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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 장 廣東蔡의 敗死 "아이야, 이제 너의 살겁에 막을 내릴때가 된 것 같구나. " 구류신장 역궁탄은 자신을 바라보는 장석명에게 더없이 온화한 목소리로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타이르는 듯한 음성을 토했다. 진정 너무도 조용하고 정감이 있어 노인네가 미치지 않았나 하는 심정이 들 정도였다. "미친 늙은이 같으니.... 죽으려고 눈깔이 삐었구나. " 장석명은 노한듯한 목소리로 일갈을 토했다. 이어, "건방진 늙은이, 감히 이 장모(長某)를 능멸하려하다니! 받아라! 쇄심장(碎心掌)! " 우르르----- 르르릉---- 우뢰가 밀려드는 듯한 굉음이 터지며 장석명의 손이 두배나 불어나며 악취가 나는듯한 괴이한 장풍을 쏟아내었다. 두배나 불어난 장석명의 쌍장에서 검붉은 장기(掌氣)가 밀려왔다. 지독한 악취는 세상의 것이 아닌 듯 너무나 지독한 것이었다. "헛! 고루부시독(古賜腐屍毒)! 무림의 금기를 사용하다니. 살려둘 수 없는 악독한 놈이로다! 대수인(大手印)-----! " 구류신장 역궁탄의 입에서 거역할 수 없는 꾸짖음과 더불어 고함소리가 들리며 그의 좌수(左手)에서 포달랍궁의 신기(神技) 대수인이 시전되었다. 순간, 구류신장 역궁탄의 손이 솥뚜껑만큼 거대해지며 짙푸른 강기가 일며 무섭게 장석명의 안면으로 쇄도해 들었다. 쿠쿠----- 쿠---- 쿠----- 솥뚜껑만큼이나 거대해진 구류신장 역궁탄의 좌수는 마치 엿가락처럼 늘어나며 쌍장을 휘두르는 장석명의 몸전체를 덮쳐버렸다. 말은 길으나 한순간에 일어난 변화였다. 우르르릉----- 쿠르르릉---- "커흑------! " 두 개의 각기 다른 강기가 부딪치며 주위에 널브러져 있던 광동채의 무사들의 시신이 강기에 휘말려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또한 난도분시된 수족과 살점들이 어지럽게 휘날렸다. 쿵----- 그런속에서 둔탁한 신음이 울리며 무려 이장여나 퉁겨져 나가는 인영이 있었다. 이미 육시가 되어버린 신형은 누구인지도 판단하기가 어려운 지경이었다. "으으..... 중..... 중원십걸..... " 이미 목불인견으로 짓뭉개진 인영의 입에서 가냘픈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그렇다. 본좌가 중원십걸의 일인 구류신장이노라! " 그것에 대답이나 하려는 듯 구류신장이 차가운 한성을 토하며 돌아섰다. 한순간, 흐물흐물..... 이미 육시가 되어있던 시신이 녹으며 한줌의 핏물로 화하는데 촌각의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으며 구류신장이 채 발걸음을 다섯 발자국 떼어놓기 전이었다. 물론 핏물로 변한 인물은 장석명이었다. 그는 자신이 쏟아낸 고루부시독에 자신이 당한 것이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장석명은 고루부시독을 장으로 쏟아내었으나 구류신장이 시전한 대수인의 반탄지기에 되돌아온 고루부시독은 순식간에 장석명을 녹여버린 것이다. "우......! " 이러한 모습을 지켭던 주위의 무사들이 경악과 감탄이 어린 경악성과 신음을 토했다. 감탄의 경호성은 금보장의 무사들이 토해낸 것이었으며 경악의 신음은 광동채의 살아남은 마졸들이 토해낸 것이었다. "와---- 아-----아! " "우.... 가공..... 무섭다! " 각각 불어내는 경탄성과 신음성은 곧 자신들에게 닥쳐온 사신(死神)을 의식하기라도 하듯 두려움과 절망에 젖고 있었다. "으으.... 백년전의 정도기인(正道奇人)들인 중원십걸이 살아있다니.... " 나직한 신음성을 토하는 자는 목검사령의 삼채주중 이채주의 직위에 있는 수기채주(手技蔡主) 사천풍(司天風)이었다. 사천풍은 묵검사령에 이어 제일채주인 장석명이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무너지자 불안감과 함께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이 머리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으..... 도망해야 한다. 채주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 그러나 그의 속마음과는 달리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땅바닥에 자신의 발을 묶어놓은 듯한 착각으르 일으키며 사천풍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에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도망가야 한다. 