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주야 안녕!! 드디어 자기에게 닿는 첫 편지다! 오늘은 3월 28일 목요일이야. 어제쯤엔 자기 소속조회가 될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도 안돼서 10분 간격으로 들어가서 조회해보는 중이야. 다른 사람들은 슬슬 조회되기 시작했다니까 자기도 오늘이 가기 전엔 조회되겠지? 내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우체국 가서 그동안 편지 다 보내줄게! 근데 운이 안좋으면 소속이 토요일에 나올 수도 있고, 금요일에 보낸 편지가 월요일까지 도착 못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종교편지랑 인편 진짜 열심히 써줄테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용... 나도 제발 그렇게 안됐으면 좋겠다...
일단 편지부터 얘기해보자면 1주차엔 조금 힘들었던 얘기가 많이 나와서 자기가 읽고 걱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지금 이 편지를 쓰는 시점(2주차 목요일)에서는 그 힘듦도 잘 이겨내고 나름 웃으면서 잘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냥 하루 끝에 자기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털어놓았던 것처럼 자기한테 보내는 편지에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적어서 알려주고 싶었어. 이 모든 게 결국은 성장하는 과정인 거니까. 그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구!
내일 소속 나오면 1주차 편지들이랑 2주차 목요일까지 한꺼번에 보내줄게. (사실 녹음되는 편지지를 샀는데, 괜히 녹음장치 때문에 자기가 감점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편지지는 나중에 써줄게. 족보는 1주차 수목금 편지에 있을거야) 그리고 사진을 왕창 넣어주고 싶었는데 소대장 바이 소대장으로 네컷 사진도 네 장으로 치는 곳도 있다고 하고 10장 직접 세는 곳도 있다고 해서 괜히 자기 감점받을까봐 이번에는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만 넣었어. 혹시 새로운 사진 받고 싶으면 자기가 갖고 있는 사진 나한테 편지랑 같이 부치면 내가 새로운 사진 보내줄 수 있어! 대신 요 종교편지에 이번 주 인생네컷까지 같이 첨부해서 보낼게용! 자기를 안 만나니까 꾸미지 않고 다녔더니 자기한테 보내줄 사진이 너무 없더라구. 그래도 오늘은 감쟈탕 친구들이랑 '온실'이라는 짱 맛있는 와인바? 가기로 해서 좀 꾸미고 예쁘게 사진도 찍고 자기 보내줄게!
자기 훈련 시작했을텐데 훈련은 어때? 이번주부터 빡센 훈련 시작했을라나...오늘은 비가 와서 실내 훈련으로 대체됐을 것 같기도 하고. 뭔가 각개전투 하면 막 강철부대가 떠오르면서 그거 엄청 빡센거 아닌가 싶고 막 자기가 그런 거 하고 있는게 상상도 안가고 그래. (물론 TV에 나오는 거랑은 차이가 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멋있는걸...) 요즘 비가 와서 훈련이 힘든 거 아닌가 싶네. 자기 손목도 안좋은데 손목에 무리 가는 활동은 안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자기 운동도 잘하고, 체력도 좋다는 거 내가 잘 아니까 너무 걱정만 하지는 않을게. 실은 그 훈련을 마치고 난 자기 모습이 궁금하기도 해. 엄청 기대도 되고. 나도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 요즘은 다시 다이어트 시작했어. 운동을 맨날 나가지는 못하고 있지만 간식을 좀 줄여보려고. 국화빵 빼고. 국화빵 하니까 생각난 게 세브란스 앞 국화빵이 너무 맛있어서 내가 수진언니한테도 전파했어. 다들 너무 맛있다고 해서 내가 다 뿌듯하더라. 나중에 꼭 자기랑 국화빵 같이 먹어야지!
