 한다고 한다.

철저한 자연보호 정신은 배워야 하지만, 식물을 탐사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노랑복주머니란과 흰복주머니란, 풍선란을 만날 생각으로 백두산 탐사일을 조금 앞당겼는데,

다행히 한 포기 남은 노랑복주머니란을 만난 것으로 서파의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비오는 왕지의 여름꽃2005년도)

 

 

 북파는 다행히 산문안의 호텔에 묵게 되었지만, 짐 보따리를 들고 정해진 차량만을

이용하자니 짐칸이 따로 없고 의자가 좁게 배치되어 있어서 아주 불편했다.

거기다 우리는 새벽이면 움직여야 하는데 산문안에서 운행하는 버스는 첫차가 7시반

이나 되어야 하므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짚차로 6호 경계비에 오르는 코스야 관광객들이 늘 가는 코스지만 6호 경계비에서

천지사면으로 내려가서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 보려고 작년부터 기다린 나로서는

허가가 나지 않아 못가고 천지 아래만 내려다 보려니 참으로 답답하고 아쉬웠다.

작년에 가 볼걸...일행이 많아 가지 않았는데, 때 늦은 후회가 들었다.

 

거기다 항상 짚차로 6호 경계비까지 올라서 스키장 뒤로 걸어 내려오는 코스는

경치도 아름답고 여러가지 꽃들이 많아서 좋아하는 코스인데 올해부터는 일체 풀밭으론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운행하는 짚차만 이용하게 하므로 여기서도 그저 답답한 마음만 더해야

했고 그런 맘을 아는지 하늘마저 시커멓게 흐려서 어두운 천지만 바라보아야했다.

 

 소천지에서 옥벽봉까지 오르던 코스도 이젠 갈 수 없는 길이 되었다.

소천지는 관광객 코스로 갈 수 있지만 풀밭엔 절대로 들어가서 촬영하지 못하게 한다.

등산로로 잘못 들어갔다가는 벌금 2000위엔을 물게 되니 조심해야 할것 같다.

당장 공안이 따라오며 못들어가게 말린다. 어디에도 들어가면 안된다는 표지는 없는데...

하지만 그네들의 자연보호를 위한 철저함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월귤 2003년도 사진)

 

 

 지하림도 만들어진 길로만 다니면서 숲을 느끼고 협곡을 관람하기만 하여야 한다.

숲은 이제 우리같은 외국인이  들어가서 연구활동을 하면 안되는 곳이다. 중국측 사람들만 들어가서

연구활동을 할 수 있고 촬영 할 수 있는 곳이다!

 

 다행히 우리가 간 날은 비가 와서 관광객이 없기에 양해를 구하고, 이번 탐사의 목적인 풍선란을

찾을 수 있었는데 다행히도 몇 개체는 싱싱한 상태였지만 워낙 숲이 우거져서 맑은 날도 어두운

지하림인데 비까지 오니 더욱 어두워서 촬영에는 애로가 있었다.

쌍잎란은 이제 막 봉오리가 올라오기 시작이었는데 이차로 간 날도 그 상태가 변함이 없어서

빨라야 7월 5일이나 되야 필것 같아 아쉽게 하였다.

 

몇년 전 이즈음 왔을 때는 꽃이 빨리 피었는데 백두산의 야생화는 해마다 그 시기가 늦어지는

느낌이 든다.

6월말에 보았던 노루발풀 세종류는 하나도 꽃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얀 기생꽃이 무리지어 피어 반기고 두루미꽃만 지천으로 피어 제철을 만난 듯 싶었고, 다행히

함북종덩굴이 제철인지라 이번 탐사엔 함북종덩굴을 맘껏 볼 수 있었다.

 

린네풀은 이제 겨우 두송이 피어 한번도 만나지 못한 분께 인사를 한 셈이 되었고 풀산딸나무는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연령초가 곱게 피었지만 가서 보면 쏟아지는 비로 꽃잎은 상한 상태였다.

 

 장백폭포쪽은 계단을 통해 천지까지 관광객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이곳은 그나마 식물탐사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비가 어찌나 많이 오던지, 거기다 우박이 쏟아져서

그나마 볼 수 있는 노랑만병초 꽃마저 꽃잎이 모두 상했다.

 

아쉬움에 한번 더 그 힘든 계단을 올랐지만 이날도 비가 쏟아붓듯 와서 발가락이 등산화 속에서

헤엄을 치는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을 산천어 한 점과 신라면으로 달래면서 "아, 정말 이제는 백두산은 중국땅이구나!"

뼈저리게 느끼는데 그마음 안다는 듯 하늘이 더 꺼매지면서 이날도 우박이 소금처럼 쏟아졌다.

 

  원지는 작년에 갔을 때는 어느새 보고 공안들이 달려와서 사진 촬영조차 못하게

했는데, 올해는 공안이 왔지만 북한과 사이가 괜찮은지 사진을 찍게 허락하고 단지 건너편으로는

가지말라고 주의만 주었다.

예전에 사이가 좋을 때는 두만강 발원지인 원지를 한바퀴 돌았는데...