전멸하기 전에..... " 부지불식간에 그의 입을 타고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때, "그대는 갈 수가 없을 것이야. 아니 간다고 하더라도 목은 놔두고 가야지.... " 갑작스러운 음성이 그의 등뒤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누구.....? " 사천풍은 의아스러운 음성을 토하며 자신에게 말을 건넨 사람을 보기 위하여 몸을 돌리려고 상체를 돌렸다. 그런데 말을 한 자의 목소리는 너무나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쿡.....! " 몸을 돌리던 사천풍은 가슴이 불에 타는듯한 충격에 자신의 시선을 떨구며 가슴을 내려다 보았다. 그런데 자신의 가슴에 붉게 피칠을 한 손이 튀어나와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가슴을 가른 손에는 뜨거운 피가 흐르는 심장이 쥐어져 있었다. 이미 사천풍의 등에 팔을 쑤셔박은 채 가슴을 밀착시킨 한 명의 노인이 있었다. 지천일살(地千一殺) 예춘호(芮春浩)! 바로 그였다. 지공(指功)에 있어 누구에게도 제왕의 자리를 내주지 않는 인물, 그가 백년만에 처음으로 무공을 시전하여 먹이를 낚아채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보게! 이것이 자네의 심장이라네. " 지천일살 예춘호의 음성은 너무나 다정해 마치 친구에게 귓속말을 하는 것 같았다. "이것이..... 내 심장.... " 그러나 사천풍은 마지막 말을 잇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후후후.... 너무나 시시한 놈이었군 그래. " 예춘호는 사천풍의 등으로 자신의 손을 뽑아내며 너무 시시하다는 듯 커다란 코를 벌름거리며 심심풀이를 찾기 위해 격전장을 둘러보았다. 한편,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중년의 무인이 있었다. 온몸에는 어둠의 그림자와 같은 흑의경장을 입고 있으며 구레나룻이 얼굴을 덮어 조금은 패기(覇氣)가 넘쳐보이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마기는 그가 극사마인(極邪魔人)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등에는 한자루 날렵하게 생긴 도(刀)를 메고 있었으며 수많은 격전을 치루었는지 군데군데 찢어진 흑의사이로 핏물이 내비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눈은 경악과 절망에 젖어 있었다. 해진채주(海津蔡主) 고대웅(高大雄)! 그는 묵검사령 휘하의 삼채주중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로서 실질적인 무공실력은 삼채주중 최강의 것이라고 알려진 마두였다. 풍모가 말해주듯 그의 패기는 극강한 것이어서 그의 진정한 무학의 수위를 알고 있다는 것이 광동채의 무사들 사이에서 퍼지는 소문이었다. 지금 그의 눈에는 무차별로 쓰러지는 광동채의 고수들이 보일 뿐이었다. (빠져나가야 한다. 이미 우리는 전의를 상실했다..... ) "빠져나가라! 남으로 돌진하라! " 고대웅은 소리치며 바람같이 몸을 날려 진하장의 담을 타 넘었다. 그를 막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이상했지만 고대웅은 생각지 않고 진하장의 담을 넘어 남으로 무섭게 질주했다. 휘----- 익! 휙----- 휙----- 휙--- 그의 뒤를 따라 수백 명의 생존무사들이 몸을 날리며 담을 타 넘었다. 그런데, 진하장의 무인들은 아무도 그들을 추격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진하장의 모든 무인들은 진하장의 중심부에 세워진 대상전에 걸려있는 백기(白旗)를 바라보며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와와... 우리의 승리다! " "광동채의 놈들이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갔다. " 그러나 다섯 명의 노인들은 환호하는 무리들과 떨어져 밝게 불이 켜져있는 대상전의 이층에 나타나는 희미한 그림자를 올려다 보았다. 대상전 내(內), 이인의 인물이 태사의에 앉아 창밖으로 퇴각하는 광동채의 무리들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실소를 흘려내고 있었다. 