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태백] 서민의 먹거리, 그 맛에 반하다. 태백골찌개점

[길손旅客]

가장 서민다운 먹거리에 감동하다.

태백골 찌개전문점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태백역광장 앞)

맛은 눈이 먼저 안다.

눈에 들고 나면 마음이 동하고

손이 움직이며, 혀끝에서 감동한다.

더구나 계획에 없던 곳에서의 맛있는 한끼식사는

그 여행지를 두고두고 잊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태백골 제육볶음

강원도 태백역 역전 앞,

그 광장앞에 작은 식당이 있다. 아니, 실제로 작지는 않다.

입구는 작은 규모이나 안으로 들어가면 옆 해장국집과 연결된 하나의 식당이 된다.

태백골 찌개전문점,

전면창에 씌여진 메뉴만 아니라면 겉에서 보기엔 그저 작은 분식집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드는것이 '셀프반찬'이다.

원하는 만큼, 먹고 싶은것들만 골라서 먹으라는 거다. 불필요하게 이것 저것 내어 놓고 손하나 대지 않는 찬들이 아깝게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고, 요즘 들어 식당 마다 의심받는 반찬 재활용,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란다.

암튼 찬 셀프는 처음이다. 대신 남기면 벌금 문다. 

메뉴판의 값은 착한 편이다. 모든 음식값이 6천원, 길손은 부대찌개 2인분과 제육볶음 2인분이다. 물론 소주2병 추가.

우선 아이들이 먼저 찬을 뜨고 길손이 찬을 뜬다. 잘 담궈져 매운맛은 없고 아삭한 맛이 살아 있는 마늘장아찌가 있고, 고소함이 더한 꼴뚜기와 버섯복음이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오징어회무침은 입맛을 더해주고, 란 장조림은 무난한 맛이다.

나물류로 나온 고사리는 연하고 부드럽다. 파래무침의 시큼한맛은 길손이 별로라 하기에 패스하고 콩나물은 평범한 수준이다.

자, 곤드레 나물이다. 부드럽고 질기지 않으며 연한것만 골랐는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돈다. 떨더름한 맛이 종종 보이는 찬으로 생각 했는데 전혀 그런맛이 없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간장 넣고 비벼도 좋을 정도로 맛난 찬이다. 이정도면 긴 시간을 물에 담가 두어 우렸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치, 셀프통의 김치는 이미 다 떨어져 조금 내어 왔는데 아낌없는 양념을 쏟아 부었다. 보기엔 텁텁하나 압에서는 아삭한 시원맛이 그만이다. 김치를 먹으면서 김치찌개를 주문할걸 그랬나? 할 정도다.

암튼 전체적인 찬이 마음에 든다. 비교적 깔끔한맛에 적절하게 간이 베인 찬으로 백반집 다운 반찬을 보여준다.

이어 나온 부대찌개,

길손이 의정부에서 자라고 산지라 여행길에서 어지간해서는 부대찌개를 주문하지 않지만 아들놈이 그게 먹고 싶다해서 주문한것이다.

자칫 잘못 만들면 김치찌개와 별반 다르지 않은것이 부대찌개다. 아니면 반대로 햄만 너무 넣어서 느끼한맛이 감도는 집도 있다.

찌개가 끓을때 라면사리를 넣는다. 국물을 졸여주는 거다. 그래야 제맛을 알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 떠 먹어 보니 무난한 맛이다. 조금 칼칼한맛에 시원한 국물하며, 적당히 간베인 김치가 제대로 우러난다. 아이도 좋단다.

그리고 제육볶음,

맛있다. 불맛이 나는 것이 양념된 제육만을 따로 석쇠에 굽고 다시 볶은듯 하다.

적당히 간이 베일때 후추를 뿌렸는데 그 향이 맛마저도 진하게 만든다. 진하게 베인 양념맛도 좋았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한점 씹을때마다 느껴지는 불맛이 참 좋다. 콧김으로 전해지는 깊은 맛이다.

같이 들어간 대파와 어울리는 맛이 소주를 부르는 그 제육볶음이다. 오늘도 공기밥 두개다.

배터지게 먹고 나와보니 태백은 밤이다.

태백시내에서도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내일을 위해 일찌감치 여장을 푼다.

두리번거리다가 찿은 태백역 앞의 태백골,

앞을 지난다면 같이 붙은 해장국이나 다른 찌개맛도 한번 맛보고 싶은 집이다. 

친한 친구와 같이 한다면 소주 한잔하며 밤새 이야기 나누고 싶은 그런집이다.

 

by 박수동

[김예숙]

흡~아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이니~배가 고파 지니다 ㅎㅎㅎ

[길손旅客]

저 제육의 맛은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