하지만 미사일 문제로 지금은 또 관광객이 들러보지 못하는 곳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황새풀과 부채붓꽃은 시기가 조금 이른 듯 싶었고 황산차가 예년보다 더 피어 있었다.

 

 

 

(장백폭포 소리 들으며 핀 두메양귀비-2004년도 사진)

 

 도문으로 가는 길은 8시간이나 차를 타야 하므로 먼 길이지만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꽃들이

그나마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김일성 낚시터는 끊어진 다리 건너편에서  북한군이 지키고 있더니 올핸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미사일 문제로 다시 원지도 촬영금지, 김일성 낚시터에도 북한군이 지키고 있을것

같다. 이곳은 두만강 사이로 바로 국경이 되므로 가면서 두번이나 검문을 받아야 했다.

 

 

 몇 미터도 되지 않는 두만강 줄기 바로 건너편에서 북한주민들이 농사를 짓는다.

길가로 보이는 집들엔 유리창이 없단다. 전시용으로 지은것인지...깨끗한 편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것은  북한의 산엔 나무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 땔감으로

사용하고 모자라는 식량을 위해서 밭으로 일구어 놓았는데 마치 현대미술작품을 보는 것만 같다.

설치미술로 구성을 한다면 저런 모습이 될까? 이건 정말 자조적인 말이다.

 

 그 높은 산꼭대기에 일하러 오르려면 반나절은 걸리겠다. 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면 하루가 모두

가니 거기서 식량이 나오면 얼마나 나올까?  산에 나무가 없으니 북한에 수재가 나면 그만큼 피해도

큰가보다. 길 하나 사이의 중국측 산에는 나무가 무성한데...

 

 북한에는 굶어 죽는 사람이 그렇게도 많다는데, 미사일을 발사할 돈은 있나보다.

우리가 도와 준 식량이랑...그런 것들이 주민에게 전해지지 않고 윗사람들 배불리고 등 따습게

하고 무기개발에 사용된것은 아닐지...그런 생각이 들게하는 현장이다.

 

 두만강 건너편의 집에서 한 남자가 런닝셔츠 바람으로 우릴 바라본다.

작년엔 트럭으로 길을 닦고 있던데 중국에서 보내서 길을 닦아 주는 것이라고 하더니 그 길로

어미소와 송아지가 지나간다.

그래도 국경에서 바로 보이는 곳엔 괜찮은 집들이 있는 것이라는데...가슴 한켠이 작년보다

더 에리다.

 

 

 11박12일의 일정을 끝으로 돌아오는 날, 전날 그렇게도 쏟아부은 비가 먼지를 다 가져갔는지

너무나도 청명한 하늘이 아까와서 다시 짚차를 타고 천지에 올랐다. 

흰구름이 띠처럼 천지를 에워싸고 눈물이 날것만 같이 깊고 푸른 하늘이 천지못 속에 잠겼다.

 

그 푸르른 천지를 내려다 보며 입속으로 자꾸 내뱉지 못하는 말만 하게 된다.

"여기가 우리 산이고 우리 못이었다는데, 이젠 정말 아니구나! 백두산이 아니라 이젠 정말 장백산이구나!"

 

그 허한 가슴 때문이었을까? 돌아오기 전날 부터 온 몸이 몹씨도 아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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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6.08.01 11:22

    첫댓글 아직도 올해 사진은 열어보지 못하고 있어요. 아마도 겨울이나 되야...그때 다시 뵙지요.

  • 06.08.01 12:08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힘이 없으니 내것 조차 빼았겨야 하는 현실! 이데올로기가 무었인지... 정치가 무었인지...바다에서는 독도를 빼았으려 하고 우리산을 자기들 산이라고 빼았고.....허한 가슴이라도 건강 유의 하시길 바립니다.

  • 06.08.01 21:59

    초록 향기, 귀한 님! 건강하신지요? 달라진 여건이 안타까운 심정을 일으키지만 그런 중에도 잔잔히 써주신 글월과 사진이 백두산 여정을 따라 제게도 전해 오는군요. 건강하세요...!

  • 06.08.01 22:50

    예,,, 그래도 초록향기님~~ 조금 더 기다려 보아요... 어디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 요즈음 세상사 같아요... 초록향기님이 보고 싶어하고 또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백두산으로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려 보고 싶습니다... 한켠의 쓰라림을 움켜 잡은체 간절한 마음 모아서 기다려 보고 싶습니다....

  • 06.08.02 14:27

    미사일 훈련까지 했다고 하니 아예 우리땅에서 우리민족을 겨냥할 심사인거 같습니다...제2의 을지문덕과 강감찬 장군이 곧 나타나야 할텐데~~~^^*

  • 06.08.02 17:13

    아, 안돼요... 왜이렇게 뺏기고 살아야 되는지... 바다에서, 땅에서... 심지어 경제에서까지 왜 이러는 걸까요?? 정말이지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5000년을 중국과 일본, 미국에 의해 망하지 않고 살아남은거만으로도 장하다고 보는 걸까요??? 속상해요!!

  • 06.08.02 21:20

    ^^ 흠...!!! 그래도 초록향기님의 백두산 사진 보니까 너무 좋은데요... 올해 찍으신 사진도 너무 궁금한데, 사진전에서나 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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