한명의 아리따운 소녀와 용모절륜한 소년이 앉아있었던 것이다. 값비싼 흑호(黑虎)의 태사의에는 태궁영이 앉아 있었고 그의 품에는 진하장의 소장주 진벽하가 안겨 있었다. 태궁영의 손은 진벽하의 가슴속에 감추어져 있으며 진벽하는 이미 만성이 된 듯 가볍게 얼굴을 붉히며 우람한 태궁영의 가슴을 더듬고 있었다. 사실, 그들에게 있어 그것은 아무런 행위도 아니었다. 진백하는 태궁영의 백첩 중 오십이위(五十二位)에 드는 첩(妾)이었으며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태궁영의 사랑을 받은 몸이었다. "대가..... 왜 저들을 살려보내십니까? " 문득 달콤한 꿈에 젖어있던 진벽하가 비음섞인 교성으로 묵묵히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태궁영의 찬란한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일순 장난스럽기만 하던 태궁영의 얼굴에 웃음기가 피어올랐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 퇴로를 막으면 우리측의 희생도 커진다. " "그러면 그들은 우리 금보장에 무림십걸이 있다고 보고할게 아니예요. " 과연 그녀는 태궁영의 첩으로서 위치를 확보할만큼 똑똑한 여인이었다. "후후.... 우리측의 희생이 얼마나 된다고 보느냐? 벽하. " "한 백여 명..... " 오! 일만 명을 상대한 천 이백 명의 무인중 겨우 백여 명의 생명만이 사라졌단 말인가? "적은 몇 명 정도나 돌아간 것 같으냐? " "예, 한 이천여 명 정도가 살아서 담을 넘은 것으로 사려됩니다. " 여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또박또박한 말소리로 태궁영의 물음에 답했다. "그렇다. 저들의 세력은 불과 이천, 그러나 그들을 막는다면 진하장의 세력중 반을 잃어야만 저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가 있을 것이다. " "무슨 소리입니까? 낭군께서는.... " 똑똑하고 총명하기로 소문난 진벽하도 태궁영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혹에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후후.. 너무도 간단한 이치다. 저들을 막는다면 저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 비록 중원십걸이 있다고 하나 피가 필요할 것이다. " "그건 그래요. " 진벽하가 대답하며 태궁영의 품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밖에는 무림십걸중 다섯 할아버지와 개방의 이개분타 세력이 와 있다. 더구나 홍의나찰대가 이미 도착했음을 알 수 있다. " "........ " 진벽하는 태궁영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도저히 추측할 수 없다는 듯 두눈을 동그랗게 뜬채 태궁영의 입만을 바라보았다. "후후..... 저들은 자신들의 진기가 고갈될 때까지 도주할 것이다. 그리하여 진기가 고갈될 때 무림십걸 중 다섯명의 기인과 개방의 동도(同道)들이 나타나 주살할 것이다. " "어쩜...... " "그들은 스스로의 행동에 불안을 느끼고 괴멸할 것이다. 그들의 목은 그때 가서 줍고다녀도 결코 늦는감이 없을 것이다. " 태궁영은 말을 마치고 여인의 가슴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아......! " 여인은 조금전의 말을 잊은 듯 비음을 토해내었다. × × × 휘이이----- 익----- 파파파------ 팟! 어둠속을 마치 비호처럼 몸을 날리는 수백 명의 인물이 있었다. 한결같이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가득했으며 온몸에는 혈향(血香)이 풍기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지옥의 악귀나찰과도 흡사한 몰골이었다. 맨앞에 서서 몸을 날리는 자는 흑의경장에 등에는 날렵한 도(刀)를 맨 중년인으로 패기가 있어보이는 얼굴의 소유자였다. 해진채주 고대웅! 그가 아니고 그러한 기도를 갖춘 자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물론 그가 아니고 또 누가 야밤에 어둠속을 질주하고 있겠는가? 그의 뒤에는 수백명의 지친 마졸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몸을 날리고 있었다. 