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이라 함은 25세를 넘는다는 것으로, 전통적으로 아들은 25세를 기점으로 아버지의 정식 후계자로 인정 받았다. 그 전에 선친이 죽는다면 그의 친형제 중 다른 남자가 아들의 성년식까지 대신 관리하는 식이었다.
지금 이 경우가 복잡한 이유는 정식으로 이어야 할 에드가도, 그리고 그럴 경우 그를 대신해서 왕좌에서 섭정해야 할 카그닐도 아직 성년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단순히 에드가가 이어받는 것이 정석이었다. 다만 문제는 카그닐이 곧 성년이라는 점이었다. 카그닐을 지지하는 쪽으로써는 이것을 근거 삼아 카그닐의 섭정 계승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논리를 정면으로 부딪쳐서 무너뜨린 것이 레이필드의 전언이었다. 그리고 그 의견을 납득시키는 것이 건국공신으로서 초대의 알렉산더 로우니 드 아페리온Alexander Rouni de Aperion에서부터 선왕인 에드윈 알렉산더 드 아페리온Edwin Alexander de Aperion, 그리고 현재의 카네까지 세 명의 왕을 섬겨온 대가문 레이필드와 그 당주인 글렌 매슈 드 레이필드Glenn Mathieu de Rayfield의 영향력이었다. 그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면서 에드가는 고개를 숙여서 숙부의 손에 입을 맞췄다.
"뜻은 감사합니다만, 가까운 시일에 그 결정을 이행해야 하는 일은 없길 바라겠습니다."
"저 또한 그렇군요."
갑작스럽게 나타난 카그닐에 방 안의 전원은 동요의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단 두 사람을 제외하면.
카그닐은 무덤덤한 눈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쳐다봤고, 카네는 꼿꼿이 그 눈빛을 받아줄 뿐이었다. 자신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아버지와 병상에 누운 그를 냉정하게 쳐다보는 아들. 이 둘 사이에서 다른 다섯 명은 할말을 잃었다.
"두 번 설명해야 할 수고가 줄었군. 잘 들었느냐?"
“물론입니다.”
아버지의 질문에 카그닐은 표정의 변화 없이 대답할 뿐이었다. 그 무뚝뚝함에 에드가는 살짝 놀랐지만, 무시하고 카네에게 한번 더 고개를 숙였다.
"그럼 저는 이만 숙소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장을 풀고 한번 더 용태를 보러 오겠습니다."
"맘대로 해라."
뒤쫓아 나오는 서빈이 뭐라고 말할 수 있기 전에 에드가는 날카롭게 물었다.
"못 본 사이에 글렌 공의 말투가 너와 대단히 비슷해졌구나."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멋쩍어하는 동생의 얼굴이 빤히 보였다.
"아아……뭐 그건 좀."
"대영주들이야 그렇다 쳐도 숙부는 분명 눈치챘을 터. 귀엽게 봐주시지 않았더라면 네가 돌아갔을 때 글렌 공의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을 거다."
"뭐 그 정도야. 글렌 공의 말은 듣는 재미가 없으니까."
동생의 어리광에 한숨을 쉬면서 숙부의 너그러움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에드가였다. 언제나 어릴 때부터 그들 형제의 장난을 잘 받아주던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숙부였고, 그 것은 지금도 여전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갑작스럽게 슬퍼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 그 때는 대게 카그닐도 같이 했었지만……
아버지의 병환에도 무표정을 유지하는 그 모습. 그가 못 본 사이에 카그닐은 어느새 몇 배는 더 어두워진 듯 했다.
“가랜드 공을 내 방으로 불러주게나.”
지나가는 시종을 시켜서 가랜드를 불러놓은 뒤 에드가는 왕성에 있는 동안 자신이 쓸 방으로 들어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아직 왕성에 있었을 때 썼던 방은 그때와 똑같이 자신을 반겼다.
첫댓글 흐흐흐.. 새로 시작하시는군요^^ 열심히 쓰세용..ㅎㅎ 저는 강등되서 또 등업해야해용..ㅋㅋ 흐흐.. 부럽3 ㅎㅎ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미있어요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쁘군요.
기대할게요. 빨리 다음글 올려주세요^^
최대한 열심히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