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이 다 지어졌다. 아담의 고독(남1), 파리대왕(남2), 사이비(남3), 오천만원(남), 이브(여1), 비바리(여2), 핫팬티(여3), 막내딸(4) 내가 아담이라는 닉네임으로 소개했더니, 내게 커피를 타주었던 여 자가 샤론스톤이라고 지었다가 곧바로 이브로 바꾸었다. 여러 사람 들의 시선이 단번에 내게 모이는 것을 느꼈다. 시선을 주지 않은 사람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 얼굴이 화 끈거렸다. 마치 우리를 벌써부터 한 쌍으로 보는 시각이 부담스러 운 나는 궁여지책으로 뒤에다 고독을 붙였다. 이브의 표정을 관찰 하지는 않았지만, 당사자인 그녀는 기분이 안 좋았으리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냥 밀고나가기로 했다. “우리는 그동안 중년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걸맞는 이력으로 저 마다 각기 다른 많은 삶을 살아왔고, 이렇게 모인 여러분과 이 이 벤트를 주관한 사람에 의해 이렇게 모인 것은 수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함수관계의 결과 치입니다. 그래서...” 파리대왕은 거창한 인사말에 스스로 도취되어, 정작 회의에 필요한 안건은 잃어버렸는지 더듬거렸다. 소파에 기대앉거나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그에게 주목했다. 나 역시 그를 쳐다보고는 주위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남녀 할 것 없이 거의 모두가 그의 얼굴을 보는 척 했지만, 늘어진 페니 스를 슬쩍슬쩍 훔쳐보고 있었다. 사이비라는 친구는 자신의 것과 비교하는 지 자신의 아래를 내려 보기도 했다. “죄송합니다. 생각했던 말을 잃어버려서... 요지는 이렇습니다. 우리 8명 모두가 공동생활 영위를 위한 소정의 규칙을 만들고, 서 로 할 일을 분담하자는 겁니다.” 회의 결과에 따라 많은 의견들이 나왔으나, 그 줄거리는 간단했다. 1. 의식주에 관계된 일거리 분담. 2. 질서 유지 및 개인보호 3. 오락 및 취미생활 4. 이벤트 진행자의 정신 분석과 대처 5. 추가적인 일이 발생할 시, 상호 협력한다. 열띤 논란 끝에 8명 전원이 일주일씩 돌아가며 회장을 맡아 운영의 주도자가 되기로 했다. 그 중에 가장 비협조적인 사람은 파리대왕 과 사이비였다. “파리대왕이라는 닉네임이 특이하군요?” 파리대왕 옆에서 사이비가 살갑게 묻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허허허! 차차 알게 될 거외다. 그 영화 못 봤수...?” 나는 파리대왕이라는 말을 듣고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저 친구가 정말 그 의도로...?” 나는 대학시절, 문학동아리에서 ‘파리대왕’이라는 소설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던 그 상황을 기억해 내려고 애썼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했기에 나이가 많은 탓도 있었지만, 졸업 반이기에 잘 가지 않던 동아리 토론회에 모처럼 참석했던 때의 주 제였으므로 그 내용을 기억할 수가 있었다. ‘파리 대왕’은 198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소설가 윌리엄 골딩의 대표적 소설이었다. 그 내용은, 난파선에 실린 소년들이 무인도에 도착해서 겪게 되는 사회화에의 갈등을 리얼하게 묘사한 작품이었다. 소리 나는 소라에서 막연한 구명 의식을 가진 주인공 랄프는 단합 력을 느끼는 돼지, 그리고 소수의 추종자들의 조력에 의해 회합을 열고 대장이 된다. 성가대원들에게 사냥부대라는 역할을 줌과 동시 에 무인도 구조에 필요한 봉화의 임무까지 부여한다. 그러나 사냥 부대는 사냥에만 열을 올리다가 봉화 불을 꺼트렸고, 공교롭게도 그 시점에서 지나는 배에 구조되는 것에 실패하면서 알력이 벌어진 다. 그 사건을 계기로 사냥부대 대장 잭과 마찰이 계속되었고, 그 는 사냥부대 대원들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 버린다. ‘짐승을 죽여라! 목을 따라! 피를 흘려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사냥부대 대원들이 산으로 떠나버리고 남은, 랄프 주변에 있는 소 년들은 배가 고파서 멧돼지 파티를 하는 잭의 무리에 합류한다. 정 신이 황폐해진 잭의 무리는 점차 옷도 거부하고 짐승을 숭배하는 야만인이 되어버린다. 기어코 퍼시빌이란 소년은 동료의 창에 찔려 죽게 되고, 그것을 따지러간 랄프와 돼지는 산으로 올라갔으나 돼 지는 돌에 맞아 머리가 터져 죽게 되었다. 가까스로 해변으로 탈출 한 랄프는 거기에서 해군 장교를 만나 섬을 탈출한다는 내용이었 다. 