처음 그를 따르던 수하는 이천여 명이었으나 수차의 살객들의 살검은 그들의 숫자를 이제 겨우 이백명 남짓 남겨놓고 있었다. "우우.... 치욕이다. 광동채가 어둠속에 도주를 하며 살수들을 무서워하다니.... " 고대웅은 통한의 음성을 흘려내었다. 휘----- 이----- 익---- 스파파파---- 아---- 그의 뒤를 따라 이백여 명의 마졸들이 신속하게 날아올라 전력으로 질주했다. 이때, "우---- 우---- 우! " 어디선가 장엄한 사자후(獅子吼)가 울리며 그들이 스쳐지나가는 산야(山野)의 갈대와 나뭇잎을 거세게 흔들었다. "크흑! 일후백살(一吼百殺) 감탄사(甘彈士), 놈이 이곳까지 ㅉ아오다니.... 과연 놈은 중원십걸의 일인답다. " 그는 사자후의 주인공을 알고 있었다. 사자후가 울려퍼지면 뒤이어 무수한 살객들이 나타나 자신들의 목을 베곤 했던 것이다. (돌파해야한다. 이제 오백여 리만 지나면 광동성(廣東省)에 이른다. 광동성부터는 놈들이 감히 추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 그들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신형을 날렸다. 그때, 차---- 차---- 창----- 피---- 르르릉---- "크----- 아---- 아---- 악! " "으아아악! " 갑작스럽게 병장기의 충돌음과 강기의 파공음이 일어나며 대오의 후미에서 호곡성과도 같은 비명성이 울리며 밤하늘을 울렸다. 그것은 광동채의 수하들이 마지막으로 부르짖는 절규란 것을 고대웅은 알고 있었다. "습격이다! " "크으윽! 막아라. 적은 우리들 속에 있다---- 으악! " 가지각색의 신음성과 고함성이 고대웅의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멈출수는 없었다. 자신이 이곳에서 멈추는 것은 자신을 추적하는 무림십걸과 개방의 무인들에게 지대한 이득을 준다는 것을 고대웅은 이미 알고 있었다. 차르르릉..... "커흐흑----! " 다시금 무수한 금속의 충돌음과 함께 귀신의 호곡같은 비명성이 울렸다. "우---- 우----- 우----! " 그러한 속에서는 확실히 분간할 수 없는 일후백살 감탄사의 사자후는 사위를 울리며 길게 길게 메아리쳐 밤하늘을 울렸다. "고대웅, 이제 그만 가는 것이 어떤가? " 한순간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하는 소성이 울리며 그의 앞에 수백의 인영들이 달빛아래 그림자를 드러내었다. 여인들이었다. 한결같이 홍의나삼(紅衣羅衫)을 걸친 아리따운 소녀들로 이루어진 한 개의 대(隊)가 그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결같이 영기발랄한 소녀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명의 아리따운 소녀가 유일하게 상복(喪服)을 입고 있었다. 홍의나찰대(紅衣羅察隊)와 홍의나찰(紅衣羅察) 화서군(花西君)이 아닌가? 더구나 그녀의 옆에는 거대한 패도(覇刀)를 거머쥔 구척장신의 신태비범한 노인이 바람에 수염을 날리며 유유한 눈으로 고대웅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는 또 누구인가? 패도무극(覇刀無極) 호유완(胡有完)! 중원십걸의 일인으로 도(刀)에 있어서 독보적인 경지를 이룬 기인이었다. 이백명에 이르는 홍의나찰대는 미리부터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학익진(鶴翼陣)의 진세를 유지한 채 화서군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쳐라..... " 한순간 화서군의 입에서 교갈이 터지고 홍의나찰대는 금검을 휘두르며 살아남은 광동채의 마인들을 향하여 무섭게 덮쳐들었다. "베어라..... " "황천으로 보내라...... " 파르---- 르르---- 릉---- 쿠르르르----- "케----- 엑! " "으아---- 아아악! " 모골이 송연할 정도의 날카로운 신음성이 울려퍼지며 강기가 갈대잎을 말아 올리며 허공에 검붉은 피무지개를 그려내었다. 그런데, "와---- 아----- 아! " "죽여라---- 마도의 씨를 말려라! " 진퇴양난이라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것을 두고 한말이 틀림없을 것이다. 어느새 광동채의 뒤를 추적해온 개방의 무인들과 중원십걸의 네명 노인들이 전권으로 뛰어들며 그나마 기식이 엄엄한 광동채의 뒷전을 급습했다. 콰르르르릉----- 콰---- 아---- 아---- 아---- "크윽.... 