오픈채팅방에서 전역 앞둔 곰신들 보니까 수료식 후에는 거의 2주 간격으로 면회+휴가+외출 해서 한 달에도 몇번씩 보더라. 지금은 그때만을 기다리면서 보내고 있어. 그리고 수료 휴가가 너무너무 기대돼. 자기 품에 얼굴을 파묻고 잘 수 있다니. 맨날 옆에 자기가 누워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드는데, 진짜 자기가 내 옆에서 쓰다듬어주고 안아줄 걸 상상하니까 너무 좋아. 아 맞다 그리고 알아보니까 비행기는 조금 비싸서 아마 기차 타고 갈 것 같은데 오늘은 꼭 표 예매해야겠다.
여전히 자기 없는 생활은 적응이 안돼. 외롭다기보다는 많이 생각나고 그리워. 입대 전에 너무 아무렇지 않아 해도 괜찮냐고 물어본 사람치곤 자기 생각에 잠겨 웃을 때도, 눈물을 흘릴 때도 많지만 언제 또 이만큼이나 애틋해져 보겠어 하는 생각에 또 이 시간들을 잘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 요즘은 혼자서도 행복을 찾는 연습을 하는 중이야. 자기 없으니까 밥도 맛이 없고 웃을 일이 많이 없어진 것 같더라고. 그래서 다시 사소한 것 하나에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나로 되돌아가려고 노력중이야. 자기도 자기 나름대로 힘듦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여기서부터는 금요일에 쓰는건데… 아직까지도 소속 조회가 안된다…흐엉ㅜㅜ 어쩔 수 없지ㅜㅜ어제 감쟈탕 친구들이랑 연남동에서 짱 분위기 있는 와인바 갔는데 4시간 동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거기서 앉아서 얘기했어. 음식도 너무 맛있고 와인도 화이트 와인 한 병이랑 레드 와인 한 병 마셨는데 너무 좋았구 그냥 대학에서 이렇게 잘 맞는 친구들 만난 게 너무 좋았어. 그리고 딱 헤어지자 마자 자기한테 술 조금만 마시구 잘 자라는 예약 문자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 늘 약속 갔다가 집 가는 길엔 자기랑 전화하면서 갔었는데 지금은 전화는 못해도 문자가 오니까 좋더라구! 아래 첨부한 초록 옷입은 사진은 따끈따끈하게 어제 찍은 사진이지롱! 어쨌든 어제 하루도 잘 보냈어용! 집 오자마자 화장 지우고 불 끄고 잤어! 잘했찌!! 오늘은 PT 갔다가 제주도 사는 승현언니랑 약속 있는데 그것두 잘 갔다 올게! 그리고 약속 갔다와서는 역시나 또 밀려버린 DSA 강의 듣고 학회 자료조사해야해 그러다보면 또 담주 화요일이 와있을 것 같넴... 아 그리고 생각난 게 있는데 요즘 김수현이랑 김지원 나오는 드라마 하나 보고 있어서 그래도 주말까지 시간이 빨리 오는 것 같아 헤헤 자기는 심심할 때 내 사진 보려낭...앞으로는 편지 읽느라 바쁠테니까 맘 단단히 먹구 있어!! 낸 하루가 자기로 가득한 만큼 편지 내용도 짱 많다구~!
아 맞다 자기 오마니께 밴드 초청 링크 간 거 있는지 확인하고 자기가 받아서 나 전해주라! 거기로 자기 사진들도 올라오고 그런다고 하더라구! 그리고 나중에 수료식 초청권이 부모님께만 가는데 그것도 자기가 받아서 전달해줘야 할 것 같아!
오늘까지도 소속 조회가 안돼서 너무 슬픈데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줘용! 오늘도 역시나 날씨가 흐리네… 어제 나는 비가 온 뒤에 젖은 흙 냄새 맡고 기분이 좋았는데 이 흐린 날씨 때문에 자기가 훈련하는 게 더 힘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이면 벌써 전화하는 날이넹!! 오늘 하루도 파이팅!! 사랑해 웅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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