이러한 일련의 내용과 묘사, 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심리 등과 노 벨문학상 수상작으로 가치 유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 등을 토 론했던 기억을 끄집어 낸 나는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잔인한 인간 본성이 이 같은 무인도의 열악한 환경 하에서, 의도적 이거나 충동적으로 그러한 추악한 상황이 생길 때에는 어떻게 대처 해야 할까. 혹시라도 나를 제외한 7명 중에 한명인, 이벤트 주도자 가 그러한 의미를 지니고 진행하고 있다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어찌되었든 간에 파리대왕은 내 머릿속에 요주의 인물로 자리잡게 되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잠이 오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전혀 생면부지인 중년 남녀 8명이 한 방에서 밤을 새우는 것도 그 런데, 모두 허연 살점을 드러내놓고 잠을 청하기엔 쉽지 않은 묘한 분위기다. 비록 사면 벽에 촉수 낮은 미등이 1개씩 켜있기는 했지 만, 오히려 그것이 잠을 청해야만 하는 밤에 여러 가지 묘한 상상 만을 도발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얕게 코고는 소리와 억지로 잠의 계곡에 도달하기 위해 뒤척이는 소리, 앞으로 97일 후 무사히 귀가할 생각, 가족 생각, 또는 남정 네들이 언제 자신을 덮칠지 몰라 경계의 몸짓일 수도 있는 작은 움 직임, 어쩌면 애욕을 기대하는 몸짓 같은 것들이 섟이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하지만 내게는 이 도발적인 광경을 지나치기에는 호기심이 너무 커 져있음을 깨달았다. 깨어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살짝 뜬 실눈 으로 비디오 영상을 담듯이 비추어진 광경을 담았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새우처럼 웅크러져 있는 여체들, 엎 어진 모습에 윤기만을 거두어간 둔부의 남녀 나신들, 큰 대자로 벌 린 채 자신의 페니스를 움켜잡고 자는 사내...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러한 광경의 미술품이나 사진, 심지어는 포르노 영화를 본 기억이 없었다. 그것은 미세한 떨림만을 주는 살 아있는 그림과 같았다. 사진이나 동영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어쩌면 그들의 웅크림은 포르노 영화 본 장면을 찍기 바로 직전의 장면이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도발적이었고, 사실적이었다. 감독이 다음 장면을 찍기 위해 고!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 리고 있는 정지된 떨림과도 같았다. - 초대장 - 매력적인 evnt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4,50대 중년 남녀를 대상으로, 절해고도인 무인도에서 고독감과 더 불어 인생의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특별한 체험을 맞으실 분을 찾던 중, 귀하가 적임자로 선정되어 아래와 같이 초대합니다. 1. 일 정 : 2007년 10월 24일 - 2008년 1월 31 (100일간) 2. 장 소 : 남해 무인도 3. 대 상 : 각계각층의 중년남녀 8명(이벤트 주관자 기준에 의함) 4. 조 건 : 선정 대상자는 행사 당일 현재, 배우자가 포함된 가정 생활 영위자, 무직자이어야 함. 5. 사례금 : 이밴트 체험 성공 사례비 50,000,000원 6. 기타 자세한 사항은 별도의 연락에 의해, 계약과 동시에 안내하 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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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진짜3탄이네요 이많은 글을 대단하세요 초대 기준도 특별하시구요 정말 애쓰셨어요 근데 4탄도 있나요?ㅋㅋㅋ
에9! 칭찬이 크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 초대 기준이요? ㅎㅎ 이렇게 엮어나가야 글 소재가 풍부해지니까요. 글쎄요...6,7회 정도는 갈 것 같은데, 기분내키면 10회 이상도 가겠죠. ^^*
그 옛날...학창시절... 필독 도서목록의 강제성으로 인해 노벨문학상을 탄 작품들을 읽으며 언제나 그 작품에서 주는 심오한 뜻을 몰라 "아이고~ 언제나 이글들은 내것으로 만들까~ "생각하며 읽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 그런 작품속에서 이러한 상황의 발상이 떠오르다니... 대단하십니다요~~~!!!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화이팅~!!!
