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부터 국립극장 관객아카데미 판소리 주말반을 들었고 지난주말 수료공연을 마쳤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분들이 참여하시기를 바라며 후기를 적어봅니다.
도움이 될까하여 잊기전에 공연준비과정도 같이 올려볼게요.
이거는 오히려 프로분들은 잘 모르시더라구요. 왜냐면 그분들은 이미 다 갖추고 계시기때무네 ㅋㅋㅋㅋ
올해 4월에 공지가 올라왔고 보자마자 신청을 했습니다.
하루이틀만에 다 마감되었던것 같아요.
이번에 수업들으신 분들도 대부분 내년에 또 듣고 싶다고 하시고 (저도 주말반 있다면 또 배울지도 모르겠어요.)
올해는 망설이다 놓쳤지만 내년엔 꼭 해보고 싶다는 분도 여러분 뵈었으니 내년은 치열한 피케팅이 예상됩니다.
판소리는 평일, 주말반 따로 있었고 해금, 무용, 사물놀이는 평일반 한반씩만 있었고 정원은 15명.
올해는 코로나이후 처음 열린 대면수업이라 정원이 적었던것이고 내년은 더 많아질수도 있다고 합니다.
매주 총 24회차 였고 수강료는 312,000원.
저는 지방민이라 평일반을 수강했고 매 주말마다 국립극장을 갔네요. (그런데 어차피 공연보러 상경하는 주말이 안하는 주말보다 많았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서울 간 김에 토요일엔 거의 매주 공연을 본듯요...)
수업시간은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1시간 30분인데 선생님이 너무 열심히 해주셔서 12시 넘어서 끝난적이 많았어요.
(안그래도 소리하면 배고파지는데 매주 배고파서 고생ㅋㅋㅋㅋ)
아마추어 관현악단 이라는 프로그램이 코로나로 조기종료되서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지고 교육과정도 9차가 더 추가된거라고 하던데 (처음계획은 15차 였나봐요.) 내년엔 올해와 다를지도 모르겠어요.
국립극장 블로그글 입니다.
수업은 국립극장 마당 지하에 있는 뜰아래 연습실이고
들어가면 출석부에 사인하고 주차권이 필요하면 집어가면 됩니다.
5시간까지 4천원(경차는 2천원) 최대 8천원 (경차는 4천원)
여름에는 2주간 방학도 있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귀토 공연차 지방가셔야 해서 두번은 창극단 인턴 하셨던 송나영 선생님이 맡아주시기도 했어요.
그중 한번은 저도 선생님따라 부산 귀토 보러가서 결석했지만....
그때 딱 한번 빼고는 한주도 안빠졌어요.
아 생각난김에 얼마전 퍼시픽유님 광대전 나오셨을때 과거 자료사진...
조통달 명창님 제자들 중 가운데 유태평양어린이 옆 송나영어린이 맞죠? ㅋㅋㅋㅋㅋㅋㅋㅋ
70% 이상 출석하면 수료증을 주고 100% 출석이면 수료공연때 대표로 나가서 받는데
저희반은 100% 출석한 사람이 한명도 없었.... 준수한소리에서는 히야호님만 유일하게 100% 출석!
수료공연때도 선생님들이 뉴욕에 트로이의여인들 공연하러 가셔서 송나영선생님이 인솔해주셨어요.
5월 중순 첫수업이었고 이 곡들을 배웠습니다. (평일반은 김미진 선생님께 다른 곡들을 배움)
저희반은 국립창극단 최고미인이신 나윤영선생님이 맡아주셨는데
선생님이 만정제셔서 저희도 만정제로 배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커리큘럼엔 없었지만 신청곡(?) 사철가도 배웠어요.
육자배기랑 흥타령 배우고 싶다니까 선생님이 어림반푼어치도 없다는 표정을 ㅋㅋㅋㅋ
초반에 백발가와 지경다짐을 공연곡으로 정하고 다른곡들을 배워가면서 그 곡은 매주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발림도 함께 하기 시작하면서 준비물 부채가 생겼죠.
