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창-고운봉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내가 왔던가
비린내 나는 부둣가엔 이슬맺은 백일홍
그대와 둘이서 꽃씨를 심던 그날도
지금은 어디로 갔나 찬비만 내린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
울어본다고 다시 오랴 사나이의 첫순정
그대와 둘이서 희망에 울던 항구를
웃으며 돌아가련다 물새야 울어라
* 고운봉(高雲峰)(1920~2001) *
본명 고명득(高明得)
1920년 충청남도 예산(禮山)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조선악극단에서 활동하였다.
1942년 비 내리는 쓸쓸한 부두를 배경으로
이별의 아픔을 담은 《선창》을 발표하면서
대중가요 가수로 데뷔한 뒤,
《남강의 추억》《홍등야곡》《명동 블루스》
《백마야 가자》《인생은 육십부터》
등 많은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짙은 우수가 깔려 있으면서도 깔끔하고 점잖은 창법과
적당한 울림으로
깊은 호소력을 발휘한 가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말년까지도 텔레비전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활동을 쉬지 않았다.
1998년 한국 가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고,
2000년 6월에는 고향인 예산군 덕산온천 안에
노래비 '선창'이 세워졌다.
2001년 8월 1일 노환에 따른 뇌경색으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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