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갯골 사생회] 정병경.
ㅡ일거양득ㅡ
장마철의 하늘은 심술쟁이로 표현된다. 원거리가 운무로 가려 시야의 폭은 좁아도 스켓치를 하기에는 적격이다.
코로나 일부 해제 이후 광나루사생회 야외스켓치 행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31명의 작가와 함께 한 시간 거리인 '시흥갯벌'로 나선다.
150만평의 갯벌과 폐염전廢鹽田을 메워 시흥시始興市에서 '갯골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해수ㆍ염전 체험장을 갖추어 학습의 효과를 더한다. 갯벌 체험장이 없어 아쉽지만 어ㆍ패류가 서식하는 모습을 눈으로 체험할 수 있다.
허름한 판자로 지은 대형 소금창고와 흔들전망대가 군계일학群鷄一鶴이다. 바다 생태와 습지 식물들이 함께 어울어진 모습을 공원길에서 눈으로 체험하게 된다. 썰물 때여서 갯벌의 농게ㆍ방게들이 망중한을 즐긴다. 오후가 되면서 바닷물이 갯골 수로를 따라 조금씩 밀려온다.
80여 년이 된 판자로 지은 일본식 건물 소금창고가 작가들의 캔버스에 담긴다. 풍우에 날로 낡아지는 건물이 훗날 변한 모습과 비교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소금창고가 역사는 짧지만 후대로 이어지면서 교훈이 되게 두 동을 남겨놓았다.
ㅡ상생ㅡ
'시간의 언덕' 공간에는 백년나무와 백년시계가 있다. '시흥始興'이란 이름이 불리운 지 100년의 세월이 흘렀다. 2014년을 기념하여 타임캡슐이 보관되어 있다.
'발해고' 저자인 조선 정조 때 북학파 학자 유득공柳得恭(1748~1807)의 출생지다. 서자 출신으로 규장각 검서관에 발탁된 인물이다. 가수와 유명 사업가들의 출신지다
세상은 변해도 시흥갯골 명당 터가 세세생생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재래식으로 소금을 채취한 선조들의 땀과 노력이 한 눈에 보인다. 장비가 미약해 생산 능력의 한계를 느낀 시절의 모습이다.
수로에는 갈대가 바람에 서걱인다. 가을이나 겨울이 더 기대된다. 사계절 낭만이 있는 갯골 공원은 문화유산이다. 자연 친화적인 공원에서 더위를 잊은 채 갯골에 빠져 마음이 풍요롭다. 공원을 조성한 인력과 장비의 수고로움에 경의를 표한다.
공원의 커다란 돌탑에 눈이 멎는다. 롯데 타워를 연상한다. 어떤 역경에도 무너지지 않게 쌓았다. 52만여 시흥인들의 단합된 모습과 상생의 표본으로 생각한다. 사진기에 모습을 담으며 스케치북으로 옮기는 중이다. 수고가 많아지면 정기가 흩어진다(勞多精散)고 한다. 앞면만 그리면 되니까 부담없다.
갯벌공원과 10분 거리인 시흥 시내에서 공원으로 마을버스가 연신 다닌다. 접근성 좋아 산책객이 줄을 잇는다. 꽃과 단풍 절정인 봄ㆍ가을이 더 기대된다. 스켓치 중인 미완성 돌탑을 가방에 담고 돌아선다.
2022.06.25.
첫댓글 갯골생태공원에 잘 다녀오셨네요.
대형 소금창고와 흔들전망대가 훌륭하군요...
<돌탑> 작품 완성을 기대합니다.
갯골생태습지공원의 역사
염전이 사라지고 역사의
낡은 자락이 아련한 시간을
예술의 터전을 만들어 주었네요
사생회의 변신을 기대합니다
기행의 발자욱 잘 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