부채는 30cm정도 길이의 (준수한 부채는 25cm) 가장 많이 사용하는 크기의 백부채.
진짜 합죽선은 비싸기 때문에 처음엔 5천원짜리 메이드인 차이나 부채를 샀습니다.
그런데 연습하다보면 잘 찢어져서 저는 부채 두개는 찢어먹고 한개는 살이 부러지기도 했어요.
다른분들은 조심조심 쓰셔서 처음부터 끝까지 쓰시던데...
그러다 나중에는 진짜 전주합죽선을 모님께 선물받아서 공연때는 그 부채를 들고 했어요.
(나중에 합죽선에 준수님 사인 받아야지~)
맨 왼쪽이 진짜 합죽선, 가운데는 귀엽다는 이유로 연습때 들고다닌 야옹이민화부채, 세번째는 합죽선은 아니지만 메이드인 코리아인 15,000원짜리 접부채. (기념으로 선생님 사인 받음)
합죽선은 대에 마디가 많을수록 좋은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가격도 비싸죠.)
제 부채랑 준수님 부채 비교. 준수님부채는 대가 훠~~~~~얼씬 촘촘히 많죠.
그래도 성인의 취미생활이라면 일단 장비발이다! 하시는 분은 합죽선 구매를 추천합니다.
초보라도 일단 비싼 프로용 장비부터 지르고 시작하면 업계에도 도움되고... 그것이 바로 으른의 취미생활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http://www.jjbc063.co.kr/jjbc063/default/main.php
부채 끝에 다는 노리개를 "선추"라고 한다는것도 처음알았네요.
공연 몇주전에는 악사선생님들이 오셔서 맞춰봤는데요.
저런 훌륭한 연주에 초보의 소리를 얹히려니 너무 송구스럽고
고수 선생님이 멋지게 추임새 해주시는데 그것도 너무 황송하고 ㅋㅋㅋ
(무용이었나 사물놀이었나 공연때는 이상 장구헌터님 오셨던데....)
공연준비하면서 저희반은 의상을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로 맞춰입기로 하고
저는 한복집에 가서 점잖은(?) 톤의 분홍치마를 찜했는데 선생님 보여드리니 무대에서는 촌스럽다 싶을 정도로 쨍해야 예쁘다고
퇴짜를 맞고 결국 춘향핑크와 몽룡핑크로 가기로 정했습니다.
업계에서 그 진한 핫핑크색을 "토끼눈색"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같은곳에서 같은걸로 대여할까도 했는데 한복집에서 같은 옷을 여러벌 구비하고 있는건 아니라 각자 빌리기로...)
저희반 의상입니다.
저 사진 찍느라 한복입고 밖에 나가다 국립극장 교육 담당자 선생님한테 의상 갖춰입고 밖에 나가면 안되는거라고 야단맞았어요.
(휴... 어린 실무자말 안듣는 어른은 되고싶지 않았는데 ... 티켓때문에 또 밖에 나갔다가 또 혼남 ㅠㅠㅠ)
중간 제일 키 크신 남자분이 저희반 반장이신데....
말씀 듣기 전까진 외국인인지 모르고 그냥 어린 학생인줄 알았는데 중국에서 오신 유학생이시라고 합니다.
고등학교때 중국에서 송소희님의 공연을 보고 한국문화에 관심이 생겨서 한국으로 유학까지 오시게 되셨대요.
한국어도 저보다 잘하시는것 같고 한국무용도 배우신적있으다고....
공연날 준수한 소리 까페도 가입하셨는데..... 음..활동도 해 주시기를 ㅋㅋㅋㅋ
대여가격은 10~무한대
저는 몇년전 경복궁 야간개장 구경하느라 (티켓팅 계속 실패했는데 한복입으면 프리패스라고 해서) 빌려입은거 말고는
한복이란건 입어본적이 없었는데....