컥! " "커으으----- 으윽! " 아비규환의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이미 전의를 상실했고 더구나 밤을 새워 도주하느라 내공이 고갈된 광동채의 마졸들은 순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사지를 절단당해야 했다. 이어, 쉴사이도 없이 개방의 타구봉은 목을 베었고 홍의나찰대의 금검은 사정을 두지 않고 잔인할 정도의 손속으로 시신을 두조각내고 있었다. 특히, 분노에 넘친 화서군의 손속은 마치 아수라를 방불케하는 잔인성이 있었다. 여인의 한이 그리도 무서운 것이란 말인가? 그녀는 아직 태궁영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빠져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내가 살길이다! ) 고대웅은 침울한 생각을 접으며 자신의 애도(愛刀) 파무도(破武刀)를 들어올려 가슴에 세움과 동시 머리속으로 염두를 굴렸다. (단 한 번의 기회뿐이다. 단 일도에 패도무극 호유완의 머리를 베고 이곳을 단호하게 탈출해야 한다. 조금의 착오가 있다면 추적을 당할 것이다! ) 생각을 굳힌 그는 도(刀)에 강기를 주입시켰다. 파스스스..... 그의 파무도에서 혈광이 뿜어져나와 붉은 기운이 도극(刀極)에서 두자(二尺)가량 솟아올라 붉은 광채의 덩어리를 형성했다. (도강(刀 )..... 모든 것은 이 한수에 달려있다! ) 고대웅은 도강이 뻗쳐오르는 검을 수평으로 뉘어 호유완의 가슴을 겨냥했다. 그때 호유완은 짙은 감탄을 흘리고 있었다. (놈.... 대단한 성취다.... 도극에서 도강을 일으키는 놈이었다니! ) 그때, "천지--- 파천강(天地破天 )! " 한소리 기합이 울리며 고대웅의 검에서 뻗쳐나오던 도강이 불어나며 패도무극 호유완의 가슴을 향하여 빛과도 같은 빠르기로 뻗어나갔다. 파공음도 없었다. 있다면 오로지 밝게 빛나는 홍광(紅光)뿐이었다. 그때, 패도무극 호유완도 자신의 패검을 들어 덮쳐오는 도강을 향하여 마주쳐갔다. "탄(彈)! " 찌---- 지--- 찌----- 지---- 직! 비단이 찢어지는 듯한 파공성이 울리며 패도무극의 손에 쥐어진 패도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아---- 보라! 패도무극의 도(刀)에서도 밝은 백광(白光)이 쏟아져나가 뻗어나가는 고대웅의 강도에 부딪쳐가는 것이 아닌가? 오! "도강(刀 )! " 고대웅이 강기를 집중시켜 쏘아내었다면 패도무극 호유완은 마치 방어자세의 한 자세처럼 가벼운 동작으로 도강을 발출한 것이다. 도선(刀仙)에 이른 자만이 발출할 수 있다는 백도강(白刀 )! 그것이 호유완의 도에서 시전된 것이다. 한순간, ----- 쾅---- "크윽! " 한소리 충돌음이 일며 나직한 신음이 전장으로부터 울려나왔다. 그리고 누구도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둘다 멀쩡한 신색으로 검을 늘어뜨린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앗! " 한순간, 신경질적으로 도를 한바퀴 회전시킨 패도무적 호유완이 자신의 패도를 등에 있는 보갑에 꽂았다. 철----- 컥---- 그러나 고대웅은 그대로 서 있었다. 이미 모든 격전이 끝이 났는지 홍의나찰대와 개방의 무인들 그리고 무림의 기인들인 중원십걸이 모두 모여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호유완도 자신의 도포자락에 약간의 끄을음이 있자 신경질을 낸 것이었다. 그러나, 호유완은 몸을 돌려 성큼성큼 앞서 걸어갔다. 그때, 쑤------ 아---- 아---- 아----- 한줄기 거센 바람이 불었을 때 중인들은 모두 경악으로 눈을 부릅떠야 했다.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기만 하던 고대웅의 몸이 머리서부터 재가 되어 부는 바람에 산산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심지어는 그가 지니고 있던 거대한 파무도까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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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하고 갑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다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