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It Possible
오랫동안 살 편안하고 실용적인 집을 위해 레노베이션을 감행한 가족이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지만 이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35평형 리얼 레노베이션 사례를 소개한다.
● LIVING ROOM
아이를 위해 거실에는 TV를 없애고 서재 공간을 만들었다. 거실이 좁아 책장을 만드는 대신 벽에 선반을 고정해 책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했다. 베란다 쪽에 있는 우수관은 허물 수 없어서 이를 활용해 CD 수납장을 만들었다. 꽤 많은 양의 CD를 보관할 곳이 필요했는데 이 작은 공간을 CD장으로 만들고 책상을 놓아 간단한 작업 공간으로 만들었다. 또 바닥 난방을 원했지만 아파트 규정상 불가능해 고민하던 중 기존에 있던 거실의 라디에이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라디에이터를 나무 프레임으로 보기 좋게 가리고 이를 등받이로 사용하는 소파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것. 소파 아랫부분은 서랍을 만들어 수납도 가능하다. 소파와 테이블, CD장의 컬러가 묵직하기 때문에 바닥은 밝은 우드 바닥재를 사용해 사선으로 깔고 화이트 컬러의 의자로 포인트를 줬다.
20년이 넘은 35평형의 아파트에 살고 있던 유미정씨 가족은 레노베이션을 결심했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들 민서에게 넓은 공간을 주고 싶었고 바닥재와 난방, 주방 구조 등이 다소 불편했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옐로 플라스틱 전성원 실장에게 레노베이션을 의뢰하며 가장 강조했던 것은 수납이었다. 아파트마다 허물 수 없는 내력벽이나 기둥, 배수관 등이 있기 마련인데 때론 이런 요소들이 공간을 좁고 답답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레노베이션에서는 벽과 기둥은 그대로 살리되 이를 일석이조로 활용할 수 있는 수납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또 안방을 아이 방으로 바꾸고 대신 작은 방을 부부의 침실로 바꿨다. “아이에게 넓은 방을 주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아이 물건을 정리하기 힘들었고 앞으로 놀기도 하고 피아노도 칠 수 있는 널찍한 방이 필요할 것 같았죠. 부부 침실은 거의 잠만 자는 곳이기 때문에 작은 방도 상관없거든요.” 모든 방문은 슬라이딩 도어로 교체했다. 좁은 거실은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도록 바닥재를 사선으로 깔았고 좁아서 불편했던 현관도 확장해 쾌적한 현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부부가 좋아하는 카키, 버건디, 그레이 컬러는 이 집의 포인트다. 절제된 컬러 선택으로 집 안이 정리되어 보이면서 적당한 온도의 컬러를 지닌 집이 완성되었다.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됐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요소를 새롭게 활용해 현실적인 레노베이션을 완성했다.
● ENTRANCE
비좁았던 현관은 폭과 길이를 늘리기 위해 확장 공사를 했다. 어두운 컬러로 모던하게 마감하고 신발장 전면에 거울을 붙여 편의성을 더했다. 현관과 거실이 바로 맞닿아 있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를 위해 폴딩 형태의 중문을 설치했다.
● KIDS ROOM
원래 부부가 사용하던 침실 개념의 안방을 아이 방으로 만들었다.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기도 했지만 앞으로 한창 클 민서를 위해 부부가 큰 방을 양보했다. 아이 방에도 허물 수 없는 내력벽이 있었는데 이를 기점으로 파티션을 제작해 한쪽은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을 두고 다른 쪽엔 침대와 피아노를 놓았다. 피아노는 크고 자리를 많이 차지해 늘 골칫덩어리였지만 아이가 넓은 방을 쓰면서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아이 방의 가구는 밝고 따뜻한 느낌의 자작나무를 사용해 제작했다. 슬라이딩 칠판이 달린 책장도 넉넉한 크기여서 아이가 정리정돈하기에 편리하다.
● BED ROOM
집주인이 좋아하는 카키 컬러와 블랙을 믹스한 슬라이딩 문이 달린 방은 원래 아이가 사용했던 작은방으로 현재는 부부 침실이 됐다. 침실에는 슬라이딩 옷장과 화장대, 침대만 간단하게 들어갔다. 세로 방향으로 침대를 놓은 뒤 벽 사이에 남는 공간에는 이불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수납함을 제작했다. 그냥 두면 먼지가 쌓이고 청소하기도 힘든 틈새 공간을 잘 이용한 예다.
● KITCHEN
배수관과 가스레인지가 있는 조리대 방향 때문에 비효율적이었던 주방도 큰 변화가 있었다. 거실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따로 식탁을 두지 않았고 대신 조리대 방향을 바꿔 거실 대면형 주방으로 만들었다. 아일랜드를 활용해 두 사람 정도가 앉아서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무엇보다도 배수관 자리를 선반이 많은 팬트리 스타일의 창고 공간으로 만들어 식품부터 청소기 등을 알차게 수납할 수 있다. 그레이 컬러의 모던한 주방은 바닥에 타일을 깔아 거실과 분리된 느낌을 준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형태 113m²
목적 넉넉한 수납공간 확보와 아이 방을 위한 레노베이션으로 동선을 고려한 주방 리뉴얼과 맞춤 가구 제작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
비용 1억4백만원(난방배관 교체, 수도배관 교체, 전기배선 교체, 천장 교체, 도어 교체, 전체 섀시 교체, 시스템 에어컨 설치, 거실 확장, 안방 확장, 주방구조 변경, 가구 제작, 침구 등 구입)
장점 집주인의 요구사항이었던 수납공간을 충분히 확보했고, 모든 가구를 맞춤 제작해 공간이 넓어짐. 아이의 생활에 맞는 널찍한 방이 생김
단점 아파트 공사 규정이 까다로워 바닥에 난방을 설치하지 못한 점, 우수관이나 배수관 등의 위치를 쉽게 바꾸지 못한 점
결론 수납은 물론 가족의 편의성에 꼭 맞는 레노베이션을 진행. 노후된 자재나 배관 등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사용 용도에 맞게 방을 재구성
시공사 옐로플라스틱(www.yellowplastic.co.kr)
메종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김덕창(스튜디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