회사에서 가까운 한복집을 갔는데 가격이 좀 비싼것 같았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빌려줘서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렇게 비싼건 아니더라구요. (블로그에 올릴 사진주면 할인해준다는데 어쩔까 고민중입니다. ㅋㅋㅋㅋ)
저는 어깨가 크고 팔이 길어서 거기에 맞추면 저고리가 너무 길고, 그렇다고 품에 맞추면 팔이 짧았는데 체형에 맞게 저고리를 수선해주셨어요. 치마도 원하는 색이 없어서 원단고르고 새로 만들어주셔서 새 옷을 입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엔 한복도 한복이지만 (한복은 저렴해도 색이 맘에 들고 몸에 맞으면 OK) 속치마를 신경써야 할것같아요.
명창분들 한복보면 치마가 다 항아리처럼 풍성하던데 속치마가 풍성해야 예쁩니다. 그리고 상체는 최대한 납작하게 ㅋㅋㅋ
제가 상체가 엄청큰데 코르셋처럼 생긴 속치마로 하도 조여서 그런가 어제 등짝에 담들어서 좀 고생했어요.
헤어랑 메이크업은
저희반에 여러번 국립극장 관객아카데미 수업을 무용, 악기, 판소리 두루두루 들어오신 분이 계신데
(그 전에는 한복을 아예 단체 맞춤으로 해입으셨다고 합니다.)
그분이 섭외해주셔서 메이크업아티스트분들이 오셔서 저렴한 비용으로 헤어랑 메이크업을 해주셨어요.
국립창극단 메이크업도 많이 해보신 분이시라고 ....
공연은 3시인데 8시부터 메이크업하고 9시에 드레스리허설이었는데 저는 이런거 처음해봐서 메이크업해주시는분이 아침에 해주고 가시는건줄 알고 그럼 밥먹고 입술지워지면 어쩌지 했는데 아침에 1차로 메이크업 해주시고 계속 계시다가 공연직전에 다시 수정메이크업 해주시는거였어요.
명창룩을 완성하려면 머리는 역시 쪽머리.
머리 장식은 알아서 준비해와야 하는건데 쪽머리는 만오천원 정도...
물론 프로분들이 쓰시는 훨씬 비싼것도 있는데 싼것과 비싼것은 무게차이 (비싼게 훨씬 가볍대요.)라고 합니다.
쪽머리랑 비녀, 뒤꽂이 등등 준비해가면 머리를 젤로 적셔서 해주시는데 만져보면 딱딱한것이 꼭 헬멧 같아요. ㅋㅋ
저는 쪽머리 하고 싶어서 원래 항상 밝게 염색했었는데 진하게 염색했어요. 그래도 쪽보다 밝으네요.
(엄마한테 자랑하려구 저 머리로 집까지 운전해가느라 힘들었어요. ㅠㅠ )
저는 비녀랑 뒤꽂이까지 전부 한복집에서 빌렸는데 인터넷 검색해보면 이쁜거 진짜진짜 많더라구요.
가격도 엄청 다양하고..... 뭐 여러번 쓰실거면 기념으로 예쁜 비녀랑 뒤꽂이 구입하시는것도...
저는 고르지 않고 한복집에서 알아서 주는대로 받아왔는데 세개가 다 비슷한 색.
머리 해주신 선생님이 색 다른걸로 해야 더 예쁘다고 하셨어요.
저희반에 머리 긴 분은 댕기머리 하셨는데 그것도 정말 예쁘더라구요.
머리길고 좀 어리신분은 댕기머리도 추천.
공연 전에는 공연법 11조의4에 의거 각자 인터넷으로 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발급받아야 공연이 가능하고, 공연날에도 안전교육이 또 있었어요.
저는 결혼도 안해보고 남 앞에 꾸미고 나서본 적도 별로 없어서 메이크업받고 한복입어보는 것 만으로도 매우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처음엔 그냥 소리만 배워보고 싶었고 공연은 부담스럽고 안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여차하면 안할생각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굳이 공연을 안할이유는 없을것 같고 평범한 사람이 언제 국립극장 무대에 서 보겠으며 언제 이렇게 전문가의 손길로 빡세게 꾸며보고 예쁜 한복을 입어보겠어요. 다들 아마추어니까 못하는 공연이지만 다들 따뜻하게 응원해주시고...