책 많이 읽으면 바보가 된다는 제 지론이 있습니다. 작은 머리에 이것 저것 집어 넣으면 혼동이 되서 바보가 될 것 같아서요. 그러니까 몇 권 되지 않은 것만 응용합니다. ㅎㅎㅎ그래서 얼마 못가면 밑천이 드러날 듯. ^^*
시간여행하기엔 더 없네요 갈수록 기대가 커지는것을 느낍니다 오천만원에 상금도 걸렸겠다 무인도에서 진행되는 행사라 특별나구요 과연 지구상에 그런일이 있을수있나 혼동두 되구요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초대장에서 자격미달이란 말입니다 현재 배우자가 포함된가정을 갖어야된다 여기서 STOP 가 되어서 아웃되였네요 천상 창에서 지켜보기로 하였습니다 계속 하나도 빠짐없이 느낄수 있도록 자세히 연재하여 주시기를 침흘리며 기다리겠습니다 ^-^*
엥...? 그럴리가요? 오마이 갓! 뉴수에 따르면 스타될뻔님은 유쾌, 상쾌, 통쾌를 완벽하게 갖춘 미남이라고 보도되어 있던데...솔로라니요. 그럼, 5000만원 가져오시면 제가 이벤트 주인에게 말 잘해볼게요. 생각 있으시죠? ^^*
처음부터 읽고 댓글 달께요..뭐가 뭔지 아직 몰라서요..ㅎㅎ
ㅎㅎ바쁘셨군요. 바쁜 와중에도 글 꼬박꼬박 올려주시고, 다른 글 댓글까지. 혜미님은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
글쓰는 분은 남의글을 잘 안읽는다죠? 따라갈 우려가 많아서... 정말 이런 스토리 처음입니다..상상력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많이 배운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개성을 많이 파괴하죠. 세계 위인들을 보면 에디슨처럼 일자무식이 발명가가 되고, 인문분야는 전혀 문외한인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편하게 쓰는 데스크 탑 컴퓨터도 애플컴퓨터를 만든 스티브잡스라는 사람도 그렇고요. ㅎㅎㅎ하지만 저는 절대로 예외입니다. ^^*
에로틱+스릴러+심리분석+모험+ ? + ? ............ 파리대왕...<중년의 섬>이란 제목이 오히려 빈약한 느낌이 드는건 뭐죠? ㅎㅎ 계속 기대합니다 ^^*
ㅋㅋㅋ 완죤 삼선 짬뽕이네요. 저는 해물이 잔뜩 들어있는 짬뽕을 좋아합니다. 언제나 론도님 모시고 한그릇 할 수 있을까?.....^^*
밤 늦은 시간에 항상 읽게 되는데 그 묘미가 더해지는 건 무엇때문인지...
ㅋㅋ 글쎄요. 우리 중년들이 평소 애써 감추고 부끄러워하는 것이지만 공감하는 내용이 있어서 아닐까요? 걍,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마음으로 써봅니다. ^^*
겨울이 오구 있네여....
ㅎㅎㅎ 벌써 내년 겨울이요? 겨울은 시베리아 벌판에서 수십개의 겨울을 개켜놓고 일년에 하나씩 보내주죠. 레인맨님, 답글 감사합니다. ^^*
닉네임 시간여행님 첨에 여님인줄 알고 댓글 달고난후 답글에서 알았어요 ㅎㅎ
ㅎㅎㅎ 마자여~ 그래서 아직도 가끔 남정네들에게 채팅 신청 받기도 합니다. 그럼 이렇게 할까요? 시간여행(남자)!^^
휴~ 이벤트에 젠젠은 부르지 마세여~~ㅎㅎ부끄러워서 거기 안갈래여 ㅎㅎㅎ
ㅋㅋㅋ 지 마음대로구만요! 위 글 여자 4명중 누구를 젠젠님하고 바꿀까....? ^^*
ㅋㅋ 비너스의 몸매로 연출해주신다면.(상상으로라도 성형수술안하고 ㅎ) ...제가 응모해보겠습니다...ㅋㅋㅋ탈락이겠죠???
걍...있는그대로 뚱땡이 몸매로...시도하면 돌 맞을려나???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