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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풍경 스크랩 누정과 죽향의 담양 여행기(090817-18)
마음산 추천 0 조회 96 09.08.21 09:12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이번 여름방학 여행은 몇 해 전부터 별러 오던 담양으로 잡았다. 시조와 더불어 가사 문학을 좋아했던 내가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까, 매우 가고 싶은 곳이었다. 단가(시조) 문학의 최고봉 고산 윤선도가 살았던 해남 보길도는 고교시절부터 가고 싶어서 십여 년 전에 다녀왔다. 그런 인연인지 나의 학위 논문도 시조문학이었다. 내 생각으로 가사 문학은 시조보다 훨씬 더 은근함과 끈기가 있어야 하고, 여유로움이 있어야만 할 것 같다. 왜냐하면 교술장르로 보는 견해도 그렇고, 길이도 그렇고, 서사 구조를 충분히 살리기에도 그렇고, 창을 하거나 읊조리기에도 시조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09년 8월 17일, 아내와 함께 남해와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갔다. 창평 IC를 빠져 나가  처음 찾은 곳이 명옥헌 원림이었다. 백일이나 간다는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어 정자와 연못과 어울리면서 아름다운 원림을 장식하고 있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 감사함을 느끼며, 사진으로 몇 장면을 담아 보았다. 

 

 

  

 

 

 

 

 

   명옥헌을 나와 찾아 나선 곳은 한국가사문학관이었다. 이번 여행의 중심 목적지 중의 하나였다. 이 가사문학관과 소쇄원, 식영정, 면앙정, 송강정, 죽녹원은 꼭 보리라고 마음 먹고 온 것이다.  

 

 

 

 

 

 

 이 가사문학관을 다 둘러 본 후, 기념으로 다음의 책 두 권을 사게 되었는데, 저자 중에 낯익은 이름이 있어서 알아보니 대학시절 2년간 동문수학한 최한선 박사였다. <가사문학관 건립비>지은이기도 하고, <시와 그림으로 수놓은 소쇄원 사십팔경>의 지은이 중의 한 명이었다.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소쇄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래 첫장면은 대학 시절부터 앨범에 꽂아두고 늘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껴보던 정경이다. 이제 내 손으로 직접 한 장면을 담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조광조의 슬픈 역사의 한 대목은 접어두고라도, 처사 양산보가 벼슬을 버리고 지은, 이 소쇄원의 아름다운 정원을 보면서, 문득 중국 소주의 '졸정원'과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과의 조화 속에 우리다운 운치가 더욱 가치있게 느껴졌다. 

 

  

 

아름다운 소쇄원을 아쉬운듯 이별하고, 송강 정철이 가사 <성산별곡>을 지었다는 곳인 식영정을 찾았다. 식영정이란 말은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의미란다.  '송강 정철 가사의 터'란 비석이 반기는 가운데, 부용당, 서하당 등의 정자가 언덕 위에 자리한 식영정과 함께 잘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었다.

 

 

 

 

 

 

위 사진에서 흰옷 입어신 분(담양 분으로 최한선 박사님도 잘 아시고)께서 이 자리가 송강 선생께서 "재 너머 성 권롱 댁의 술 닉단 말 어제 듣고/ 누운 소 말로 박차 언치 노하 지즐 타고/ 아희야 내 권롱 계시냐, 정좌수 왔다 하여라."라는 시조를 지으신 곳이라고 설명해 주시기도 했다. 같이 그 자리에서 읊어 보면서 선인들의 삶의 운치를 그려보기도 했다. 

그림자가 아름답게 어리는 식영정의 부용당을 떠나 무등산 쪽으로 방향을 잡아 '환벽당'을 찾아 나섰다. '취가정'도 바로 옆에 있었건만 시간에 쫓겨 알아 보지를 못하고, 환벽당만 몇 장면 담아 왔다. 

 

 

 

 

'환벽당'을 나와 찾아 나선 곳은 광주호 호수생태원이었다. 석양이 아름다울 것 같아 기대를 하고, 호수 산책을 시작했다. 역시 석양이 물위에 아름답게 내비치었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 잠자리를 찾아 나서야 할 때. 우리는 담양읍내로 향했다. 가는 길에 다음날 답사할 '송강정'과' '면앙정'의 위치를 확인해 두고, 담양온천까지 가 보았다. 가는 길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도 지나갔다. 숙소는 안내책자에 나오는 한 곳인 '그린파크 모텔'을 잡아 놓고, 담양의 별미를 먹으러 갔다. 소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 때문에 저녁은'죽향속으로'라는 상호가 좋은 식당에서  떡갈비 대신에 대통밥으로 했다. 특히 대잎술이 순해서 나의 기호에 잘 맞았다.

 

 

 

 

2009년 8월 18일(화)은 간밤에 몇 번이나 지나친 적이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찾아 나섰다. 가을철이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 그래도 그 싱그러움과 질서에 만족해 하며 안분지족의 너그러움을 잠시 느껴보며,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담양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관광코스인 죽녹원. 나는 어릴 때 대밭을 둘러싸고 살았기 때문에 대나무와 관련한 추억이 많다. 대나무 높이 오르기 놀이, 활 만들어 놀기, 젓가락 만들기, 낚싯대 만들기, 대통밥 해 먹기 등. 그래서 죽녹원은 더욱 푸근히 나에게 향수를 자극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도 자리를 조금 양보하여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더욱 가치롭다는 생각이었다.