(공연보러 와주신 소리님들 다시한번 너무너무 감사하고 ㅋㅋㅋ )
평소 입은 뭐 먹고, 말 할때만 사용하다가 (아 하품할때도...) 이렇게 소리를 많이 내 본적은 학교 졸업한 이후 처음인것 같네요.
그 동안 노래할때는 입을 0 이런모양으로 벌렸다면 우리소리는 O 이런 느낌으로 벌리야 하는 느낌?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의 일은 훌륭히 잘 해낼 다 큰 어른들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못하는 소리를 선생님이 계속 짜란다짜란다짜란다 칭찬해주시는것도 정말 좋았구요.
(물론 너무너무 못따라하면 어금니 꽉 깨무시고 우아한 목소리로 전라도 사투리가 저절로 나오시더군요 ㅋㅋㅋ)
매주 큰 소리로 노래하는것 만으로도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그게 우리 소리라면? 뿐만아니라 그걸 가르쳐 주시는 분이 우리가 사랑하는 국립창극단의 단원분이라면?
사실 저는 소리도 배우고 싶기도 했고.... 국립창극단 단원분의 목소리를 매주 가까이서 들을 수있다는 흑심(?)도 조금 있었...
여건만 되시면 망설이지 말고 꼭 참여해보세요.
저도 했으니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저는 천안에서 매주 올라가서 제가 제 멀리가 간다는 부심(?)이 생길뻔.... 했는데 안동에서 매주 오시는 분이 계셔서 깨갱... (그분 샤이 준수한 소리 회원. 얼른 나타나시지요.)
이왕 관객아카데미 참여를 결정하신분이라면 공연도 꼭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또 생각나면 추가해 놓을게요. ㅋㅋㅋㅋ
첫댓글 와...상세한 후기...감사합니다!!!
저 흐트러짐 없는 쪽머리의 비결은 젤로 "적신" 이었군요. ㅎㅎ
정말 단아하고 아름다우셔요~
핑크빛 비녀는 로즈쿼츠일것 같은데...
원석계에선 나름 사랑을 담당하는 돌이니만큼 소리님께 빛이 나셨을것 같습니다. ^^
요새 선추에 관심이 가는데...덕분에 부채에 대해서도 배워가요. 감사합니다~
세상에,,, 너무 상세하셔서 저도 꼭꼭 배워보고 싶은거 있죠,,,?
다음에 제 자리도 있어야 할텐데 말이죠,,,ㅋㅋㅋㅋ
그리고 여러 힘듦도 있으셨을텐데 정말 멋지십니다 (´;ω;`)
오오 재미있는 후기 잘 읽었어요 한복이 잘 어울려요 ㅎㅎ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그리고 단체 사진에 스티커 감사합니다 ㅋㅋㅋ
이렇게 큰 일이 될 지 모르고 신청한 교육이었는데 정말 인생 이벤트가 된 거 같아요!
관객아카데미 모집 공고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세세한 정보까지 >_<!!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
아글쎄다님의 상세한 후기~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진짜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기를 바래봅니다^^ 😊😊
와 안그래도 저 찾아보고 있었거든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내년에 도전해보도록 용기내보겠습니다😍
글쎄다님 글보고 부채 검색해보니 다양한
부채 가 많이 있다는게 놀랐어요 ㅎㅎ 그래서 진주에 한번 가볼까 합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진주도 물론 합죽선이 없지는 않겠지만… 진주 말고 전주로 가세요 ㅎㅎㅎㅎ
@아글쎄다 스켄 했어요 나중에 전주에 가면 문의해보고 갈려고요 ㅎㅎ 정보 감사합니다🙏
우와 자세한 후기에 세세한 팁까지!!!
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지네요 (그러나 부끄러워서 못할 ㅠㅠ) 넘넘 수고하셨습니다!
늦었지만 수료 축하드려요~^^ 매주 참석하는게 쉽지는 않으셨을텐데~ 대단하십니다요!!
https://blog.naver.com/ntok2010/222937653934 발표회글도 올라왔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