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자리
이맘때 태풍은
검푸른 바다를 자맥질하고 있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자라
벼꽃이 앞다퉈 피어나고
점점 고개를 숙일 즈음
깨물면 오도독 오도독
마중물 같은 오장육부
땀의 절반과 한 몸이 되었다
후드득 후드득
하얀 눈물은
집사람의 잔소리
바깥양반의 배고픔이다
돈이 궁해 저울질해 보니
갈데없는 쌀의 자리
평생 백신처럼
나를 사랑한 쌀
태풍이 길어지고 잡초가 꽃을 피웠다
그해 가을은 흉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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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
쌀의 자리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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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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