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1일 문을 연 태백산맥 문학관.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읍 제석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를 설계한 건축가는 김원 님.
플러스 지와의 서면 인터뷰에 따르면, 보성군에서 입찰에 의해 정한 건축가의 디자인을 거부하고 몇달 전 알게된 건축가에게 의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뭏든 태백산맥 문학관은 얼마 전 김제에 문을 연 아리랑 문학관에 이어 작가에게는 두번째 문학관인 셈입니다.
문학관은 대체로 작가의 전체 생애를 담는 것이 일반적인데, 하나 하나의 작품마다 문학관이 세워지는 것은 조금 의아하기도 합니다.
자치단체마다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방편의 하나로 서로 경쟁을 하다보니 그런걸까요?
태백산맥 문학관은 2개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에 위치한 제1전시실은 첫째마당, 둘째마당, 세째마당으로, 그리고 2층에 위치한 제2전시실은 네째마당, 다섯째 마당, 여섯째 마당으로 각각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마당에서는 작가는 시대의 산소(집필동기), 4년간의 자료조사-소설 태백산맥, 6년간의 집필-소설 태백산맥의 탄생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둘째마당에서는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 벌교, 한의 모닥불/민중의 불꽃/분단과 전쟁/전쟁과 분단, 16,500매의 육필원고, 한과 의식의 매듭을 풀며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째마당에서는 분단문학의 지평을 열다, 이적성 시비와 논란, 영화 태백산맥, 세계인의 소설 태백산맥, 내가 쓰는 태백산맥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층에 자리한 이 세개의 마당은 엄격하게 구획되어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계단을 통하여 2층에 오르면, 네째마당이 지붕 층에 매달려 있는데, 이곳에서는 육필의 혼-작가 조정래, 작가의 삶과 문학, 작가 조정래의 문학세계, 작가의 삶과 문학, 우리의 소설 태백산맥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마당은 아늑한 분위기에서 예술관련 각종 책들을 읽을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서 문학사랑방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방문한 날은 어찌된 일인지 문이 굳게 닫혀 있더군요.
여섯째 마당은 작가가 직접 거주하면서 집필활동을 하는 장소로서 살아 있는 문학관으로서 유사 문학관과의 차별화된 공간이라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아리랑 문학관의 프로그램과 비교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아래는 태백산맥 문학관의 몇가지 이미지입니다.
태백산맥 문학관.
진입로에서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서 바라본 모습.
태백산맥 문학관.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이다.
문학관 옆에 세워진 안내도는 그 주무대의 여러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마을이 그다지 크지를 않으니 그 무대를 걸어 찾는 것도 좋다.
태백산맥 문학관.
완만하게 내려오는 경사면을 절개하고 문학관을 배치하였다.
부근에는 소화의 집과 현부자 집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주차장은 참 어설프다.
새롭게 계획되는 문학관임에도 불구하고, 출입구 앞의 자그마한 광장을 차로 가득 채워놓고 있다.
문학관과 벽화 사이로 난 오른편 통로를 통해서 또다른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데, 아마도 스탭들을 위한 주차장인 듯하다.
그곳을 통하여 작가의 작업실로 갈 수 있다.
이날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다닐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태백산맥 문학관.
건축가에 따르면, 소설 태백산맥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시대정신인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북향으로 디자인하였다고 한다.
출입구 상부로 돌출한 부분은 예술관련 각종 책들을 읽을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서 문학사랑방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태백산맥 문학관.
소화의 집에서 문학관을 본 모습이다.
태백산맥 문학관.
현부자 집 안마당에서 문학관을 본 모습이다.
태백산맥 문학관.
산자락의 중턱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도시계획상으로는 이곳으로 길이 날 모양이다.
그러나, 지형의 경사가 급하여 자연스럽게 길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태백산맥 문학관.
산자락의 중턱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왼쪽에 더 높이 솟아오른 탑에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5층인데, 그곳에서는 벌교 읍내를 전부 바라볼 수 있다.
태백산맥 문학관.
서쪽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본 모습이다.
문학관에서 벽화를 볼 수 있도록 각층의 전시실 전면을 유리창으로 처리하였다.
하지만, 벽화는 그 전면 유리창의 범위를 벗어나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태백산맥 문학관.
서쪽에 위치한 주차장 뒷편에서 본 모습이다.
태백산맥 문학관.
산자락을 절개하고 문학관을 배치하였다.
전개한 80m 길이의 벽에는 대형 자연석 벽화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이 이종상 서울대 명예교수님에 의해 설치되었다.
이것은 세계 최대, 최초(우리 나란 이런것을 너무 좋아하는 듯하다. 그것이 만든이의 것인지 글쓴이의 것인지는 알길이 없다)의 야외건식 "옹석 벽화"라고 한다.
여기에 사용된 자연석은 모두 38,000여개로서 문학의 배경이 된 지역을 포함하여 지리산, 백두산, 중국, 인도 등지에서 채취하였다고 한다.
태백산맥 문학관.
전시실은 평범하며 하나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전시실의 첫번째 마당 모습이다.
집필을 준비하면서 모은 메모 등이 가득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무척이나 섬세한 기록들은 건축가가 설계를 하면서 자료를 수집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듯하다.
태백산맥 문학관.
제1전시실 중의 둘째마당 부분이다.
태백산맥 문학관.
소설 태백산맥 육필원고의 첫 장이라고 한다.
2층에는 작가의 아들과 며느리가 필사한 원고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 분량이 16,500여장이다 보니 보는 이의 키 만큼 높게 쌓여 있다.
태백산맥 문학관.
전면 유리창을 통하여 벽화를 본 모습이다.
태백산맥 문학관.
2층의 전시실중 네째 마당의 모습으로서 주로 작가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는 곳이다.
2층은 양쪽의 계단타워를 브리지 형식으로 서로 연결하고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그 위층에 매달려 있다.
태백산맥 문학관.
전면 유리창을 통하여 벽화를 본 모습이다.
이 벽화를 바라볼 수 있도록 나무의자가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전체를 다 볼 수는 없다.
태백산맥 문학관.
제1전시실의 세째마당 전경이다.
문학관의 순로가 처음 방문한 나의 눈에는 쉽게 들어오지를 않는다.
태백산맥 문학관.
옥외 화장실이다.
태백산맥 문학관.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으나, 참 불쌍한 새이다.
태백산맥 문학관의 벽화와 전면 유리창 사이를 날다 유리창에 몇번 부딪히더니 이렇게 의식을 잃을 지경이 되었다.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눈을 감은 채 움직이질 못한다.
하지만, 문학관을 구경하고 나와 보니 새가 없다.
아마도 금새 회복하여 날아간 모양이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