 

 

 

위는 남에게 부탁한 사진이 흔들려, 셀프타이머로 놓고 촬영한 것이다. 둘이 다니다 보니 이번에 함께 찍은 사진은 두 장면밖에 없다. 

 

 

 

 죽녹원에서 아름답다고 소문난 흰망태버섯을 만나는 행운도 얻고, 1박 2일 촬영지 답사도 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었다.

 

 

 

 

 

 죽녹원 가는 입구 다리에는 대나무 솟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냇물에서는 오리들이 유유자적하게 노닐고 있었다.

  

 '죽녹원'을 나와 관제방림의 담양국수거리에서 떡갈비와 계란과 국수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강을 끼고 유원지와 운동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보기에 좋았다. 문화국으로 가는 하나의 잣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후에 찾은 곳이 <면앙정가>의 산실인 면앙정 정자였다. 안내서에 적힌 그대로 아무런 사심이나 꾸밈없이 넓고 당당한 경지를 바라는 송순의 여유로운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면앙정'을 나서서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송강정'이었다. 송강 정철이 4년 가량 머물면서, <사미인곡>, <속미인곡>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남긴 곳이다. '송강정'이란 이름 자체가 빽빽이 들어찬 소나무 숲의 소나무 송(松)자와 어울려 멋스러움을 연출하고 있었다. '송강'선생이 여기서 주옥같은 전후미인곡을 지어셨다니, 그 작품들에 대한 느낌이 새로이 와 닿았다. 주위는 소나무와 배롱나무(백일홍)가 조화를 잘 이루어 한층 멋진 장관이었다. 

 

 

 

 

 

  이 송강정을 끝으로 담양 여행을 마치고 귀로에 나섰다. 이번에 가지 못한 추월산 등은 가을에 산행 계획이 잡혀 있기에 다음을 기대해 보면서, <독수정 원림>을 찾아보지 못한 것을 아쉬움으로 남기며 남해로 향했다. 죽향이 살아 있고, 아름다운 가사 문학과 함께 선인들의 숨결이 녹아 있는 누각과 정자들을 답사하면서 정신 문화의 깊이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다음은 이번 여행에 도움이 많이 된 책과 홍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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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8.21 10:04

    첫댓글 어찌 마음산님의 흔적이 없나 하였더니...작년에는 해외를 다녀 오신듯 한데 올해도 짬을 내셔서 별러 오셨던 여행을 다녀 오셨네요. 처음 머문 명옥헌 맑은 기온을 느끼는 서체와 어울어진 풍경에 편안한 아침을 접하고 소쇄원의 정취에 흠뻑 젖어 회고의 시간을 가지며 환벽당 청마루에 걸터 앉아 은은한 차 한잔 생각나게 합니다.여행기 덕분에 차분한 하루를 보낼것 같습니다.가을 여행도 기대를 가져 봅니다.

  • 작성자 09.08.21 11:10

    여름 방학 동안, 15일은 학교에 나가 수업하고, 일주일은 연수 다녀오고, 이번 주만 방학을 보내고 있답니다. 다음 주는 개학. 오는 길에 남해에 가서 하룻밤을 더 자고 와서 보니 백운산 산행 신청이 끝날 정도로 코산이 인기가 좋아졌더군요. 간신히 대장님 자리를 내어주어 다음 산행에 합류하게 되었지만. 여름의 막바지 음력으로 7월이라 많이 더울 것 같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즐거운 나날 기원드릴게요.

  • 09.08.21 11:40

    여름휴가를 남도의 정자여행으로 알차게 다녀오셨네요. 3년전 비오는 날 밤에 소쇄원 마루에 누워 흐르는 물소리에 취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올 여름휴가에 대장님과 강진에 갔다가 동강으로 가는 도중에 죽녹원을 거쳐서 갔었는데 그림으로 보니 더욱 반갑습니다. 좋은 구경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 09.08.21 13:31

    덕석님도 산행은 물론 여행의 광(?)이시던데, 정말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오롱 산악회의 핵심 인물로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 동남아님과 다정스런 포즈들이 아직도 뇌리에 많이 각인되어 있답니다. 여행은 또 다른 세계와의 소통으로 그 효용성이 대단함을 느낍니다. 그럼 건강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 09.08.21 21:50

    정말 알차게 굵고 짧게 좋은곳 다녀오셨네요~~~ 님덕분에 넘넘 멋진풍경들 구경 잘 했습니다 다녀온것 보다 더생생하게 구경 잘했습니다 무더위에 건강조심하시구 산행때 뵙겠습니다

  • 작성자 09.08.22 00:38

    덕분에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오는 길에 남해 미조항에 들려 1박을 더 하고 왔지만, 보통 여행은 1박 2일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산행 때 리사님 사진 예쁘게 찍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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